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스페셜 리마스터답게 원조 회화세계가 있었더군요. 어찌보면 3편에서 같은 테마로 우려먹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여긴 여기대로 참신하게 더러웠습니다.
자체 오마쥬를 넘어 거의 자체 복사 수준이라, 1편부터 해오신 분들이 3편에서 데자뷰가 많았다고 한 이유를 알 것도 같더군요....
그냥 가만 있는 그림 건드렸다가 납치당하듯 빨려들어가는건 후속작과 똑같습니다. 그나마 시리즈 기준 첫 회화세계라 그런지 그림이 아직 거대하고 원형이 잘 남아있는 편이죠. 신음까지 내며 바둥바둥 빨려들어가는 인간미가 포인트....
웬 새우잡이배 선장놈에게 납치당하는 모양새인 3편. 커다란 그림이 아닌 그냥 그림 조각으로 간신히 날려보내는 모습이죠. 역사는 반복됩니다....
그렇게 도착하는 에레미어스 회화세계는 어두침침하며 차가운 세계입니다. 길다란 나무다리를 질주해서 설산을 올라가는건 아리안델과 똑같더군요.
후속작의 아리안델 회화세계 또한 차갑지만 비교적 밝아서 나름 아름다운 설원의 모습을 하고 있죠. 긴 나무다리를 건너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도 에레미어스와 똑같습니다. 회화세계를 그린 화가가 같다는 암시인지, 아니면 그냥 회화세계 화풍 자체가 비슷비슷한 건지..... 현실은 디자인 재탕에 가깝겠지만요.
더러운 까마귀들과 바이오하자드에 나올법한 알 망자들을 뚫고 만난 반룡 프리실라. 소울 시리즈에서 손꼽히는 미녀 보스 중 하나죠. 조용과 친절의 기준이 의심스러운 망언을 하지만 귀엽기 때문에 용서됩니다. 보스룸에만 갇혀 있어서 요르시카마냥 주변 물정을 모르는 걸 수도 있고..... 여하튼 대화까지 되는 비선공 보스에 탈출구를 터주는 친절함까지 겸비하고 있죠.
지역 막바지에나 만나는 프리실라와 달리, 진행 초반부에 만날 수 있는 수도녀 프리데. 얼굴을 가리고 다녀서 부각이 잘 안되지만 이 분도 나름 손꼽히는 미녀 보스죠. 비선공을 넘어 아예 NPC로 첫 등장해서 화톳불 타고 떠나라고 타이릅니다. 심지어 보스전 전까진 때려서 소멸시키고 비밀문까지 열어제껴도 끝까지 설득하는 대인배입니다. 순순히 떠나기 전에 한 번 더 말걸면 기념품으로 반지까지 챙겨주는 친절함까지 지녔습니다. 악의 없는 헛소리나 하다 꼬리나 잘리는 프리실라보다 업그레이드된 친절함입니다.....
대신 프리실라같은 헛소리는 지역 진입하고 처음 만나는 까마귀맨이 시전합니다. 주민들이 어쩌고 운운하진 않지만 상냥한 세계라 보기도 좀..... 회화세계가 천대받거나 기피되는 자들이 모이는 곳이란 설정을 생각해보면, 에레미어스나 아리안델이나 모여있는 놈들이 왜 다 그 모양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정신세계가 시궁창이니 2D세계로 도피하지...... 는 반쯤 농담입니다.
프리실라의 존재가 땡인 에레미어스와 달리 아리안델에는 붙잡힌 히로인까지 있습니다. 무려 회화세계를 그릴 화가죠. 탁자 위에서 귀엽게 꼼지락거리며 구출본능을 자극합니다.
프리데에게는 진행길을 막는 중간보스격인 호위기사 빌헬름이 있지만, 프리실라는 여전히 프리실라 뿐입니다. 굳이 빌헬름에 대응되는걸 갖다붙이자면 보스룸 앞을 막는 흑철 기사 정도겠군요. 등빨이 있어선지 체감상 빌헬름보다 강력한 느낌.....
가는 길을 지하에서 레버를 돌려 여는 것도 동일합니다. 지하에서 만나는 잡몹들이 서로 다른 의미로 극혐인 것까지 유사하죠. 돌린 직후에 컷씬에 나오는 것까지 같습니다.
여튼 헛소리를 하는 프리실라의 꼬리를 날려버리면 왜 죽지 못해 안달이냐며 공격해 옵니다. 덤벼오는 와중에도 말투가 점잖은게 포인트....
프리데 또한 계속 씹고 내려가면 살벌하게 낫을 치켜들고 재의 빌런을 척살하러 나타나죠. 컷씬과 함께 등장하는지라 포스가 남다릅니다.
똑같이 낫을 든 보스임에도 위상은 천차만별입니다. 꼬리 자르기 전에 죽어버릴 정도로 약하다고 악명 높은 보스답게 대충 허공 찌르면서 맞딜하면 금방 죽어버리죠. 출혈이 터져서 훅갈 위험은 있지만, 애초에 이 출혈즉사 위험 말고는 발로도 깨는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반면 프리데는 3페이즈까지 되살아나며 유저를 압박하는 악랄함과 까다로운 패턴으로 멘탈을 탈탈 털어버리는 보스죠. 이건 사실 히든 보스인 프리실라와 작정하고 DLC 최종보스로 나온 프리데의 태생적 차이일지도 모릅니다. 그냥 숨겨진 지역인 에레미어스와 달리 아리안델은 돈받고 파는 DLC 지역이니.....
같은 회화세계라는 테마와 낫 든 미녀 보스, 둘 다 이름이 '프리'로 시작한다는 유사성과 서로 겹치는 진행과정이라던지...... 물론 아리안델 쪽이 DLC라 에레미어스보다는 훨씬 자잘한 디테일이 더 많은 편이죠.
하여튼 하면 할수록 자가복사 수준에 실소가 다 나오더군요. 그나마 흔한 재탕이 아니라 나름 공들인 오마쥬로 논란은 없었지만.... 우려먹어도 잘 우려먹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알려주는 자가복사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또다른 눈요기를 시켜준 프리실라 도촬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유난히 1편이 유저를 관음증 환자로 만드는 요소들이 많더군요. 처음부터 악마같았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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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미어스는 말 그대로 보너스 느낌이고... 아리안델은 또다른 형태의 불의 계승 이야기 외전 느낌이네요 ㅋㅋ DLC 자체가 보너스였던 회화세계 자체를 메인으로 풀어낸 이야기란 느낌... | 20.02.10 08: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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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실라 확대촬영해보니까 화가하고 살짝 인상이 겹치더군요.. ㅋㅋ 화가가 약간 파충류틱하게 생겨선지... 동일인물은 아니겠지만요 | 20.02.10 19: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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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할 수 있는 정보가 너무 적지만, 살펴보면 뭔가 참 묘한 게 여기저기 배경에 슬쩍슬쩍 묻혀 있는 것도 묘하죠. 프리데와 아리안델을 해치우고 퇴적지로 가는 화톳불 바로 앞에 있는 조각상? 석화 되어버린 그 것도 도대체 뭔가 하는 게 참(...) | 20.02.10 21: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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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부족하지만 제가 도와드릴순 있습니다 ㅋㅋㅋ 이제 혼돈못-묘왕-DLC-그윈만 남았죠! ...써놓고보니 많네요; | 20.02.10 19: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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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애는 안물어요 | 20.02.11 00:3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