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토리와 연출 ― 매끄러워진 템포
『Y』는 전작에서 지적된 서사의 단절감을 의식한 듯, 이야기 전개가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참전작들이 단순히 게스트 출연자처럼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통의 갈등과 주제를 중심으로 엮인다는 느낌을 줍니다.
캐릭터 간 대사 템포가 가볍지 않으면서도 경직되지 않아, 플레이어가 서사에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연출 측면에서도 큰 혁신은 없지만, 전투 데모와 컷신 연결부가 매끄럽게 다듬어져 몰입감을 해치지 않습니다.
『30』에서 아쉬웠던 억지스러운 장면 전환이 보완된 점은 긍정적입니다.
2. 기술적 완성도 ― 새 엔진의 안정감
『Y』는 새 엔진 기반으로 UI를 재정비했습니다.
혁신적이라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전작 특유의 어색한 끊김과 입 모양 동기화 문제는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특히 화면 전환 속도와 애니메이션의 깔끔한 연결에서 발전이 뚜렷합니다.
한편, UI 디자인 자체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과도한 장식을 줄이고 시인성을 개선하려 했다는 느낌이지만, 일부 메뉴 인터페이스는 아직 다듬을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3. EXPERT 난이도 게임플레이 ― 과잉에서 균형으로
『30』이 사기유닛으로 밸런스를 붕괴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면, 『Y』는 그 한계를 의식한 설계가 엿보입니다.
특정 기체가 여전히 강력하긴 하지만, 전반적인 밸런스는 다양한 전력을 활용하도록 유도합니다.
EXPERT 난이도에서 전략적 선택이 어느정도 의미를 갖게 되었고, 게임의 긴장감도 이전보다 살아났습니다.
4. 참전작과 팬서비스 ― 퀀티티(quantity)보다는 퀄리티(quality)
『Y』는 『30』만큼 폭발적인 참전작 수로 주목받진 않지만, 대신 캐릭터 간 교류와 대사의 밀도를 강화했습니다.
각 유닛이 단순히 전투력 하나 추가로 그치지 않고, 스토리와 캐릭터성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점이 돋보입니다.
이는 시리즈 팬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됩니다.
결론
『슈퍼로봇대전 Y』는 기념작이라는 상징적 무게를 내려놓고, 시리즈 본연의 재미에 집중한 결과물로 보입니다.
드라마틱한 혁신은 없지만, 서사 완성도, 기술적 안정성, 밸런스 측면에서 『30』보다 한 단계 성숙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 팬이라면 추천할 만한 타이틀이며, 최근작들 중에서도 완성도와 재미의 균형을 가장 잘 잡은 게임이라는 인상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