프리실라:「뭣인고, 이건? 별 궁상스런축제가 다 있구나」
스바루:「축제까진 아닌 것 같고, 다들 모여서 춤추고 있으니까. 콘서트……아냐. 라이브 무대인가……」
프리실라:「궁상스런 축제에 걸맞는 진기한 악기로고. 어디, 솜씨는 제쳐두고……짜증나는 시선인 게야」
스바루:「음. 외지인이란 느낌이 엄청난데.뭐, 맞는 말이지만」
프리실라:「소첩처럼 고귀한 신분을 볼 기회가, 이런 진흙투성이 시골구석에 있을리가 없지 않느냐. 보는 것은 멈추지 않느니라. 내버려 두어라」
스바루:「내버려 두지 말라고 해두, 아무것도 못 할 테니까. 아무튼, 볼일 없으면 돌ㅇㅏ……늦었나」
백발의 중년A:「뭐냐. 아가씨랑 형씬. 여긴당신네 같은 인간들이 올 만한 장소가 아니란다」
백발의 중년B:「갈 곳 없는 떠돌이들을 위한 곳이지. 기분전환 겸 올 만한 곳이 아니란거다」
스바루:「그,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방해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었슴다……자, 프리실라. 나가자고……」
프리실라:「―어찌하여, 네 녀석들은 연주를 멈춘것이냐」
백발의 중년A:「뭐, 뭐라고?」
프리실라:「네 녀석들이 지껄이는 말에 따를 필요가 무어 있느냐? 이 몸이 가야할 곳을 정하는 것은 네놈들이 아닐 법. 소첩은, 시간과장소를 스스로 정하는 법이니라」
프리실라:「그것은, 네 녀석들에게도 같지 않느냐?」
백발의 중년A:「……아, 아가씨」
스바루:「야, 야야. 그만둬」
스바루:「미, 미안함다. 얘, 머리가 좀 이상하긴 해도 나쁜 뜻은 없으니까―」
백발의 중년A:「……당신, 뭘 좀 아는구만」
백발의 중년B:「그렇지. 아무 때나, 어디라도갈 수 있다고」
스바루:「엥?」
백발의 중년B:「그래. 우리가 이런 데서 썩을 리가 없지!」
백발의 중년B:「그런 뜻이지!?」
스바루:「뭔 소리야!?」
프리실라:「시끄럽다, 잡것들아. 네녀석의 생각 따위, 알까 보냐. 아무래도 상관없으니 방금까지했던 연주를 계속해 보거라」
프리실라:「천박한 데다, 격식과는 무연(無縁). 어디까지, 지루함을 달래기엔 궁정 음악보다 낫다는 것이니라. 이상」
백발의 중년A:「……하핫. 달변가구만, 당신. ―말하는 대로지」
백발의 중년A:「한바탕 놀아 보자고! 심심풀이 음악 정도로 만족할 순 없잖냐!」
백발의 중년B:「귀족 영양한테 내 음악이 먹힐지 어떨지, 시험해 볼 좋은 기회구만……」
프리실라:「……실로 저속, 들리는 대로 진부,하나같이 난잡한 게야. 허나, 나쁘지 않은 음색이니라」
스바루:(의미를 모르겠는데요……! 뭐야 이거, 너무 Rock해서, 따라갈 수가 없구만……!)
프리실라:「아, 그러하였지. 잡것, 네 녀석에겐 소첩이 직접 춤의 입문을 가르쳐 주었었구나」
프리실라:「좋은 기회가 아니냐. 소첩이 직접 점수를 매겨 주마」
스바루:「뭐, 뭣에?」
프리실라:「춤 말고 또 무엇이 있겠느냐. ……아아. 손에 입맞춤은 필요없는지고」
프리실라:「지루한 예법 따위, 풍류가 없음에도 정도가 있지 않겠느냐」
스바루:「에엥!? 연습 땐 그렇게 잔소리해 놓곤!?」
프리실라:「농은 집어치워라, 잡것. 네녀석은 아무 것도 모르는 게야. 알겠느냐? 예법이란 말이다」
프리실라:「장소에 따라오는 것이다」
……………………
렘:「킁킁, 킁킁……! 틀림없어요! 스바루씬, 이 근처에 계세요!」
람:「빈민가……이런곳에 프리실라 님을? ……바루스도 무모하기 짝이 없구나」
크루쉬:「몹시 시끄럽구나. 이 근처는, 항상이러한가?」
페리스:「아아니, 그럴 리가용. 그치만, 확실히 오늘은 쪼끔 시끄럽네용―」
……………………
프리실라:「여봐라, 왜 그러느냐? 예의법식에짜인 춤만 아니라, 이러한 춤에서조차 네 녀석의 “센스”가없음에는, 하품이 나올 지경이니라」
스바루:「뭘 엉망진창인 걸 말하고 있어! 첨 듣는 곡이라고!」
프리실라:「늘어놓는 변명조차 옹색한지고. 조건은 소첩도 같으니라. 역시 “센스”의 문제로구나」
프리실라:「네 녀석의 입버릇으로 치자면, “분위기를 읽으란”게다」
스바루:「거, 나랑 니가 젤로 못하는 거잖아……! 너, 너, 넘어진다!? 넘어진다고!?」
프리실라:「발끝만 내려다보는 것이냐. 네 녀석의 인생과 참으로 닮은 게야」
스바루:「상처받는다고! 아니 벌써 상처받았다!」
……………………
람:「바루스랑, 프리실라님은 찾아냈지만……」
에밀리아:「……둘 다, 진~짜 즐거워보이네. 다친 데도 없는 것 같구, 다행이야」
렘:「아, 아니, 그것보다! 스바루씨! 걱정했어요! 괜찮으셨나요? 아픈덴……렘이랑도 춰 주세요!」
스바루:「…프리실라 너, 말이 뒤죽박죽……,렘!? 어떻게 여기까지……!」
렘:「네, 스바루씨. 냄새가 지독했으니까요……!」
스바루:「무슨 말 하고 싶은 건진 알겠는데, 정리해서 좀!」
프리실라:「핫. 또 오합지졸들이 몰려들었느냐.네 녀석도, 지금 누구와 춤추고 있는지 잊어버린 게냐? 소첩에게서눈을 떼어 놓다니 무례하기 그지없구나」
스바루:「아니, 지금은 이러고 있을 때가―」
프리실라:「닥치거라. ―소첩이 언제, 말대꾸를 하라고 하였느냐?」
⇒춤추고 있을 때가 아냐
・알았다고.
스바루:「소동까지 일으키곤, 모두에게 들켜 버린 참에 춤이 춰지겠냐!?」
프리실라:「흥, 이리하니 그릇이 작은 잡것이란 시시한지고. 그런 것으로 마음을 어지럽히면 못 쓰는 게야」
스바루:「오, 오오. 그러니까이 소동을 수습할 대책이 떠올랐단 거지……?」
프리실라:「지껄일 대로 지껄이면, 제풀에 지쳐 버릴 테지. 책임은 각자 알아서 치르면 될 터인즉」
스바루:「역시나 아무 생각 없음!」
프리실라:「잡음이 시끄러운지고. 이런이런, 풍류를모르는 것들이로구나. 하는 수 없지, 자리를 옮길까」
스바루:「자릴 옮기자니……우왓! 어, 어딜가는 거야!?」
프리실라:「어디냐니. 그야, 소첩이가고 싶은 곳이 아니겠느냐」
프리실라:「애당초, 붙잡히는 것은 네녀석도 바라는 바는 아닐 테지?」
스바루:「아, 아니. 오늘 심사는벌써 중지에다, 그렇게까지 궁지에 몰린 게……」
프리실라:「허나, 다른 녀석들은 다른 것 같구나. 자아, 둘러보아라」
스바루:「뭘……어, 어라!? 겨, 경비병들이!」
고든:「프리실라님! 나츠키씨! 거기까집니다!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시지요!」
스바루:「컥……대소동이네! 우, 우선은순순히 백기를……」
프리실라:「지금 와서 말이 통할 것 같으냐. 자아, 이 쪽인 게야, 따라오거라」
에밀리아:「……스바루―!」
스바루:「에밀리아찡! 미안! 진짜로미안해!!」
에밀리아:「프리실라랑 사이좋게……폐 끼침 못써!」
에밀리아:「그리고, 다치지 않게 조심해! 위험한데론 가지 말고!」
스바루:「완전 보모 시선―!!」
프리실라:「어물대고 있다간, 붙잡혀 버릴 게야」
크루쉬:「기다려라, 프리실라・바뤼에르! 장난은 이쯤 해 둬라! 얌전히……」
프리실라:「과연, 유희는 끝이로고. 그리하다면, 지금부터는 “피날레”로 하자꾸나」
프리실라:「자아, 무엇을 하고 있느냐. 잡것들! 소첩이 나가시는 게야, 길을 열어라」
페리스:「사람들이 길을 만들어서……두 사람을 보내 주고 있어……!?」
크루쉬:「……당했구나. 이렇게 복잡한 곳을 빠져나가는 것은 어렵겠다」
아나스타시아:「내도 동감이라. 우리가 쫓아가는 건 힘들겠데이. 경비병 씨들한테 기대해 볼까」
율리우스:「붙잡았다고 하면, 이번 심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아나스타시아:「내한테 안 물어 봐도 되지 않긋나. 결과는……안 봐도 뻔한기라」
……………………
스바루:「자, 잠만……잠깐만……체력의 한계다……! 죽겠네……!」
프리실라:「이 정도로 휴식을 취하자는 것이냐. 볼품없는지고. 소첩의 앞에서, 부끄럽지 않느냐?」
스바루:「네, 네가 너무 비정상이잖아……춤추고, 달리고, 또 춤을 추자니」
프리실라:「종국엔 어휘마저 빈곤해졌구나, 구제할 도리가 없다는 게야. 뭐어, 좋다. 네 녀석이어찌 되었던 간에, 이 광경은 흥을 돋우는구나」
스바루:「그 나물에 그 밥이냐. 어딜 봐도 사람, 사람, 사람이구만. 이만큼이나 모여 있었단 거지. 확실히 장관이네」
스바루:「그나저나, 협조성 좋은 녀석들이라서 살았다고. 안 그랬으면 지금쯤은 붙들려 있었을 거라구?」
프리실라:「저것들에게 소첩을 어찌 할 만한 담력이 있겠느냐. 이 열기도 한때의 물거품이니라. 답답함을 떨쳐 보려는 발버둥에 지나지 않을 터이니」
스바루:「……엉? 뭐라고? 무슨말이야?」
프리실라:「이 나라는 지금, 정세가 불안하지 않느냐. 국왕 부재, 다음 왕이 누가 될 것인지조차 모른다」
프리실라:「자연히, 민중의 마음도 불안에 떨어, 비관(悲観)의 연쇄(連鎖)가 시작될 터」
스바루:「……불안, 인가」
프리실라:「이번 심사 따위, 볼품없는 연극에 지나지 않을지어다. 그러하나, 그것이 추구하는 본질만큼은 올바른 게야」
프리실라:「현인회에, 상급 귀족. 루그니카왕국의 국정에 관여하는 자들이, 이 행사를 승인한 것또한 그 증거」
스바루:「윗사람들은, 뭐가 목적일까?」
프리실라:「왕선, 그리고 후보자들의 소개 따위는 부차적인 것. 바로잡자면, 민중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 쌓인 불안을 떨쳐내기 위한 기회……」
프리실라:「그를 위해 소첩을 이용하려 들다니, 참으로 깜찍하고, 무례한 것이야」
프리실라:「허나, 상관없다. 용서하는지고. 의탁할 곳 없는 자들이, 햇빛을 갈구하는 것도 당연한 이치. 그것마저 부정하지는 않겠다는 게다」
프리실라:「분수에 맞는 태도를 취해, 분수에 맞는 충성을 바친다면, 소첩도 관용과 자애를 베푸는 것이니라」
프리실라:「그에, 우둔한 민중들도 분수에 맞는 행복을 맛보게 될 것이니라」
프리실라:「그것이, 소첩이라는 왕 아래 있는,네 녀석 같은 민중들에게 베푸는 은혜일진저」
스바루:「……큰일났네. 착각했었구만」
스바루:(그냥 고집불통에 자기중심적인 여자라고만 생각했었지……이 녀석)
스바루:(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역시 이 녀석도 왕선 후보자다―)
프리실라:「아연해하지 마라, 잡것. 꼴불견인낯짝에 얼빠진 표정까지 짓는다면, 그것 또한 두 번 봐줄 수 없는 추태이니라」
스바루:「아, 아연실색이라니……거, 말이심하시네! 꼴불견에 얼빠졌다니, 어디 사는 악마냐!」
프리실라:「악마라니, 가히 묘하구나. 네녀석의 눈초리, 그 이름에 어울린다. 칭찬해 주마」
스바루:「안 기쁘거든!?」
프리실라:「고집불통인 녀석. 심기에 거슬리는지고……거기에, 아무래도 시간이 다한 듯 하구나」
스바루:「시간이 다 됐다니……앗!」
고든:「드디어 찾아냈습니다, 두 분. 자아, 얌전히 따라와 주실까요」
스바루:「겨, 경비병 아저씨들한테 사방팔방 둘러싸여서……아까처럼, 춤추는 민중들의 가호 같은 건, 더는 없단 거지……?」
프리실라:「단지 춤추기밖에 할 수 없는 민중에게, 병사를 털어낼 힘이 있겠느냐. 멍청한 말도 적당히 지껄이는 게야, 잡것」
스바루:「어디 사시는 어느 분이 일으킨 사탠지는 알고 있냐!?」
스바루:「어쨌든, 모두 진정하시라구요……!」
프리실라:「……질려 버렸다. 더 이상은 어울려 주지 못하겠구나」
스바루:「자유분방하구만!? 혼자 도망치려고!?」
프리실라:「사람의 벽은 사라졌어도, 소첩에게는 아직, 눈초리가 나쁜 벽이 남아 있느니라」
스바루:「야! 아무리 나라도 그게 무슨 뜻인진 안다고!!」
고든:「잡아라! 체포해라―!!」
프리실라:「자아, 가거라, 벽. 네 녀석의 차례다」
스바루:「기, 기억해 두라고……끄아아아아아아악!?」
프리실라:「호오, 의외로 멀리 날아간 것이 아니냐.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되었구나. ―칭찬해 주마」
스바루:(하, 하나도 안 기쁘다고. 젠장……)
…………………………
스바루:(꿈……꿈을, 꾸고 있다……)
스바루:(꿈이 끝나 간다는 것을 의식한 상태. 그리고 곧, 꿈이 끝난다는 것 역시 이해한 상태……)
스바루:(눈뜨고 싶지 않구만……)
스바루:(왠지, 잠들기 전에 엄청 힘든 일을 겪었던 것 같으니까. 똑같은 꼴을 겪는 게, 싫다고……)
스바루:(만약에, 눈을 떴을 때)
스바루:(어떤 힘든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낙원에 놓여져 있다면……)
스바루:(그치만, 그렇게 형편 좋은 일 따윈……)
⇒일어날 리가 없다
・일어날 법하다
스바루:(그런, 형편 좋은 일 따위 일어날까 보냐. ……어이, 시간 다 됐다구. 나츠키・스바루)
스바루:(꿈에서, 깨어날 시간이야……)
스바루:「……본 적 있었던 것 같기도, 없었던 것 같기도 한 곳이구만」
프리실라:「일어나자마자 헛소리라니, 잔재주를 부리는구나. 그것 또한 광대의 재주인지고」
스바루:「……들려올 리 없는 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서, 저는 지금, 무척 동요하고 있슴다」
스바루:「네가, 자고 있는 내 옆에 있었다던가, 플래그를 대체 어떻게 꽂으면 발생하는 이벤트야……나, 살아 있는건가?」
프리실라:「공교롭게도」
스바루:「나한텐 공교로운 게 아니니까! 그치만, 기대를 저버려서 죄송하네요!」
프리실라:「흥. 입만 살았구나, 잡것」
스바루:「그건 그렇고……벌써 밤? 그, 결국엔어떻게 됐어? 오늘……?」
프리실라:「그것을 소첩에게서 듣겠다는 게냐. 뭐어, 좋다. 폐막의 의미로 들려 주마.먼저, 네녀석의 처분이다만―」
스바루:「꿀꺽.」
프리실라:「이번 일에 대해선 주모자가 따로 있다고 인정되는 바, 말려든 것에불과한 네 녀석에 대한 추궁은 없다. 과일 가게, 찻집……운이좋았구나」
스바루:「그, 그런가……아재가 증언해 준 건가, 살았다……그, 주모자란 게 조금 걸리는데」
프리실라:「무어라 말하였느냐?」
스바루:「아무 것도요. 라고 말하곤 싶은데,확실하게 다시 말해 주마! 주모잔, 너잖아!」
스바루:「이 소동의 책임, 어떻게 질 거야!」
프리실라:「책임? 성급한 것도 유분수지. 네녀석, 대체 무엇을 착각하고 있느냐?」
스바루:「엥?」
프리실라:「애시당초, 소동도 아닌지고. “우아함”을 겨루는 이번 자리에서, 다른 누구보다 많은 눈 앞에서 솜씨를 뽐낸것은 소첩이 아니겠느냐」
프리실라:「그리하여, 오늘의 심사에서 우승한 것은 소첩인 게야. 즉, 운영측도 민중들도, 소첩이야말로이 왕국의 정상에서 우아함을 뽐내고 있다 인정한 것이니라」
스바루:「그, 그 소동을 일으키고 달아났는데!? 니가, 우승이라고!?」
스바루:(화, 확실히. 마지막에빈민가에서 달아날 수 있었던 것도 프리실라의 힘이지만……!)
스바루:「바, 바보 같구만……뭔가 커다란 음모가 숨겨져 있는 건……」
프리실라:「……그 말, 단지 웃어넘길 수만은 없겠구나」
스바루:「―?뭐라구?」
프리실라:「네 녀석의 희망이 바스러져서, 유감인지고」
스바루:「어!? 그러고 보니, 정말―!」
스바루:(프리실라가 우승했단 것은, 심사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는 것……오늘하루, 통째로 날렸단 소리잖아!)
스바루:「어찌 된겨……어째서 이렇게……설마, 이게 소문의 “견디기 힘든 불행”인 건가?」
프리실라:「보잘것없는 얼굴에 한심한 태도. 네 녀석, 어디에도 견주기 힘든 잡것이로고」
스바루:「그려. 지금은 그렇게 쏘아붙여져도 대꾸할 말이 없네……꾸짖어 주십쇼……」
프리실라:「하지만, 네녀석은 광대의 역할을 충실히 해 주었다. 하루 동안이지만 소첩을 위해, 지루함을 덜어 준 공적은 남아 있느니라. 포상을 주지 않으면 아니 되겠구나」
스바루:「넵. 꾸짖기는커녕 상까지 주신다니……어, 어라아아아―!? 니가 사람을 칭찬해 주는 일도 있냐!?」
프리실라:「당연하지 않느냐. 소첩을 누구라 생각하는 게야. 광대가 목숨을 걸고 펼친 재롱에, 적당한 포상을 주는 게야」
프리실라:「오늘 하루, 네녀석의 무례, 우행(遇行), 폭언, 무지. 몇 번이나 목을 쳐 버릴까도 생각했다만, 종국에는 살아남았구나」
스바루:「그런 짓 했었나요, 저!?」
프리실라:「그리하니, 포상을 주마. 자아―」
프리실라:「오늘 최후의 여흥이니라. 네 녀석이 원하는 대로, 입맞춤할 기회를 주마」
스바루:「―!?」
프리실라:「왜 그러느냐, 잡것. 이것도, 네녀석이 원하는 것이 아니더냐?」
스바루:「너……어디까지 알고 있냐……」
프리실라:「잡것의 사정 따위에 흥미는 없는지고. 그보다, 자아. 고르는 게다. 목숨을건 재롱을 부려 보거라」
스바루:(목숨을 걸고……확실히, 찬스다. 그치만, 어, 어쩌지……?)
・이건 발에 하라는자세지
・기본은, 손에
⇒키스라면 입술이지
스바루:「어디라도 좋다니, 거 통 크게 나오셨구만. 그러면 당연히, 입술도 OK란 거지?」
프리실라:「물론, 그것도 당연한 권리이니라.자아, 승리에 취한 얼굴로, 시험해 보거라」
스바루:「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입술에하게해주십쇼」
프리실라:「죽어라, 잡것」
스바루:「거 솔직하시구만요!」
・이건 발에 하라는자세지
⇒기본은, 손에
스바루:「그, 그럼. 손에 해도돼?」
프리실라:「호오, 신하의 예를 보이는 것이냐.그렇다면 반마를 버리고, 소첩에게 오겠다는 것이냐?」
프리실라:「그렇지만, 소첩에겐 이미 알이 있는지고. 광대가 둘은 필요 없을진저. ……그렇구나, 싸워서 살아남는다면―」
스바루:「아니아니아니! 목숨 걸고서까지 광대가 되고 싶진 않거든!」
프리실라:「핫, 웃기지 마라, 잡것. 네 녀석 같은 걸, 누가 바라겠느냐. 잡것은 잡것답게, 어울리는 곳에 처박혀 있거라」
⇒이건 발에 하라는 자세지
스바루:「선택지가 하나밖에 안 남았긴 해도……싫구만」
프리실라:「누구나 얻을 수 있는 영예가 아니니라. 네녀석, 그 정도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냐?」
스바루:「뭘 놓고 영예라고 하는 건진 모르겠어도, 키스한다고 하면 발에 대고하는 장면을 떠올리진 않는다고. 보통 사람이라면……」
프리실라:「흥. 점점 더 꼴불견이로구나. 어차피네 녀석도, 상대가 그 반마라면 기쁘게 발을 핥을 것이 아니더냐」
스바루:「안 핥는다능!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에밀리아찡을 향한 마음은 퓨어하다고! 그렇게 삐뚤어진 감정이랑은관계 없다!」
스바루:「것두, 살짝 입만 갖다 대는 정도로 끝나겠지!!」
프리실라:「죽어라, 잡것아」
스바루:「니가 말하게 만들었잖아!!」
프리실라:「결국엔 선택조차 할 수 없었단 것이냐. 뭐어, 좋다. 소첩이 고르지」
스바루:「니가 고르다니, 불길한 예감밖엔……야! 자, 잠깐 기다려! 가깝, 가깝다고……!」
쪽.
-번쩍..
스바루:「……엇!?」
...콰득...
스바루:「끼야아아아아아악!? 사람살려!?」
프리실라:「……뭬야. 그리 맛있지도 않구나」
프리실라:「잡것은 잡것이로고. 제대로 된 것을 입에 대고 있으리라곤 생각하지않았다만」
스바루:「뭐 하냐!? 갑자기 뭐냐고!? 왜물어뜯는데!? 으악, 피가아!」
프리실라:「시끄럽게 굴지 말거라. 소첩이 입술을 허락할 리가 없지 않느냐. 그래, 그렇게 울부짖으며 기뻐하도록」
스바루:「이빨자국 남을 레벨인데 뭔 놈의 입맞춤!? 키스마크는 바람기의 증거라는데, 이건 살의의 증거냐!!」
프리실라:「물어뜯어 버릴 작정이었다면, 그랬을 것이니라. 소첩의 포상……기억에 새겨 두도록 하여라. 울며 기뻐하도록 해」
프리실라:「기분이 내키면 다시 불러 주마. 그 때까진, 조금이나마 재주를 갈고 닦아 두어라」
……………………
스바루:「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뭐였담, 대체……그치만, 오히려 이런 게 프리실라답구먼」
스바루:(그렇지만, 팬던트도 빛났고. 그렇다면, 이걸로 조건은 또 클리어한 건가)
스바루:「뜻이 통한 키스란 조건, 어디까지 믿어 줘야 할지 수상하다고……어디까지인정되는 건지……」
스바루:「뭐……일단, 잘 된 건가. 대회를중지시키는 데는 실패했어도, 키스 한번이랑 우승자 흩뜨리기엔 성공했으니……」
스바루:「……남은 날짜 동안, 해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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