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제가 회차만 주구장창 돌고 pvp에는 인연이 없었던 탓도 한몫하지만....
동장도 아닌 철장일 때 너무 연패를 거듭한 탓에, 동장까지 오기도 드럽게 빡세더군요.
차라리 답이 없는 고인물들을 만나 압도당했으면 쉽파 고인물 망겜; 하면서 그 핑계로 때려칠 수도 있었을 텐데.....
만나는 사람들마다 압도적인 강자라기보다 애매한 사람들이 많더군요. 유튜브에서나 보던 반지 스왑이나 달리면서 장비창으로 무기 스왑하는 테크닉까지 구사하는 사람들은 거의 못 봤습니다. 있었더라도 그냥 겉멋만 든 쭉정이들도 많았어요. 문제는 눈에는 그게 보이는데 제 손은 그걸 이길 정도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하튼 쓸데없이 눈만 높아가지고;
하여튼 용맹한 패배를 거듭한 끝에 그럭저럭 적응해가던 이야기를 썼습니다.
연패를 거듭하던 어느 날, 심히 부담스럽게 생긴 하벨걸을 만났습니다. 우람한 떡대에 어울리지 않는 이쁘장한 얼굴이 심한 괴리감을 불러일으키더군요.
거리 조절을 썩 잘하는 편은 아니어서 할버드로 쑤셔 격파했습니다. 애매한 레벨에서는 의외로 할버드 견제+접근하면 직검 연타라는 수수한 전법을 파훼하지 못하더군요.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온슈타인 룩을 한 사람치고 못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것도 계속 갉아먹히다가 결국 객사한 장면이죠.
급격한 현타가 오게 만들었던 하벨맨과의 대전. 이 하벨맨한테만 세 번 쯤 패한 것 같습니다. 솔직히 3연패는 포다 맞은 것보다 정신적 피로가 심하더군요. 포다에 똥폭탄까지 맞아도 웃어넘기던 제가 3연패에는 인상이 좀 찌푸려지더랍니다. 하긴 천성이 이래서 격투게임판에 발이라도 담궈본 걸지도.....
그 다음엔 클레이모어를 든 신앙캐를 만났는데.... 태양의 창에 벼락 말뚝, 그리고 하이라이트인 단호한 기도+번개 화살까지 쏴대는 신앙맨이었습니다. 숙련도는 개판이어서 날먹맨 이상도 아니었죠. 계속 단호 번화 켜고 거리만 벌리면서 깔짝대길래, 벽까지 몰아넣고 특대검으로 찍어버렸습니다. 세 방 쯤 패니까 급사하더군요.
성가시다기보다 경기가 좀 노잼으로 흘러갔기 때문에, 안 그래도 연패 중에 기분도 꿀꿀했던지라 안 날리던 포다도 날려줬습니다. 등 뒤도 안 보고 거리를 내주는 허접함....
그 다음 만난 상대는 고직+다크핸드를 들고 천천히 걸어오는 컨셉맨이었습니다. 룩을 보니 아무래도 다스 베이더 코스프레를 하려고 했던 듯.... 근엄하게 걸어오는데 묘하게 웃기더군요.
아무리 제가 피빕을 드럽게 못한다 해도 컨셉맨한테 질 만큼 어설프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큰 웃음을 줬기 때문에 경의를 표하며 떠나보냈죠.
이후엔 어울리지 않게 나름 승리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감을 회복했죠.
그러다 츠바이헨더를 든 금장맨을 만나 접전을 펼쳤습니다. 시작부터 인사도 나누고 나름 훈훈하게 시작한 대전이었죠.
상대가 특대검의 이점을 크게 살리지 못하고 계속 할버드 짤짤이에 긁히더군요. 막바지엔 공격한 틈을 파고들어 직검으로 후드려 패서 격파했습니다.
그 다음엔 레도 빠따를 든 상남자 암월검을 만났는데....
유효타를 크게 내지도 못하고 힘없이 압살당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래도 때때마다 무기 스왑하는 테크닉을 익히는게 필요하긴 할 듯.....
다음 상대는 룩에 좀 신경 썼는지 쓸데없이 이쁘장한 여캐였는데.... 문제는 핑이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라 때릴 수가 없었습니다. 아예 이곳저곳 순간이동을 쓰는 수준이더군요. 결국 이래저래 농락당하다 패한 후 조용히 차단을 박았죠.....
얼마 후 다시 시작해 만난 군다창맨은 너무 정직해서 공략할 건덕지도 없었습니다. 그냥 돌다가 빈틈 노려서 콕콕 쑤시다보니 끝나 있더군요.
금장 달았다고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상대.... 심지어 색깔망자 얼굴까지 하고 있었지만 저 같은 투기장 뉴비한테도 2연패를 당했죠. 직검+세스타스 조합이었는데, 할버드 창 끝에 패링을 시도하는 걸 보니 안쓰러울 정도였습니다.
그 다음에 만난 상대는 그레이트소드에 파남 옷을 입은 상남자였습니다. 막 달려들다가 제가 인사를 했는데, 멈칫하면서 서더니 칼을 들어올리는 호쾌한 인사를 해주더군요.
그 호쾌함에 2연패를 당하는 굴욕을 당했습니다. 그래도 상대가 패턴이 클린해서 져도 기분이 나쁘진 않더군요. 그저 딸피 남기고 패한게 아쉬웠을 뿐.....
다음 상대는 늑기방에 직검을 든 심히 교과서스러운 조합이었는데, 그냥 거리 벌리고 깔짝대면서 특대검으로 찍다가 맞딜 한 번 하니 죽어버리더군요. 의외로 투기장에서 특대검 상대로 맞딜 시도하다 죽는 유저들이 많았습니다.
또 몇 차례 지다가 만난 쌍왕자 룩의 기사.... 별 다른 인상은 못 남기고 보내버렸죠.
그 다음 상대는 경기 끝자락에 화염병과 끈화염병을 던져대며 도망치길래 쫓아가서 맞딜로 찍어버렸습니다. 아마 제 피가 얼마 안 남아서 그런 것 같은데, 그냥 석별 깨질 거 각오하고 맞딜로 들이대니까 죽어버리더군요. 끈화염병은 뭔가 뒷경단마냥 도발하는 느낌이라 포다로 화답해줬습니다.....
매칭 기다리는 중에 한 기사 뉴비가 제사장에 검을 꽂는 장면이 비치더군요. 게임의 말기에도 뉴비가 유입되는 감동적인 장면을 라이브로 감상하며 눈물을 흘렸읍니다......
다음 상대는 멋드러진 룩에 쌍왕자 대검으로 전기를 쏴대는 마검사였는데, 그거 말고 딱히 내세울 건 없어서 마나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맞딜로 찍어버렸습니다. 원래 간지맨들은 실속이 없는 경우가 많은 법입니다.
다음 상대는 고직+흑방이라는 심히 효율 넘치는 조합의 금장맨이었습니다. 심지어 온슈타인 갑주라서 나름 실력자겠다는 생각으로 맞붙었죠.
고직 전기로 맞딜을 하면서 꽤나 유효한 딜교환을 하던 상대였지만, 마나가 떨어졌는지 이후엔 깔짝대면서 뒤잡만 노리다가 결국 평타에 찍혀 가버리더군요.
아무튼 많이 지기도 했지만, 동장 달기 전에 미친듯이 연패행진을 달리던 것에 비하면 꽤나 승수를 챙긴 날이었습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극초반 데뷔 당시의 긴장감이 많이 없어졌다는 겁니다. 맨날 할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긴장해서 이길 것도 지는 경우가 수두룩했는데....
그 긴장감이 사라지고 어느 정도 멘탈이 안정된 상태로 하니까 그럭저럭 할만하더군요. 물론 대진운이 좋았던 것도 한몫했습니다. 은근 허접한 상대들도 많았거든요......
요즘은 시간나서 닼소를 켤 때면 항상 투기장만 돌다 보니, 갑자기 회차를 돌면 시원시원한 무쌍 게임을 하는 느낌마저 듭니다. 투기장이 워낙 피말리다보니;
그래도 이것 나름대로 스릴도 있고 이길 때 성취감도 있어서 재밌더군요. 금장을 언제쯤에나 달지는 모르지만 되는 데까지는 즐겨볼까 싶습니다.
게임 시작한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엔드컨텐츠에 이제야 적응하는 힙스터 이야기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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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주구장창 직검+할버드 조합으로 하다가 영 안풀리면 그냥 특대검 듭니다... ㅋㅋㅋ 일부 대형무기들이 좀 성가시더군요. 그거 보고 똑같이 대형무기 들고 큐 돌리면 또 단검 만나고..... 악순환의 반복 ㅠ | 21.07.04 02: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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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기본기조차 딸리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유튭에서나 보는 고인물들은 죄다 설기장으로 갔나 싶네요 ㅋㅋ | 21.07.04 17: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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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런 경지까지 갈 일은 없을 듯합니다 ㅋㅋ; 그 전에 엘든 링 나오는게 더 빠를지도... | 21.07.04 17: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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