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어렸을 때 제멋대로에 꽤나 사고를 많이 치고 다니던 아이였어요.
웃긴 건, 그러면서도 성당은 꼬박꼬박 나갔다는 거.
남들에겐 정말 독실한 신도로 보였을 것 같지만 거기서도 민폐는 여전했죠.
제대로 듣지도 않고 혼자 딴짓하는 건 귀여운 편이었고...
교리가 맘에 안 드는 거 가지고 말싸움을 하려 들었어요.
그냥 엇나가고 싶었을 뿐이었는지, 세상에서 저 혼자만 옳다고 생각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그땐 진지했어요.
분명 남들이 보기엔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겠죠. 제멋대로 해석했으니까.
그래도 아무도 절 설득하진 못했어요.
대부분은 그쪽에서 제가 말이 안 통한다고 결론을 내 버렸지만요.
그런 이야기를 참을성있게 들어주는 사람이 한 명 있었어요.
항상 다른 사람과 떨어져 다니던 검은 옷을 입은 프리스트님.
저도 다른 사람들, 특히 절 찍어놓은 여러 프리스트분들 피해다니려다 보니 자주 마주치게 됐어요.
처음엔 조용한 성격이 어쩐지 만만해보여서 싸움을 걸었는데, 왠지 이야기하다보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속에 있는 걸 마음껏 쏟아낼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냥 잘 들어주고 한두마디 대답해 주셨을 뿐인데 생각이 정리되고.. 어느정도 그분의 의견에 설득당하기까지 했어요.
예전의 저한테는 정말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어요.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하시고, 책에 쓰여 있는 그대로가 아닌 자신만의 답을 찾은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 모습을 어느 정도 동경하게 돼 버렸어요.
논쟁 말고도, 힘들거나 우울한 이야기, 사적인 이야기도 털어놓으러 가게 됐어요.
사실 보고 싶어서 할 이야기를 준비해 간 적도 많아요.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 어떤 대답을 해 주실지 은근히 기대도 됐고..
가장 중요한 건, 그분 목소리가 정말 멋졌거든요.
사람들은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힘들다고 생각하죠.
저도 그랬어요.
성당에 다니는 것도 그냥 도망치기 위해서였고.
전 이만큼 힘든 사람이니 짜증내도 된다고, 이상한 권리를 주장할 정도였으니.
저 빼고 다 행복해 보여서 그랬는지도 몰라요.
뭐... 어렸잖아요. 다들 그런 시기 한번쯤 겪잖아요?
그래서 전 아무도 절 이해 못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 말을 들어주시는 분도, 속으로는 절 비웃고 있을 거라고 멋대로 생각했죠.
그것도 그런 게, 그때쯤엔 제 얘기 들으면서도 딴 생각을 너무 자주 하는 거 같아 보였으니까요.
대답을 늦게 하는데 묘하게 요점이 어긋나있거나, 아예 이야기를 하나도 못 들은 적도 많고...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면서 어디론가 가버리는 경우도 있었고요.
돌이켜보면 바쁘구나.. 정도로 넘어갈수도 있었는데, 그만큼 제가 그 분에게 의지를 많이 하고 있었나 봐요.
멋대로 실망해 버렸으니까.
정말 제멋대로였죠?
그냥 만만해보이던 사람이 제 말 좀 안 들어줬다고 실망한걸로도 보일 정도니...
그래도 그 땐 진지했어요.
그분에게 정말 화냈던 적이 있어요.
마음에 안 드는 조언을 해 줬던 날.
그저 참으라고, 지금의 상처도 신이 내리는 시련일 뿐이니 언젠간 지나가게 된다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죠. 결국 이 사람도 다를 게 없구나. 나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 힘든 건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자기가 너무 편하게만 살아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무의미한 조언은 너무 많이 들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알고 보니 그런 게 아니었지만요.
전 화내버렸고, 그분은 제게 사과했죠. 언제나처럼.
그런데도 답답했어요.
이겼다는 생각조차도 안 들고.
그래서 바쁘다는 핑계를 제가 먼저 써먹어버렸어요.
며칠동안 찾아가지 않았지만 사실은 보고싶었어요. 제가 잘못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지만 사과하긴 싫었죠.
자연스럽게 화해한답시고 괜한 짓을 했어요.
그분은 언제나 셔츠 단추를 목까지 전부 잠그고 계셨죠. 하지만 그 날은 풀어두셨어요. 날이 정말 더웠으니까.
몰래 다가가다 목 부근에서 빛나는 걸 봤죠. 얇은 금속제 목걸이줄이었어요. 거의 눈에 띄지도 않았을 거예요. 마침 창가를 지나고 있지 않았다면.
그거 목걸이예요?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갑자기 굳어버린 분위기를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또 미친 짓을 해버렸어요.
생각해보면 이상했죠. 프리스트라기엔.
설교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 없었고. 언제나 혼자 있었고.
뭔가 다른 걸 듣는 것 같았고.
어벤저라고 불리는 사람을 그 때 처음 봤는데.. 이상하다고 할지, 거부감은 안 들었습니다. 전혀요.
그렇게까지 열성적인 신도가 아니라, 위장자에 대한 적대감이 적어서 그랬는지.
그때 제가 마침 그분에게 잘못한 게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그냥 제가 그분을 좋아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사람이든 아니든 뭐 달라지나.. 싶더라고요.
오히려 너무나도 죄송했어요.
얼마나 힘드셨을까. 당연히 이 사람도 행복한 남들일거라 단정해버리고 막 대해버린 제가 싫었어요.
하지만 그분, 또 제게 사과하시더라고요.
정말 왜 사과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전 절대 그러지 못할 것 같았거든요.
언제나처럼 짜증 섞인 말투로,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했죠. 싸우고 싶었어요.
갑자기 죄인이 되어 버린 듯이 구는 그 분의 생각이 틀렸다고 주장하고 싶었어요.
사과해야 할 건 나인데.
잘못한 건 나고, 무례한 건 나고, 짜증냈던 것도 나고, 오해한 것도 나였는데.
아저씨, 아저씨가 뭐하는 사람이든 전 아무런 상관 안 해요.
제가 잘못한 거니까 제발 정신 차리세요.
왜 저한테 사과해요?
아저씨가 잘못한 게 대체 뭐가 있길래 그래요?
아저씨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저보단 훨씬 나은 사람이예요. 정말 좋아한다고요.
멋대로 굴어서 정말 죄송하고, 그러니까, 제발, 저 같은 거한테 사과하지 마시고, 차라리 화내세요.
전혀 신경 안 써요. 아직도 존경해요. 좋아해요. 오히려 제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지껄여댄 소리에 상처받으셨을 거 같아서 죄송해요. 아예 좀 더 일찍 말해주시지 그랬어요? 그럼 좀 더... 생각하고 얘기했을 거 같은데....
죄송합니다..
애써 그 분을 바라봤어요.
많이 놀라셨더라고요.
교단에만 계셨으니 저 같은 이단은 보기 힘드셨을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이 위장자라도 전혀 달라지지 않아요, 이런 생각이 얼마나 이단적일지.
그땐 전혀 신경쓰지 않았죠. 오히려 애써 무시했고, 제 마음대로 생각했어요. 전 제멋대로인 어린아이였으니까.
얼떨결에 고백해버렸는데 제대로 듣긴 했을까.
그런 거나 신경쓰고 있었어요. 들떠 있었고.
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다가가서 가볍게 안아 드렸어요.
그 때, 그 분이 우는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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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소설 유행인 거 같아서 동참...
어벤저는!! 사랑입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
웃긴 건, 그러면서도 성당은 꼬박꼬박 나갔다는 거.
남들에겐 정말 독실한 신도로 보였을 것 같지만 거기서도 민폐는 여전했죠.
제대로 듣지도 않고 혼자 딴짓하는 건 귀여운 편이었고...
교리가 맘에 안 드는 거 가지고 말싸움을 하려 들었어요.
그냥 엇나가고 싶었을 뿐이었는지, 세상에서 저 혼자만 옳다고 생각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그땐 진지했어요.
분명 남들이 보기엔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겠죠. 제멋대로 해석했으니까.
그래도 아무도 절 설득하진 못했어요.
대부분은 그쪽에서 제가 말이 안 통한다고 결론을 내 버렸지만요.
그런 이야기를 참을성있게 들어주는 사람이 한 명 있었어요.
항상 다른 사람과 떨어져 다니던 검은 옷을 입은 프리스트님.
저도 다른 사람들, 특히 절 찍어놓은 여러 프리스트분들 피해다니려다 보니 자주 마주치게 됐어요.
처음엔 조용한 성격이 어쩐지 만만해보여서 싸움을 걸었는데, 왠지 이야기하다보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속에 있는 걸 마음껏 쏟아낼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냥 잘 들어주고 한두마디 대답해 주셨을 뿐인데 생각이 정리되고.. 어느정도 그분의 의견에 설득당하기까지 했어요.
예전의 저한테는 정말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어요.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하시고, 책에 쓰여 있는 그대로가 아닌 자신만의 답을 찾은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 모습을 어느 정도 동경하게 돼 버렸어요.
논쟁 말고도, 힘들거나 우울한 이야기, 사적인 이야기도 털어놓으러 가게 됐어요.
사실 보고 싶어서 할 이야기를 준비해 간 적도 많아요.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 어떤 대답을 해 주실지 은근히 기대도 됐고..
가장 중요한 건, 그분 목소리가 정말 멋졌거든요.
사람들은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힘들다고 생각하죠.
저도 그랬어요.
성당에 다니는 것도 그냥 도망치기 위해서였고.
전 이만큼 힘든 사람이니 짜증내도 된다고, 이상한 권리를 주장할 정도였으니.
저 빼고 다 행복해 보여서 그랬는지도 몰라요.
뭐... 어렸잖아요. 다들 그런 시기 한번쯤 겪잖아요?
그래서 전 아무도 절 이해 못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 말을 들어주시는 분도, 속으로는 절 비웃고 있을 거라고 멋대로 생각했죠.
그것도 그런 게, 그때쯤엔 제 얘기 들으면서도 딴 생각을 너무 자주 하는 거 같아 보였으니까요.
대답을 늦게 하는데 묘하게 요점이 어긋나있거나, 아예 이야기를 하나도 못 들은 적도 많고...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면서 어디론가 가버리는 경우도 있었고요.
돌이켜보면 바쁘구나.. 정도로 넘어갈수도 있었는데, 그만큼 제가 그 분에게 의지를 많이 하고 있었나 봐요.
멋대로 실망해 버렸으니까.
정말 제멋대로였죠?
그냥 만만해보이던 사람이 제 말 좀 안 들어줬다고 실망한걸로도 보일 정도니...
그래도 그 땐 진지했어요.
그분에게 정말 화냈던 적이 있어요.
마음에 안 드는 조언을 해 줬던 날.
그저 참으라고, 지금의 상처도 신이 내리는 시련일 뿐이니 언젠간 지나가게 된다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죠. 결국 이 사람도 다를 게 없구나. 나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 힘든 건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자기가 너무 편하게만 살아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무의미한 조언은 너무 많이 들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알고 보니 그런 게 아니었지만요.
전 화내버렸고, 그분은 제게 사과했죠. 언제나처럼.
그런데도 답답했어요.
이겼다는 생각조차도 안 들고.
그래서 바쁘다는 핑계를 제가 먼저 써먹어버렸어요.
며칠동안 찾아가지 않았지만 사실은 보고싶었어요. 제가 잘못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지만 사과하긴 싫었죠.
자연스럽게 화해한답시고 괜한 짓을 했어요.
그분은 언제나 셔츠 단추를 목까지 전부 잠그고 계셨죠. 하지만 그 날은 풀어두셨어요. 날이 정말 더웠으니까.
몰래 다가가다 목 부근에서 빛나는 걸 봤죠. 얇은 금속제 목걸이줄이었어요. 거의 눈에 띄지도 않았을 거예요. 마침 창가를 지나고 있지 않았다면.
그거 목걸이예요?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갑자기 굳어버린 분위기를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또 미친 짓을 해버렸어요.
생각해보면 이상했죠. 프리스트라기엔.
설교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 없었고. 언제나 혼자 있었고.
뭔가 다른 걸 듣는 것 같았고.
어벤저라고 불리는 사람을 그 때 처음 봤는데.. 이상하다고 할지, 거부감은 안 들었습니다. 전혀요.
그렇게까지 열성적인 신도가 아니라, 위장자에 대한 적대감이 적어서 그랬는지.
그때 제가 마침 그분에게 잘못한 게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그냥 제가 그분을 좋아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사람이든 아니든 뭐 달라지나.. 싶더라고요.
오히려 너무나도 죄송했어요.
얼마나 힘드셨을까. 당연히 이 사람도 행복한 남들일거라 단정해버리고 막 대해버린 제가 싫었어요.
하지만 그분, 또 제게 사과하시더라고요.
정말 왜 사과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전 절대 그러지 못할 것 같았거든요.
언제나처럼 짜증 섞인 말투로,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했죠. 싸우고 싶었어요.
갑자기 죄인이 되어 버린 듯이 구는 그 분의 생각이 틀렸다고 주장하고 싶었어요.
사과해야 할 건 나인데.
잘못한 건 나고, 무례한 건 나고, 짜증냈던 것도 나고, 오해한 것도 나였는데.
아저씨, 아저씨가 뭐하는 사람이든 전 아무런 상관 안 해요.
제가 잘못한 거니까 제발 정신 차리세요.
왜 저한테 사과해요?
아저씨가 잘못한 게 대체 뭐가 있길래 그래요?
아저씨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저보단 훨씬 나은 사람이예요. 정말 좋아한다고요.
멋대로 굴어서 정말 죄송하고, 그러니까, 제발, 저 같은 거한테 사과하지 마시고, 차라리 화내세요.
전혀 신경 안 써요. 아직도 존경해요. 좋아해요. 오히려 제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지껄여댄 소리에 상처받으셨을 거 같아서 죄송해요. 아예 좀 더 일찍 말해주시지 그랬어요? 그럼 좀 더... 생각하고 얘기했을 거 같은데....
죄송합니다..
애써 그 분을 바라봤어요.
많이 놀라셨더라고요.
교단에만 계셨으니 저 같은 이단은 보기 힘드셨을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이 위장자라도 전혀 달라지지 않아요, 이런 생각이 얼마나 이단적일지.
그땐 전혀 신경쓰지 않았죠. 오히려 애써 무시했고, 제 마음대로 생각했어요. 전 제멋대로인 어린아이였으니까.
얼떨결에 고백해버렸는데 제대로 듣긴 했을까.
그런 거나 신경쓰고 있었어요. 들떠 있었고.
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다가가서 가볍게 안아 드렸어요.
그 때, 그 분이 우는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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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소설 유행인 거 같아서 동참...
어벤저는!! 사랑입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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