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바메「그렇다면, 어째서 텍스트도 가지지 않고 교실에 오거나 한 거야?
그것도, 어제오늘이지? 이전부터 수업을 받고 있었다면 몰라도...」
켄 「그건, 우연히 오늘 학교에 왔다가, 친구에게 꼬임당해서...」
츠바메「우연, 이네...」
그녀는 의심스런 눈길로 내 쪽을 바라봤다.
츠바메「여름방학인데, 네...」
켄 「알았습니다, 알았어요...」
「그럼, 분명, 우연이겠죠」
확실히,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선생님이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학원으로 왔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왔다.
오늘 쇼타를 만나지 않았다면, 수업을 받을 일은 없었을테니...
츠바메「우연, 이네...」
하지만, 나에 대한 그녀의 의심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것 같았다.
츠바메「뭐, 그런 건 어느쪽이라도 상관없지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탄산음료를 단숨에 다 마셨다.
츠바메「그런데, 켄군? 」
「다른 것도 몇개정도 질문이 있는데, 물어도 될까?」
켄 「그러시죠?」
츠바메「켄군은, 고교생인데, 왜 혼자서 살고 있는 거야?」
켄 「부모님이, 이사가버렸으니까요...
「저는, 태어난 것도 자란 것도 사쿠라미네지만... 작년 9월에, 아버지가 전근가게 되어서...」
츠바메「그래서 어머니도, 아버지와 함께?」
켄 「예...」
ㅡㅡ그건 작년 5월의 일이었다.
부활의 연습이 끝나고, 집에 돌아온 나는, 부모님과 셋이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크게 재미있는 것도 없는 버라이어티쇼를 보면서, 아버지는 살짝 웃으며, 그리고 당돌히, 이런 걸 말했다.
『올해 9월에, 전근가게 되었다...』
『엣?』
직속의 상사가 일으킨 사고의 책임을, 자신이 뒤집어쓰게 되었다... 라고, 아버지는 넌지시, 그런 내용을 이야기했다.
『어디로?』
내가 묻자, 아버지는 내가 모르는 지명을 입에 담고, 사쿠라미네로부터 대략의 거리를 가르쳐주었다.
ㅡㅡ필시, 비행기로도 수시간은 필요한 거리.
그런 장소로, 아버지는 이제 밀려나려고 하고 있다.
(좌천인가...)
나는 조금이지만 충격을 받았다.
『엄마와도 잘 상담해봤지만, 거기에, 새 집을 사게 되었다.』
『엣? 그럼, 이 집은?』
『팔려고 생각하는데...』
『뭐, 아빠도, 처음으로 산 집이고, 추억도 있지만...』
그것이, 아버지에게 허락된 보잘것 없는 저항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모든 추억을 버리고, 신촌■에의 희망을 구실삼는 것. ㅡㅡ많이 있는 이야기다.
『켄은 어떻게 할래?』
『어떻게 하냐, 니?』
『아빠들과 함께, 따라올거냐?』
『... ...』
『좋은 곳이야~? 자연이 가득 있다구? 야생 멧돼지가 있어!』
아버지는 매우 피곤해보이는 웃음을 지었다.
농담할 생각인가? 그렇지 않으면, 사실인 건가?
『그 이외의 선택지가, 있어?』
『아아, 없는 건 아니지만...』
역시 함께 오길 바란다고, 아버지는 말하고 싶어하는 듯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 다음 말을 잇지 않았다.
눈동자가, 뭔가를 겁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나는 이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나, 여기에 남을래』
『이미 완전히 하마사키학원에 친숙해졌고, 친구도 많이 있고, 부활도 그만두고 싶지 않고』
『그리고 이제와서 전학같은 거 해도, 그 쪽의 고교에는 1년하고 조금밖에 다니지 못하잖아?』
『집세 싼 낡은 아파트를 빌리고, 바이트도 하면, 생활비정도는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하고』
『괜찮아!』
『나, 이제 고2라구? 16세라고 하면, 옛날이면 성년식도 지나쳤을 나이인 걸』
나는 단숨에 그렇게 말했다.
크게 숨을 들이마쉬고, 아버지의 얼굴을 살짝 보았다.
『그런가...』
아버지는 웃고 있었다.
중학시절, 나를 거칠게 후려패던 아버지의 모습이, 이미 거기에는 없었다.
ㅡㅡ9월
부모님은 조용히 떠났다.
헤어질 때, 어머니는 나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안녕(さよなら)』
켄 「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나는 일체의 감정을 담지 않고, 담담히,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이야기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꽉 다물고 아무것도 말하려 하지 않았다.
켄 「저, 일단 단언해 두겠는데요, 이것은 불행한 이야기도 아무것도 아니니까...」
츠바메「... ...」
켄 「저는, 그들이 이사간 것에 대해서, 정말 아무 생각하지 않고...」
츠바메「『그들』ㅡㅡ그 대명사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네 불행을 이야기해주는 거야」
켄 「그런 거, 아니에요...」
「저는 지금, 어느쪽이냐고 하면, 행복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왠지 모르지만, 나같은 녀석을, 좋아해주는 아이도, 곁에 있고...」
츠바메「그, 호타루짱이라고 하는, 여자아이?」
나는 다음에, 호타루에 대해서, 그녀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피아노의 일... 콩쿨의 일... 호타루와 사귀기 시작한, 그 계기까지...
츠바메「응, 대충 알았어.」
「켄군에 대해서도, 호타루짱에 대해서도, 그리고 네가 지금 안고 있는, 깊은 괴로움에 대해서도...」
켄 「괴로움? 저는 별로, 괴로움따위」
츠바메「숨기면 안 돼. ...나는, 알 수 있어」
「켄군은 지금, 자신의 능력을 잃고 있는 거야. 」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없는건지 어떤지 알지 못한채로」
「끝없는 넓은 초원 안에, 덩그러니 외토리로...」
켄 「... ...」
츠바메「내가 수업을 시작할 때 말했던 것, 기억해?」
「네가 걸을 수 있게 된 것은, 그 기술을, 스스로 배웠기 때문에... 」
「하지만 있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타고난, 능력...」
「켄군이 걸을 수 있는 것은, 걷는 능력을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럼 켄군이 하늘을 날 수 없는 것은? 」
「그 능력이, 켄군에게는 없었으니까 ... 그렇지?」
「똑같이 제비라는 새는, 대지를 걸을 수가 없는 거야」
「하늘을 날 수는 있어도, 사람처럼 걸을 수는 없어... 」
「아무리 노력해도 말야...」
(譯: 츠바메 = 제비입니다~; )
켄 「... ...」
츠바메「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
「그리고, 무엇을 할 수 없습니까?」
「그것을 모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지 않을까? 」
「끝없이 넓은 초원 안에, 덩그러니 외토리로...」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면, 앞으로 나아가세요」
결국, 나는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하고, 그대로 선생과 헤어졌다.
선생의 말은, 내 마음을 강하게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
어쩐지, 내 마음이 꿰뚫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지...?
어째서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속사정을, 털어놓아버린거지?
깨닫고 보니, 나는 그녀를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어느새인가, 나는 선생의 페이스에 말려버린 걸지도 모른다.
전회의 수업에 뭐가 있었는지,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 ㅡㅡ선생님이 말한 것처럼, 나는 확실히 고민을 안고 있다.
마지막 대회가 끝나고 나서 1주일하고 조금...
나는 축구로부터 해방됨과 동시에 고교생활의 목적을 잃어버렸다.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좋은 건지도 알지 못하고, 다만 깊어가는 여름의 기색안에, 멍하니 몸을 맡긴 채 보내고 있었다.
아까 쇼타는, 나에게는 호타루가 있기 때문에 한가한 시간은 없을 거라고, 그렇게 말했었지만, 그건 착각이다.
호타루는 목전에 다다른 콩쿨의 2차 예선을 향해, 날마다 연습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미미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열심인 호타루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격렬히 초조감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나도, 뭔가 하지 않으면......』
몇번이고 몇번이고 중얼거리면서, 하지만 그 『뭔가』가 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무엇을 하면 되는 거지? 어디에 가면 되는 거지?
『끝없이 넓은 초원 안에서, 덩그러니 외토리로......』
나는 일단 수험생이다.
그렇지만, 수험이라고 하는 이벤트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려고 생각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초등학교 무렵부터 쭉 계속해왔던 축구도, 바로 지난번에 끝나버린 직후이고...
친구들은 모두, 예비교에 다니기 시작해, 놀 시간따위 없는 듯 하고...
그래서, 나는 바이트를 시작하기로 했던 것이다.
쇼타의 말에 따라, 수업을 받아보았던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나는 어쨌건간에,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뭘 할 수 있는 건지, 뭘 할 수 없는 건지,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네 여름은... 이제 시작했을 뿐이야...』
어젯밤, 신군이 했던 말이, 문득 뇌리를 스쳐갔다.
음악실의 문을 열었다.
피아노 앞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았다.
나는 교실 창가에 서서, 동쪽 하늘을 바라봤다.
달이 뜨기에는, 아직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일단 아사나기장에 돌아와, 교복을 갈아입고 바이트 장소로 향했다.
~ 出會い ~
~ 만남 ~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패밀리 레스토랑 『루색』
[s]내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패밀리 레스토랑 『루색』
외관은, 어디에나 있는 일반적인 패밀리 레스토랑과 같다.
다만, 해안이란 장소에 의해서, 다소 주차장이 넓다.
주차장 안에는 벌써 20대정도의 차가 있었다.
벌써 상당한 손님이 와 있는 것 같다.
오전중 여기 면접보러 왔을 때에도, 상당히 손님이 찾아와 있었고, 역시 지금 계절이 가장 바쁜 것 같다.
손님이 많다, 그건 즉 일이 고생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시급은 850엔으로 고교생으로서는 꽤 높다.
(시간당 시급이 낮은 바이트보다는 나은가...)
지금부터 시작될 일에 대해 생각하면서, 나는 가게 안으로 발을 디뎠다.
안에 들어가자, 형용할 수 없는 청량감이 몸을 감쌌다.
조금 전까지의 열기는, 점내에선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 『터무니없이 더운 밖에서, 무척 냉방이 잘 된 건물안에 들어간다』라는 게 여름의 자그마한 즐거움의 하나다.
점장 「일단, 대기실에 들어가서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할까」
켄 「네」
점장 「오늘부터 아르바이트에 들어가는 사람이, 너 말고 한 명 더 있다」
「함께 설명하는 편이, 수고도 줄일 수 있고 말이지. 」
「보는 대로...」
라고 말하며 점내를 가리켰다.
가게안은 이미 만석에 가까운 상태였다.
플로어의 사람이 끊임없이 요리를 운반하거나, 먹고 남은 접시를 치우거나 하고있었다.
점장 「고양이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상태지」
켄 「뭔가, 엄청 대단하네요」
나는 솔직히 감상을 말했다.
점장 「음음. 처음은 좀 괴로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빨리 일에는 익숙해질테니까, 잘 부탁하네」
라고 말하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켄 「네」
점장 「야아~, 좋은 대답이다. 그럼, 갈까」
대기실에는, 한 명의 여자아이가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당황하며 의자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그 순간,
?? 「아야!」
그녀의 무릎이 테이블에 부딪쳤다.
보고 있는 이쪽이 아파질 만큼의 기세였으므로, 나는 엉겁결에 말을 걸었다.
켄 「괜찮아?」
?? 「아, 괜찮... 습니다」
그렇게 말은 했지만, 상당히 아프겠지.
양손으로 무릎을 문지르고 있다.
켄 「*습포같은 거 있을까」
(*찜질용 약에 적셔진 천)
?? 「정말로 괜찮으니까요...」
켄 「그래?」
걱정스런 얼굴을 하고 있던 점장도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점장 「그럼, 서로 자기 소개를 해볼까. 일의 설명은 그 뒤에 하지」
켄 「그럼 저부터...」
나는 간단히 자기소개를 끝냈다.
그리고 그녀도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메구미「『저, 소마 메구미(相摩希)입니다. 이런저런 폐를 끼칠지도 모르겠지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켄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나도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소마양은, 겉모습에서의 느낌으로는 나보다 연하이려나?
특별히 동안은 아니지만, 신체가 작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되는 걸지도 모른다.
서로의 자기 소개가 끝나고, 점장은 일의 설명을 시작했다.
일은 크게 나누어 두 가지, 키친과 플로어가 있다.
키친은 부엌에서 손님에게 내는 요리를 만들고, 플로어는 접객을 담당한다.
나와 소마양이 담당하는 것은 플로어다.
내용은 손님을 자리에 안내하거나, 요리를 옮기거나, 또 먹고 남은 식기를 주방에 가지고 가거나...
그밖에도 회계나 화장실의 청소, 디저트 만들기등,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도 많은 일을 하는 것을 알았다.
제법 힘든 일 같다... 라고 멍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서 뭔가 소리가 들렸다.
보니, 소마양이 점장의 이야기를 노트에 적고 있다.
그녀는 내 시선을 눈치채자,
메구미「저, 기억이 나쁘기 때문에, 이렇게 적지 않으면 안되거든요. 게다가... 」
「...아까처럼, 덜렁대는 면도 있고」
라고 조금 부끄러운 듯 이야기했다.
대충 일의 설명이 끝나자 옷을 갈아입고, 실제로 일을 하게 되었다.
이미 점내는 만석으로,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도 몇 조인가 보인다.
플로어, 키친 모두 풀가동 상태다.
(이럴 때, 갑자기 첫 일인가......)
신참병사가 갑자기, 총탄이 난비하는 최전선에 배치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긴장과 불안이 뒤섞인다.
소마양도 같은 생각인 듯, 걱정스레 중얼거린다.
메구미「괜찮을까...」
점장 「처음은 뭔가 한두개정도로 줄여서 일을 시킬테니까...」
「그리고 모르는 것은 자꾸자꾸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도록」
그렇게 말을 남기고, 점장은 열기 가득한 주방으로 모습을 감췄다.
우선, 나와 소마양은 요리 운반과 식기 치우기를 담당하게 되었다.
소마양를 보자, 아직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듯 했다.
그녀의 긴장을 풀기 위해, 나는 내 불안을 억누르고 이야기했다.
켄 「괜찮아? 긴장된 모습인데?」
메구미「예에...」
켄 「괜찮아. 처음이니까 일할 수 없는 것도 당연하고, 『배우기보단 익숙해져라』라는 말도 있고. 어떻게든 되겠지」
메구미「과연... 그것도 그렇네요」
이야기하고 있는 사이에, 그녀의 표정으로부터 굳음이 사라졌다.
이거라면, 괜찮겠지...
켄 「그러면, 힘내서 갈까!」
메구미「네」
이렇게 해서 두 명의 신참병사가, 첫 출진을 맞았다.
수시간후...
(지쳤다...)
몸도 마음도 기진맥진한 나는, 대기실의 의자에 녹초가 되어있었다.
상상 이상으로 일이 격해서, 이거라면 축구 연습을 하고 있을 때가 편했을지도 모른다...
일하는 중에는 바쁘다고 생각할 틈도 없었다.
(시급 850으로는, 비율에 맞지 않을지도...)
나조차 이러하다.
소마양은 괜찮을런지...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이번은 강렬한 졸음이 몰려왔다.
참을 수 없어져, 눈앞의 테이블에 팔을 베개로 하여 푹 엎드렸다.
아직 유니폼을 입고 있던 채로였지만, 난처하게도 갈아입을 기력이 없다.
좀 더 쉬고 나서 갈아입을까...
책상에 엎드린 채로 생각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얼굴을 들려고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 「괜찮냐, 신입」
켄 「... ...」
?? 「잠든 건가요?」
한 사람은 소마양같다.
또 한 사람은... 목소릴 들은 적이 있다.
플로어에는 없었던 인물... 실은 이미 짐작은 하고 있다.
신 「어이」
켄 「... ...」
신 「이봐」
켄 「... ...」
신 「하는 수 없구만...」
응? 어떻게 된 거지, 말이 그쳤는데...
뭔가 싫은 예감이...
켄 「우와아앗!?」
좌우의 겨드랑이에 흐르는 충격.
엉겹결에 의자에서 일어났다.
켄 「크앗!?」
새로운 충격이 무릎을 강타했다.
무릎의 뼈 근처가 시큰시큰거린다.
이제야 소마양의 아픔을 알았다.
이건 상당히 아프다, 덕분에 잠에 취해있던 의식이 돌아왔다.
뒤를 보자, 주방의 흰 옷에 몸을 감싼 남자가 만족해하며 서 있었다.
신 「왠지 자고 있는 것 같아서,」
「친절하게 깨워준 거다」
메구미「... 무릎, 아팠나요?」
켄 「...아니, 괜찮아...」
메구미「아, 하지만 눈에 눈물이... 이나호씨, 좀 지나쳤을지도...」
신 「자는 녀석에게는 그 정도가 딱 좋은 거야」
태연하게 그딴 말을 해댄다.
켄 「그건 친절하다고 하는 게 아냐...」
신 「나와 동갑인 주제에 늙은이처럼 녹초가 되어있으니까 그런 거다」
그 말에, 소마양가 놀랐다.
메구미「이나미씨는 굉장히 어른스러워서, 틀림없이 대학생일까 하고...」
신 「그건 늙었다,라는 게 아니라?」
신군이 야유하듯 덧붙였다.
소마양은 절대 아니라는 식으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나는 웃으며 알고 있다는 시선을 그녀에게 보냈다.
켄 「저기, 그렇게 말했어도 오늘이 처음의 바이트라고요?」
신 「전 축구부였었잖아? 체력만은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켄 「그것과 이건 전혀 달라요」
우리들의 대화를 이상하게 보고 있던 소마양이 신경쓰여, 이야기해 보기로 했다.
켄 「소마양, 일 어땠어?」
메구미「정말 너무 바빠서 눈이 돌아가는 줄 알았어요」
후우, 라고 한숨을 쉬는 그녀.
켄 「나는 솔직히, 그렇게까지 바쁘다고는 생각해지 않았는데;」
메구미「언제가 되어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걸요」
신 「지금이 제일 바쁠 시기니까. 하지만 익숙해지면 별 거 아니야」
켄 「이정도라면 싫어도 익숙해질 것 같지만 말이죠」
메구미「그렇네요. 하지만, 익숙해질 때까지가 큰 일일지도...」
가게를 나오자, 밖은 완전히 어두워져있었다.
더위도 상당히 누그러져있다.
국도를 소마양과 함께 돌아간다.
소마양은 여기까지 전차로 오고 있으며, 사쿠라미네 역까지 걸어간다고 한다.
(밤길에 여자아이 혼자 가게 하는 것도 좀 그런데...)
역까지 바래다준다
★ 여기서 헤어진다
|
여기선 역도 가깝고, 괜찮겠지...
나는 그녀와 여기서 헤어지기로 했다.
켄 「그럼, 소마양」
메구미「아, 저는 이름으로 불러주시는 게 좋아요」
켄 「그렇다면 나도 이름으로 불러 줄래?」
메구미「에또......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켄 「그럼, 메구미짱, 또 봐」
메구미「잘 가세요, 켄씨」
소마양...이 아니라, 메구미짱은 내 말에 손을 흔들면서 대답하고, 돌아갔다.
결국, 오늘은 이 이상 아무것도 할 기분이 들지 않은 채, 자게 되었다.
8/3
[s]
[s]켄 「... ... ... ...」
켄 「시끄러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엇!!!」
~ 音色 ~
~ 음색 ~
소리를 지르면서, 벌떡 일어났다.
[s]소리를 지르면서, 벌떡 일어났다.
눈앞을, 굉장한 스피드로 뭔가가 지나쳐, 창밖으로 나갔다.
참매미였다... 아마도.
빨라서 잘 안 보였지만, 분명 방안에 비집고 들어와서 울고 있었을 거다.
그러니 소란스러울 수밖에...
켄 「역시, 다는 쪽이 좋을까, 망사창...」
그런 걸 중얼거리면서, 창쪽을 봤다.
벽걸이 시계가, 시계 속에 들어왔다.
시각은 10시를 지나고 있다.
켄 「젠장, 늦잠잤다...」
나는 당황하며 옷을 갈아입고, 아사나기장을 뛰쳐나왔다.
켄 「어랏?」
「 어ㅡ이! 토모야ㅡ!」
평소라면, 곧바로 달려들어올 터인 토모야가, 그곳에는 없었다.
개집안을 들여다봤지만, 이미 비어있었다.
켄 「설마...」
내가 너무 늦었기 때문에, 참지 못하고 도망가버린 걸지도 모른다.
켄 「어ㅡ이!」
다시 한 번 불러본다.
원래, 토모야는 아사나기장의 부지내에서, 풀어놓아 길러지고 있었다.
이 부지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책과 사철나무의 울타리로 둘러쌓여있지만, 토모야가 그럴 맘만 들면, 밖에 나오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큰일이다...)
행여나 해서, 나는 뜰 쪽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츠바메「안녕, 켄군」
신 「이나켄이 늦잠자다니 별일이 다 있잖아. 」
「어때? 피로는 풀렸어?」
켄 「아니요, 아직...」
신 「그런가. 이나켄도 돈을 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가, 몸으로 깨달았겠지?」
켄 「예, 그 아카테가니의 산란의 의미를, 겨우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저기, 그런 것보다...」
신 「응?」
켄 「토모야, 모르나요?」
츠바메「토모야?」
신 「선생님, 제가 주워 온, 그 개에요」
신군은, 선생님을 향해 설명했다.
츠바메「아, 그 개라면, 조금 전...」
신 「그래, 타루타루가, 산책에 데려갔다구」
켄 「어? 호타루가? 」
「온 겁니까? 여기에...」
신 「그려」
켄 「어째서?」
신 「그런 거, 물을 것까지도 없이 알고 있잖아?」
츠바메「켄군을, 만나러 온 거야」
신 「하지만, 이나켄이 너무나도 기분좋은 듯 자고 있으니까...」
켄 「그래서, 저를 깨우지 않고, 산책하러 간 건가요?」
신 「그런 거다.」
「 하지만, 나가고 나서 이래저래 1시간정도 지났으니... 이제 슬슬 돌아오지 않을까?」
★ 호타루를 찾으러 간다
조금 더 기다려본다
|
켄 「저, 잠깐 찾으러 가겠습니다」
나는 두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현관으로 향했다.
일단 방으로 돌아와, 휴대전화를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나는 해안으로 이어지는 길을 내려가면서, 호타루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어나운스「『부재중 전화서비스센터에 접속합니다.』」
「『 이쪽은... 0.9.0.7.2.6...』」
나는 전화를 끊었다.
휴대전화를 잡고서, 해안으로 달렸다.
나는 산책길에서 모래 위로 달려올라가, 근처를 바라보았다.
물가에는, 서퍼(surfer)나, 산책하는 노인이나, 물가에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있었다.
그러나 그 중에, 호타루로 추측되는 인물은 눈에 띄지 않았다.
나는 모래 위를 달리면서, 다시 호타루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그러자 어찌 된 영문인지, 착신음이 다른 쪽에서 들려왔다.
나는 휴대전화를 놓고, 근처에 귀를 기울였다.
켄 「...저기다!」
(譯: 메모리즈 오프1의 음악입니다^^ 아, 반가워라)
모래언덕을 달려나와서, 소리가 나는 쪽으로, 열심히 달렸다.
그러자 호타루의 전화가, 물가에 뒹굴고 있었다.
해안에 밀려올라온 물고기처럼, 조금씩 떨고 있다.
나는 전화를 끊고, 호타루의 전화를 주워올렸다.
다행스럽게도, 물결에 씻겨진 모습은 아니고, 표면에 마른 모래가 달라붙어 있을뿐이었다.
나는 전화에서 모래를 털고, 디스플레이를 엄지손가락으로 닦았다.
착신있음의 문자가 표시되어 있다.
착신경력에는, 물론 내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자, 그 때...
호타루의 휴대전화가 다시 울렸다.
디스플레이에는, 내가 잘 아는 이름이 기록되어 있었다.
『쇼탕』ㅡㅡ그건 나카모리 쇼타로부터 온 전화였다.
호타루는 쇼타를 『쇼탕』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나는 떨리는 휴대전화를 잡으면서, 받을지 말지 잠깐 헤맸다.
몇 번 그녀와는 말했었는데, 사람의 전화를 멋대로 받는 것은 매너위반이지.
그리고... 잘 말하기 힘든 복잡한 생각이, 가슴 속에 소용돌이쳤다.
호타루「어~이! 켄짱~!」
얼굴을 들자, 한 마리의 개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무서운 기세로 가까워오는 것이 보였다.
토모야였다.
토모야는 그 기세 그대로 내 배에 날아차기를 먹이고, 넓적다리를 벅벅 긁었다.
그 뒤를 쫓듯, 호타루가 휘청휘청 비틀거리면서, 모래사장을 달려온다.
정신차리고 보니, 이미 전화는 끊어져있다.
호타루「아... 하아... 하아... 켄짱.... 큰일이야~」
호타루는 내 앞에 멈춰서서, 몸을 구부리고 숨을 골랐다.
켄 「혹시... 이거 말야?」
나는 호타루의 휴대전화를 내보였다.
호타루「엣? ...어째서, 켄짱이?」
괴로운 듯 신체를 일으키면서, 호타루는 이마의 땀을 닦았다.
켄 「떨어져있었어, 바로 저기...」
호타루「그럴 수가!」
켄 「진짜야.」
「참나. 내가 줍지 않았으면, 지금쯤 파도에 휩쓸리고 있었을지도 몰라」
나는 그렇게 말하고, 휴대전화를 호타루에게 돌려주었다.
호타루「고마워, 켄짱. 」
「토모야와 놀고 있다 보니, 어느새인가 떨어뜨려버린 모양이라...」
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호타루「계속 토모야와 함께 찾았지만, 전혀 찾지 못했어. 」
「다행이다~♪」
휴대전화를 가슴에 대고, 호타루는 미소지었다.
나는 쇼타로부터 전화가 온 것을...
★ 알린다
알리는 건 그만둔다
|
호타루「에? 쇼탕한테? 뭐라고?」
켄 「아니, 받지는 않았는데... 」
「멋대로 받으면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호타루「왜?」
켄 「음... 왜지?」
호타루「앗, 혹시, 뭔가 오해하는 거 아냐?」
켄 「어?」
호타루「쇼타와 호타루의 사이에, 뭔가 있는 게 아닐까라고... 그렇게 생각한 거지?」
켄 「아, 아니야, 그런 거...」
호타루「꺄핫♪, 당황한다, 당황한다~! 딱 걸렸네?」
켄 「... ...」
호타루「켄짱, 걱정도 병이야~ 」
「쇼탕은, 호타루에게 일이 있어서... 그래서 전화를 건 거야. 단지 그것 뿐」
켄 「일, 이라니?」
호타루「그건... 지금은 비밀! 」
「하지만, 켄짱이 걱정할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호타루는 쭉... 」
「...켄짱 뿐이니까」
그렇게 말하고, 호타루는 휙 뒤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호타루「자, 돌아가자~, 토모야~!」
모래를 차면서, 호타루가 해변을 달려간다.
토모야는 『컁캉』 짖으면서, 그 뒤를 쫓아간다.
호타루「저기, 켄짱? 지금 생각났는데... 」
「이거 그 때와, 반대네?」
켄: 「그 때?」
「아아, 과연... 」
「확실히 그 때와 반대구나?」
사쿠라미네의 역전에서, 나는 호타루와 헤어졌다.
호타루는 지금부터, 학교에 가 피아노의 연습을 할 거라고 말했다.
떠날 때, 호타루는 생각난 것처럼 이런 걸 말했다.
호타루「내일도... 켄짱의 집, 놀러가도 좋아?」
켄 「응, 좋아!」
나는 시원스레 대답했다.
호타루「그럼, 내일도 놀러 갈게!」
나는 토모야의 줄을 이끌며, 돌아오는 길을 걸었다.
아사나기장에 도착할 때까지, 토모야는 아쉬운 듯, 몇번이나 몇번이나 역쪽을 돌아보곤 했다.
~ 空を行く魚. 1 ~
~ 하늘을 나는 물고기. 1 ~
신 「*타츠타 튀김 1ㅡ4에 부탁해」
*기름에 튀긴 순수 튀김(?)
[s]신 「*타츠타 튀김 1ㅡ4에 부탁해」
(*기름에 튀긴 순수 튀김(?))
메구미「네ㅡ에」
신 「다음, 햄버그 스테이크와 새우도리아가 2ㅡ5, 참치덮밥 3ㅡ3, 씨푸드 스파게티는 4ㅡ5!」
켄 「알겠습~니다」
변함없이 가게는 대성황이다.
라고 할까 그런 것을 생각할 틈도 없이 손님이 내점해, 차례차례로 주문이 들어온다.
그에 따라 끊임없이 요리는 나온다.
문자 그대로 눈이 돌 것 같이 바쁘다.
(아무리 여름이라고 해도...)
분주히 움직이면서 머리의 한 구석에서 생각한다.
(해안의 패밀리 레스토랑이 이렇게까지 혼잡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주방에서 요리가 나오는 장소, 통칭 데샤프.
그곳에 서 있는 신군의 큰 목소리가 들린다.
신 「햄버그와 새우플라이 3개 나왔나? 나왔네? OK, 그럼 그거 전부 1번 앞에 놔두고」
「점장, 쌀, 밥지어 주세요ㅡ!」
「2ㅡ5의 도리아는!? 가능하면 빨리 부탁해! 플로어씨, 미안하지만 2ㅡ5의 도리아 조금 늦겠어!」
플로어와 달리, 키친은 굉장한 열기다.
일단, 냉방도 하고 있지만, 요리에 사용하는 불이나 기름의 열에다가, 원래도 기온이 높은 탓에 거의 효과가 없었다.
요리를 가지러 갈 때마다 키친의 열기가 전해져온다.
그런 작열하는 키친에 비하면 확실히 플로어쪽은 단연 시원하지만, 손님에게 불만을 듣게 되는 것이 플로어의 사람이다.
환경적으로 편한 건 플로어, 정신적으로 편한 건 키친, 이라는 느낌이다.
시계를 흘낏 봤다.
오후 8시를 지나도, 전혀 손님의 기세는 약해지지 않는다.
점내에 새로운 단체손님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켄 「어서 오십시오!!」
라고 나는 반쯤 자포자기로 소리를 질렀다.
신 「간신히 러쉬가 지났나... 마침 이나켄」
켄 「뭐죠?」
신 「『하늘을 나는 물고기』를 본 적 있냐?」
켄 「식재료의, 날치 말입니까?」
신 「아니, 틀려... 『하늘을 나는 물고기』다...」
켄 「무, 무슨 말인지...」
신 「실은, 내 지인(知人)이 인터넷에서 발견한 정보인데...」
「하늘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가 있는 것 같아. 목격증언이, 계속해서 넷(NET)에 올라오고 있어」
켄 「물고기가 맞답니까, 그건」
신 「눈알이 뒤룩거리고, 아가미가 있고, 지느러미가 잔뜩 있고, 즉 그건 물고기다!」
켄 「...역설해도」
신 「그래서다. 그건 때로, 열렸다가 닫혔다가 하면서, 하늘을 굽어가듯 헤엄쳐간다는 이야기다」
켄 「뭡니까, 그거... 열렸다가 닫혔다가, 라는 건」
신 「신체다」
켄 「하아?」
신 「발걸음처럼, 척척, 열렸다가 닫혔다가... 」
「그렇게 헤엄치는 거다」
나는 상상해봤다.
...뭔가 이해가 안 간다.
켄 「정말로 생물입니까, 그거」
신 「아아, 이나켄, 발견하면 알려 줘? 금일봉을 줄 듯 하니까」
켄 「결국, 눈에 들어오는 건 그건가요?」
점장 「응? 뭐하냐, 즐거운 것 같구만.」
「 ...새로이 세 분, 들어오고 있어」
신 「아차! 실례했습니다!」
~ 力仕事 ~
힘쓰는 일
점장 「이나미군과 소마양, 배송왔으니까 정리해 주겠어?」
[s]점장 「이나미군과 소마양, 배송왔으니까 정리해 주겠어?」
메구미「네ㅡ에」
켄 「알겠습니다ㅡ」
이 시기에는, 식재료가 대량으로 소비되기 때문에, 매일처럼 배송이 온다.
가게에 보내져 온 컨테이너에는, 식재료가 산처럼 실려있다.
게다가 그것이 몇개나 있기 때문에 큰일이다.
대체적으로는 주방용의 식재료들이지만, 플로어쪽 짐도 몇 개인가 있다.
아이스크림, 드링크류, 술등이 그거다.
컨테이너가 놓여져 있는 뒷문 쪽에 간 우리들은, 일순간 말을 잃었다.
켄 「이건 정말...」
메구미「...상당히 많네요」
그곳에 있던 것은 맥주가 찬 원통형의 탱크 4통,
드링크 원액 부대가 잔뜩.
술도 상당히 있다.
요즘의 이상한 더위 때문인지, 음료관계의 소비가 특히 격심하다고 점장이 말했 었다.
그 외, 디저트용의 생크림등 여러가지.
조금 할 맘이 없어져버린다.
켄 「상당히 많군」
메구미「하지만, 둘이 한다면 분명 빨리 끝날 거에요」
메구미짱의 말에, 내 의욕이 조금 부활했다.
켄 「그것도 그렇군. 그럼 얼른 시작할까」
컨테이너에 실려 있는 식재료의 수를 체크하고, 끝난 것을 정해진 위치에 가지고 간다.
그런 작업의 반복이지만, 역시 둘이서 하면 현격히 빠르다.
순식간에 컨테이너에서 식재료가 없어져간다.
그리고, 남은 건 맥주탱크만이 되었다.
메구미짱이 양손으로 들려고 했지만, 탱크는 마루에서 전혀 뜨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도전해 봤지만, 역시 들 수는 없었다.
힘을 준 탓에,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있다.
메구미짱과 바꾼다
★ 조금 더 지켜본다
|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그 광경을, 나는 조금 더 지켜보고 있기로 했다.
메구미「끄~응」
역시, 메구미짱이 아무리 힘을 줘도, 탱크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메구미「끄으으으으으응...」
그런 작은 몸에 저만한 걸 옮기는 건, 역시 무리가 있는 모양이다.
(적당히 바꿔주는 쪽이 좋으려나)
내가 바꿔주려고 한 그 때...
신 「어라? 메구미짱 뭐하고 있어?」
메구미「아, 이나호씨, 이거, 굉장히 무거워요」
신 「아, 그거로군... 그건」
신군은, 메구미짱이 옮기려고 하던 탱크를 잡고, 비스듬히 기울여, 그대로 회전시켰다.
데굴데굴데굴...
그러자, 아까까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던 탱크가, 순식간에 점내로 사라져갔다.
신 「자, 뭐 이런 느낌이지」
메구미「굉장해,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신 「뭐, 이래도 여자애가 하기엔 위험할지 모르니까, 말해주면 내가 도와줄게」
켄 「그럼, 제가 말할 때는?」
신 「이나켄은 안 돼. 너는 남자니까 대상외다」
메구미「그래요~, 안되는 거지요」
둘이 결탁한 거 아냐?
신 「아, 맞다 잊어버린 게 있어. 손님이 늘어나서, 어느쪽인가 와주면 좋겠다고 해서」
메구미「에, 그럼 이야기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네요?」
켄 「뒤는 나에게 맡기고, 메구미짱 가도 돼」
메구미「네, 그럼 죄송하지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메구미짱은 나에게 작게 인사하면서, 입구 쪽으로 종종걸음으로 달려갔다.
신 「그럼, 나도 돌아갈 테니까, 힘내도록」
켄 「고마워요」
그럼, 빨리빨리 정리해버릴까...
켄 「감사합니다ㅡ!」
~ コンタクト ~
콘택트
가게를 나가는 가족동반의 뒷모습을 보며 인사하고, 나는 살짝 시계로 눈을 돌렸다.
[s]가게를 나가는 가족동반의 뒷모습을 보며 인사하고, 나는 살짝 시계로 눈을 돌렸다.
(슬슬 교대시간이군...)
신 「여어, 수고했어」
켄 「어라, 신군, 오늘은 벌써 끝난 겁니까?」
신 「그래, 조금 할 일이 있으니까, 빨리 끝내주기로 된 거다」
켄 「아아, 과연」
신 「그런데 말야, 저쪽 창가 자리에 있는 아가씨, 봤어? 조금 귀엽지 않아?」
켄 「예...?」
나는 그의 시선을 쫓아가 봤다.
하지만, 조금 거리도 있고, 그 아가씨가 창쪽을 바라보고 있는 탓도 있어서, 얼굴 까지는 잘 알 수 없었다.
신 「어때? 나는 상당히 좋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는데」
켄 「잘 안 보여요」
신 「그래? ... 확실히 여기서는 각도가 나쁘군. 」
「으ㅡ음...」
신군은 잠시 뭔가 생각에 잠겼다.
신 「좋아」
짝, 하고 손을 쳤다.
켄 「뭡니까?」
신 「커피 덤을 권해보는 거다」
켄 「...가까이 가려고?」
신 「그런 거지」
신군은 그렇게 말하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포트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신 「이걸로 됐다」
홀에 나가려고 하는 신군을, 나는 세웠다.
신 「응? 왜 그러는 거야. 너도 가고 싶은 거냐?」
켄 「아니... 그 차림으로 가는 건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해서. 」
「점장이라던가에게 들켜버리면, 아마 시끄러울 거에요」
신 「...그것도 그렇군」
켄 「제가 대신 가겠습니다」
신 「앗, 이봐, 선수치다니 교활하다!」
켄 「안됩니다. 오늘 일은 이미 끝났잖아요?」
신 「칫... 완고한 말 하지 마라」
투덜거리는 그를 뒤로 하고, 나는 문제의 장소에 접근했다.
신군의 마음에 든 사람을, 확인해 보고 싶다는 마음도 조금은 있었다.
켄 「손님, 커피 추가는 어떠십니까?」
?? 「아,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과연.
신군의 취향일지도 모르겠구만.
?? 「...저, 무슨 문제라도...?」
켄 「앗, 아니, 실례했습니다」
한순간, 일을 잊어버렸다.
나는 얼버무리듯 커피를 따랐다.
?? 「감사합니다」
꽤나 느낌이 좋은 아가씨로군.
일이고, 당연한 걸 하고 있을 뿐이지만...
역시, 답례를 들을 수 있다는 건 기쁜 일이다.
켄 「천천히 즐기시길」
가볍게 객석을 한 바퀴 돌고 나서 돌아오자, 신군이 가까이 왔다.
신 「그래, 어땠어, 귀여웠지?」
그럴지도
★ 그런가?
확실히...
|
켄 「으음, 보통이지 않나요?」
신 「역시, 타루타루쪽이 귀엽냐?」
켄 「그,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
신 「아ㅡ아, 행복한 녀석은 좋으시겠수ㅡ」
신군은 왠지 비난의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신 「그래그래, 점장이, 이제 마쳐도 좋다고 말했어」
켄 「아, 정말입니까? 그런 건 빨랑 말해주세요」
신 「아아, 미안미안.」
「 그럼, 먼저」
켄 「네. 그럼, 수고하셨습니다」
나는 그리고 나서 안의 사람들과 인사하며 조금 잡담을 나누고, 옷을 다 갈아입고 가게를 뒤로 했다.
8/4
[s] ~ オンディㅡヌ ~
온디느
일요일이기도 해서, 풀은 엄청난 손님으로 떠들썩했다.
[s]일요일이기도 해서, 풀은 엄청난 손님으로 떠들썩했다.
비명과 웃음소리와 물이 튀는 소리가 뒤섞여서,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소란스러웠다.
나는 정직히, 여기에 온 걸 후회하고 있다.
호타루「저기저기! 켄짱켄짱!」
어깨를 밀치며 돌아보자, 호타루가 웃는 얼굴로 서 있었다.
퓨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웅!
호타루「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물총을 왼손에 쥐고, 호타루는 포복절도하고 있다.
켄 「행복한 보이는구만, 호타루는...」
호타루「에? 뭐라고뭐라고? 잘 안들렸어」
켄 「그러니까, 행복한 것 같다고」
퓨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웅!
호타루가 발사한 물이, 내 안면에 직격했다.
호타루「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켄 「저, 저기 말야, 호타루...」
호타루「뭐~야, 켄짱?」
켄 「2차예선까지, 앞으로 며칠이었지?」
호타루「에? 2차예... 뭐?」
켄 「콩쿨 말이야. 」
「나가잖아? ㅡㅡ2차 예선(にじよせん)」
호타루「아아~, 네네네... 『안 나가, 임신선(にんしんせん)』」
「그런데, 누가 임신선(姙娠線)이야, 멍청이~!」
퓨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웅!
호타루「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하(は)가 6(む)개, 하움(はむ)!」
호타루는 내 팔을, 하움 하고 물었다.
켄 「... ...」
말도 안 나온다.
오늘 아침, 호타루는 약속대로, 내 방에 찾아왔다.
수영복과 목욕수건과 루트꼬마안약을 지참하고...
호타루「저기저기, 풀에 가자, 푸울!」
「즐거울 꺼야~?, 풀」
「시원(のうりょう)할 꺼야~?, 풀」
「양털(ようもう)일 꺼야~?, 풀」
「그건 울(Wool)이란 거고!」
「만세~, 정말, 켄짱도 참~♪」
그 기세에 압도되어, 사고정지에 빠진 나는, 알아차렸을 때는 여기 ㅡㅡ 시민풀장에 와 있었다.
켄 「그렇지만... 정말로 이런 짓 해도 괜찮을까」
나는 풀 사이드에 앉아 있었다.
호타루는 내 옆에 자리잡고 앉아서, 파샤파샤하고 물을 차고 있다.
켄 「피아노, 연습 안해도 괜찮아?」
나는 그렇게 물어보았다.
호타루「그러니까, 아까도 말했었잖아? 」
「피아노.콩쿨.2차예선 ㅡㅡ이 세가지 말은, 오늘은 『금구(禁句)』야!
켄 「그런 소리해도...」
호타루「쏜다?」
호타루는 물총의 총구를, 내 귀로 향했다.
호타루「모처럼 왔으니까, 오늘은 싫은 거, 전~부 잊고, 실컷 노는거야? 응?」
『싫은 거』 ㅡㅡ나는 호타루의 그 말이 약간 마음에 걸렸다.
콩쿨은 그렇게 호타루에게 있어서 싫은 거였나?
평상시에는 그렇게 느긋하게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는데... 역시 연습이 되면 사정이 달라지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원래 호타루는 무엇을 위해 콩쿨에 출장하는 걸까?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그렇지 않으면, 장래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한 발판으로서?
어느 쪽이던지, 어쩐지 이해가 안 갔다.
호타루는 원래,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아하기 때문에, 단지 그 것만의 이유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던 건가?
그렇다면, 어째서 콩쿨같은 것에...
켄 「저기, 호타루?」
나는 그걸 호타루에게 물으려고 했다가, 하지만 말을 삼켰다.
3가지의 금구가, 머리에 떠오른 거다.
호타루「응? 왜 그래?」
호타루가 내 얼굴을 쳐다본다.
나는 순간적으로, 한 손으로 호타루의 발목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호타루의 등을 밀었다.
호타루「꺄앗!」
호타루「정말, 귓속에 물 들어갔다~!」
켄 「아까의 보답이다!」
호타루「무우, 그럼... 이건 보답의 보답!」
그렇게 말하고, 호타루는 물 속에서 물총을 꺼냈다.
퓨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웅!
호타루가 발사한 물은, 또다시 내 안면을 직격했다.
켄 「제,제,제... 제길!!!!」
소릴 지르며, 나는 풀로 뛰어들었다.
호타루는 꺄꺄 비명을 지르며, 물 속에서 도망다니고 있다.
어느새인가, 싫은 일따윈 전부 잊었다.
물에 젖은 신체에, 미풍이 불어와 기분이 좋았다.
나는, 호타루와 손잡고 해변의 산책길을, 한가로이 걷고 있었다.
호타루「즐거웠지? 풀」
텅 빈 물총을, 중지로 빙글빙글 돌리면서 호타루는 나에게 물었다.
켄 「응, 즐거웠어」
호타루「켄짱, 최근 기운이 없는 거 같아서... 」
「풀에라도 가면, 조금은 기분이 나아질까~라고 생각하고...」
켄 「... ...」
호타루「왜 그래?」
켄 「아니」
「...그렇게, 기운없어, 보였어?」
호타루「응. 」
「부활이 끝나고 나서, 혼이 빠진 인형처럼...」
켄 「인형에는, 처음부터 혼이 없잖아?」
호타루「말꼬리 잡는 게 아냐! 」
「어쨌건, 호타루에겐 그런 식으로 보였다구」
인형,인가...
그렇게 말하면, 전에도 나는 비슷한 소릴, 들었던 적이 있다.
『허수아비처럼 우뚝 서서, 뭐하고 있어?』
초등학교때, 첫사랑의 여자아이에게 들었던 말.
그 『허수아비』라고 말한 프레셔가, 당시의 나에게는 신선하게, 쇼크로, 지금도 그 여자애의 말은 머리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그 때도 나는, 목적을 잃어버린 채 꼼짝 못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알지 못하게 되자, 나는 인형처럼, 그 장소에 내내 멈춰 서버린 거다.
무언가를 구하려 발버둥치거나, 바로 다른 방향으로 발을 돌리거나, 그런 것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성격이었던 거였겠지.
질 나쁜 성격이다 라고 난 생각했다.
켄 「첫사랑의 여자애에게도, 비슷한 소릴 들은 적이 있었어」
나는 호타루에게 털어놓았다.
호타루「첫사랑의 여자애라니... 그거, 몇 살때?」
켄 「초등학교 4학년 쯤, 였을까」
호타루「상대의 이름은?」
켄 「미야타 리에(宮田利枝)라는, 한 살 연상의 여자애」
「초등4학년에 있었을 때, 나는 현지의 사커클럽 『제츠(ジェッツ)』에 입부했어.」
「제츠에는, 수는 작았지만, 여자애도 소속되어 있었고...」
호타루「그 중 한 사람이, 미야타 리에짱이었었구나」
켄 「응...」
「한 눈에 반했... 었지만... 퇴짜맞아서...」
호타루「어떻게 해서?」
켄 「그녀의 생일에 선물을 가지고, 집에 갔어」
「선물은 확실히... 쿠마보라고 하는, 캐릭터의, 학용품이였었던가? 」
「아니, 손수건이었을지도 모르고, 양말이었을지도 몰라」
「하여간, 그 정도의 평범한 물건이었던 건 틀림없어. 」
「그 때의 나에게는, 그게 한계였고, 최대한이었어」
호타루「후훗, 하지만 귀엽네. 그거」
켄 「응, 귀여운 애는 아니었지만, 했던 짓은, 의외로 귀여웠다고 생각해」
「친척의 결혼식에 썼던, 반바지의 슈트같은 걸 입어버리기도 하고 말이지.
넥타이같은 건, 매는 법을 몰랐으니까, 형태만 매듭이었고」
호타루는 입 주위에 손을 얹고, 억지로 참는 것처럼 웃고 있었다.
켄 「그런 어딘가의 바보자식같은 모습으로, 나는 그녀의 집에 갔지.」
「떨리는 손끝으로 인터폰을 누르고, 그녀가 안에서 나오고...」
「『생일 축하해』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선물을 건넸었어.」
「그러자 그녀가, 뭐라 말했을 것 같아?」
호타루「?」
켄 「『충분해요』라고... 」
(譯: 마음만으로 충분해요...겠죠)
「그래서, 내가 입을 다물고 있자, 그녀는 최후로, 확인하듯 한 마디...」
「『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니까, 이 선물은 받을 수 없어요』라고...」
호타루「... ...」
켄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역시 선물은 봉제인형으로 해야 했었다』 라던가, 『이 옷차림이 나빴던 게 아닐까』라던가...」
「거절당한 것과는 아무 인과관계도 없는, 그런 것을 후회하거나 하고...
그녀가 집 안에 들어가버렸어도, 계속 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어」
호타루「... ...」
켄 「그리고 나서, 얼마정도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이 어두워 졌을 때, 그녀는 다시 한 번 밖에 나와, 이렇게 말했었어」
「『허수아비처럼 우뚝 서서, 뭐하고 있나요?』」
호타루「... ...
「즉 나는, 에또... 뭐가 말하고 싶었는가 하면... 」
「뭐가 말하고 싶은 거지?」
호타루「괜찮아. 호타루는 제대로, 알았어.」
「간추리면 켄짱은, 또 실연당해버렸다」
켄 「또?」
호타루「그래. ...다만 이번의 사랑의 상대는, 여자애가 아니었던 것 같네?」
켄 「???」
호타루「켄짱은, 축구를 사랑하고 있었던 거야」
「하지만, 마지막 대회에서 져버려서, 축구에게 차인 거야」
「그리고 아직까지도 켄짱은, 문 앞에 서있어」
「분명, 그런 거라고 생각해...」
사쿠라미네 역앞에 도착했어도, 우리들은 발을 멈추지 않았다.
오늘은 걷고 싶은 기분이었다.
아직, 바이트에 가기까지는 여유가 있으니까, 나는, 호타루를 집까지 바래다 주기로 했다.
여기서 아이오카역의 호타루의 집까지는, 2km인가 3km인가, 그 정도의 거리였다.
그리고 잠시 걸었을 쯤, 길 저편에 토우리바시(登波離橋)가 보여왔다.
토우리교는, 카가미가우(嘉神川)라는 천에 걸려있는 대교다.
옛날에는, 모래톱에 있는 제방을 중심으로, 양안으로 2개의 다리가 놓여있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하나의 긴 다리만이 놓여있다.
그리고...
실은 무엇을 숨기랴, 호타루에게 고백받은 장소가, 이 다리 위였다.
ㅡㅡ작년 12월.
나는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떨어뜨려버렸다.
그걸 주운 게 호타루였다.
우리는 토우리교 위에서 만남을 가지고, 나는 호타루에게 휴대전화를 돌려받았다.
켄 「고마워」
한 마디만 남기고 돌아서려는 나를 향해, 호타루는 이렇게 말했다.
호타루「번호... 가르쳐주면 좋겠는데...」
켄 「엣? 어째서?」
호타루「좋아하니까, 이나미군을...」
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라운드를 달리는 내 모습에 전부터 반했다』라는 그런 말을, 호타루는 그 때 털어놓았다.
어제 해안에서 돌아오면서, 호타루가 했던 말... 『이거 그 때와, 반대네?』
그 『그 때』란 건, 호타루가 내 전화를 주웠을 때를 말한 거였다.
어제는, 확실히 그 때와, 반대였었다.
다리의 중간쯤에 다다랐을 때, 호타루는 갑자기, 이런 말을 꺼냈다.
호타루「저기저기, 봐봐 봐봐, 켄짱」
호타루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포켓에서 꺼내서, 그 디스플레이를 나에게 보여줬다.
대기화면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건, 나와 호타루가 나란히 찍혀있는 화상이었다.
작은 사각형의 화면 안에, 둘은 최고의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 행복은, 당장이라도 넘쳐 흘러올 듯...
나는, 이걸 찍었을 때를, 아련히 떠올렸다.
겨울 ㅡㅡ2월 14일 목요일.
발렌타인데이 오후였다.
토우리교의 고백으로부터, 2개월이 지났다.
그 날, 축구부의 연습은 이례적으로 쉬는 날이 되었다.
전날에 내린 눈 탓에, 그라운드가 사용금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방과 후, 호타루는 아사나기장에 찾아왔다.
아사나기장의 뜰에는,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않은 채로 새 눈이 쌓여있었다.
호타루는 눈을 흩뜨러뜨리면서 뜰의 중앙으로 달려가...
호타루「해냈다~♪일번으로 밟았다~♪」
돌아보며, 천진하게 웃었다.
나는, 호타루가 밟은 눈 위를 덧칠하듯 걸어, 그녀 앞에 섰다.
호타루「자, 선물♪」
호타루가 건넨 것은, 손바닥 위에 올라갈 정도의 작은 상자와, 하나 더... 신문지정도로 큰, 거대한 봉투였다.
호타루「열어 봐?」
나는 두 개의 선물을 손에 들고, 긴 의자에 자리잡고 앉았다.
올려보자, 구멍뚫린 듯한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어제까지의 대설이, 거짓말같은 맑은 하늘이었다.
지붕에 쌓여있던 눈이 녹아, 처마에서 뚝뚝 하고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호타루「정말... 어서, 열어 보라니까~...」
호타루는 내 옆에 자리잡고 앉아서, 안절부절 못한 모습으로 그렇게 말했다.
ㅡㅡ작은 상자.
그 안에 들어있던 건, 눈처럼 하얀 쵸콜렛이었다.
ㅡㅡ커다란 봉투.
그 안에 쌓여있던 건, 하늘색의, 손으로 짠 스웨터였다.
켄 「작네, 이 화이트쵸코」
호타루「으, 응... 실패... 해버려서...」
켄 「그리고 이 스웨터는, 눈사람이 입을 거야?」
호타루「하, 하지만... 치수라던가 재지 않았으니까...
대는 소를 겸한다고, 하잖아?」
켄 「그렇다고 쳐도 이건... 너무 큰 게...」
말하면서, 나는 부시럭부시럭 스웨터를 입어봤다.
켄 「자, 이건 마치, 비옷(合羽,캇파)이다」
호타루「*캇파(河童)?」
(*일본 고전 이야기속에 많이 나오는 괴물개구리(?))
켄 「캇파가 아니라, 에또... 레인코트 말야」
호타루「너무ㅡ해, 모처럼 만들었는데...」
무슷 하고 뺨을 부풀리고, 호타루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서먹서먹한 침묵...
나는, 긴 의자에 놓아둔 한입 크기의 화이트 쵸코를, 입안에 가득 넣었다.
헐렁헐렁한 소매를 흔들거리면서, 멍하니 하늘을 올려봤다.
하늘색은, 깊고, 짙고, 넓고, 막힘없이, 빛나 보였다.
맑은 하늘에 관계없이, 쌓인 눈 탓에, 밖의 공기는 선선하게 얼 듯 했다.
와들와들, 옆의 호타루가 어깨를 떨고 있음을 알았다.
나는, 스웨터의 옷자락을 벌려, 그녀의 머리부터 푹 덮어씌워주었다.
호타루「꺅」
한 장의 스웨터 안에서, 우리들은 몸을 맞대고, 입술을 겹쳤다.
으깨진 화이트쵸코의, 그 한 조각이, 호타루의 입안에 스륵 빨려들어갔다.
호타루「...달콤~해...」
우리들은 끌어안은 채, 눈 위를 데굴 뒹굴었다.
그대로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단지 가만히 하늘을 바라봤다.
높고 티없이 맑은 푸른 하늘에, 한 덩어리의 구름이 느긋하고 한가롭게 흘러 가고 있었다.
호타루「호, 호, 호타루 코이♪」
「이 쪽의 물~은, 달콤하지♪」
「켄짱? 곤충의 반디는, 정말로 달콤한 물이 좋은 걸까?」
(譯: 호타루의 뜻이 반디입니다^; 츠바메는 제비고)
켄 「글쎄, 어떨까?」
호타루「호타루는, 달콤한 게 너무 좋아」
켄 「응... ...」
호타루「켄짱도, 달콤하니까 너무 좋아」
켄 「에?」
호타루「켄짱의 냄새, 달콤하니까」
호타루는 내 목덜미에 코를 댔다.
나는 간지러워서, 몸을 뒤로 젖혔다.
호타루「저기, 켄짱? 사진 찍을까?」
켄 「사진?」
호타루는 주머니에서 1회용 카메라를 꺼냈다.
왼손을 힘껏 뻗어서 렌즈를 이쪽으로 향하고, 셔터를 눌렀다.
찰칵.
[s]호타루의 휴대전화에 비치는 건, 그 때의 화상이었다.
호타루「이건 말야? 쇼탕에게 부탁해서 한 거야」
「현상한 사진을, 스캐너라던가 하는 것으로, 컴퓨터에 집어넣고서... 」
「호타루, 컴퓨터에 대한 것이라던가는 전혀 모르니까」
켄 「그게 어제 말했던 『비밀 일』?」
호타루「응.」
「좋지~?」
호타루는 자랑스러운 듯, 휴대전화를 내보였다.
나는...
★ 부러웠다
창피하니까 그만 뒀으면 했다
|
조금 부러웠다.
한순간, 쇼타에게 부탁해서, 내 휴대전화에도 할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내 휴대전화에는, 화상을 넣을 수 있는 기능이 붙어있지 않았다.
켄 「좋겠다...」
가늘게, 중얼거렸다.
호타루「그치그치~?」
「헤헹~이다♪ 좋겠지 좋겠지~♪」
여봐란 듯이, 호타루는 휴대전화를 과시했다.
호타루「호~레 호~레, 부럽지빼? 동경해버렸빼? 응~?」
호타루의 도발적인 행위는, 강을 다 건널때까지 계속되었다.
호타루「아, 그래」
집 앞에 도착하자, 호타루가 뭔가 생각난 듯, 말을 걸었다.
켄 「왜 그래?」
호타루「응, 켄짱, 오늘 바이트지. 」
「혹시지만, 이따가 언니랑 함께 갈 지도 모르니까」
켄 「언니라면... 시즈루(靜流)상? 이랄 게 아니라, 그 이외에는 없나」
시즈루상과는 호타루네 집에서 몇 번인가 얼굴을 마주친 적이 있다.
가끔 손으로 만든 과자를 내와서, 호타루와 함께 대접받았던 거다.
켄 「그래서 몇 시쯤?」
호타루「지금부터, 함께 쇼핑가고 나서니까...」
「빨라도 8시정도이려나?」
켄 「알았어. 그럼, 즐겁게 기다릴테니까」
호타루「응, 그럼, 이따 봐」
(자... 슬슬 나도 가지 않으면...)
나는 전차를 타기 위해, 아이오카역으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 スㅡプと姉妹 ~
수프와 자매
오늘도 루색은 여전히, 눈이 돌아갈 정도로 바빴다.
[s]오늘도 루색은 여전히, 눈이 돌아갈 정도로 바빴다.
아니, 그 이상이라고 말해도 좋겠지...
켄 「어서 오세요!」
손님 「아, 참치덮밥 셋, *탄도리 치킨 둘 부탁해」
(*인도식으로 양념을 발라 구운 통닭)
켄 「모시겠습니다.」
켄 「어쩐지, 오늘도 대단히 붐벼오네요」
신 「제대로 쉴 수 있으려나」
켄 「... 의심스럽군요」
신 「앗, 또 단체손님이다」
켄 「어서 오세요오!」
손님 「레몬 샤베트 추가 부탁해」
켄 「네, 지금 곧」
쿵쾅쿵쾅...
손님 「이쪽의 *아라비아타, 아직 오지 않았는데」
(*아라비아식 파스타(스파게티))
켄 「정말 죄송합니다」
손님 「빨리 해 주지 않겠어?」
켄 「넷」
쿵쾅쿵쾅...
손님 「꺗, 물 엎질러버렸다. 미안해요, 닦아주시겠어요?」
(...오늘은 액날인가?)
켄 「네, 지금 곧」
이래선 내가 휴식에 들어가는 것따윈, 아직 먼 앞일이 되겠구만.
켄 「후우」
나는 식기를 물리면서 한숨을 쉬었다.
얼마 안 있으면 손님이 들어오는 게 일단락될 때지.
신 「슬슬 휴식에 들어가도 좋아. 이나켄과 메구미짱 순번을 결정해 줘」
켄 「아, 네」
이라곤 하더라도, 벌써, 휴식에 들어갈 예정시간에서 상당히 지나고 있다.
이러면 휴식 후, 조금만 일하고 나면 돌아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군...
나는 메구미짱과 얼굴을 마주봤다.
켄 「메구미짱, 먼저 쉬어도 좋아」
메구미「에, 하지만... 저, 먹는 거 느리고, 켄씨가 먼저 휴식하는 쪽이...」
켄 「괜찮다니까. 오늘은 손님도 많았으니, 피곤하잖아?」
메구미「그럼...」
켄 「아ㅡ아... 어서 오세요!」
「앗!」
호타루「켄짱! 왔어~」
시즈루「수고했어, 켄군. 비어있는 거지?」
켄 「마침 손님의 발이 끊긴 참입니다」
둘의 얼굴을 보자 뺨이 살짝 상기되어있다.
(그러고 보니, 쇼핑 갔었었지.)
그 생각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호타루들의 양손에는 봉투가 잔뜩 있었다.
메구미「저, 괜찮으니까 먼저 쉬세요」
메구미짱이 쿡하고 웃었다.
켄 「미안. 그럼, 말대로 할게」
「아, 빈 자리, 상당히 많으니까 마음에 드는 곳에 앉아. 나도 지금부터 쉴 테니까, 함께 하자」
호타루「와앗, 잘 됐다♪」
신 「크으으읏! 나중에 시즈루씨가 이야기한 거, 들려줘야 해」
신군이 꾸국 주먹을 쥐었다.
켄 「알았어요」
신군은 내 말에 『응응』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주방으로 돌아갔다.
(어라? 신군, 시즈루상을 알고 있는 건가?)
뭐, 그 신군이다. 귀여운 여자에 대한 데이터량은 얕볼 수 없어.
필시 시즈루상에 대한 것도, 어딘가에서 체크하고 있는 거겠지.
켄 「그렇다고 해도 조금 늦었네?」
호타루「응, 쇼핑하다가 조금 늦어졌으니까」
켄 「오늘은 이제 오지 않는 건가라고 생각했다구?」
시즈루「오길 바라지 않았어?」
켄 「그럴 리 없잖아요.」
「하지만, 오늘은 바빴으니까, 늦게 와 줘서 조금 살았어요」
시즈루「헤에, 바빴구나.」
「후훗, 노동자의 날이었던 거네. 좋아좋아」
켄 「우왓」
갑자기 시즈루상이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호타루「정말, 언니! 켄짱이 깜짝 놀랐다구.」
시즈루「미안해. 그만 습관대로...」
켄 「호타루... 평소에 맨날 응석받게 하지...」
호타루「그런 거 아니야. 언니가 응석받을 뿐인 걸」
켄 「예이예이」
항상 그렇지만, 정말로 사이좋은 자매로구나.
메구미「주문은 결정하셨습니까?」
호타루「응ㅡ, 밖이 굉장히 더웠으니까, 뭔가 찬 게 좋겠네. 다음은 샌드위치나 뭔가로」
켄 「찬 거? 그럼... 이 부근에 있는 게 추천이야」
호타루「*스무지?」
(*과일의 과즙을 베이스로, 얼음과 우유를 같이 넣고 갈아 만든 음료)
켄 「최근 그랑베리 스무지가 들어왔는데, 상당히 평판이 좋아」
호타루「그럼, 그걸로 할까~, 언니는 뭐로 할래?」
시즈루「단 건 사양해 둘까. 내일, 실습이 있으니까 나중에 연습해두고 싶고」
(실습?)
시즈루상, 뭔가 하고 있는 건가.
대학은 여름방학에 들어갔을 테고, 특별히 실습이 있는 걸 전공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뭐, 됐나)
시즈루「음, 콜드 수프는 뭐가 있어?」
켄 「위시소워즈나 호박수프이려나」
시즈루「어느쪽이 추천?」
켄 「그렇지요... ...」
위시소워즈
★ 인기있는 호박수프
|
켄 「호박수프쪽이 인기있는듯 해요」
내 미각으론 『조금 달려나?』라는 생각이지만, 여성손님에게는 호박수프쪽이 인기가 높았다.
시즈루「그럼, 그걸로 할게」
켄 「그랑베리 스무지와 호박수프를」
메구미「네. 그랑베리 스무지 하나와 호박수프 하나로군요」
켄 「다음은... 샌드위치 둘」
메구미짱은 주문을 다 받고 물러갔다.
잠시 있다가, 메구미짱이 주문한 것을 가지고 돌아왔다.
호타루「예쁜 색...」
시즈루「맛있을 것 같네」
켄 「시즈루상도 마실래요?」
시즈루「또 그 사이에. 잘 먹겠습니다」
호타루「잘 먹겠습니다」
둘이서 같은 타이밍에 합장한 것이 묘하게 귀여웠다.
나도 내 식사에 손을 옮겼다.
샌드위치를 손에 잡고, 입으로 옮긴다.
켄 「하아아아, 위에 뭔가 들어가는 것만으로, 완전히 달라져」
호타루「그렇게 배가 고팠던 거야?」
켄 「오늘은 대단히 손님이 많이 와서, 기진맥진했으니까」
시즈루「그래서 그렇게 피곤했던 거구나. 수고했어」
「그럴 때는 역시, 팡 하고 기합을 넣어주어도 좋을지도 모르겠네. 반드시 기운이 날거야」
(팡 하고 기합이라니...)
켄 「에, 에또... 맞는다는 건가요?」
시즈루「그게 아니라, 기합이야. 기합!」
켄 「근성포즈가 무서운데요...」
호타루「앗, 언니!」
호타루가 어째선지 어수선하게 이야기를 비집고 들어와, 이야기를 끊으려고 했다.
호타루「어, 언니. 이 스무지, 맛있네?」
켄 「올해의 스무지중에 가장 인기있으니까」
호타루「언니, 맛있어」
호타루가 자신의 글래스를 시즈루씨쪽으로 조금 움직여 놓았다.
시즈루상은 재촉받는 채로, 글래스의 내용물을 한 입 맛보았다.
간신히 호타루의 계략은 잘 되어서, 시즈루상은 『기합』의 이야기는 잊어준 것 같다.
시즈루「아, 정말. 여기는 차가운 것들의 맛이 좋은 것 같네. 이쪽의 수프도 마실래?」
호타루「으응, 그 수프는 달지 않고」
시즈루「그럼, 달콤한 수프, 다음에 만들어 줄까. 후르츠수프라면, 달콤하면서도 맛있는 거, 많이 있고」
켄 「에...엣」
시즈루「앗, 안 믿네. 후르츠수프는 유행하고 있으니까. 호타루, 다음에 새로 만들 때에는 켄군도 데려오도록 해」
호타루 「응」
수프와 『달다』는 말을 결부시켜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건, 내가 이상한 걸까.
우우... 마음이 무겁군.
호타루「하지만, 언니 요리 잘하니까, 후르츠 스프도, 정말 맛있게 만들어줄 거야?」
켄 「그렇군」
호타루「지금, 언니, 여름철 메뉴에 집중하고 있으니까, 호타루도 맛보기에 협력하고 있어」
「피아노를 치고 나서, 언제나 언니의 디저트를 먹을 수 있어」
신 「크으으윽, 부러워라!」
!?
켄 「신군 언제부터 거기에!?」
신 「나도 잠깐 휴식이다」
그렇게 말하고, 신군은 당연하다는 듯 내 옆에 앉아버렸다.
시즈루「아, 이나호군. 오랫만이네」
신 「오랫만이네요, 시즈루씨. 오늘도 아름다우시군요」
시즈루「변함없네, 이나호군은」
켄 「저기, 두사람 다 아는 사이였나요?」
시즈루「몰랐었던 걸까. 나, 고교는 스미소라였으니까」
신군이 스미소라에 다니고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시즈루상과 아는 사이였다는 건 몰랐다...
확실히, 메구미짱도 스미소라였고, 스미소라 관계자가 많은 건지도 모르겠는데...
하지만, 신군은 시즈루씨가 스미소라에 다니고 있었을 때는, 아직, 중학생이었을 텐데...
켄 「스미소라의 제복, 이라면 역시 귀엽다는 평판이로군요...」
나는 제복차림의 시즈루상에 대한 상상을 시도했다.
켄 「크악!」
그 순간, 호타루가 내 발을 마음껏 찼다.
호타루「정말, 켄짱도. 천박한 상상했지」
켄 「...호타루에게도 스미소라의 제복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네」
호타루「엣, 정말? 와~이, 기뻐라. 스미소라의 제복, 괘 좋아해」
... 입는 게 자신이면 되는 거냐...
그 방면의 여심은 잘 모르겠구만...
신 「시즈루씨, 그게 또 제복이 잘 어울려서 말이지, 학원제의 사진같은 게 잘 팔렸거든」
시즈루「에엣!? 그런 걸 팔았어?」
켄 「신군, 샀어요?」
신 「물론 전부 체크해서...」
「입학한 후로는 주로 파는 쪽이었지만 말야」
켄 「중증이로군요」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신 「괜찮냐? 그런 소리 해도」
켄 「뭐가?」
신 「지금 생각났는데, 사진 중에는, 타루타루와 함께 찍힌 것도 있었을 걸?」
이라는 말은... 호타루가 학원제를 보러 왔을 때의 사진, 이라는 건가.
아직 내가 호타루와, 만나기 전의 때겠지.
내가 모르는 호타루와 시즈루상이, 그 사진에는 찍혀있는 건가.
켄 「다음에 보여주세요오」
신 「아아, 좋아. 시즈루씨가 그게 또 싱싱하거든」
시즈루「아라, 지금의 나는, 싱싱하지 않아?」
신 「와앗, 그게 아니라」
신기하군... 신군이 얼굴을 붉히고 당황하고 있다니.
의외의 면을 본 느낌이 들었다.
시즈루「네, 여보세요? ... 아, 코요미(小夜美)? 응, ... 아, 정말? 응, 알았어」
(譯: 메모리즈 오프 1의 히로인 중 한 명^^; 시즈루누님 시나리오로 가면 무려 세라복 차림을 볼 수 있습니다;)
호타루「왜 그래? 언니」
시즈루「미안, 친구집에 요리교본, 잊어먹고 왔어. 가지러 가야겠는 걸」
호타루「언니도, 참」
시즈루「미안, 내일 꼭 써야하는 거니까, 서둘러 가지러 갔다 올께. 호타루는 어쩔래? 함께 갈래?」
호타루「켄짱이 끝날때까지 기다릴까. 켄짱, 괜찮아?」
켄 「에에또...」
일이 끝날 때까진, 아직 한시간 정도는 남았는데...
나는 살짝 곁눈질로 신군의 얼굴을 봤다.
신 「손님도 없고, 괜찮잖아? 타루타루, 이나켄이 일하러 갈 동안, 나랑 놀자」
호타루「응」
시즈루「그럼, 미안. 짐은 내가 가지고 돌아갈테니까」
켄 「아, 괜찮아요. 제가 들어다 드릴테니」
시즈루「괜찮아? 반 정도는 내 건데?」
켄 「그 정도 양이라면」
봉투의 느낌으로 봐서는, 아마 옷을 사러 간 거겠지.
그렇다고 하면 다소 많아져도 무겁지 않을 테고.
시즈루「고마워. 그럼, 부탁할께.」
「그럼, 켄군, 이나호군, 나중에 봐」
시즈루씨는 전표를 보고 그만큼의 돈을 테이블위에 놓고서, 문 쪽으로 향했다.
신 「슬슬 나도 식사해도 되겠냐?」
켄 「아, 미안해요. 호타루, 40분 정도 남았으니까」
호타루「응, 좋아」
켄 「후우우, 이 정도인가」
신 「슬슬 마쳐도 좋아」
켄 「아, 괜찮습니까?」
신 「심야 시간이 왔으니까」
켄 「그럼, 먼저」
신 「그래. 시즈루씨의 사진은 다음이다. 필견이니까 기대하고 있어」
신군은 히죽 웃어보였다.
켄 「그렇게 굉장한가요?」
신 「그.것.은, 나중의 즐거움이지~ 이봐, 타루타루가 기다리고 있다구」
켄 「그럼, 나중에 봐요」
켄 「미안, 지루하지 않았어?」
호타루「으응, 괜찮아」
켄 「그래. 자, 갈까」
켄 「있잖아, 이 짐 말인데... 옷이지?」
호타루「응. 콩쿨에서 입을 옷이나, 새로운 구두나」
잘 보자 확실히 그런 듯한 봉투 뿐이다.
켄 「그런데, 피아노, 콩쿨, 2차 예선 ㅡㅡ이 세가지는, 오늘은 금구 아니었어?」
호타루「옷만은 다른 거야!」
고급으로 보이는 부띠끄의 봉투를, 호타루는 기쁜 듯이 안았다.
호타루「조금 어른다울까, 라고 생각했는데...」
호타루가 살짝 뺨을 물들이고 있다.
켄 「헤에, 보여줘」
호타루「안된다구. 콩쿨 때까지, 기대하고 있게 해 둘 거니까.」
「평소, 이런 어른스러운 옷 입어본 적 없으니까, 조금 부끄럽지만」
켄 「그런가」
호타루「저기, 이거 입을 때 같이 사진, 찍는 거야」
켄 「아아」
호타루「그럼, 담에 봐, 켄짱」
켄 「응, 조심해」
호타루는 종종걸음으로 개찰구를 지나서, 다시 한 번 이 쪽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나는, 손을 흔들어 답하고서 아사나기장으로 돌아가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오늘은, 오랫만에 호타루와 오랫동안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시즈루상과도 만나고, 충실했던 하루였다.
~ 樂典 ~
악전
츠바메「안녕, 켄군」
[s]츠바메「안녕, 켄군」
켄 「...선생님?」
그녀는, 방 입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츠바메「기다렸어」
언제부터 거기에 서 있었는지, 그 표정에서는 짐작도 안 갔다.
츠바메「잊어버린 물건을 돌려주러 왔어」
켄 「잊어버린 물건...?」
잊어버린 물건... 어디에서 뭔가, 놓고 와 버린 건가?
츠바메「아아, 잊은 건 나. 네가 아냐.」
켄 「......에」
츠바메 「이거, 복도를 청소했을 때, 구석지에서 나왔어」
내민 것은, 본 기억이 없는, 황색의, 거기다 세월이 흘러 누래진 표지의 작은 책이었다.
표지에는 이렇게 써 있다.
『포켓 사이즈 쉽게 아는 악전입문』
켄 「...? 아니, 제 것이... 아닌 것 같은데요...」
츠바메「음악이론 책이야. 그녀 거지?」
켄 「...아」
츠바메「맡길게」
켄 「...네」
나는 악전인가 하는 걸, 그녀의 손에서 받았다.
그런 소릴 듣고 보니, 호타루는 피아노 교본의 외에, 가끔 이런 느낌의 황색 책을 열중해서 읽고 있었던 듯한 기분이 든다.
『음대의 수험공부에 필요하다』라던가...
츠바메「그 책, 확실히 토유(桐友)학원의 부속교실에서 쓰고 있던 것 같은데, 그 애도 토유 피아노교실에 다니고 있는 거야?」
켄 「아니... 모르겠는데요」
츠바메「그래.」
「왠지 그리워지네」
켄 「그리워요...? 」
츠바메「나도, 그 책을 넘기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어때, 조금 밤바람 쐬지 않겠어?」
라고, 선생은 창밖을 가리켰다.
재촉받고서, 나는 선생과 함께 아사나기장 앞으로 나왔다.
밤바람이 조용히 불고 있고, 낮동안 죽치고 있던 듯한 더위는 이미 없었다.
뜰에 있는 나무의 잎이 바람에 흔들려,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울리고 있다.
츠바메「토유 부속교실에 다녔어. 집안에, 토유의 교수와 친히 지내는 사람이 있었으니까」
「우인지 좌인지 모를 정도로, 옛날 이야기야」
켄 「어릴 적부터... 영재교육이라는 건가요?」
츠바메「그래. ...그런 것도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어린 마음에, 피아노 교실에 가는 게 싫어서 어쩔 수 없었어」
켄 「피아노... 싫어하나요?」
츠바메「아니, 치는 건 좋아했어. 별로, 피아노 교실에 다니는 것도, 귀찮아한 건 아니었어」
「단지, 계속해서 다니는 사이에, 잘 모르게 되버린 거야」
켄 「...모르게...?」
츠바메「할 수 없어서, 야단맞고, 잘 해서, 칭찬받고.
...나는 왜, 이런 걸 반복하고 있는 걸까」
켄 「... ...」
츠바메「모른 채로, 정해진 시간에는 피아노로 가서, 연습을 계속하고」
켄 「정해졌다,라는 건... 혹시, 집에서의 이야기입니까?」
츠바메「그래. 피아노가 있는 별채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걸려 있었어」
켄 「엣, 설마, 그 방에 밖에서 갇히게 된다는」
츠바메「...역시 그렇게까지는 오버」
켄 「...네요」
츠바메「그래도, 가끔 감시받은 적은 있어. 방학에, 내가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면, 아버지는 홍차를 가져와 주시긴 했지만...」
「한 곡, 깔끔히 칠 수 있게 되기까지, 나는 홍차에 손을 대면 안 됐어
「그리고... 내가 티컵에 손을 댈 때까지, 뒤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
「그런 일이 계속되고... 나는 피아노가 싫어지게 되어버렸다. 교실에도 가지 않게 되었다는 거지」
「좋아했는데, 싫어하게 되버렸다...」
「호타루짱은, 구김살없이, 자유로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거네. 조금 학교에서 들어봤는데...」
「그 가락은, 그래... 자유롭게, 날개치고 있는 것 같았어」
「좋아하니까야말로, 그만큼 자유롭게 될 수 있는 걸까?
「나도, 속박된 게 없었다면... 지금도 좋아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네」
켄 「...선생님의 어머니, 엄했었나요?」
나는 무심코 물었다.
츠바메「어머니는 없어」
켄 「엣」
츠바메「내가 피아노를 만나기보다 전에... 돌아가셨어.
온화한 사람이라고는 들었어... 나도 잘 기억나지 않아」
「상냥한 어머니가 있었다면, 편안함을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머니를 잃은 탓인지, 원래부터 엄격했던 아버지는 더 엄격해졌어」
「나에게는, 도망칠 장소가 없었어」
... ...
켄 「...죄송합니다」
츠바메「왜 사과하는 거야, 켄군」
켄 「물어선 안될 일을 물었습니다」
츠바메「네 탓이 아니잖아?」
그렇지만, 가만히만은 있을 수 없는 기분이 되었다.
갑자기, 눈 앞의 녹나무 가지가 흔들렸다.
바람이 아닌, 어지러운 소리가 하늘에 퍼져간다.
무언가, 거기에 야생 새라도 있었던 것 같다.
그 날개소리였다.
켄 「...그러고 보니, 선생님은 츠바메라는 이름이었죠?」
츠바메「그래」
켄 「뭐랄까, 색다른 이름이네요」
츠바메「아버지는 수자쿠(朱雀)라고 해」
켄 「수자쿠...?」
츠바메「그래, 미나미 수자쿠(南朱雀). 들어본 적 없어?」
켄 「...네」
츠바메「그랬구나. 의외로 마이너하네」
켄 「네?」
츠바메「뭐... 저서를 몇 권인가 내기도 했고, 지방 예대의 조교수이기도 하니까」
켄 「...조교수, 인가요?」
츠바메「그래, 미술 쪽으로. 색채를 전문으로 하고 있을 거야」
「예술의 세계는 의외로 봉건적이니까... 만남, 예의, 여러가지로 시끄럽지」
켄 「아, 아아... 아까, 아버지가 엄하다고 말한 건」
츠바메「그래... 그런 거야」
켄 「... ...」
츠바메「... ...」
켄 「...저기, 어째서 그런 이야기를 저한테?」
츠바메「글쎄? 그리운 책을 보고, 생각이 났으니까... 라는 건 안돼?」
바람이 다시, 녹나무의 가지를 흔들었다.
왜일까, 나무의 살랑거림이 귀에 거슬린다...
츠바메「다른 질문은 없습니까? 」
켄 「어쩐지, 선생님처럼 들리는데요」
츠바메「선생님이야, 나는」
켄 「...규중의 따님이었단 거로군요」
츠바메「과장이네」
켄 「뭐뭐. 그런데, 왜 이 아파트에? 말하기 미안하지만, 꾀죄죄하고, 좁고...」
츠바메「첫째, 나는 아가씨가 아냐」
「둘째, 아사나기장은 꾀죄죄한 아파트가 아냐」
「셋째, 여기는 선택한 게 아냐」
「그러므로, 그 질문은 본질적으로 빗나갔어」
켄 「오답입니까」
츠바메「오답이야」
켄 「......」
츠바메「아버지가 대학의 조교수라고 해도, 결코 유복한 가정이라고 정해진 건 아니야」
켄 「...그것도 그렇군요」
츠바메「아사나기장은, 그냥 단지 오래된 거지, 더러운 게 아냐」
켄 「...청소한다면, 그렇겠네요」
츠바메「오히려, 청결하고, 상쾌하다고 할 수 있지.
「그리고... 선택한 게 아니라, 정해져 있었던 거야」
켄 「예?」
츠바메「선택지가 몇개나 있었던 게 아니야.」
「여기밖에 없었어. 여기가 아니면 안되었어」
「향기에 끌려서, 정신을 차리자 어느 새 문 앞에 서 있었어」
켄 「향기?」
츠바메「그래. 레몬의 향기」
레몬의... 향기...
츠바메「질문 시간은 끝. 잘 자」
모르겠다.
나에게는 그 의미가 와닿지 않았다.
아사나기장에는, 녹나무의 향기만 나고, 레몬의 향기는 나지 않는다.
레몬... 레몬...?
내 머리의 어딘가에, 레몬의 향기가 배어들어있다.
그건 지독한 옛날 일이었던 기분이 든다.
입수한 채 잊고 있었던, 황색 표지의 악전 책을, 훌흘 넘겼다.
『곡상(曲想). 주법을 표시하는 음악 용어』
단어의 몇개인가에, 빨간 볼펜으로 밑줄이 그어져 있다.
dolce 약하고, 부드럽게
tutti 제주(濟奏)
(*합주)
scherzando 까불거리고, 우스꽝스럽게
frioso 사납게
subito morendo 차차, 죽어가는 듯이
... ...
갑자기 어디에선가 레몬의 향기가 나서, 조금 두통을 느낀 나는 악전을 던져버리고, 그대로 잠에 빠졌다.
덧붙여, 잡지의 산에 묻힌 악전은, 그대로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8/5
[s]~ 陰陽 ~
음양
수업이 개시했지만, 교정 옆에서 반사되어온 열기에 의해, 나의 수업의욕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s]
수업이 개시했지만, 교정 옆에서 반사되어온 열기에 의해, 나의 수업의욕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지금은 수업시간임이 분명한데도, 풀 쪽에서 물놀이에 흥이 난 누군가의 교성이 들려온다.
나도 모르게, 원망하는 눈으로 나는 창밖의 누군가를 쏘아봤다.
하지만, 이 위치에서는, 풀에 있는 자가 누군지 확인할 수 없었다.
...보다 한층 공허함이 복받쳐와서, 나는 크게 한숨을 쉬어버렸다.
교단에는 미나미선생이 서서, 담담히 수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츠바메「텍스트를 잊고 온 사람은 안심해주세요」
「오늘은 예정을 바꿔서, 『전기』에 대해서 조금 공부해보려고 생각합니다」
「텍스트는 없습니다만, 지금 나눠드린 자료에 눈을 기울이도록 하세요」
나는 나눠준 프린트를 음미하면서, 다시 창 밖으로 눈을 댔다.
풀 쪽을 본다.
아까의 교성이 이젠 들리지 않는다.
역시 교사에게 주의를 받고, 그만둔 거겠지.
나는 어쨌든, 풀에의 흥미를 잃었다.
문득 하늘을 쳐다봤다.
커다란 적란운을 뒤로, 조각구름이 조용히 하늘을 미끄러지고 있었다.
(구름은, 자유로운 걸까?)
나는, 어젯밤 선생의 말을 상기하고 있었다.
예대 조교수인, 엄격한 부친에게 길러진 선생...
자유롭게 피아노를 치는 호타루를, 부러워하고 있는 걸까?
(...아니야)
(구름은, 바람에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조각구름은, 그대로 바람 가운데 녹고 있었다.
츠바메 「여기에 등장하고 있는 주작이라고 하는 건」
그것도, 어제오늘이지? 이전부터 수업을 받고 있었다면 몰라도...」
켄 「그건, 우연히 오늘 학교에 왔다가, 친구에게 꼬임당해서...」
츠바메「우연, 이네...」
그녀는 의심스런 눈길로 내 쪽을 바라봤다.
츠바메「여름방학인데, 네...」
켄 「알았습니다, 알았어요...」
「그럼, 분명, 우연이겠죠」
확실히,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선생님이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학원으로 왔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왔다.
오늘 쇼타를 만나지 않았다면, 수업을 받을 일은 없었을테니...
츠바메「우연, 이네...」
하지만, 나에 대한 그녀의 의심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것 같았다.
츠바메「뭐, 그런 건 어느쪽이라도 상관없지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탄산음료를 단숨에 다 마셨다.
츠바메「그런데, 켄군? 」
「다른 것도 몇개정도 질문이 있는데, 물어도 될까?」
켄 「그러시죠?」
츠바메「켄군은, 고교생인데, 왜 혼자서 살고 있는 거야?」
켄 「부모님이, 이사가버렸으니까요...
「저는, 태어난 것도 자란 것도 사쿠라미네지만... 작년 9월에, 아버지가 전근가게 되어서...」
츠바메「그래서 어머니도, 아버지와 함께?」
켄 「예...」
부활의 연습이 끝나고, 집에 돌아온 나는, 부모님과 셋이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크게 재미있는 것도 없는 버라이어티쇼를 보면서, 아버지는 살짝 웃으며, 그리고 당돌히, 이런 걸 말했다.
『올해 9월에, 전근가게 되었다...』
『엣?』
직속의 상사가 일으킨 사고의 책임을, 자신이 뒤집어쓰게 되었다... 라고, 아버지는 넌지시, 그런 내용을 이야기했다.
『어디로?』
내가 묻자, 아버지는 내가 모르는 지명을 입에 담고, 사쿠라미네로부터 대략의 거리를 가르쳐주었다.
ㅡㅡ필시, 비행기로도 수시간은 필요한 거리.
그런 장소로, 아버지는 이제 밀려나려고 하고 있다.
(좌천인가...)
나는 조금이지만 충격을 받았다.
『엄마와도 잘 상담해봤지만, 거기에, 새 집을 사게 되었다.』
『엣? 그럼, 이 집은?』
『팔려고 생각하는데...』
『뭐, 아빠도, 처음으로 산 집이고, 추억도 있지만...』
그것이, 아버지에게 허락된 보잘것 없는 저항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모든 추억을 버리고, 신촌■에의 희망을 구실삼는 것. ㅡㅡ많이 있는 이야기다.
『켄은 어떻게 할래?』
『어떻게 하냐, 니?』
『아빠들과 함께, 따라올거냐?』
『... ...』
『좋은 곳이야~? 자연이 가득 있다구? 야생 멧돼지가 있어!』
아버지는 매우 피곤해보이는 웃음을 지었다.
농담할 생각인가? 그렇지 않으면, 사실인 건가?
『그 이외의 선택지가, 있어?』
『아아, 없는 건 아니지만...』
역시 함께 오길 바란다고, 아버지는 말하고 싶어하는 듯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 다음 말을 잇지 않았다.
눈동자가, 뭔가를 겁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나는 이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나, 여기에 남을래』
『이미 완전히 하마사키학원에 친숙해졌고, 친구도 많이 있고, 부활도 그만두고 싶지 않고』
『그리고 이제와서 전학같은 거 해도, 그 쪽의 고교에는 1년하고 조금밖에 다니지 못하잖아?』
『집세 싼 낡은 아파트를 빌리고, 바이트도 하면, 생활비정도는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하고』
『괜찮아!』
『나, 이제 고2라구? 16세라고 하면, 옛날이면 성년식도 지나쳤을 나이인 걸』
나는 단숨에 그렇게 말했다.
크게 숨을 들이마쉬고, 아버지의 얼굴을 살짝 보았다.
『그런가...』
아버지는 웃고 있었다.
중학시절, 나를 거칠게 후려패던 아버지의 모습이, 이미 거기에는 없었다.
ㅡㅡ9월
부모님은 조용히 떠났다.
헤어질 때, 어머니는 나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안녕(さよなら)』
나는 일체의 감정을 담지 않고, 담담히,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이야기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꽉 다물고 아무것도 말하려 하지 않았다.
켄 「저, 일단 단언해 두겠는데요, 이것은 불행한 이야기도 아무것도 아니니까...」
츠바메「... ...」
켄 「저는, 그들이 이사간 것에 대해서, 정말 아무 생각하지 않고...」
켄 「그런 거, 아니에요...」
「저는 지금, 어느쪽이냐고 하면, 행복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왠지 모르지만, 나같은 녀석을, 좋아해주는 아이도, 곁에 있고...」
츠바메「그, 호타루짱이라고 하는, 여자아이?」
나는 다음에, 호타루에 대해서, 그녀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피아노의 일... 콩쿨의 일... 호타루와 사귀기 시작한, 그 계기까지...
츠바메「응, 대충 알았어.」
「켄군에 대해서도, 호타루짱에 대해서도, 그리고 네가 지금 안고 있는, 깊은 괴로움에 대해서도...」
켄 「괴로움? 저는 별로, 괴로움따위」
츠바메「숨기면 안 돼. ...나는, 알 수 있어」
「켄군은 지금, 자신의 능력을 잃고 있는 거야. 」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없는건지 어떤지 알지 못한채로」
「끝없는 넓은 초원 안에, 덩그러니 외토리로...」
켄 「... ...」
츠바메「내가 수업을 시작할 때 말했던 것, 기억해?」
「네가 걸을 수 있게 된 것은, 그 기술을, 스스로 배웠기 때문에... 」
「하지만 있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타고난, 능력...」
「켄군이 걸을 수 있는 것은, 걷는 능력을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럼 켄군이 하늘을 날 수 없는 것은? 」
「그 능력이, 켄군에게는 없었으니까 ... 그렇지?」
「똑같이 제비라는 새는, 대지를 걸을 수가 없는 거야」
「하늘을 날 수는 있어도, 사람처럼 걸을 수는 없어... 」
「아무리 노력해도 말야...」
(譯: 츠바메 = 제비입니다~; )
켄 「... ...」
츠바메「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
「그리고, 무엇을 할 수 없습니까?」
「그것을 모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지 않을까? 」
「끝없이 넓은 초원 안에, 덩그러니 외토리로...」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면, 앞으로 나아가세요」
선생의 말은, 내 마음을 강하게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
어쩐지, 내 마음이 꿰뚫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지...?
어째서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속사정을, 털어놓아버린거지?
깨닫고 보니, 나는 그녀를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어느새인가, 나는 선생의 페이스에 말려버린 걸지도 모른다.
전회의 수업에 뭐가 있었는지,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축구로부터 해방됨과 동시에 고교생활의 목적을 잃어버렸다.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좋은 건지도 알지 못하고, 다만 깊어가는 여름의 기색안에, 멍하니 몸을 맡긴 채 보내고 있었다.
아까 쇼타는, 나에게는 호타루가 있기 때문에 한가한 시간은 없을 거라고, 그렇게 말했었지만, 그건 착각이다.
호타루는 목전에 다다른 콩쿨의 2차 예선을 향해, 날마다 연습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미미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열심인 호타루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격렬히 초조감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나도, 뭔가 하지 않으면......』
몇번이고 몇번이고 중얼거리면서, 하지만 그 『뭔가』가 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무엇을 하면 되는 거지? 어디에 가면 되는 거지?
그렇지만, 수험이라고 하는 이벤트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려고 생각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초등학교 무렵부터 쭉 계속해왔던 축구도, 바로 지난번에 끝나버린 직후이고...
친구들은 모두, 예비교에 다니기 시작해, 놀 시간따위 없는 듯 하고...
그래서, 나는 바이트를 시작하기로 했던 것이다.
쇼타의 말에 따라, 수업을 받아보았던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나는 어쨌건간에,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뭘 할 수 있는 건지, 뭘 할 수 없는 건지,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어젯밤, 신군이 했던 말이, 문득 뇌리를 스쳐갔다.
피아노 앞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았다.
나는 교실 창가에 서서, 동쪽 하늘을 바라봤다.
달이 뜨기에는, 아직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 만남 ~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패밀리 레스토랑 『루색』
[s]
외관은, 어디에나 있는 일반적인 패밀리 레스토랑과 같다.
다만, 해안이란 장소에 의해서, 다소 주차장이 넓다.
주차장 안에는 벌써 20대정도의 차가 있었다.
벌써 상당한 손님이 와 있는 것 같다.
오전중 여기 면접보러 왔을 때에도, 상당히 손님이 찾아와 있었고, 역시 지금 계절이 가장 바쁜 것 같다.
손님이 많다, 그건 즉 일이 고생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시급은 850엔으로 고교생으로서는 꽤 높다.
(시간당 시급이 낮은 바이트보다는 나은가...)
지금부터 시작될 일에 대해 생각하면서, 나는 가게 안으로 발을 디뎠다.
조금 전까지의 열기는, 점내에선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 『터무니없이 더운 밖에서, 무척 냉방이 잘 된 건물안에 들어간다』라는 게 여름의 자그마한 즐거움의 하나다.
점장 「일단, 대기실에 들어가서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할까」
켄 「네」
점장 「오늘부터 아르바이트에 들어가는 사람이, 너 말고 한 명 더 있다」
「함께 설명하는 편이, 수고도 줄일 수 있고 말이지. 」
「보는 대로...」
라고 말하며 점내를 가리켰다.
플로어의 사람이 끊임없이 요리를 운반하거나, 먹고 남은 접시를 치우거나 하고있었다.
점장 「고양이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상태지」
켄 「뭔가, 엄청 대단하네요」
나는 솔직히 감상을 말했다.
점장 「음음. 처음은 좀 괴로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빨리 일에는 익숙해질테니까, 잘 부탁하네」
라고 말하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켄 「네」
점장 「야아~, 좋은 대답이다. 그럼, 갈까」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당황하며 의자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그 순간,
그녀의 무릎이 테이블에 부딪쳤다.
보고 있는 이쪽이 아파질 만큼의 기세였으므로, 나는 엉겁결에 말을 걸었다.
켄 「괜찮아?」
?? 「아, 괜찮... 습니다」
그렇게 말은 했지만, 상당히 아프겠지.
양손으로 무릎을 문지르고 있다.
켄 「*습포같은 거 있을까」
(*찜질용 약에 적셔진 천)
?? 「정말로 괜찮으니까요...」
켄 「그래?」
걱정스런 얼굴을 하고 있던 점장도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켄 「그럼 저부터...」
그리고 그녀도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켄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나도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소마양은, 겉모습에서의 느낌으로는 나보다 연하이려나?
특별히 동안은 아니지만, 신체가 작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되는 걸지도 모른다.
일은 크게 나누어 두 가지, 키친과 플로어가 있다.
키친은 부엌에서 손님에게 내는 요리를 만들고, 플로어는 접객을 담당한다.
나와 소마양이 담당하는 것은 플로어다.
내용은 손님을 자리에 안내하거나, 요리를 옮기거나, 또 먹고 남은 식기를 주방에 가지고 가거나...
그밖에도 회계나 화장실의 청소, 디저트 만들기등,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도 많은 일을 하는 것을 알았다.
제법 힘든 일 같다... 라고 멍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서 뭔가 소리가 들렸다.
보니, 소마양이 점장의 이야기를 노트에 적고 있다.
그녀는 내 시선을 눈치채자,
「...아까처럼, 덜렁대는 면도 있고」
라고 조금 부끄러운 듯 이야기했다.
대충 일의 설명이 끝나자 옷을 갈아입고, 실제로 일을 하게 되었다.
플로어, 키친 모두 풀가동 상태다.
(이럴 때, 갑자기 첫 일인가......)
신참병사가 갑자기, 총탄이 난비하는 최전선에 배치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긴장과 불안이 뒤섞인다.
소마양도 같은 생각인 듯, 걱정스레 중얼거린다.
점장 「처음은 뭔가 한두개정도로 줄여서 일을 시킬테니까...」
「그리고 모르는 것은 자꾸자꾸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도록」
그렇게 말을 남기고, 점장은 열기 가득한 주방으로 모습을 감췄다.
우선, 나와 소마양은 요리 운반과 식기 치우기를 담당하게 되었다.
소마양를 보자, 아직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듯 했다.
그녀의 긴장을 풀기 위해, 나는 내 불안을 억누르고 이야기했다.
켄 「괜찮아? 긴장된 모습인데?」
메구미「예에...」
켄 「괜찮아. 처음이니까 일할 수 없는 것도 당연하고, 『배우기보단 익숙해져라』라는 말도 있고. 어떻게든 되겠지」
이야기하고 있는 사이에, 그녀의 표정으로부터 굳음이 사라졌다.
이거라면, 괜찮겠지...
켄 「그러면, 힘내서 갈까!」
이렇게 해서 두 명의 신참병사가, 첫 출진을 맞았다.
(지쳤다...)
몸도 마음도 기진맥진한 나는, 대기실의 의자에 녹초가 되어있었다.
상상 이상으로 일이 격해서, 이거라면 축구 연습을 하고 있을 때가 편했을지도 모른다...
일하는 중에는 바쁘다고 생각할 틈도 없었다.
(시급 850으로는, 비율에 맞지 않을지도...)
나조차 이러하다.
소마양은 괜찮을런지...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이번은 강렬한 졸음이 몰려왔다.
아직 유니폼을 입고 있던 채로였지만, 난처하게도 갈아입을 기력이 없다.
좀 더 쉬고 나서 갈아입을까...
책상에 엎드린 채로 생각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얼굴을 들려고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 「괜찮냐, 신입」
켄 「... ...」
?? 「잠든 건가요?」
한 사람은 소마양같다.
또 한 사람은... 목소릴 들은 적이 있다.
플로어에는 없었던 인물... 실은 이미 짐작은 하고 있다.
신 「어이」
켄 「... ...」
신 「이봐」
켄 「... ...」
신 「하는 수 없구만...」
응? 어떻게 된 거지, 말이 그쳤는데...
뭔가 싫은 예감이...
켄 「우와아앗!?」
좌우의 겨드랑이에 흐르는 충격.
새로운 충격이 무릎을 강타했다.
무릎의 뼈 근처가 시큰시큰거린다.
이제야 소마양의 아픔을 알았다.
이건 상당히 아프다, 덕분에 잠에 취해있던 의식이 돌아왔다.
뒤를 보자, 주방의 흰 옷에 몸을 감싼 남자가 만족해하며 서 있었다.
「친절하게 깨워준 거다」
메구미「... 무릎, 아팠나요?」
켄 「...아니, 괜찮아...」
태연하게 그딴 말을 해댄다.
켄 「그건 친절하다고 하는 게 아냐...」
메구미「이나미씨는 굉장히 어른스러워서, 틀림없이 대학생일까 하고...」
신군이 야유하듯 덧붙였다.
소마양은 절대 아니라는 식으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나는 웃으며 알고 있다는 시선을 그녀에게 보냈다.
켄 「그것과 이건 전혀 달라요」
우리들의 대화를 이상하게 보고 있던 소마양이 신경쓰여, 이야기해 보기로 했다.
켄 「소마양, 일 어땠어?」
후우, 라고 한숨을 쉬는 그녀.
켄 「나는 솔직히, 그렇게까지 바쁘다고는 생각해지 않았는데;」
신 「지금이 제일 바쁠 시기니까. 하지만 익숙해지면 별 거 아니야」
켄 「이정도라면 싫어도 익숙해질 것 같지만 말이죠」
메구미「그렇네요. 하지만, 익숙해질 때까지가 큰 일일지도...」
더위도 상당히 누그러져있다.
소마양은 여기까지 전차로 오고 있으며, 사쿠라미네 역까지 걸어간다고 한다.
(밤길에 여자아이 혼자 가게 하는 것도 좀 그런데...)
★ 여기서 헤어진다
여기선 역도 가깝고, 괜찮겠지...
나는 그녀와 여기서 헤어지기로 했다.
켄 「그럼, 소마양」
메구미「아, 저는 이름으로 불러주시는 게 좋아요」
켄 「그렇다면 나도 이름으로 불러 줄래?」
켄 「그럼, 메구미짱, 또 봐」
[s]
[s]
~ 音色 ~
~ 음색 ~
소리를 지르면서, 벌떡 일어났다.
[s]
눈앞을, 굉장한 스피드로 뭔가가 지나쳐, 창밖으로 나갔다.
참매미였다... 아마도.
빨라서 잘 안 보였지만, 분명 방안에 비집고 들어와서 울고 있었을 거다.
그러니 소란스러울 수밖에...
켄 「역시, 다는 쪽이 좋을까, 망사창...」
그런 걸 중얼거리면서, 창쪽을 봤다.
벽걸이 시계가, 시계 속에 들어왔다.
시각은 10시를 지나고 있다.
켄 「젠장, 늦잠잤다...」
나는 당황하며 옷을 갈아입고, 아사나기장을 뛰쳐나왔다.
「 어ㅡ이! 토모야ㅡ!」
평소라면, 곧바로 달려들어올 터인 토모야가, 그곳에는 없었다.
개집안을 들여다봤지만, 이미 비어있었다.
켄 「설마...」
내가 너무 늦었기 때문에, 참지 못하고 도망가버린 걸지도 모른다.
켄 「어ㅡ이!」
다시 한 번 불러본다.
원래, 토모야는 아사나기장의 부지내에서, 풀어놓아 길러지고 있었다.
이 부지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책과 사철나무의 울타리로 둘러쌓여있지만, 토모야가 그럴 맘만 들면, 밖에 나오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큰일이다...)
행여나 해서, 나는 뜰 쪽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신 「이나켄이 늦잠자다니 별일이 다 있잖아. 」
「어때? 피로는 풀렸어?」
켄 「아니요, 아직...」
켄 「예, 그 아카테가니의 산란의 의미를, 겨우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저기, 그런 것보다...」
켄 「토모야, 모르나요?」
신군은, 선생님을 향해 설명했다.
켄 「어? 호타루가? 」
「온 겁니까? 여기에...」
신 「그려」
켄 「어째서?」
츠바메「켄군을, 만나러 온 거야」
켄 「그래서, 저를 깨우지 않고, 산책하러 간 건가요?」
조금 더 기다려본다
켄 「저, 잠깐 찾으러 가겠습니다」
나는 두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현관으로 향했다.
「『 이쪽은... 0.9.0.7.2.6...』」
나는 전화를 끊었다.
휴대전화를 잡고서, 해안으로 달렸다.
물가에는, 서퍼(surfer)나, 산책하는 노인이나, 물가에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있었다.
그러나 그 중에, 호타루로 추측되는 인물은 눈에 띄지 않았다.
나는 모래 위를 달리면서, 다시 호타루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譯: 메모리즈 오프1의 음악입니다^^ 아, 반가워라)
그러자 호타루의 전화가, 물가에 뒹굴고 있었다.
해안에 밀려올라온 물고기처럼, 조금씩 떨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물결에 씻겨진 모습은 아니고, 표면에 마른 모래가 달라붙어 있을뿐이었다.
나는 전화에서 모래를 털고, 디스플레이를 엄지손가락으로 닦았다.
착신있음의 문자가 표시되어 있다.
착신경력에는, 물론 내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자, 그 때...
디스플레이에는, 내가 잘 아는 이름이 기록되어 있었다.
『쇼탕』ㅡㅡ그건 나카모리 쇼타로부터 온 전화였다.
호타루는 쇼타를 『쇼탕』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나는 떨리는 휴대전화를 잡으면서, 받을지 말지 잠깐 헤맸다.
몇 번 그녀와는 말했었는데, 사람의 전화를 멋대로 받는 것은 매너위반이지.
그리고... 잘 말하기 힘든 복잡한 생각이, 가슴 속에 소용돌이쳤다.
얼굴을 들자, 한 마리의 개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무서운 기세로 가까워오는 것이 보였다.
토모야였다.
토모야는 그 기세 그대로 내 배에 날아차기를 먹이고, 넓적다리를 벅벅 긁었다.
그 뒤를 쫓듯, 호타루가 휘청휘청 비틀거리면서, 모래사장을 달려온다.
정신차리고 보니, 이미 전화는 끊어져있다.
호타루는 내 앞에 멈춰서서, 몸을 구부리고 숨을 골랐다.
켄 「혹시... 이거 말야?」
나는 호타루의 휴대전화를 내보였다.
괴로운 듯 신체를 일으키면서, 호타루는 이마의 땀을 닦았다.
켄 「떨어져있었어, 바로 저기...」
호타루「그럴 수가!」
켄 「진짜야.」
「참나. 내가 줍지 않았으면, 지금쯤 파도에 휩쓸리고 있었을지도 몰라」
나는 그렇게 말하고, 휴대전화를 호타루에게 돌려주었다.
「토모야와 놀고 있다 보니, 어느새인가 떨어뜨려버린 모양이라...」
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호타루「계속 토모야와 함께 찾았지만, 전혀 찾지 못했어. 」
휴대전화를 가슴에 대고, 호타루는 미소지었다.
나는 쇼타로부터 전화가 온 것을...
알리는 건 그만둔다
호타루「에? 쇼탕한테? 뭐라고?」
켄 「아니, 받지는 않았는데... 」
「멋대로 받으면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호타루「왜?」
켄 「음... 왜지?」
켄 「어?」
호타루「쇼타와 호타루의 사이에, 뭔가 있는 게 아닐까라고... 그렇게 생각한 거지?」
켄 「아, 아니야, 그런 거...」
켄 「... ...」
켄 「일, 이라니?」
호타루「그건... 지금은 비밀! 」
「하지만, 켄짱이 걱정할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호타루는 쭉... 」
호타루「자, 돌아가자~, 토모야~!」
모래를 차면서, 호타루가 해변을 달려간다.
토모야는 『컁캉』 짖으면서, 그 뒤를 쫓아간다.
「이거 그 때와, 반대네?」
켄: 「그 때?」
「아아, 과연... 」
「확실히 그 때와 반대구나?」
호타루는 지금부터, 학교에 가 피아노의 연습을 할 거라고 말했다.
떠날 때, 호타루는 생각난 것처럼 이런 걸 말했다.
켄 「응, 좋아!」
나는 시원스레 대답했다.
아사나기장에 도착할 때까지, 토모야는 아쉬운 듯, 몇번이나 몇번이나 역쪽을 돌아보곤 했다.
~ 하늘을 나는 물고기. 1 ~
신 「*타츠타 튀김 1ㅡ4에 부탁해」
*기름에 튀긴 순수 튀김(?)
[s]
(*기름에 튀긴 순수 튀김(?))
켄 「알겠습~니다」
변함없이 가게는 대성황이다.
라고 할까 그런 것을 생각할 틈도 없이 손님이 내점해, 차례차례로 주문이 들어온다.
그에 따라 끊임없이 요리는 나온다.
문자 그대로 눈이 돌 것 같이 바쁘다.
(아무리 여름이라고 해도...)
분주히 움직이면서 머리의 한 구석에서 생각한다.
(해안의 패밀리 레스토랑이 이렇게까지 혼잡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주방에서 요리가 나오는 장소, 통칭 데샤프.
그곳에 서 있는 신군의 큰 목소리가 들린다.
신 「햄버그와 새우플라이 3개 나왔나? 나왔네? OK, 그럼 그거 전부 1번 앞에 놔두고」
「점장, 쌀, 밥지어 주세요ㅡ!」
「2ㅡ5의 도리아는!? 가능하면 빨리 부탁해! 플로어씨, 미안하지만 2ㅡ5의 도리아 조금 늦겠어!」
플로어와 달리, 키친은 굉장한 열기다.
일단, 냉방도 하고 있지만, 요리에 사용하는 불이나 기름의 열에다가, 원래도 기온이 높은 탓에 거의 효과가 없었다.
요리를 가지러 갈 때마다 키친의 열기가 전해져온다.
그런 작열하는 키친에 비하면 확실히 플로어쪽은 단연 시원하지만, 손님에게 불만을 듣게 되는 것이 플로어의 사람이다.
환경적으로 편한 건 플로어, 정신적으로 편한 건 키친, 이라는 느낌이다.
시계를 흘낏 봤다.
오후 8시를 지나도, 전혀 손님의 기세는 약해지지 않는다.
켄 「어서 오십시오!!」
라고 나는 반쯤 자포자기로 소리를 질렀다.
켄 「뭐죠?」
신 「『하늘을 나는 물고기』를 본 적 있냐?」
켄 「식재료의, 날치 말입니까?」
신 「아니, 틀려... 『하늘을 나는 물고기』다...」
켄 「무, 무슨 말인지...」
신 「실은, 내 지인(知人)이 인터넷에서 발견한 정보인데...」
「하늘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가 있는 것 같아. 목격증언이, 계속해서 넷(NET)에 올라오고 있어」
켄 「물고기가 맞답니까, 그건」
켄 「...역설해도」
신 「그래서다. 그건 때로, 열렸다가 닫혔다가 하면서, 하늘을 굽어가듯 헤엄쳐간다는 이야기다」
켄 「뭡니까, 그거... 열렸다가 닫혔다가, 라는 건」
켄 「하아?」
신 「발걸음처럼, 척척, 열렸다가 닫혔다가... 」
「그렇게 헤엄치는 거다」
나는 상상해봤다.
...뭔가 이해가 안 간다.
켄 「정말로 생물입니까, 그거」
신 「아아, 이나켄, 발견하면 알려 줘? 금일봉을 줄 듯 하니까」
켄 「결국, 눈에 들어오는 건 그건가요?」
점장 「응? 뭐하냐, 즐거운 것 같구만.」
「 ...새로이 세 분, 들어오고 있어」
힘쓰는 일
점장 「이나미군과 소마양, 배송왔으니까 정리해 주겠어?」
[s]
켄 「알겠습니다ㅡ」
가게에 보내져 온 컨테이너에는, 식재료가 산처럼 실려있다.
게다가 그것이 몇개나 있기 때문에 큰일이다.
대체적으로는 주방용의 식재료들이지만, 플로어쪽 짐도 몇 개인가 있다.
아이스크림, 드링크류, 술등이 그거다.
켄 「이건 정말...」
메구미「...상당히 많네요」
드링크 원액 부대가 잔뜩.
술도 상당히 있다.
요즘의 이상한 더위 때문인지, 음료관계의 소비가 특히 격심하다고 점장이 말했 었다.
그 외, 디저트용의 생크림등 여러가지.
조금 할 맘이 없어져버린다.
켄 「상당히 많군」
메구미짱의 말에, 내 의욕이 조금 부활했다.
켄 「그것도 그렇군. 그럼 얼른 시작할까」
그런 작업의 반복이지만, 역시 둘이서 하면 현격히 빠르다.
순식간에 컨테이너에서 식재료가 없어져간다.
그리고, 남은 건 맥주탱크만이 되었다.
메구미짱이 양손으로 들려고 했지만, 탱크는 마루에서 전혀 뜨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도전해 봤지만, 역시 들 수는 없었다.
힘을 준 탓에,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있다.
★ 조금 더 지켜본다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그 광경을, 나는 조금 더 지켜보고 있기로 했다.
역시, 메구미짱이 아무리 힘을 줘도, 탱크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적당히 바꿔주는 쪽이 좋으려나)
내가 바꿔주려고 한 그 때...
신군은, 메구미짱이 옮기려고 하던 탱크를 잡고, 비스듬히 기울여, 그대로 회전시켰다.
데굴데굴데굴...
그러자, 아까까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던 탱크가, 순식간에 점내로 사라져갔다.
켄 「그럼, 제가 말할 때는?」
둘이 결탁한 거 아냐?
켄 「뒤는 나에게 맡기고, 메구미짱 가도 돼」
신 「그럼, 나도 돌아갈 테니까, 힘내도록」
켄 「고마워요」
콘택트
가게를 나가는 가족동반의 뒷모습을 보며 인사하고, 나는 살짝 시계로 눈을 돌렸다.
[s]
(슬슬 교대시간이군...)
켄 「어라, 신군, 오늘은 벌써 끝난 겁니까?」
신 「그래, 조금 할 일이 있으니까, 빨리 끝내주기로 된 거다」
켄 「아아, 과연」
신 「그런데 말야, 저쪽 창가 자리에 있는 아가씨, 봤어? 조금 귀엽지 않아?」
켄 「예...?」
하지만, 조금 거리도 있고, 그 아가씨가 창쪽을 바라보고 있는 탓도 있어서, 얼굴 까지는 잘 알 수 없었다.
켄 「잘 안 보여요」
「으ㅡ음...」
신군은 잠시 뭔가 생각에 잠겼다.
신 「좋아」
짝, 하고 손을 쳤다.
켄 「뭡니까?」
켄 「...가까이 가려고?」
신군은 그렇게 말하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포트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홀에 나가려고 하는 신군을, 나는 세웠다.
신 「응? 왜 그러는 거야. 너도 가고 싶은 거냐?」
켄 「아니... 그 차림으로 가는 건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해서. 」
「점장이라던가에게 들켜버리면, 아마 시끄러울 거에요」
신 「...그것도 그렇군」
켄 「제가 대신 가겠습니다」
켄 「안됩니다. 오늘 일은 이미 끝났잖아요?」
신 「칫... 완고한 말 하지 마라」
신군의 마음에 든 사람을, 확인해 보고 싶다는 마음도 조금은 있었다.
켄 「손님, 커피 추가는 어떠십니까?」
?? 「아,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과연.
신군의 취향일지도 모르겠구만.
켄 「앗, 아니, 실례했습니다」
한순간, 일을 잊어버렸다.
나는 얼버무리듯 커피를 따랐다.
꽤나 느낌이 좋은 아가씨로군.
일이고, 당연한 걸 하고 있을 뿐이지만...
역시, 답례를 들을 수 있다는 건 기쁜 일이다.
켄 「천천히 즐기시길」
★ 그런가?
확실히...
켄 「으음, 보통이지 않나요?」
신 「역시, 타루타루쪽이 귀엽냐?」
켄 「그,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
신군은 왠지 비난의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켄 「아, 정말입니까? 그런 건 빨랑 말해주세요」
신 「아아, 미안미안.」
「 그럼, 먼저」
켄 「네. 그럼, 수고하셨습니다」
[s]
온디느
일요일이기도 해서, 풀은 엄청난 손님으로 떠들썩했다.
[s]
비명과 웃음소리와 물이 튀는 소리가 뒤섞여서,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소란스러웠다.
나는 정직히, 여기에 온 걸 후회하고 있다.
어깨를 밀치며 돌아보자, 호타루가 웃는 얼굴로 서 있었다.
호타루「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물총을 왼손에 쥐고, 호타루는 포복절도하고 있다.
켄 「행복한 보이는구만, 호타루는...」
호타루「에? 뭐라고뭐라고? 잘 안들렸어」
켄 「그러니까, 행복한 것 같다고」
퓨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웅!
호타루가 발사한 물이, 내 안면에 직격했다.
호타루「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켄 「저, 저기 말야, 호타루...」
호타루「뭐~야, 켄짱?」
켄 「2차예선까지, 앞으로 며칠이었지?」
호타루「에? 2차예... 뭐?」
켄 「콩쿨 말이야. 」
「나가잖아? ㅡㅡ2차 예선(にじよせん)」
호타루「아아~, 네네네... 『안 나가, 임신선(にんしんせん)』」
「그런데, 누가 임신선(姙娠線)이야, 멍청이~!」
퓨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웅!
호타루「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하하핫... 하하핫... 하(は)가 6(む)개, 하움(はむ)!」
호타루는 내 팔을, 하움 하고 물었다.
켄 「... ...」
말도 안 나온다.
수영복과 목욕수건과 루트꼬마안약을 지참하고...
호타루「저기저기, 풀에 가자, 푸울!」
「즐거울 꺼야~?, 풀」
「시원(のうりょう)할 꺼야~?, 풀」
「양털(ようもう)일 꺼야~?, 풀」
「그건 울(Wool)이란 거고!」
「만세~, 정말, 켄짱도 참~♪」
그 기세에 압도되어, 사고정지에 빠진 나는, 알아차렸을 때는 여기 ㅡㅡ 시민풀장에 와 있었다.
나는 풀 사이드에 앉아 있었다.
호타루는 내 옆에 자리잡고 앉아서, 파샤파샤하고 물을 차고 있다.
켄 「피아노, 연습 안해도 괜찮아?」
나는 그렇게 물어보았다.
호타루「그러니까, 아까도 말했었잖아? 」
「피아노.콩쿨.2차예선 ㅡㅡ이 세가지 말은, 오늘은 『금구(禁句)』야!
켄 「그런 소리해도...」
호타루는 물총의 총구를, 내 귀로 향했다.
『싫은 거』 ㅡㅡ나는 호타루의 그 말이 약간 마음에 걸렸다.
평상시에는 그렇게 느긋하게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는데... 역시 연습이 되면 사정이 달라지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원래 호타루는 무엇을 위해 콩쿨에 출장하는 걸까?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그렇지 않으면, 장래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한 발판으로서?
어느 쪽이던지, 어쩐지 이해가 안 갔다.
호타루는 원래,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아하기 때문에, 단지 그 것만의 이유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던 건가?
그렇다면, 어째서 콩쿨같은 것에...
켄 「저기, 호타루?」
나는 그걸 호타루에게 물으려고 했다가, 하지만 말을 삼켰다.
3가지의 금구가, 머리에 떠오른 거다.
호타루가 내 얼굴을 쳐다본다.
나는 순간적으로, 한 손으로 호타루의 발목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호타루의 등을 밀었다.
호타루「꺄앗!」
켄 「아까의 보답이다!」
그렇게 말하고, 호타루는 물 속에서 물총을 꺼냈다.
퓨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웅!
켄 「제,제,제... 제길!!!!」
소릴 지르며, 나는 풀로 뛰어들었다.
어느새인가, 싫은 일따윈 전부 잊었다.
나는, 호타루와 손잡고 해변의 산책길을, 한가로이 걷고 있었다.
호타루「즐거웠지? 풀」
텅 빈 물총을, 중지로 빙글빙글 돌리면서 호타루는 나에게 물었다.
켄 「응, 즐거웠어」
켄 「... ...」
켄 「아니」
「...그렇게, 기운없어, 보였어?」
「부활이 끝나고 나서, 혼이 빠진 인형처럼...」
켄 「인형에는, 처음부터 혼이 없잖아?」
그렇게 말하면, 전에도 나는 비슷한 소릴, 들었던 적이 있다.
『허수아비처럼 우뚝 서서, 뭐하고 있어?』
초등학교때, 첫사랑의 여자아이에게 들었던 말.
그 『허수아비』라고 말한 프레셔가, 당시의 나에게는 신선하게, 쇼크로, 지금도 그 여자애의 말은 머리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그 때도 나는, 목적을 잃어버린 채 꼼짝 못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알지 못하게 되자, 나는 인형처럼, 그 장소에 내내 멈춰 서버린 거다.
무언가를 구하려 발버둥치거나, 바로 다른 방향으로 발을 돌리거나, 그런 것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성격이었던 거였겠지.
질 나쁜 성격이다 라고 난 생각했다.
나는 호타루에게 털어놓았다.
호타루「첫사랑의 여자애라니... 그거, 몇 살때?」
켄 「초등학교 4학년 쯤, 였을까」
호타루「상대의 이름은?」
켄 「미야타 리에(宮田利枝)라는, 한 살 연상의 여자애」
「초등4학년에 있었을 때, 나는 현지의 사커클럽 『제츠(ジェッツ)』에 입부했어.」
「제츠에는, 수는 작았지만, 여자애도 소속되어 있었고...」
호타루「그 중 한 사람이, 미야타 리에짱이었었구나」
켄 「응...」
「한 눈에 반했... 었지만... 퇴짜맞아서...」
호타루「어떻게 해서?」
켄 「그녀의 생일에 선물을 가지고, 집에 갔어」
「선물은 확실히... 쿠마보라고 하는, 캐릭터의, 학용품이였었던가? 」
「아니, 손수건이었을지도 모르고, 양말이었을지도 몰라」
「하여간, 그 정도의 평범한 물건이었던 건 틀림없어. 」
「그 때의 나에게는, 그게 한계였고, 최대한이었어」
켄 「응, 귀여운 애는 아니었지만, 했던 짓은, 의외로 귀여웠다고 생각해」
「친척의 결혼식에 썼던, 반바지의 슈트같은 걸 입어버리기도 하고 말이지.
넥타이같은 건, 매는 법을 몰랐으니까, 형태만 매듭이었고」
호타루는 입 주위에 손을 얹고, 억지로 참는 것처럼 웃고 있었다.
켄 「그런 어딘가의 바보자식같은 모습으로, 나는 그녀의 집에 갔지.」
「떨리는 손끝으로 인터폰을 누르고, 그녀가 안에서 나오고...」
「『생일 축하해』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선물을 건넸었어.」
「그러자 그녀가, 뭐라 말했을 것 같아?」
켄 「『충분해요』라고... 」
(譯: 마음만으로 충분해요...겠죠)
「그래서, 내가 입을 다물고 있자, 그녀는 최후로, 확인하듯 한 마디...」
「『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러니까, 이 선물은 받을 수 없어요』라고...」
켄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역시 선물은 봉제인형으로 해야 했었다』 라던가, 『이 옷차림이 나빴던 게 아닐까』라던가...」
「거절당한 것과는 아무 인과관계도 없는, 그런 것을 후회하거나 하고...
그녀가 집 안에 들어가버렸어도, 계속 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어」
호타루「... ...」
켄 「그리고 나서, 얼마정도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이 어두워 졌을 때, 그녀는 다시 한 번 밖에 나와, 이렇게 말했었어」
「『허수아비처럼 우뚝 서서, 뭐하고 있나요?』」
호타루「... ...
「즉 나는, 에또... 뭐가 말하고 싶었는가 하면... 」
「뭐가 말하고 싶은 거지?」
「간추리면 켄짱은, 또 실연당해버렸다」
켄 「또?」
켄 「???」
호타루「켄짱은, 축구를 사랑하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아직까지도 켄짱은, 문 앞에 서있어」
오늘은 걷고 싶은 기분이었다.
아직, 바이트에 가기까지는 여유가 있으니까, 나는, 호타루를 집까지 바래다 주기로 했다.
여기서 아이오카역의 호타루의 집까지는, 2km인가 3km인가, 그 정도의 거리였다.
그리고 잠시 걸었을 쯤, 길 저편에 토우리바시(登波離橋)가 보여왔다.
옛날에는, 모래톱에 있는 제방을 중심으로, 양안으로 2개의 다리가 놓여있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하나의 긴 다리만이 놓여있다.
그리고...
실은 무엇을 숨기랴, 호타루에게 고백받은 장소가, 이 다리 위였다.
나는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떨어뜨려버렸다.
그걸 주운 게 호타루였다.
켄 「고마워」
한 마디만 남기고 돌아서려는 나를 향해, 호타루는 이렇게 말했다.
호타루「번호... 가르쳐주면 좋겠는데...」
켄 「엣? 어째서?」
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라운드를 달리는 내 모습에 전부터 반했다』라는 그런 말을, 호타루는 그 때 털어놓았다.
그 『그 때』란 건, 호타루가 내 전화를 주웠을 때를 말한 거였다.
어제는, 확실히 그 때와, 반대였었다.
호타루「저기저기, 봐봐 봐봐, 켄짱」
호타루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포켓에서 꺼내서, 그 디스플레이를 나에게 보여줬다.
대기화면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건, 나와 호타루가 나란히 찍혀있는 화상이었다.
작은 사각형의 화면 안에, 둘은 최고의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 행복은, 당장이라도 넘쳐 흘러올 듯...
나는, 이걸 찍었을 때를, 아련히 떠올렸다.
발렌타인데이 오후였다.
토우리교의 고백으로부터, 2개월이 지났다.
전날에 내린 눈 탓에, 그라운드가 사용금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방과 후, 호타루는 아사나기장에 찾아왔다.
아사나기장의 뜰에는,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않은 채로 새 눈이 쌓여있었다.
호타루는 눈을 흩뜨러뜨리면서 뜰의 중앙으로 달려가...
호타루「해냈다~♪일번으로 밟았다~♪」
돌아보며, 천진하게 웃었다.
나는, 호타루가 밟은 눈 위를 덧칠하듯 걸어, 그녀 앞에 섰다.
호타루「자, 선물♪」
호타루가 건넨 것은, 손바닥 위에 올라갈 정도의 작은 상자와, 하나 더... 신문지정도로 큰, 거대한 봉투였다.
호타루「열어 봐?」
나는 두 개의 선물을 손에 들고, 긴 의자에 자리잡고 앉았다.
올려보자, 구멍뚫린 듯한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어제까지의 대설이, 거짓말같은 맑은 하늘이었다.
지붕에 쌓여있던 눈이 녹아, 처마에서 뚝뚝 하고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호타루「정말... 어서, 열어 보라니까~...」
호타루는 내 옆에 자리잡고 앉아서, 안절부절 못한 모습으로 그렇게 말했다.
ㅡㅡ작은 상자.
그 안에 들어있던 건, 눈처럼 하얀 쵸콜렛이었다.
ㅡㅡ커다란 봉투.
그 안에 쌓여있던 건, 하늘색의, 손으로 짠 스웨터였다.
켄 「작네, 이 화이트쵸코」
호타루「으, 응... 실패... 해버려서...」
켄 「그리고 이 스웨터는, 눈사람이 입을 거야?」
호타루「하, 하지만... 치수라던가 재지 않았으니까...
대는 소를 겸한다고, 하잖아?」
켄 「그렇다고 쳐도 이건... 너무 큰 게...」
말하면서, 나는 부시럭부시럭 스웨터를 입어봤다.
켄 「자, 이건 마치, 비옷(合羽,캇파)이다」
호타루「*캇파(河童)?」
(*일본 고전 이야기속에 많이 나오는 괴물개구리(?))
켄 「캇파가 아니라, 에또... 레인코트 말야」
호타루「너무ㅡ해, 모처럼 만들었는데...」
무슷 하고 뺨을 부풀리고, 호타루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서먹서먹한 침묵...
나는, 긴 의자에 놓아둔 한입 크기의 화이트 쵸코를, 입안에 가득 넣었다.
헐렁헐렁한 소매를 흔들거리면서, 멍하니 하늘을 올려봤다.
하늘색은, 깊고, 짙고, 넓고, 막힘없이, 빛나 보였다.
맑은 하늘에 관계없이, 쌓인 눈 탓에, 밖의 공기는 선선하게 얼 듯 했다.
와들와들, 옆의 호타루가 어깨를 떨고 있음을 알았다.
나는, 스웨터의 옷자락을 벌려, 그녀의 머리부터 푹 덮어씌워주었다.
호타루「꺅」
한 장의 스웨터 안에서, 우리들은 몸을 맞대고, 입술을 겹쳤다.
으깨진 화이트쵸코의, 그 한 조각이, 호타루의 입안에 스륵 빨려들어갔다.
호타루「...달콤~해...」
그대로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단지 가만히 하늘을 바라봤다.
높고 티없이 맑은 푸른 하늘에, 한 덩어리의 구름이 느긋하고 한가롭게 흘러 가고 있었다.
호타루「호, 호, 호타루 코이♪」
「이 쪽의 물~은, 달콤하지♪」
「켄짱? 곤충의 반디는, 정말로 달콤한 물이 좋은 걸까?」
(譯: 호타루의 뜻이 반디입니다^; 츠바메는 제비고)
켄 「글쎄, 어떨까?」
호타루「호타루는, 달콤한 게 너무 좋아」
켄 「응... ...」
호타루「켄짱도, 달콤하니까 너무 좋아」
켄 「에?」
호타루「켄짱의 냄새, 달콤하니까」
호타루는 내 목덜미에 코를 댔다.
나는 간지러워서, 몸을 뒤로 젖혔다.
호타루「저기, 켄짱? 사진 찍을까?」
켄 「사진?」
호타루는 주머니에서 1회용 카메라를 꺼냈다.
왼손을 힘껏 뻗어서 렌즈를 이쪽으로 향하고, 셔터를 눌렀다.
[s]
「현상한 사진을, 스캐너라던가 하는 것으로, 컴퓨터에 집어넣고서... 」
「호타루, 컴퓨터에 대한 것이라던가는 전혀 모르니까」
켄 「그게 어제 말했던 『비밀 일』?」
호타루「응.」
호타루는 자랑스러운 듯, 휴대전화를 내보였다.
나는...
창피하니까 그만 뒀으면 했다
조금 부러웠다.
한순간, 쇼타에게 부탁해서, 내 휴대전화에도 할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내 휴대전화에는, 화상을 넣을 수 있는 기능이 붙어있지 않았다.
켄 「좋겠다...」
가늘게, 중얼거렸다.
「헤헹~이다♪ 좋겠지 좋겠지~♪」
여봐란 듯이, 호타루는 휴대전화를 과시했다.
집 앞에 도착하자, 호타루가 뭔가 생각난 듯, 말을 걸었다.
켄 「왜 그래?」
「혹시지만, 이따가 언니랑 함께 갈 지도 모르니까」
켄 「언니라면... 시즈루(靜流)상? 이랄 게 아니라, 그 이외에는 없나」
시즈루상과는 호타루네 집에서 몇 번인가 얼굴을 마주친 적이 있다.
가끔 손으로 만든 과자를 내와서, 호타루와 함께 대접받았던 거다.
켄 「그래서 몇 시쯤?」
호타루「지금부터, 함께 쇼핑가고 나서니까...」
「빨라도 8시정도이려나?」
켄 「알았어. 그럼, 즐겁게 기다릴테니까」
나는 전차를 타기 위해, 아이오카역으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수프와 자매
오늘도 루색은 여전히, 눈이 돌아갈 정도로 바빴다.
[s]
아니, 그 이상이라고 말해도 좋겠지...
손님 「아, 참치덮밥 셋, *탄도리 치킨 둘 부탁해」
(*인도식으로 양념을 발라 구운 통닭)
켄 「모시겠습니다.」
신 「제대로 쉴 수 있으려나」
켄 「... 의심스럽군요」
손님 「레몬 샤베트 추가 부탁해」
켄 「네, 지금 곧」
쿵쾅쿵쾅...
손님 「이쪽의 *아라비아타, 아직 오지 않았는데」
(*아라비아식 파스타(스파게티))
켄 「정말 죄송합니다」
손님 「빨리 해 주지 않겠어?」
켄 「넷」
쿵쾅쿵쾅...
손님 「꺗, 물 엎질러버렸다. 미안해요, 닦아주시겠어요?」
(...오늘은 액날인가?)
켄 「네, 지금 곧」
이래선 내가 휴식에 들어가는 것따윈, 아직 먼 앞일이 되겠구만.
나는 식기를 물리면서 한숨을 쉬었다.
얼마 안 있으면 손님이 들어오는 게 일단락될 때지.
켄 「아, 네」
이라곤 하더라도, 벌써, 휴식에 들어갈 예정시간에서 상당히 지나고 있다.
이러면 휴식 후, 조금만 일하고 나면 돌아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군...
나는 메구미짱과 얼굴을 마주봤다.
켄 「메구미짱, 먼저 쉬어도 좋아」
켄 「괜찮다니까. 오늘은 손님도 많았으니, 피곤하잖아?」
「앗!」
시즈루「수고했어, 켄군. 비어있는 거지?」
켄 「마침 손님의 발이 끊긴 참입니다」
둘의 얼굴을 보자 뺨이 살짝 상기되어있다.
(그러고 보니, 쇼핑 갔었었지.)
그 생각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호타루들의 양손에는 봉투가 잔뜩 있었다.
메구미「저, 괜찮으니까 먼저 쉬세요」
메구미짱이 쿡하고 웃었다.
켄 「미안. 그럼, 말대로 할게」
「아, 빈 자리, 상당히 많으니까 마음에 드는 곳에 앉아. 나도 지금부터 쉴 테니까, 함께 하자」
신군이 꾸국 주먹을 쥐었다.
켄 「알았어요」
신군은 내 말에 『응응』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주방으로 돌아갔다.
(어라? 신군, 시즈루상을 알고 있는 건가?)
뭐, 그 신군이다. 귀여운 여자에 대한 데이터량은 얕볼 수 없어.
필시 시즈루상에 대한 것도, 어딘가에서 체크하고 있는 거겠지.
켄 「그렇다고 해도 조금 늦었네?」
켄 「오늘은 이제 오지 않는 건가라고 생각했다구?」
켄 「그럴 리 없잖아요.」
「하지만, 오늘은 바빴으니까, 늦게 와 줘서 조금 살았어요」
켄 「우왓」
갑자기 시즈루상이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켄 「호타루... 평소에 맨날 응석받게 하지...」
켄 「예이예이」
항상 그렇지만, 정말로 사이좋은 자매로구나.
호타루「응ㅡ, 밖이 굉장히 더웠으니까, 뭔가 찬 게 좋겠네. 다음은 샌드위치나 뭔가로」
켄 「찬 거? 그럼... 이 부근에 있는 게 추천이야」
호타루「*스무지?」
(*과일의 과즙을 베이스로, 얼음과 우유를 같이 넣고 갈아 만든 음료)
켄 「최근 그랑베리 스무지가 들어왔는데, 상당히 평판이 좋아」
(실습?)
시즈루상, 뭔가 하고 있는 건가.
대학은 여름방학에 들어갔을 테고, 특별히 실습이 있는 걸 전공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뭐, 됐나)
켄 「위시소워즈나 호박수프이려나」
시즈루「어느쪽이 추천?」
켄 「그렇지요... ...」
★ 인기있는 호박수프
켄 「호박수프쪽이 인기있는듯 해요」
내 미각으론 『조금 달려나?』라는 생각이지만, 여성손님에게는 호박수프쪽이 인기가 높았다.
켄 「그랑베리 스무지와 호박수프를」
메구미「네. 그랑베리 스무지 하나와 호박수프 하나로군요」
켄 「다음은... 샌드위치 둘」
메구미짱은 주문을 다 받고 물러갔다.
호타루「예쁜 색...」
시즈루「맛있을 것 같네」
켄 「시즈루상도 마실래요?」
시즈루「또 그 사이에. 잘 먹겠습니다」
호타루「잘 먹겠습니다」
둘이서 같은 타이밍에 합장한 것이 묘하게 귀여웠다.
나도 내 식사에 손을 옮겼다.
샌드위치를 손에 잡고, 입으로 옮긴다.
켄 「하아아아, 위에 뭔가 들어가는 것만으로, 완전히 달라져」
호타루「그렇게 배가 고팠던 거야?」
켄 「오늘은 대단히 손님이 많이 와서, 기진맥진했으니까」
시즈루「그래서 그렇게 피곤했던 거구나. 수고했어」
「그럴 때는 역시, 팡 하고 기합을 넣어주어도 좋을지도 모르겠네. 반드시 기운이 날거야」
(팡 하고 기합이라니...)
켄 「에, 에또... 맞는다는 건가요?」
시즈루「그게 아니라, 기합이야. 기합!」
켄 「근성포즈가 무서운데요...」
호타루「앗, 언니!」
호타루가 어째선지 어수선하게 이야기를 비집고 들어와, 이야기를 끊으려고 했다.
호타루「어, 언니. 이 스무지, 맛있네?」
켄 「올해의 스무지중에 가장 인기있으니까」
호타루「언니, 맛있어」
호타루가 자신의 글래스를 시즈루씨쪽으로 조금 움직여 놓았다.
시즈루상은 재촉받는 채로, 글래스의 내용물을 한 입 맛보았다.
간신히 호타루의 계략은 잘 되어서, 시즈루상은 『기합』의 이야기는 잊어준 것 같다.
시즈루「아, 정말. 여기는 차가운 것들의 맛이 좋은 것 같네. 이쪽의 수프도 마실래?」
호타루「으응, 그 수프는 달지 않고」
시즈루「그럼, 달콤한 수프, 다음에 만들어 줄까. 후르츠수프라면, 달콤하면서도 맛있는 거, 많이 있고」
켄 「에...엣」
시즈루「앗, 안 믿네. 후르츠수프는 유행하고 있으니까. 호타루, 다음에 새로 만들 때에는 켄군도 데려오도록 해」
호타루 「응」
수프와 『달다』는 말을 결부시켜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건, 내가 이상한 걸까.
우우... 마음이 무겁군.
호타루「하지만, 언니 요리 잘하니까, 후르츠 스프도, 정말 맛있게 만들어줄 거야?」
켄 「그렇군」
호타루「지금, 언니, 여름철 메뉴에 집중하고 있으니까, 호타루도 맛보기에 협력하고 있어」
「피아노를 치고 나서, 언제나 언니의 디저트를 먹을 수 있어」
신 「크으으윽, 부러워라!」
!?
켄 「신군 언제부터 거기에!?」
신 「나도 잠깐 휴식이다」
그렇게 말하고, 신군은 당연하다는 듯 내 옆에 앉아버렸다.
시즈루「아, 이나호군. 오랫만이네」
신 「오랫만이네요, 시즈루씨. 오늘도 아름다우시군요」
시즈루「변함없네, 이나호군은」
켄 「저기, 두사람 다 아는 사이였나요?」
시즈루「몰랐었던 걸까. 나, 고교는 스미소라였으니까」
신군이 스미소라에 다니고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시즈루상과 아는 사이였다는 건 몰랐다...
확실히, 메구미짱도 스미소라였고, 스미소라 관계자가 많은 건지도 모르겠는데...
하지만, 신군은 시즈루씨가 스미소라에 다니고 있었을 때는, 아직, 중학생이었을 텐데...
켄 「스미소라의 제복, 이라면 역시 귀엽다는 평판이로군요...」
나는 제복차림의 시즈루상에 대한 상상을 시도했다.
그 순간, 호타루가 내 발을 마음껏 찼다.
호타루「정말, 켄짱도. 천박한 상상했지」
켄 「...호타루에게도 스미소라의 제복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네」
호타루「엣, 정말? 와~이, 기뻐라. 스미소라의 제복, 괘 좋아해」
... 입는 게 자신이면 되는 거냐...
그 방면의 여심은 잘 모르겠구만...
신 「시즈루씨, 그게 또 제복이 잘 어울려서 말이지, 학원제의 사진같은 게 잘 팔렸거든」
시즈루「에엣!? 그런 걸 팔았어?」
켄 「신군, 샀어요?」
신 「물론 전부 체크해서...」
「입학한 후로는 주로 파는 쪽이었지만 말야」
켄 「중증이로군요」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신 「괜찮냐? 그런 소리 해도」
켄 「뭐가?」
신 「지금 생각났는데, 사진 중에는, 타루타루와 함께 찍힌 것도 있었을 걸?」
이라는 말은... 호타루가 학원제를 보러 왔을 때의 사진, 이라는 건가.
아직 내가 호타루와, 만나기 전의 때겠지.
내가 모르는 호타루와 시즈루상이, 그 사진에는 찍혀있는 건가.
켄 「다음에 보여주세요오」
신 「아아, 좋아. 시즈루씨가 그게 또 싱싱하거든」
시즈루「아라, 지금의 나는, 싱싱하지 않아?」
신 「와앗, 그게 아니라」
신기하군... 신군이 얼굴을 붉히고 당황하고 있다니.
의외의 면을 본 느낌이 들었다.
(譯: 메모리즈 오프 1의 히로인 중 한 명^^; 시즈루누님 시나리오로 가면 무려 세라복 차림을 볼 수 있습니다;)
켄 「에에또...」
일이 끝날 때까진, 아직 한시간 정도는 남았는데...
나는 살짝 곁눈질로 신군의 얼굴을 봤다.
신 「손님도 없고, 괜찮잖아? 타루타루, 이나켄이 일하러 갈 동안, 나랑 놀자」
켄 「아, 괜찮아요. 제가 들어다 드릴테니」
켄 「그 정도 양이라면」
봉투의 느낌으로 봐서는, 아마 옷을 사러 간 거겠지.
그렇다고 하면 다소 많아져도 무겁지 않을 테고.
「그럼, 켄군, 이나호군, 나중에 봐」
켄 「아, 미안해요. 호타루, 40분 정도 남았으니까」
호타루「응, 좋아」
신 「슬슬 마쳐도 좋아」
켄 「아, 괜찮습니까?」
신 「심야 시간이 왔으니까」
켄 「그럼, 먼저」
신군은 히죽 웃어보였다.
켄 「그렇게 굉장한가요?」
신 「그.것.은, 나중의 즐거움이지~ 이봐, 타루타루가 기다리고 있다구」
켄 「그럼, 나중에 봐요」
켄 「그래. 자, 갈까」
잘 보자 확실히 그런 듯한 봉투 뿐이다.
켄 「그런데, 피아노, 콩쿨, 2차 예선 ㅡㅡ이 세가지는, 오늘은 금구 아니었어?」
호타루「조금 어른다울까, 라고 생각했는데...」
호타루가 살짝 뺨을 물들이고 있다.
켄 「헤에, 보여줘」
켄 「그런가」
켄 「아아」
켄 「응, 조심해」
시즈루상과도 만나고, 충실했던 하루였다.
악전
츠바메「안녕, 켄군」
[s]
켄 「...선생님?」
그녀는, 방 입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언제부터 거기에 서 있었는지, 그 표정에서는 짐작도 안 갔다.
츠바메「잊어버린 물건을 돌려주러 왔어」
켄 「잊어버린 물건...?」
잊어버린 물건... 어디에서 뭔가, 놓고 와 버린 건가?
켄 「......에」
내민 것은, 본 기억이 없는, 황색의, 거기다 세월이 흘러 누래진 표지의 작은 책이었다.
표지에는 이렇게 써 있다.
『포켓 사이즈 쉽게 아는 악전입문』
켄 「...? 아니, 제 것이... 아닌 것 같은데요...」
츠바메「음악이론 책이야. 그녀 거지?」
켄 「...아」
츠바메「맡길게」
켄 「...네」
나는 악전인가 하는 걸, 그녀의 손에서 받았다.
그런 소릴 듣고 보니, 호타루는 피아노 교본의 외에, 가끔 이런 느낌의 황색 책을 열중해서 읽고 있었던 듯한 기분이 든다.
『음대의 수험공부에 필요하다』라던가...
츠바메「그 책, 확실히 토유(桐友)학원의 부속교실에서 쓰고 있던 것 같은데, 그 애도 토유 피아노교실에 다니고 있는 거야?」
켄 「아니... 모르겠는데요」
츠바메「그래.」
켄 「그리워요...? 」
츠바메「나도, 그 책을 넘기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라고, 선생은 창밖을 가리켰다.
재촉받고서, 나는 선생과 함께 아사나기장 앞으로 나왔다.
뜰에 있는 나무의 잎이 바람에 흔들려,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울리고 있다.
「우인지 좌인지 모를 정도로, 옛날 이야기야」
켄 「어릴 적부터... 영재교육이라는 건가요?」
츠바메「그래. ...그런 것도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어린 마음에, 피아노 교실에 가는 게 싫어서 어쩔 수 없었어」
켄 「피아노... 싫어하나요?」
「단지, 계속해서 다니는 사이에, 잘 모르게 되버린 거야」
켄 「...모르게...?」
츠바메「할 수 없어서, 야단맞고, 잘 해서, 칭찬받고.
...나는 왜, 이런 걸 반복하고 있는 걸까」
켄 「... ...」
츠바메「모른 채로, 정해진 시간에는 피아노로 가서, 연습을 계속하고」
켄 「정해졌다,라는 건... 혹시, 집에서의 이야기입니까?」
츠바메「그래. 피아노가 있는 별채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걸려 있었어」
켄 「엣, 설마, 그 방에 밖에서 갇히게 된다는」
켄 「...네요」
츠바메「그래도, 가끔 감시받은 적은 있어. 방학에, 내가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면, 아버지는 홍차를 가져와 주시긴 했지만...」
「한 곡, 깔끔히 칠 수 있게 되기까지, 나는 홍차에 손을 대면 안 됐어
「그리고... 내가 티컵에 손을 댈 때까지, 뒤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
「그런 일이 계속되고... 나는 피아노가 싫어지게 되어버렸다. 교실에도 가지 않게 되었다는 거지」
「좋아했는데, 싫어하게 되버렸다...」
「호타루짱은, 구김살없이, 자유로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거네. 조금 학교에서 들어봤는데...」
「그 가락은, 그래... 자유롭게, 날개치고 있는 것 같았어」
「좋아하니까야말로, 그만큼 자유롭게 될 수 있는 걸까?
켄 「...선생님의 어머니, 엄했었나요?」
나는 무심코 물었다.
켄 「엣」
츠바메「내가 피아노를 만나기보다 전에... 돌아가셨어.
온화한 사람이라고는 들었어... 나도 잘 기억나지 않아」
「상냥한 어머니가 있었다면, 편안함을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머니를 잃은 탓인지, 원래부터 엄격했던 아버지는 더 엄격해졌어」
「나에게는, 도망칠 장소가 없었어」
... ...
켄 「...죄송합니다」
켄 「물어선 안될 일을 물었습니다」
츠바메「네 탓이 아니잖아?」
그렇지만, 가만히만은 있을 수 없는 기분이 되었다.
바람이 아닌, 어지러운 소리가 하늘에 퍼져간다.
무언가, 거기에 야생 새라도 있었던 것 같다.
그 날개소리였다.
츠바메「그래」
켄 「뭐랄까, 색다른 이름이네요」
츠바메「아버지는 수자쿠(朱雀)라고 해」
켄 「수자쿠...?」
츠바메「그래, 미나미 수자쿠(南朱雀). 들어본 적 없어?」
켄 「...네」
츠바메「그랬구나. 의외로 마이너하네」
켄 「네?」
츠바메「뭐... 저서를 몇 권인가 내기도 했고, 지방 예대의 조교수이기도 하니까」
켄 「...조교수, 인가요?」
츠바메「그래, 미술 쪽으로. 색채를 전문으로 하고 있을 거야」
「예술의 세계는 의외로 봉건적이니까... 만남, 예의, 여러가지로 시끄럽지」
켄 「아, 아아... 아까, 아버지가 엄하다고 말한 건」
츠바메「그래... 그런 거야」
켄 「... ...」
츠바메「... ...」
켄 「...저기, 어째서 그런 이야기를 저한테?」
츠바메「글쎄? 그리운 책을 보고, 생각이 났으니까... 라는 건 안돼?」
바람이 다시, 녹나무의 가지를 흔들었다.
왜일까, 나무의 살랑거림이 귀에 거슬린다...
켄 「어쩐지, 선생님처럼 들리는데요」
츠바메「선생님이야, 나는」
켄 「...규중의 따님이었단 거로군요」
켄 「뭐뭐. 그런데, 왜 이 아파트에? 말하기 미안하지만, 꾀죄죄하고, 좁고...」
「둘째, 아사나기장은 꾀죄죄한 아파트가 아냐」
「셋째, 여기는 선택한 게 아냐」
「그러므로, 그 질문은 본질적으로 빗나갔어」
켄 「오답입니까」
츠바메「오답이야」
켄 「......」
켄 「...그것도 그렇군요」
츠바메「아사나기장은, 그냥 단지 오래된 거지, 더러운 게 아냐」
켄 「...청소한다면, 그렇겠네요」
츠바메「오히려, 청결하고, 상쾌하다고 할 수 있지.
켄 「예?」
츠바메「선택지가 몇개나 있었던 게 아니야.」
「여기밖에 없었어. 여기가 아니면 안되었어」
「향기에 끌려서, 정신을 차리자 어느 새 문 앞에 서 있었어」
켄 「향기?」
츠바메「그래. 레몬의 향기」
레몬의... 향기...
나에게는 그 의미가 와닿지 않았다.
아사나기장에는, 녹나무의 향기만 나고, 레몬의 향기는 나지 않는다.
레몬... 레몬...?
내 머리의 어딘가에, 레몬의 향기가 배어들어있다.
그건 지독한 옛날 일이었던 기분이 든다.
입수한 채 잊고 있었던, 황색 표지의 악전 책을, 훌흘 넘겼다.
『곡상(曲想). 주법을 표시하는 음악 용어』
단어의 몇개인가에, 빨간 볼펜으로 밑줄이 그어져 있다.
dolce 약하고, 부드럽게
tutti 제주(濟奏)
(*합주)
scherzando 까불거리고, 우스꽝스럽게
frioso 사납게
subito morendo 차차, 죽어가는 듯이
... ...
[s]
음양
수업이 개시했지만, 교정 옆에서 반사되어온 열기에 의해, 나의 수업의욕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s]
수업이 개시했지만, 교정 옆에서 반사되어온 열기에 의해, 나의 수업의욕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지금은 수업시간임이 분명한데도, 풀 쪽에서 물놀이에 흥이 난 누군가의 교성이 들려온다.
나도 모르게, 원망하는 눈으로 나는 창밖의 누군가를 쏘아봤다.
하지만, 이 위치에서는, 풀에 있는 자가 누군지 확인할 수 없었다.
...보다 한층 공허함이 복받쳐와서, 나는 크게 한숨을 쉬어버렸다.
교단에는 미나미선생이 서서, 담담히 수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츠바메「텍스트를 잊고 온 사람은 안심해주세요」
「오늘은 예정을 바꿔서, 『전기』에 대해서 조금 공부해보려고 생각합니다」
「텍스트는 없습니다만, 지금 나눠드린 자료에 눈을 기울이도록 하세요」
나는 나눠준 프린트를 음미하면서, 다시 창 밖으로 눈을 댔다.
풀 쪽을 본다.
아까의 교성이 이젠 들리지 않는다.
역시 교사에게 주의를 받고, 그만둔 거겠지.
나는 어쨌든, 풀에의 흥미를 잃었다.
커다란 적란운을 뒤로, 조각구름이 조용히 하늘을 미끄러지고 있었다.
(구름은, 자유로운 걸까?)
나는, 어젯밤 선생의 말을 상기하고 있었다.
예대 조교수인, 엄격한 부친에게 길러진 선생...
자유롭게 피아노를 치는 호타루를, 부러워하고 있는 걸까?
(...아니야)
(구름은, 바람에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조각구름은, 그대로 바람 가운데 녹고 있었다.
츠바메 「여기에 등장하고 있는 주작이라고 하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