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우와 아유무의 시작
유우는 특별히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한 채 고교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1화 도입부에서 쇼핑을 하다가 딱히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지 못하고 벤치에서 쉬면서 다음에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가
아유무가 영화로도 보겠냐는 말에 끌리는 게 없다고 얘기하며 '평소처럼 적당히' 시간을 보내자고 얘기하려 합니다
(그 말을 하려다가 세츠나의 라이브로 인한 소란으로 끊어집니다만)
단순히 영화를 볼 게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유우가 지내왔을 고교 생활에 자체에 대한 암시이기도 할 겁니다
그다지 끌리는 거 없이 몰두할 일을 찾지 못하고 '평소처럼 적당히' 보내는 시간
허나 우연히 주변에서 하던 세츠나의 라이브를 보게 된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전혀 느끼지 못했던 '두근거림'을 찾게 됩니다
이는 고교 생활 내내 몰두할 만한 일을 찾지 못했던 유우에게 커다란 전환점이 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두근거린다라는 느낌은 받았으나 어떤 실체적인 목적이나 꿈으로 나타나지는 못합니다
'스쿨 아이돌을 응원'한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해서는 형태를 그리지 못한 채입니다
자신을 응원해 달라는 아유무의 요청에 응하지만 그 '응원'이라는 형태가 어떤 건지는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카스미의 전속 매니저냐는 질문에 유우는 애매한 대답을 합니다
유우는 이렇듯 두근거림은 찾아냈을지 몰라도 진정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구체화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한편, 마찬가지로 세츠나의 라이브를 보고 두근거림을 찾아낸 아유무는 구체적인 형태로 자신의 꿈을 찾아냅니다
아유무는 계단을 올라가서 유우에게 스쿨 아이돌을 해보고 싶다고 선언합니다
옆에서 나란히 서 있는 관계에서, 계단 위로 올라가 아래에 있는 유우를 내려다보고 유우는 계단 위의 아유무를 바라보는 구도는
무대 위에 서 있는 아이돌과 팬의 위치 그 자체입니다
유우가 내민 손에 붙잡혀 끌려 다니던 모습과 달리 본인이 먼저 손을 내밀고 유우의 손을 잡습니다
자신이 느낀 두근거림을 구체적인 형태로 만들어내지 못하던 유우와 달리 아유무는 본인이 스쿨 아이돌이 된다는 형태로 구체화시킵니다
2. 전진하는 유우와 멈춰선 아유무
앞서 말했듯 어떤 형태로 자신의 두근거림을 실체로 하여 풀어낼지 정하지 못한 유우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듬에도' 불구하고 유우는 자신이 느낀 두근거림의 실체 자체는 인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호회 멤버들이 고민하고 있을 때 건네는 말들은 '스쿨 아이돌을 응원하는 사람'으로서의 유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의 본질 그 자체와 같습니다
스쿨 아이돌들 각자가 품고 있는 여러가지 형태의 '자신'과 '최고'를 긍정하고 '즐겁게' 이를 풀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나의 '두근거림의 정체는 이거다!'라고 딱 한 마디로 표현하지 못할 뿐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이 느낀 감정의 실체는 이해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때문에 서투른 실력으로나마 자신을 스쿨 아이돌의 세계로 끌어들인 CHASE!를 연주하면서 음악에 흥미를 내보이기 시작하고
연습의 흔적을 보여주듯 처음 쳤을 때보다 훨씬 능숙해진 연주로 다시 한 번 CHASE!를 연주합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스쿨 아이돌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모인 다이버 페스에서
전혀 관심없어 하던 사람들이 카린의 무대를 계기로 스쿨 아이돌과 니지가사키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통해서
자신이 느낀 두근거림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어느 정도 확고하게 이미지로 만들어내게 됩니다
한편, 오히려 이미 스쿨 아이돌이 된다는 형태로 자신의 두근거림을 실체화 시킨 아유무는
도리어 전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유무의 스쿨 아이돌 활동의 원점은 유우의 스쿨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감정입니다
때문에 자신의 스쿨 아이돌의 모습을 찾지 못할 때 카린의 조언에 따라 자신의 원점을 찾고 자기소개 영상을 훌륭히 촬영하기도 합니다
허나 '아이돌'로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니코 선배가 누누이 말하듯이 아이돌은 민나노 모노니까요
10화까지 온 시점에서 돌아보면 현재 9명의 동호회 멤버들 중 오직 아유무만이
자신의 라이브를 유우 이외의 사람에게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카스미도 유우와 아유무에게만 보여준 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카스미는 언제든 기회만 되면 아이돌로서의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내보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엠마의 라이브는 카린 앞에서만 선보였지만 영상으로 촬영하여 인터넷에 공개되었죠
적어도 작중에서 묘사된 장면에 한해서는 오직 아유무만이 자신이 아이돌로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타인에게 보여준 적이 없고
유우가 아닌 남들 앞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의향을 겉으로 내비친 적도 없습니다
세츠나의 공연을 보고, 스쿨 아이돌들의 영상을 찾아보고 자신이 먼저 스쿨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스쿨 아이돌의 본질적인 의미에서는 사실상 자기소개 영상을 찍은 것 외에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서지 못한 상태입니다
3. 유우의 꿈과 아유무의 꿈
아유무는 스쿨 아이돌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유우에게 '둘이서' 시작하자고 말합니다
스쿨 아이돌로서 자기소개 영상을 촬영하면서 다수의 대중이 아닌 오직 유우만을 생각하면서 영상을 촬영합니다
앞서 말했듯 아유무에게는 스쿨 아이돌이 된 뒤에도 자신의 꿈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유우이고 유일한 사람입니다
아유무는 자신이 스쿨 아이돌이 되겠다고 했을 때 자신의 꿈을 같이 지켜봐 주겠다고 유우가 대답했던 것을 떠올립니다
그 때 유우가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했다면 아마 스쿨 아이돌도 시작하지 않지 않았을까요?
이에 유우는 아유무가 스쿨 아이돌을 시작하게 된 덕분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하지만
덕분에 모두와 만날 수 있었다는 대답에 아유무는 굉장히 당황합니다
유우의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아유무의 꿈은 유우가 없으면 성립할 수 없지만
유우가 꾸는 꿈은 아유무와 관계 없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아유무가 스쿨 아이돌이 될테니 함께해 달라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될 수는 있었지만 그 이전에 세츠나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유우는 세츠나의 공연에서 느꼈던 두근거림을 '처음'으로 느낀 기분이라고 말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소꿉친구로서 최소 10년 가량을 아유무와 함께 보내면서 느끼지 못했던(혹은 기억하지 못하는) 두근거림을
다른 사람을 통해 얻었다고 말합니다
'아유무와 별개로' 유우는 자신이 느낀 두근거림을, 자신이 찾는 꿈을 착실하게 구체화해 나갑니다
아유무는 분명 유우가 꾸는 꿈에 포함된 존재이지만 그 꿈 자체는 아닙니다
아유무가 유우가 자신의 꿈을 같이 봐주겠다고 언급해서 기뻤다고 말한 장면으로 돌아가 봅시다
아유무의 "내 꿈을 같이 지켜봐 줄래?"라는 질문에
이에 대해 유우의 대답은 "난 언제나 아유무 곁에 있어"입니다
난 언제나 아유무 곁에 있으니 (당연히) 꿈을 같이 지켜봐 줄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묘하게 동문서답 같기도 한 대답입니다
과하게 해석해 본다면 이 때부터 아유무가 생각하는 꿈과 유우가 느끼고 있던 두근거림의 실체가 다르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기에
그 꿈을 같이 보고 싶다는 직접적인 표현이 나오지 못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4. 뒤바뀐 위치
그간의 동호회에서의 시간들을 통해 유우는 마침내 자신이 느낀 두근거림을 명확한 형태로 만들어 냅니다
어떠한 기준에 따른 확고한 하나의 최고의 스쿨 아이돌을 뽑는 경연 대회인 '러브라이브!'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던 유우는
대신에 수많은 스쿨 아이돌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대회를 개최한다는 꿈을 마침내 구체화하여 입 밖으로 내뱉습니다
아이돌이 아닌 관객으로서 지켜보는 입장이기에 가능한 것
그간 애매한 포지션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했던 유우는 이렇게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냅니다
그러나 아유무는 그런 유우가 찾아낸 꿈에 솔직하게 기뻐하지만은 못합니다
앞서 말했듯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걸 찾지 못하던 유우가 두근거림을 찾고 적극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계기는 세츠나의 공연과 스쿨 아이돌이라는 세계였습니다
무언가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이 없었던 유우가 무언가 자신의 길을 찾는 듯 결심을 굳힌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세츠나의 응원을 통해서입니다
유우가 마침내 찾아낸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가장 앞장서서 독려하는 것은 아유무가 아니라 유우에게 가장 큰 변화의 계기를 준 세츠나입니다
멤버들이 스쿨 아이돌 페스티벌의 개최를 목표로 힘차게 결의하는 와중에도
혼자서만 '앉아 있는 상태'로 '팔을 완전히 뻗지 못하고' 뭔가 어색하게 동의하는 모습입니다
무대 위에 선 스쿨 아이돌로서 무대 아래에 있는 유우의 꿈이 되고자 했던 아유무는
어느덧 완벽히 역전된 위치에서 자신과 상관 없는 곳에서 변화하고 빛나기 시작하는 유우를 올려다 보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술래잡기 때문에 뿔뿔이 흩어졌던 멤버들이 전부 모인 장면에서 유독 아유무만 그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고 가려져 있습니다
마치 유우를 제외한 9인의 스쿨 아이돌들이 동호회에 전부 모이게 되면서 유우에게서 자신의 존재가 옅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아유무 본인의 마음처럼요
11화부터는 유우와 아유무의 관계에 대한 부분이 핵심 서사가 될텐데
아유무가 스쿨 아이돌이 된 것은 분명 유우 때문이지만 세츠나의 공연을 처음 보고 놀랐던 충격과
유우가 말한 것도 아닌데 밤새 스쿨 아이돌 영상을 찾아봤던 그 두근거림은 단순히 유우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아유무가 어떤 형태로 스쿨 아이돌로서의 진정한 '자신'을 찾아내게 될지 기대하면서 11화를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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