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은 수개월 전에 클리어했고, 10-2는 약 일주일 전에 클리어 성공했습니다.
20여년 전 게임으로 시리즈에 입문해 첫 클리어 한 소감을 최대한 간단하게 정리해봤습니다.
일단 10은 한마디로 정리해보면...솔직히 '기대 이하' 였습니다.
과거 OGN의 '비둘기오락실'에서 허완욱 형님께서 '파판10의 엔딩보고 울었다'는 말과, 자료영상으로 나온 엔딩 영상을 보고 또다시 우는 모습을 보였기에 자료영상으로 나온 엔딩 영상을 보고 또다시 우는 모습을 보였기에(영상 링크) '대체 어느 정도길래?'라고 기대하면서 진행했는데... 20여년 전의 작품이라는 걸 감안해도 10-2의 엔딩 내용도 대충 알았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완욱좌를 포함한 수많은 팬들의 이야기를 듣고서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인지, 솔직히 '대체 왜 울었던 거지?'라는 생각과 함께 딱히 감흥 없었습니다. (참고로 전 지금까지 해본 게임 중에서 '슬프다'인지 '착잡함'인지 뭔지 모를 '감정'을 느껴본 건 '악튜러스' 외에는 없었습니다. 사실 이것도 거의 끝까지 진행했다가 엔딩 스포 당하고 나서 완전히 의욕을 잃어서 손도 안 댄 경우였죠.)
전투에서도 루루의 평타는 정말이지 속터져 미치는 줄 알았고, 류크나 키마리는 갈수록 전투 멤버로 써먹을 수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고요.(결국 둘의 육성은 막타 치는 수준으로 올렸습니다) 소환수 중 요짐보는 '저 시절에도 운빨 X망겜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나름 충격이었고, 유우나의 칠요 무기 얻을 때인가... 첫 마을의 사원?의 숨겨진 아이템을 못얻어서 되돌아갔을 때 다짜고짜 소환수한테 시작하자마자 원킬 당하면서 욕이 절로 나오더군요. 여기도 결국 앞서 언급한 요짐보 덕분에 넘어갔습니다. 게다가 블리츠볼은 미니게임으로 구현되어있던데... 솔직히, 이건 왜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설정'으로만 언급해도 전혀 상관 없을 부분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난관들이 많았습니다.
대신에 캐릭터 성장 시스템인 스피어 보드는 사상 처음으로 접해본 육성 시스템이라 처음에는 개념을 이해하는 데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 후에는 참신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런게 20여년 전에 있었구나'라고 감탄했었습니다. 여기서 사용하는 스피어 얻는 것도 쉬운 편이고요. 다른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확실히 장점으로 보였습니다.
반면에 10-2는 정반대로 '나쁘지 않다'였습니다.
오프닝 영상부터 그 조신하고 청순가련한 처자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콘서트를 하더니 폭죽 터지면서 타이틀 뜨는 걸 보면서 '...엥?'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 전에 이 영상들을(40:00~41:26, 18:05~19:55, 10:32~11:56)을 본 적이 있다보니 '그러려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 분위기도 10과는 완전 딴판이라 많은 분들이 반감을 가지시던데, 전 오히려 이쪽이 더 취향이라 긍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유우나의 디자인이 바뀐 것도 '이건 이것대로 괜찮다'라고 느껴졌고, 처음부터 비공정을 사용할 수 있다보니 이동하는데 있어서도 나름 쾌적했습니다.
다만 단점이 없던 건 아닌데, 전투 시스템은 '리얼 타임 턴' 방식이던데, '뭔가 부족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방법을 못 찾은 것 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캐릭터 말고 다른 애부터 써야 해'라는 생각이 들어도, 당장 차례가 온 그 캐릭터의 턴을 전투던 아이템 사용이던 일단 '수행'해야만 다른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게 과연 진정한 리얼 타임 턴 방식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참고로 저는 개인적으로 제대로 된 리얼 타임 턴 방식 전투를 보여준 게임은 '엠게임'의 '다크세이버' 시리즈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일단 드레스피어는 '취지는 좋지만, 결국 쓰는 것만 쓰게 된다'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드레스피어들의 육성을 포함한 '노가다 요소'가 전작에 비해 너무 많다는 것도 있고요. 그 노가다의 최고봉은 단연, '1회차 100% 클리어'였습니다. 이건 공략보고 했는데도 끝내 실패했습니다. 어째서인지 0.4%가 누락되었고, 지하 60층까지는 어찌어찌 쌩노가다하면서 넘겼지만 80층은... 뭐... '어차피 100% 달성에 실패한 거, 그냥 엔딩 보고 다른 게임으로 넘어가자'라는 마음으로 그냥 최종보스전 갔습니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는 99%로 끝냈습니다.(자나르칸드 엔딩은 그냥 인터넷 영상으로 봤습니다)
위의 글만 보면 둘 다 단점이 더 길긴 한데, 그래도 '단점보다 장점이 더 크게 느껴진 쪽은?'이라고 물으면 저는 10-2를 꼽고 싶네요. 다만 '어느 쪽이 더 편했나?'라는 질문에는 10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노가다 시러~)
파판 시리즈 그 자체에 입문은 했습니다만, 또다른 작품을 해볼 일은 아마 당분간 없을 듯 하네요. 굳이 다음에 해볼 작품을 염두해보면, 그 유명한 7의 리메이크 혹은 에버 크라이시스가 될 듯 한데, 전자는 아직 완결도 안 났을 뿐더러 하나하나가 더럽게 비싸서 차마 엄두가 안나고, 후자는 한국어 번역이 없는 관계로 현재로써는 구매해도 진행 자체를 못할 것 같네요.
저의 파판 시리즈 입문기이자 10 & 10-2 감상문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p.s: 10-2 게시판에도 이 글을 올릴까 했는데, 거긴 더이상 드나드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 여기에만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