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도 많았던 하드모드 트로피도 끝내고 개인적인 생각 정리 겸 소감을 남기려고 합니다
일단 저에겐 만족스러웠던 게임이었습니다. 완벽하진 않고 오히려 미흡하고 부족한 점이 더 많았지만 결론적으로 돈주고 산 건 아깝지 않았습니다. 다른 분들처럼 게임에 엄청 큰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호러 장르에 대해서 까다로운 기준이 있는건 아니여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하지만요
이 게임에 대해서 요소 별로 글을 정리해서 말해볼까 합니다
1. 많은 분들이 데드스페이스 같은 호러틱한 분위기를 기대하셨고 크래프톤도 정신적 후속작이라는 업보를 쌓아올려서 이에 대해 엄청나게 혹평을 두들겨맞고 아직까지도 업보로 남아 이 게임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개인적으로 이 정도면 충분히 호러라는 장르에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호러라는 장르를 구별짓는 건 게임을 접한 유저들이 제각각 판단하고 받아들이는 요소인거지, 특정한 기준을 가지고 호러라는 장르를 구별짓는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같은 공포영화를 봐도 사람마다 무서움을 느끼는 차이가 다른 법인데 게임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호러라는 장르는 유저에게 공포감을 조성할 만한 분위기나 연출, 요소 등을 어느 정도 함유하고 있다면 호러 장르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무섭다고 받아들일지 아닐지는 정말 그 게임을 접하는 유저에 따라 천차만별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칼리스토는 연출이나 그래픽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호러 분위기를 느낄 여지는 있었던 게임이라고 봅니다. 이것보다 덜한 연출이나 요소로도 호러 장르로 구분되는 게임들이 많은데 칼리스토 정도면 충분히 호러 장르에 맞지않나 생각합니다
이 게임이 두고두고 까이는 이유 중 하나인 데드스페이스와의 비교를 보면...데드스페이스 시리즈를 직접 해보진 않았지만 관심은 있어서 이것저것 영상을 봤던 기억으로 따져봐도 칼리스토는 데드스페이스와는 아예 궤를 달리하고 있는 다른 게임이 맞습니다. 솔직히 이건 데드스페이스의 정신적 후속작이니 뭐니 말을 잘못 뱉은 크래프톤의 업보가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데드스페이스와 다를 뿐이지, 데드스페이스와 별개로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무섭지만 재밌는 게임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2. 이 게임의 전투에 대해서 말하자면 빠따 원툴, 제로투 댄스 원툴 등등 지루하고 단조로운 게임이라는 말이 많지만...전 솔직히 게임이 너무 어려우면 결국 하는 사람만 하는 고인물이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 역시 넉넉하다 못해 후하게 퍼주는 위빙 발동판정과 위기상황에서 쉽게 해결책이 되어주는 그립 등 게임이 쉽긴 하다고 느끼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이렇게 난이도를 낮춰도 어렵게 느낄 사람들은 어렵게 느낍니다. 위에서 말했듯 같은 호러 요소라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차이가 있듯이 같은 난이도여도 사람마다 느끼는 차이가 다를테니까요. 그렇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게임 진행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베이스를 맞추고 부가적인 제약을 통해 점차 난이도롤 조절할 수 있는 방식이 회사에게나 유저에게나 가장 최선이 방식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투 부분이 이 게임에서 제일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느끼는게 빠따로 후려치는 타격감이나 연출이 좋았습니다. 몹 종류별로, 구석에 몰렸거나 그립 직후냐 등등으로 빠따 및 퍼니싱 모션이 다른 것도 보는 맛 중 하나였고요. 아쉬운 건 몹 종류가 너무 적어서 좀 더 바리에이션하게 빠다를 휘두르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정도일까요. 전투가 그렇게 자주 벌어지는 건 아니었지만 탄약 수급이 쉽지 않도록 설계되있는 것과 몹이 등장하는 구간은 대부분 무시하고 돌파하기가 힘들게 해놓은 점 때문에 전투 파트는 피할 수 없는 구간이고 거기서 제일 많이 보게 될, 제일 자주 쓰게 되는 빠따의 액션에 대해서는 공을 들인게 느껴졌습니다. 이 게임이 액션겜이지 무슨 호러겜이냐고 핀잔을 받긴 하지만 그 액션 부분에 대해선 호쾌하게 타격하는 연출들은 좋았습니다
다만 전투 파트가 모두 좋았던 것은 아니죠. 전투 설계 자체가 1:1 위주로 짜놓아놓고 특정 챕터 이후로는 조용히 암살하면서 한 마리씩 잡는게 아니면 일대다수 전투가 벌어지게 만들어놓은 구간이나 후반으로 갈 수록 최소 2마리씩 동시 등장하게 해서 난이도를 조절하려 한 악랄한 배치도 있지만 제일 큰 문제는 빠따에 대해 공을 들여놓고 정작 전투 파트의 꽃인 보스전은 빠따를 전혀 써먹을 수 없게 해놓은 점은 앞에서 말했던 장점을 거의 다 깎아먹었다고 생각합니다. 중간보스전은 총 또는 그립으로 오브젝트 투척 외엔 딜을 할 수 밖에 없고 그로기 유발 후 빠따로 페이즈를 넘기는 기믹만 넣어주고 최종보스는 아예 빠따로 활용하는 기믹조차 없는 것을 보고 왜 잘 만들어놓은 컨텐츠를 정작 클라이막스 부분 땐 안써먹는 걸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이 게임 전투시간에서 제일 많이 생사를 함께한 무기를, 공식에서도 가장 많이 활용해야할 무기라고 언급까지 해준 빠따를 보스전에서 요만큼도 써먹질 못하니 앞에서 다 좋았다가도 뒤에 와서 전투 부분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을 법도 하다고 봅니다
3. 스토리나 인물에 대해서는 저도 부정적인 의견밖에 떠오르질 않습니다. 스토리가 재미없다는 혹평이 일색이던데 사실 맞는 말이라서 저도 뭐라 좋게해줄 말은 없네요. 아니, 솔직히 스토리까지는 애초에 시리즈로 연재를 염두에 두고 지지부진하게 늘어지고 떡밥도 전부 해소 안되게 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매 전부터 DLC 계획이 있었던 것과 엔딩 파트를 보면 단편으로 끝낼 생각이 없고 많이 우려먹어야겠다는 의도가 노골적이긴 했으니까요
스토리 관련해서 어떻게든 크래프톤 편을 들어주기 힘들 만큼 부정적이었던 부분은 인물 부분이었습니다. 다니든 일라이어스든 말러 박사든 페리스 대위든 던컨 소장이든 그냥 뭐 제이콥을 제외한 모든 인물들이 뭘 위해 쓰인건지 모를 정도로 캐릭터에 대한 매력 어필이 없었습니다. 서브캐릭터에 대한 설정이나 행적이 모두 1차원적이어서 서브캐릭터들에게 감정이입도 안되고 그 서브캐릭터들을 대하는 제이콥에게도 왜 저렇게 행동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되고...일라이어스만 해도 오랫동안 수감된 경력에 교도소 내부에 대해 빠삭한 점, 무언가 큰 잘못을 저지른 듯한 의미심장한 과거 등 스토리에 몰입하는데 써먹을 법한 요소들이 많았는데 단순히 짬밥만 많이 먹었던 중범죄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채로 퇴장하죠. 초반부 제이콥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만큼 일라이어스를 통해 스토리의 핵심이 되는 실험에 대한 암시나 떡밥을 넌지시 던져줬어도 탈출을 위한 사투 속에서도 이 사단이 난 경위에 대한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심어줄 수 있었을 텐데 허무하게 다니에게 코어나 적출당하는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 참...그렇게 적출해놓고 나중에 다니를 만났을 때 얻어내는 정보도 없었던 것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라이어스보다 더 개차반이었던 건 다니였습니다. 심지어 스토리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얼마 없는 제이콥의 조력자인데 스토리 내내 제이콥에게 도움이 되는 거라곤 진압용 총 한 자루 넘겨준 것 뿐이니...첫 인상부터 서로 악감정만 남기고 블랙아이언에서 첫 재회때도 최악의 인상이었고 중반엔 죽은 일라이어스의 코어나 적출하러 나타나는 부분까지만 해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이렇게 적대적인 관계였다가 어쩔 수 없이 같이 행동하게 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이해하게 되는 전개도 진부하지만 왕도니까요. 그런데 그 후반 빌드업해야 할 구간을 그냥 날로 먹을 줄은 몰랐습니다. 뭔가 서로에 대해서 깊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아니고 아이스 브레이킹 수준의 짧은 대화 몇 번, 그리고 그냥 산책하다가 헤어지고 다시 만났더니 땡깡부리고 이대로 죽네마네 이런 실없는 이야기만 하는 걸로 분량을 때우니 마지막 엔딩에서 왜 제이콥이 다니를 대신해서 희생해야 하는 지도 공감을 못하겠습니다. 짧게 다니의 코어와 이어지면서 보게되는 환상으로 제이콥이 다니에게 느끼는 감정을 모두 설명하려한 점이 스토리의 완성도를 망친 패착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 게임에서 제일 용서가 안됐던 점...실드를 쳐추는게 아니라 실드로 쳐주고 싶었던 부분이 딱 하나 있었습니다. 이게 정말 한글화가 맞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만큼 더빙과 자막이 개차반이었던 것만큼은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부분이었습니다. 더빙도 더빙이지만...자막은 오탈자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누락이 되있는 것이 검수를 아예 하지않은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더빙까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탈자까지도 그럴 수 있다고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반부터 자막이 화자와 매칭이 하나도 안맞는 것부터해서 후반엔 아예 자막이 일부 누락되거나 아예 넣어놓질 않은 구간이 있는건 만들다 만 상품을 판매한 사기 행위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못만든 스토리라도 후반부로 갈 수록 최대한 몰입하기 위해 노력하려는데 더빙과 자막 둘 다 몰입하지 말라고 개차반을 치는데 이걸 어떻게 좋게 봐줘야하는지 전혀 모르겠더군요. 진짜 위에서 느꼈던 모든 부정적인 감상들도 어떻게든 좋게 봐줄 구석을 하나씩은 생각했는데 이 부분은 아무리 욕을 먹어도 부족하다고 봅니다
감상을 정리해보니 서두에 말했던 돈주고 산 게 아깝지 않았다는 만족스러웠단 평가와는 정반대인 감상이 많긴 하네요...그런데 이 게임이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 틀린 말들은 아니라서...아직까지도 후속조치를 하고는 있지만 이미 초장에 말아먹은 이미지를 회복하려면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플레이한 게임에 대해선 하는 동안 재밌다는 감정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충분히 만족을 하는 편이라 이렇게 많이 혹평을 해도 결국 만족스럽게 잘했다는 감상만 남네요
이 게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해보려는 사람들에겐 도움이 안되는 소감이긴 하지만...그래도 이 게임에 대해 좋은 평가 하나만 남기자면 비주얼적으로 찰진 호러 분위기를 맛보고 싶은 유저라면, 호러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려울까봐 선뜻 손이 안가는 유저라면 좀 더 좋게 게임을 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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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완료했는데 저랑 감상이 비슷하신거 같습니다. 몰입안되는 악역과 동료들의 스토리 심지어 교도소장은 너무 무미건조하더군요. 그리고 초반부에 비해 후반부는 너무 대충 만든 느낌이 납니다. 하다못해 몬스터의 종류도 너무 부족하고 다 인간형인것도 너무 단조롭더군요. 전투도 무기별 특색이 너무 부족한 느낌입니다. 데드스페이스의 무기별류 다양한 효과들이 그립네요. dlc까지 기다리겠지만 아마도 부족할거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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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완료했는데 저랑 감상이 비슷하신거 같습니다. 몰입안되는 악역과 동료들의 스토리 심지어 교도소장은 너무 무미건조하더군요. 그리고 초반부에 비해 후반부는 너무 대충 만든 느낌이 납니다. 하다못해 몬스터의 종류도 너무 부족하고 다 인간형인것도 너무 단조롭더군요. 전투도 무기별 특색이 너무 부족한 느낌입니다. 데드스페이스의 무기별류 다양한 효과들이 그립네요. dlc까지 기다리겠지만 아마도 부족할거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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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2편은 나올 겁니다. 그래픽에 들어간 노력과 자원이 워낙에 크기도 하고, 여기서 중단하기에는 많이 아쉽다고 생각할 겁니다. 이걸 이용해서 전투 시스템 개선하고 몬스터 종류 더 늘리고 스토리 더 발전시켜서 2편이 나올 거라고 봅니다. 실제 지금은 유명한 게임들도 초기에는 여러 부족한 점들 때문에 많이 까였었죠. 그게 다 개발 리소스가 쌓이고 쌓여서 오늘날 훌륭한 게임의 밑거름이 된거니까요. | 22.12.22 13:1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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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공감가는게 들어간 제작비는 너무 크고 판매량은 안나온지라...다른 작품을 낼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굳이 이걸 2를 내기엔 인풋 대비 아웃풋에서 손해를 너무 봤어요 | 22.12.22 13:3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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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씀하신대로 다른 작품으로 나올 수도 있겠지요.. ^^; | 22.12.22 14:2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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