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7편은 예구를 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사전 정보들 나왔을때부터 일단 주인공이 별로 맘에 안들었어요.
키류같은 경우, 제로는 프리퀄이니 일단 빼고 보더라도
1편에서부터 상당히 촉망받는 인재였고 전설의 야쿠자로 성장했던 반면에
카스가는 인물설명부터 그냥 말단 쌩 양아치처럼 설명이 되었잖아요.
게다가 헤어스타일은 폭탄맞은것 같고
이름도 이치반이 뭐에요. 무슨 맥주이름도 아니고-o-;;
저는 턴제도 상당히 선호하는 편이긴 하지만 과연 용과같이 시리즈에 턴제가 어울릴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구요.
제가 마이너스 요소로 생각했던 것들이 죄다 플러스 요소더군요.
어드벤쳐건 rpg건간에 성장요소가 없을 수가 없는건데,
키류같은 경우 매편 기술을 다 까먹고 처음부터 다시 배우던지 천계로 신기술을 습득하던지 하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거 사실 좀 억지스러운거죠. 게임적 허용으로 넘어갔다 뿐이지.
근데 카스가의 경우 애초에 말단 양아치였기 때문에 '동료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컨셉에 아주 잘 맞았어요.
결국에는 이치반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인물로 성장해 나가게 되죠.
그러나 이런 모험을 시도하지 않았다면... 아마 우물안 개구리처럼 시리즈 자체가 서서히 말라죽었을 거에요.
그런 큰 모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낸 제작자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심지어는 전편 주인공인 키류가 후덜덜한 포스를 뿜어내며 후반 보스로 등장하기까지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상 주인공의 지위를 위협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임팩트 있는 조연으로 선을 그으면서 세대교체의 당위성을 강화시키게 되죠.
아주 절묘하게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냈습니다.
김용의 소설 사조영웅전의 주인공인 곽정이 속편인 신조협려에도 상당한 비중을 가진 조연으로 등장하는데,
신조협려의 주인공인 양과가 성장을 마치는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오히려 전편 주인공인 곽정에게 감정이입을 해서
주인공인 양과가 그늘에 가려지게 되는 경우가 생겼죠.
근데 용과같이는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기존 주인공의 이미지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스토리의 중심 축이 새로운 주인공으로부터 벗어나지 않았어요.
이건 아무나 해낼 수 없는 구성입니다. 대단해요.
카스가의 감정이 너무 과잉되었다는 느낌이 얼핏 들더군요.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런 과잉도 이해가 됩니다.
해당 시점에서, 마사토는 카스가의 '유일한 가족'입니다.
평생 고아인줄 알고 살다가 오야붕으로 모시던 아라카와가 친부임을 알게되자마자 죽어버렸잖아요.
그렇다면 마사토는 사실상 아버지의 양자인 셈이고,
카스가의 입장에서는 피가 섞이진 않았어도 형제가 되는거죠.
그런데 이 형제가 권력욕에 미쳐서 패륜을 저지르게 됩니다.
평범한 스토리라면 이 시점에 복수에 미쳐서 광란의 살육을 벌여도 이상하지 않겠죠.
그러나 카스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심정이 감정의 과잉반응으로 나타난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꿈보다 해몽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입체적인 캐릭터를 형성하는데는 성공했다고 봐요.
마사토도 카스가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거라고 봅니다.
마사토의 마지막 유언.. 너는 살아남아라.... 이건 '형제'인 카스가에게 남긴 말인거겠죠.
게임상에서 명확하게 나오진 않았던것 같지만,
마사토 자신도 아라카와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았는가 싶거든요.
아니라면 굳이 마지막에 사물함을 찾아갈 이유가 없어요.
카스가가 DNA감정을 포기한 것도 이해가 됩니다.
만에 하나라도 DNA감정에서 친자가 아닌 것으로 나온다면 아버지를 또한번 잃게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혈연 관계인지 아닌지 확인한다고 해서 그 두 사람이 내 아버지란 사실은 바뀌지 않아"
라고 스스로를 납득시킨게 아닌가 합니다.
간만에 썩 마음에 드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럼 이만 저는 마지막 던전 클리어로 플래 따러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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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 영웅문 곽정과 양과로 비유하신게 와닿네요. 이치반이 자기가 아끼던 소중한 사람들을 해친 마사토에게 매달리는게 얼핏보면 이해가 안가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정에 굶주린, 소중한 사람과의 유대를 소중히 여기는 이치반이기에 가능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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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eZzae.
새 주인공의 캐릭터는 확실하게 확립한것 같습니다. 추후 시리즈도 기대를 하게 되네요 | 20.01.30 17: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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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마무리지었는데도 이런저런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 20.01.30 17: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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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 영웅문 곽정과 양과로 비유하신게 와닿네요. 이치반이 자기가 아끼던 소중한 사람들을 해친 마사토에게 매달리는게 얼핏보면 이해가 안가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정에 굶주린, 소중한 사람과의 유대를 소중히 여기는 이치반이기에 가능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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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 장면이 인상깊었습니다. | 20.01.30 18: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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