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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간다.
그 말은,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다음 해가 온다는 이야기이다. 비록 지금은 추운 겨울이지만, 곧 봄이 온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리고 봄이 온다는 이야기는…
“스카이나이츠 컴백 무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지!”
제비, 슬레이프니르가 눈을 반짝이며 장대하게 외쳤다....한 손에 닭다리를 들고서.
다른 멤버들은 늘 그렇듯 앞뒤 없이 튀어나오는 전대장의 열정을 약간 생뚱맞게 바라보았다. 연말이랍시고 모처럼 치킨 시켜먹다가 이게 무슨 소린지.
“전대장, 일단 입가에 튀김가루나 닦아”
그러나 또한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다음 공연을 기대하는 건 그녀들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올해 봄에 있었던 스카이나이츠의 데뷔공연은 대성공이었고 모두의 마음 속에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 모두가 기뻤고, 즐거웠다. 그랬기에, 다들 말은 안 했지만, 한 해 내내 내심 다음해에 있을 공연을 기대한 것도 사실이고.
“그런데 말이지, 전대장, 문제가 좀 있는데.”
“응?”
린트블룸, 그러니까 린티가 천천히 그러나 날카롭게 지적했다.
“살은 뺐어?”
“…….”
참혹한 침묵이 스카이나이츠 방을 휘감았다.
지난 해 아이돌 공연을 준비하다가 슬레이프니르, 프니르가 살이 쪄버린 적이 있다. 사정이 있긴 했다. 연습하면서 스트레스도 받고,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하면서 긴장이 풀린 적도 있었고…하여간에 살찐 상태로 무대에 오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다들 시급하게 제비의 몸매관리를 위해 달려들었었다. 줄넘기를 하자느니 뭐니 하면서.
하지만, 지금 제비만이 아니라, 하늘기사들 중 가장 이지적인 하르페마저도, 아니, 이 방의 모두가 흠흠, 하고선 린티의 시선을 회피하는 건….
‘어라, 이것 봐라’
린티의 얼굴에 이유 모를 작은 승리감이 피어올랐다. 만천하에 자신의 귀여움을 자랑해야만 하는 그녀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만끽해야만 할 승리감이.
“뱃살 뒤룩뒤룩한 꼴로는 무대에 못 나가, 알지?”
“아음, 어, 그러니까…아, 알지.”
물론 그녀들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성공적인 첫 데뷔공연 후 다들 신나고 긴장이 풀리자, 풀어진 마음이 식욕으로 무작정 돌진해버린 것, 올해에 오르카에 유능한 거지런 요원들이 들어와 상대적으로 하늘기사들의 업무량이 줄어든 것 모두 한몫했을 것이다…..물론 그렇다고 그녀들이 손에손에 하나씩 들고 있는 치킨조각이 변명이 되는 건 아니지만.
“그러니까, 뱃살도 못 뺐으면서, 한 손에는 기름 가득 치킨을 들고, 아이돌 컴백 공연을 논하고 계셨다?”
“누, 누가 못 뺐대? 나 완전 괜찮거든?”
아무도 전대장의 변호를 믿지 않았다. 그에 더하여, 누구라도 서로서로 시선을 회피하는 스카이나이츠들을 보면....이 어색함 속에서 오로지 하나, 린트블룸만이 자신있게 반문했다.
“오, 괜찮다고? 정말?”
“그, 그, 그러엄-!”
“컴백을 준비할 수 있을 만큼?”
“지,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하다…고……”
자신없게 줄어드는 전대장의 말꼬리를 잡고 린티의 눈이 반짝였다.
“그럼 어디…전대장 뱃살 좀 볼까아?”
“악! 저리가! 하극상이다!!!”
제비가 절규했으나 소용없었다. 전광석화처럼 달려든 비룡(린트블룸)의 손은 이미 프니르의 펑퍼짐한 스타이나이츠 아이돌 티셔츠 안으로 들어가, 그 아래 숨겨진 제비의 풍만한 뱃살을 야무지게 두드렸으니까. 찰싹찰싹!
“오…오우….임신 3개월입니다”
“야! 이씨! 치지 마!”
“사령관님이랑은 언제 했나요.”
“그 데뷔날에 공연 끝나고…아니 이게 아니라! 야 이거 상관 모독이야! 군기 위반이야!”
그러나 이미 밝혀진 진실은 지엄한 군법으로도 숨길 수 없었다. 티셔츠에 가려 보이진 않더라도, 그, 부드러운 살집이 중량감 있게 마찰하는 소리(‘찰싹!’)는 단 하나의 확증으로 모두를 이끌었다.
“전대장….정말 쪘구나…”
“아,,,아니야아아악!”
“아하하하, 그러게 리피랑 하르페가 그렇게나 줄넘기 하라고 했는데 말야, 그지이~하르페, 리피이?”
방방 뛰는 프니르를 보고서 희희희 웃던 린트블룸이 이번엔 다음 표적을 찾았다. 아까 전부터, 제비를 까는 데 열심이던 평소와 다르게, 필사적으로 시선을 회피하려는 두 스카이나이츠 금발녀를 향해. 원래대로라면 전대장 살찐 거에 가장 신나서 달려들었어야 할 두 바이오로이드를 향해.
“아하하, 하르페! 리피! 왜 말이 없어!”
“히익!”
“어디 찔리시나아~? 늬들도 한번 보자!”
“오..오지 ㅁ….아야야야야!!”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비룡의 습격을 피하려던 하르페와 그리폰의 필사의 시도는 무참히 실패했다. 결국 그녀들도 린티의 양 손에 하나씩 티셔츠 채로 꼬집혀서는 그 능글맞은 시선을 받아들여야 하였다.
“와 살 잡히는 거 봐. 이거 달고 날 수 있어? 회피기동 힘들지 않아? 나 전우로서 너무 걱정돼!”
“린티…전우애고 뭐고 죽이는 수가 있어…이거 놔….”
이마에 혈관마크가 돋은 그리폰의 낮은 협박이 들려왔지만 거기에 굴하면 비룡이 아니다. 그럼 그렇지. 제비를 놀리는데 동참하면 동참했지 절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이 둘이 왜 조용하냐 했다.
“하르페야 원래 살집이 있었으니 그렇다 치는데”
“히잉”
때아닌 팩트폭격에 하르페이아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사령관 앞에 나설 떄부터 신경쓰던 사안인데, 이걸 여기서 이렇게…하지만 린트블룸의 오만한 기만은 끝나지 않았다.
“리피 너까지 그러면 어떡해. 올해 전대장 살찐 거 가장 많이 갈구던 거 너 아녔어?”
“으으으윽…”
변명할 수가 없어서 그리폰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니,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단 말이다! 아이돌 데뷔한 게, 그리고, 음, 꽤나 뜨거웠던 그 뒷풀이도 너무 신나서, 몇 주 동안 그것만 생각하면 기뻐서 기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LRL에게도 한 턱 쏘고, 콘스탄챠랑 그 얘기 재잘거리면서 시간만 보내도 벌써 평소보다 많은 식사가 뱃속으로 술술 들어간다고! 그러나 어떻게든 – 그녀 자신과, 이제는 약간의 동병상련마저 느껴지는 전대장을 - 변호하려던 그리폰의 입은, 린티의 준엄한 한 마디에 쑥 들어가고 말았다.
“변명은 죄악이란 걸 알고 있겠지, 리피”
“으….”
그 모든 사태를 지켜보며, 스카이나이츠의 가장 군인정신 빠릿한 자가, 한심하다는 듯이 안경을 추켜올렸다. 하필이면 그 안경이 참 오타쿠스러운 뱅글이 안경이라 아무런 위엄도 서진 않았지만.
“하아. 정말이지. 조금 편해졌다고 다들 이렇게 나태해지면 어떡합니까? 그러니 살이 찌죠!”
하지만 악마스러운 비룡의 마수는 아무도 놓치지 않는다.
“레스벨아”
“네?”
“너가 할말도 아니지 않아?”
“무무무무무슌…..”
흐레스벨그의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마치 프니르처럼 발음이 샜다.
“그렇게 자기 혼자 아닌 척하면, 이 비룡으로부터 빠져나갈 수 있을 줄 알았어?”
그 말과 동시에 슬쩍 다가온 린티가 레스벨, 급하게 치킨 먹으러 나오느라 아직 제복을 입고 있던 흐레스벨그의 옆구리를 툭, 쳤다. 팅-
레스벨의 단추가 하나 터졌다. 튀어나온 단추는 허공을 날아 저 멀리 혼이 빠진 채 쓰러져 있는 전대장의 발치에 떨어졌다.
“…….”
“너 요새 허리 조여 입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았지?”
“…..명예로운 죽음을 허락해 주십시오”
“뭐래. 비만 칠면조가”
“끄으윽”
흐레스벨그마저도 무참히 격추되었다. 자 그러면 마지막으로 남은 스카이나이츠 멤버는….고개를 돌린 린티는 블랙 하운드, 블하가 홀딱 벗고 울먹이며 알몸 도게자를 하는 기상천외한 광경을 목격했다.
“이, 이실직고하겠습니다아…..”
모두가 린트블룸 앞에서 처참하게 패배하고 추락한 지금, 블하가 이길 길은 없었다.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포기했다.
“나…살…찌고 말았어…흑…마…많이 안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리폰의 푸딩을 몰래 뻇어먹은 벌을 받는 걸까? 케이크를 과식했던 걸까? 하지만 사령관님이 주신 케이크는 거부할 수 없는걸…눈물을 글썽이며 고백하는 블하, 스카이나이츠에서 가장 착하고 맘씨 고운 아이 – 이긴 한데, 은근히 매운 구석도 있는 – 앞에서 린티는 약간 버벅였다.
“아니, 그렇다고 나한테 도게자할 것까진 없는데….”
…또한 그렇다고 봐줄 생각도 없고 말이다. 블하를 위로해 주려는 척하던 그녀의 손길이 기습적으로 블하의 배를 향했다. 꼬집!
“와아, 도게자하니까 뱃살 접히는 거 봐. 늘어지는 거 하며. 우쭈쭈 우리 강아지, 배 쓰다듬어 줄까여?”
“으아아앙-!”
결국 블하는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우씨! 못 참겠다!”
이 모든 모욕을 받은 스카이나이츠들을 대표하여, 스카이나이츠 비행단장 대리가 벌떡 일어났다. 가능한 한 가득한 위엄과 권위와 분노를 담아, 이 오만방자 안하무인한 비룡에게 필사의 반격을 가하기 위해서.
“그럼 린티 너는 어떤데! 너도 똑같을 거 아냐?”
“나? 나? 흐응~ 나 말이지?”
마치 그렇게 반격해오길 바랬다는 듯이 린트블룸의 얼굴에 미소가 피었다. 억지로 쿡쿡 웃는 걸 참는 모양새라 꼭 찌그러진 개구리가 웃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따랏따따따~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린티의, 린티의 몸매는, 린티의 복근은 어떨까아아~”
귀엽게 율동하면서 빙글빙글 웃는 걸 보자니 나머지 하늘기사들은 각자 자신의 무기를 처박아주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일단 쟤 복근부터 보고 나서, 조금이라도 쪘으면 통한의 복수를 먹여주리라.
“그래! 넌 얼마나 잘났는데!”
“아암, 궁금하면 보여드려야지!”
린티는 기다렸다는 듯이 모두의 앞에서 티셔츠를 깠다.
“자아, 보시라! 언제나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는 세상최고귀욤 린티의 허리라인을!”
그녀의 배에서 환하게 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 실제로 그녀의 배에서 빛이 날 리는 없건만, 나머지 다섯 하늘기사들은 그 빛(?)에 압도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 결말은 탈력감에 푸욱 젖은 다섯 십대 소녀들이 방바닥에 널브러져 이 냉혹하고 부조리한 세상의 법칙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아, 으으, 으…세상은 불공평해. 어째서 쟤만….왜 쟤만….”
“왜…다 같은 스카이나이츤데…왜 쟤는 안 찌는 거야…”
“아하하, 완벽한 귀여움은 복근도 완벽한 것 아니겠어?”
능글능글 티배깅을 하며 기만질을 하고 있었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의 여섯 하늘기사들 중에서 가장 잘록하고 탄탄한 복근을 자랑하는 것은 린티뿐이라는 사실을.
“으…저 띠꺼운 면상에…반박해주고 싶은데…반박을 못하겠어…”
“으윽…패배했어…전대장인 내가 패배했어…”
압도적인 차이였다. 다들 어느 정도는 살이 쪄서 배에 볼록한 곡선이 그려지는데, 린티만 잘록한 일자배꼽을 보여주는 것, 다들 앉아서 치킨을 뜯을 때도 혼자서만 뱃살이 안 접히는 것, 어느 것 하나, 나머지 하늘기사들은 최강귀욤뽀짝 린티를 이길 수 없었다.
“헤에, 그러면 여기 모인 애들 중에서”
린티는 승리감에 차 그녀 승리의 전리품, 치킨박스를 쥐어들었다.
“치킨을 먹을 자격이 있는 건 나뿐이네에~?”
나머지는 스스로의 뱃살 접힌 걸 보며 반성이나 하거라. 치킨? 언감생심 꿈꾸지도 말거라. 야심만만하게 치킨박스 전부를 그러쥔 린티의 탐욕 앞에, 그러나 나머지 하늘기사들은 저항할 엄두조차도 내지 못했다. 그, 또 한 번 자신의 우월한 귀여움을 증명한 린트블룸은 흥흥 거리며 기만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배를 발랑 까서 복근을 보여주면서. 뭐 어떤가. 다 같은 소녀들끼린데.
“다들, 날 좀 본받으라고. 린티의 이 완벽무결한 귀여움을 조금이라도 따라오려면 노력들 해야 하지 않겠어?”
“저기, 린티”
널부러진 채 축 늘어져 있던 그리폰이 한마디했다. 반박하려기보다는, 한 손에 닭다리 하나씩을 들고 뜯는 비룡이 걱정스러워서.
“그렇게 먹어대면 아무리 너라도 살찔꺼야”
“맞아. 너 요새 많이 먹긴 하잖아.”
뒤이은 하르페의 지적에 린티는 세 번째 닭가슴살을 뜯으며 잠시 생각했다. 그런가? 요새 나 좀 많이 먹나? 그런 감이 없잖아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최상의 바디라인을 유지하는 건 저기가 아니라 자기 쪽이다. 린티는 언제 어디서나 뭘 하든 귀엽다. 그녀가 뭘 얼마나 먹던 간에 그녀는 항상 귀여울 것이다. 그러니…
“내 말 들어, 린티. 너 그렇게 먹다간 살 찐다?”
그리폰(과 다른 하늘기사들)의 충고를 들은 린티는 뭔가 깨달은 게 있는지 골똘히 생각하는 듯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그녀는 천천히 그리폰에게 다가왔다. 자신에게 황금 같은 조언을 해준.
그리고선, 그녀는, 순진무구하게 씨익 웃으며,
“흐음…그거….”
가만히 그리폰의 뱃살을 붙잡았다. 단 한마디와 함께.
“경험담?”
반박할 길 없는 정밀폭격에 그리폰은 다시 한 번 침몰했다.
…
스카이나이츠들은 각자 여기저기 나다니는 일이 많고 그래서 방이 비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실피드와 잠시 군것질하고 온 린티가 방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해도 그게 뭐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흐음. 다들 어디 갔나보네”
입에 실피드가 사준 도넛을 우물거리면서 그녀는 자기 자리로 돌아가 사온 것들을 정리했다. 도넛, 푸딩, 빵, 케이크, 떡볶이, 오코노미야키….그러다 문득, 짐을 정리하던 그녀의 손길이 멈칫했다.
‘좀…먹을 게 많나?’
불현듯, 그런 생각이 린티의 머릿속을 스쳤다. 가만히 보니 실피드랑 놀면서 이것저것 쉴새없이 군것질한 것도 모자라 오는 길에 사온 것들 전부 다 먹을 거였다. 누가 보면 지니야의 쇼핑백이라고 착각할 만큼.
“아…아냐. 내가 그 둠브링어 비행돼지랑 같을 리가 없잖아”
그녀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부정했다. 연둣빛 트윈테일이 찰랑인다. 그렇게 고개를 돌리다 불현듯 그녀는 자신의 허리로 시선이 갔다. 조금은, 불안스럽게.
“좀….쪘나?”
그럴 리가 없었다. 그녀, 린트블룸, 린티는 언제나 완벽하게 귀엽다. 항상 최고의 귀여움과 반짝임을 유지한다. 그리고 그녀의 몸매는 그녀의 끝모를 자부심이자, 그 완벽한 귀여움의 일부였다. 그러니 최고로 귀엽기 위한 그녀의 몸매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을 것이다.그래야 했다.
“…..”
그녀의 시선이, 조심스럽게 스카이나이츠 방의 한 켠을 향했다. 올 봄에 전대장이 살쪘을 때 체중감량 하려고 가져다 놓은 체중계가 거기 있었다. 그걸 자기 앞으로 가져오면서, 그녀는 끊임없이, 길게, 장황하게 자기최면을 걸었다. 자신의, 자부심을 설득하기 위하여.
“이..이건 그냥 재확인하는 것뿐이야. 린티의 결코 뒤떨어질 리 없는 귀여움을 시험하는 것뿐이라구. 그래. 린티가 살쪘을 리가 없잖아? 린티의 귀여운 몸은 항상 완벽한걸!”
하지만 만반의 준비는 해야겠지? 자신도 모르는 두려움 속에 린티는 옷을 다 벗었다. 홀딱. 조금이라도 무게를 줄이려고 트윈테일을 묶은 머리끈마저 죄다 벗어던졌다. 드디어, 태어날 적 그대로의 순수한 모습이 된 린티, 트윈테일마저도 플어 그 윤기나는 녹색 머리가 허리까지 온 알몸의 그녀가 그녀를 시험에 들게 할 것, 체중계 앞에 섰다. 정말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조금 두려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왕 할 거면, 아무도 없는 바로 지금 재 봐야 했다. 마침내,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은 나체의 린트블룸이 체중계 위로 발을 올렸다.
그리고, 그 상태로 그녀의 몸은 잠시 그 자리어 멈추어 섰다. 딱딱하게 굳어서.
“…….”
그녀의 자만심이, 자부심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거 같다. 체중계 눈금바늘에 찔려서.
체중계의 눈금은 처참한 수치를 향해 달려가며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을 자기 위에 선 자에게 고했다. 아니야, 이럴 리 없어. 나는 완벽하다고. 완벽한 귀여움과, 그를 위한 완벽한 바디라인을 자랑한다고. 그러나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체중계 위에 뜬 그 사악무도한 숫자에, 린티의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차마 믿기지 않는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뭐…뭐…뭐라고?”
<계속: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1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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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출처에 대한 이야기
린티가 배를 깐 그림은 "자하추"님의 그림입니다(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55272013). 두 번째 짤도 곧 쓸겁니다.
1. 본편/설정에 대한 이야기
1) 슬레이프니르가 데뷔공연 끝나고 사령관과 잤다는 이야기는 공식 아이돌 이벤트 반영입니다. 즉, 나머지 멤버들도 모두 알고 있는 (뮤즈까지 낀) 7p의 현장이죠.
2) 슬레이프니르가 살찐 이야기, 줄넘기, 그리폰이 깠다는 이야기 등은 제 소설에서 가져왔습니다(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9345 )
3) 린트블룸이 실피드랑 친하게 놀러 다니는 것 역시 제 소설에서 가져왔습니다(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3879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97031 )
4) "변명은 죄악이라는 것을 알고 있겠지!"는 애니메이션 "몬타나 존스"에서 온 유명한 패러디입니다. ( https://youtu.be/x8rRQHtlaKc)
5) 흐레스벨그 기본스킨(제복)는 가슴 아래부터 허리께까지 단추가 있죠. 덧붙여, 흐레스벨그가 "무무무무무슌" 하는 건 자기 전대장 가슴터치대사.
2. 잡담
1) 원래 계획에 없던 소설이었는데, "자하추"님이 소설을 신청해 주셔서+쓰면 그림을 그려주시겠다 하셔서(위에 삽입된 그림입니다) 그만 참지 못하고 덥석 잡고 말았습니다. 아마 3편 정도 진행될 거 같습니다.
2) 배경은 기본적으로 아이돌 공식 이벤트가 끝난 후, 지금(겨울, 연말)이라 보심 되겠습니다. 다만, 이벤트 이전에 제가 연재했던 스카이나이츠 아이돌 소설의 내용을 조금 가져왔습니다.
언제나 제 뻘글들을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덧글과 추천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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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린티는 뭘 어떡해야 무사(?)할까요! | 21.12.27 23: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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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단체 태보하는 스카이나이츠라니....? | 21.12.27 23: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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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하셨으면 좋겠습니다. ㅎㅎㅎㅎ 그림은 늘 기다리고 있어용 | 21.12.27 23: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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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덕후님의 감수까지 들어오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실제로 워썬더 하다보면 신경쓸 게 많더라고요. 이번 이야기는 신청해 주신 분이 살찌는(!) 이야기를 원하셔서 그에 맞추어 쓰고 있습니다. | 21.12.28 0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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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그거 1년도 더 전으로 기억하는데 아직도 기억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 21.12.28 00: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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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고, 나머지 다섯을 쓰다가 마지막에 여섯으로 써야 할 걸 오타냈군요. 수정했습니다. 2. 저도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ㅋㅋㅋㅋㅋ | 21.12.28 00: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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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밝은 이야기도 좋죠 ㅎㅎㅎㅎ | 21.12.28 23: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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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으로 간주되진 않겠죠? 성적인 걸 하는 건 아니니까.... | 21.12.29 00: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