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와 거상은 이코부터 워낙 명성이 자자했었기에 플4 샀을 때 시작부터 라스트 가디언과 같이 사놓고선
손도 안 대고 있었습니다. 그런 게임이 한 둘이 아니니 쩝..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플5를 예구하고 넘어와서 데몬즈 소울 사면서
완다와 거상을 시작했습니다. 점프 한 번 해보니까 느낌이 딱 오더군요. 블루포인트 이녀석들 데몬즈 소울도 원작 완전히 그대로 냅두고
그래픽만 졸라 좋게 바꿨다더니 얘도 똑같구나 ㅋㅋㅋㅋ 점프 뿐 아니라 구르기도 화딱지 나는 모션이고
컨트롤이 구리겠단 건 안 봐도 뻔했지만 그래도 일단 시작했으니 한 번 달려봤습니다
그리고 첫 거상을 잡으면서 바로 취향저격 당해버렸습니다. 거대한 거상에 달라붙어서 약점을 찌르는 단순한 구성이지만
퍼즐을 푸는 것 같은 재미, 페이즈가 바뀌면서 흥을 돋구는 BGM, 무엇보다 거대한 거상에 기어올라서 싸우는 연출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다크소울 할 때도 대수의 공허 같은 필드에 갔을 때 느껴지는 웅장함, 기괴함, 세계관에 대한 궁금증 같은데 빠지는 스타일이라
연관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영도님의 피마새, 천공의 성 라퓨타 같은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암튼 좋았다는 거죠
많은 분들이 욕하는 아그로 저도 처음엔 정말 욕했습니다만 나중에 좀 적응했습니다. 뭘 하려고 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세모만 누르면
어느 정도 길 따라서 알아서 가더군요. 여기 게시판에서 어떤 분이 올리신 완다에서 가장 많이 죽는 부분이라는 곳에서 저는 두 번만에 넘겼습니다.
한 번은 그냥 완다로 점프하다 죽었구요 ㅋㅋ 요점은 세모만 누르자.. 길 찾기도 솔직히 엄청 쉬웠는데 어렵다는 분들 많더군요.
블러드본 정도면 길찾기가 어려운게 이해되는데 완다와 거상은 특별히 갈림길이 많은 것도 아니고 빛 따라 가면 거의 무조건 거상 나오던데 말이죠
컨트롤은 답답한 부분은 있었지만 처음 1회차 노멀로 엔딩 볼 땐 거상 공략하는 재미에 크게 못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2회차 하드 타임어택
하면서 절실히 느꼈습니다. 아 진짜 구리구나 ㅋㅋㅋ 아스트로 하고 나서 더 그렇게 느낀 것 같습니다. 당시 기술의 한계인지 카메라 유닛이 뒤에
따라다니는 것처럼 벽에 붙으면 하늘로 솟구치고 전투할 때도 적절히 카메라 워킹이 박진감 넘치는 연출을 해주는 건 맞는데 맘대로 컨트롤 안 되니
답답하더군요. 매달려있을 때 흔들리다 이상한데 붙어서 쿠소겜 마냥 위치 변경 될 땐 겁나 빡침이... 그래도 근성으로 깨고 나니 노말 타임어택은
죄다 1트에 클리어되더군요.
엔딩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왜 호평받는지는 알 것 같습니다. 아마 이 게임을 플2로 했으면 저도 인생겜에 넣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암튼 괜찮게 했습니다. 못해도 7~8점은 줄 수 있어요. 다른 분들이 악평하는 것도 이해갑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필드가 정말 아름답고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는데 너무 휑합니다. 사당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저 멀리 밑에 해변에 파도치는게 보여서 내려갔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뻘쭘 ㅋㅋ
리메이크가 아니라 아얘 2가 나와서 지금 컨셉으로 거상 숫자 훨씬 늘리고 맵에 상호작용하는 것들 많이 넣고 그러면 야숨느낌나는 취저 게임 하나 나올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