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연말에 트위터에 이런 해시가 돌았습니다.
"2020년이 가기전에, 올해 당신이 자랑스러워하는 작은 창조적 순간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이 해시를 만든 사람은 게임 Hyper Light Drifter 제작에 참여한 음악가인데요,
그래서인지 이 쪽 계열 창작자들에게 이 해시가 리트윗 되었고
라오어2를 만든 몇몇 창작자들도 이 해시에 참여했습니다.
제가 발견한 5개의 라오어2 관련 트윗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건 만든 사람이 아니고선 알 수가 없는 것들이라는 관점에서 보시면 흥미로우실 것 같습니다.
1. SHGames 라는 회사에서 사운드 디자이너로 일하는 Derek Brown의 트윗입니다.
너티독 소속이 아닌것으로 보아 외주업체인듯 하네요.
https://twitter.com/SubwooferSub/status/1343105828178423808
엘리가 조엘의 리볼버를 꺼낼때,
조엘의 옷을 들추고 그 밑에서 리볼버를 집어들기 때문에
조엘의 옷을 들추는 소리가 납니다.
이 때 옷감의 사운드는 1편에서 녹음된 조엘의 오리지널 옷감 사운드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사실 사운드 디자이너라면 그냥 보유하고 있는 아무 옷감 스치는 소리 대충 넣으면 됐을텐데
굳이 1편 조엘 데이터베이스의 수많은 옷감 스치는 소리 중에서 어울리는걸 골라서
조엘의 옷감 소리의 통일성을 유지시키려고 - 설령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더라도 - 집착에 가까운 디테일을 넣었네요.
2. 너티독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Grant Hoechst 의 트윗입니다.
https://twitter.com/GrantHoechst/status/1343045410215092227
엘리와 디나가 순찰나가서 난간에 기대서 보는 장면이 있죠.
이 때 컷신이 끝나도 유저는 원하는만큼 계속 기대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카메라도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고요.
이렇게 만든 이유는 이 장면을 1편의 기린씬에 대한 오마쥬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1편에서도 유저는 원하는만큼 계속 기대서 풍경을 볼 수 있었죠.
카메라도 마음대로 컨트롤 하면서요.
3. 너티독에서 공동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Vinit Agarwal의 트윗입니다.
https://twitter.com/vinixkun/status/1342893593120260098
엘리와 애비의 극장 전투에서, Vinit 은 엘리가 최대한 실제 사람처럼 느껴지게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유저가 어떤 소음을 발생시키고, 그 소음이 엘리의 인지범위내에 있으나 엘리의 시야 밖에 있는 경우,
엘리는 화염병을 던져서 유저를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만약 화염병이 없으면 하나를 제작하고요.
지하로 추락한 후 샷건을 겨냥하는 엘리를 피해 굴러야 하는 씬도 Vinit 의 주장으로 넣은 것이라고 하네요.
Vinit 은 이 전투를 위해 너티독의 또다른 디자이너 Arnaldo Licea와 여러번 모의전투를 벌였습니다.
그 모의전투를 통해 실제로 캐릭터들이 어디까지 볼 수 있고, 어디부터는 안보이는지를 프로그래밍 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이 얘기는 다시말하면 Vinit이 애비를 조종하고 Arnaldo가 엘리를 조종하는 멀티를 했다는 얘기겠네요. (재밌겠다..)
4. 플레이스테이션 사운드 팀에서 일하는 Beau Anthony Jimenez 의 트윗입니다.
https://twitter.com/thebeauanthony/status/1343088034082770952
이번에 너티독에서 산타모니카로 갔다고 뉴스 뜬 사운드 디자이너인가 보네요.
수족관에서 애비와 야라가 간단한 인형 던지기 미니게임을 한 후,
앨리스는 이렇게 가만히 엎드려서 인형을 물고 있는데요,
이 때 일정 범위 이상 가까이 가면 앨리스가 가볍게 으르렁거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앨리스는 오징어 인형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누가 가까이 오면 일종의 보호본능적인 태도를 보이는거죠.
그리고 스타디움에서 애비가 베어랑 공던지기 놀이를 할 때
공을 철조망 바깥으로 던져버리면 베어가 그냥 주저앉아서 낑낑거리는데
그것도 Beau의 디자인인것 같습니다.
5. 너티독에서 시스템 디자이너로 일하는 Derek Mattson의 트윗입니다.
https://twitter.com/thedmatts/status/1342881584832102402
애비가 섬을 탈출할 때 마지막에 미니보스 전투가 있는데요,
이 때 둘이 굴러떨어진 후 애비가 아무 무기없이 적을 상대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Derek 은 레브가 이 전투에서 일종의 해결책이 되기를 원했지만
동시에 '화면 밖에서 갑자기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주는 구원자' 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레브가 화면 밖에서 활을 쏘기는 하는데, 그건 결정타는 되지 못합니다.
유저가 이 화살을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게 목표였습니다.
궁극적으로 레브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레브와 함께 해결해나가는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이 전투의 배경과 양상은 초기 구상 이후에 수없이 변했지만,
이 점만큼은 Derek 이 절대 바꾸지않고 고수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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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들이 그냥 지나쳐갈 수 있는 상황에도 이렇게 많은 노력이 들어가 있었군요 ㅎㅎ 좋은 게시글 감사드립니다 ^^
(IP보기클릭)59.22.***.***
작은 부분까지 만듬새에 엄청난 공을 들인 흔적을 볼 수 있네요.
(IP보기클릭)182.214.***.***
앨리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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