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뒤 다크소울 리마스터가 나오기 전에, 지금까지 시리즈에서 아쉬웠던 점들을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다크소울 시리즈를 2014년쯤에 접했었는데
친구의 권유로 다크소울 1편의 스팀판을 구매했었고... 처음엔 뭐 이런 게임이 있나 싶었지만 다른 유저 분들이 그렇듯이 이 시리즈에 빠져 들었습니다. 게임
들을 플레이할때는 다크소울 2편을 제외하면 딱히 아쉬운 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미야자키 휘하의 다크소울 시리즈 제작진에
게 있어서 뒷심이라는 것이, 진짜 별로 없다는걸 깨달았네요. 게임을 계속 반복 할 수록 그런 느낌이 강해졌던것 같습니다. 먼저 데몬즈소울은 출시 초기에는
휘청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인지도를 얻어 히트했음에도 불구하고 DLC를 내지 않았습니다. 만들다만 '거인의 요석' 지역의 더미 데이터만 남았죠. 이
것에 대해선 여러가지 추측이 있습니다. 소니의 삽질때문에 판권이 꼬여버리는 바람에 시리즈를 더 이상 만들어가지 못하게 되었고, 그 와중에 반다이 남코와
계약이 잡혀서 다크소울 1편에 집중했다는 것이죠. 그만큼 다크소울 1편은 시리즈 중에서 가장 깔끔한 편입니다. 하지만 게임 내용은 좋았어도 그것을 이루는
주변 요소들이 엄청나게 미흡했습니다. PC판의 이식은, 말 할 것도 없으니 넘어가고, 멀티 플레이 문제나 블랙홀 뒤잡을 비롯한 전투의 밸런스 문제가 참으로
심각한 수준이었죠. 이 게임이 출시된 년도는 2011년~2012년입니다. 패치로 말끔하게 고쳐낼 수 있는 부분을 전부 고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미야자키와 제
작진은 DLC까지 만들고 나서부터는 게임에서 아예 손을 때버리고 말았죠. 이런 "뒷심" 이 다소 부족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미야자키 휘하 다크소울 제작진의
행보는 블러드본과 다크소울 3편까지 이어집니다.
먼저 블러드본은 정말 굉장한 게임이었습니다. 다크소울 1편 이후로 이것보다 굉장한 소울 시리즈가 나올 수 있을까? 싶을때, 그런 제 의구심을 단번에 깨트렸죠.
그리고 4년간을 플레이했습니다. 정말 질리도록 하다보니 느낀 것은, 블러드본도 마찬가지로 뒷심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블러드본은 전체적으로 훌륭한 게임이지
만, 가장 큰 문제점이자 걸림돌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성배던전이죠. 제작진은 이것을 실패라고 인정했습니다. 네. 인정한건 좋아요. 하지만 이왕 낸거 제
대로 고쳐서 완성하면 유저들이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요? 아니오. 미야자키와 제작진은 DLC를 완성하고 게임에서 손을 또 때어 버렸습니다. 다크소울 1편 때의
버릇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죠. 다크소울 1편과 블러드본은 비슷한 문제점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멀티 플레이 매칭 문제, PVP 밸런스 문제 등등이 있죠. 블러드
본은 이 중에서 PVP 밸런스 문제가 성배던전에서 나오는 혈정석으로 인해 일어났습니다. 물론 DLC에서 PVP는 생각도 안한채 출시하는 바람에 생겨난 온갖 사기
무기들 탓도 있었죠. 한마디로 블러드본은 엄청나게 좋은 게임이었으나 성배던전과 PVP 밸런싱, 그리고 이게 대체 2015년에 나온 게임이 맞는건가 싶을 정도의
멀티 플레이 매칭 문제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끝맛이 살짝 아쉬운 작품이 되었습니다. 본 게임에서 잘린 수많은 더미 데이터도 그것에 한 몫을 했죠.
여기서 다크소울 3편이 발표됩니다. 미야자키는 블러드본에서 욕을 얻어먹었던 멀티 관련 요소를 각잡고 밸런싱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실제로 무기간 밸런스가
안좋다는걸 빼면 전체적인 멀티 플레이는 성공적이었죠. 하지만 DLC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점은 고쳐지지 않았고... DLC 출시 후 미야자키와 제작진은
게임을 다시 떠났습니다. 게임에 무슨 문제가 있으면 고쳐야 하는데, 유저들과 해외 유튜버들이 아무리 의견을 내도 미야자키가 하지 않으면 실현되지 않는 문제였
던 것입니다. 어쩌면 다크소울 3편은 최고의 다크소울이 되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제작진의 뒷심 부족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몇가지 결점을 가진 작품이 되었습니다.
PVP 무기 밸런스 문제는 위에 언급했으니 넘어가고, 가장 큰 결점으로 꼽히는 것은 DLC의 왕의 묘지기입니다. 네. 갓의 갓지기라고 조롱당하는 시리즈 최악의 보스
이죠. 음악은 최고였습니다만, 전작에서 회화세계라는 설정을 좋아했던 저로써는 굉장히 실망이 컸습니다. 저는 그런걸 보고 싶었던게 아니란 말입니다. 프리데와 아
리안델같은 보스전이 한번 더 있었으면 했고, 회화세계가 썩어간다는 설정을 보여주는 파리 둥지가 좀 더 거대한 규모로 표현되었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회화세계는
미완성으로 남고 말았죠. 두번째로 꼽히는 결점은 특정 무기군이 대놓고 미완성이라는 점입니다. 소형 창, 둔기, 도끼, 활, 그 외 비주류 무기들의 전기를 보면 처참하
기 짝이 없습니다. 직검은 스탠스를 이용해서 엄청나게 다채로운 플레이가 가능한데 비해 창은 그저 돌격하고 찌르는게 전기입니다. 왜 창이 미완성이냐구요? 처음부
터 저렇게 기획된건데 괜히 꼬투리 잡는게 아니냐구요? 그렇지 않습니다. 게임 내에서 창을 들고 있는 적들은 전부 창의 스탠스 전기를 사용합니다. 로스릭 기사와 왕
들의 화신이 그렇죠. 그런데 왜 플레이어는 못쓸까요? 왜냐하면, 제작진이 미완성으로 남겨둔채 더미 데이터로 쑤셔박아놨기 때문입니다. 저는 발매 전 미야자키 사장
님의 인터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모든 무기마다 서로 다른 느낌이 들도록 만들 생각이다" 라고요. 근데 이게 생각은 했지만, 결국 모든 무기를 세세하게 신경쓰겠다
는 의미가 아니었다는걸 몇년이 지나고 깨달았습니다. 반 정도만 인정해줄 수 있는 발언이죠. 그리고 회차 요소나 투기장의 성의없는 부분까지 걸고 넘어질 수도 있겠
지만, 제가 생각하는 다크소울 3편의 아쉬운 점은 크게 봤을때 저 정도였습니다. 시리즈 최고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하였죠. 그렇기에 안타깝습니다.
마지막으로 다크소울 2편입니다. 다크소울 2편을 마지막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다크소울 2편이 가지고 있는 개발 과정의 문제점 때문입니다. 저는 처음엔 이 게임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미야자키 사장님이 감독한 데몬즈소울, 다크소울, 블러드본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는 게임이었기 때문이었죠. 제가 생각하던 다크소울의 이미
지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미야자키가 만들었던 소울 시리즈에서 느껴지는 고독과 절망감, 더럽고 질척질척한 느낌, 아무 이유도 없이 나를 죽이려고 하는 코스믹 호러
풍의 몬스터들... 그리고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멋진 건물들과, 실제로 그 곳을 여행할 수 있다는 디테일 같은 것이 다크소울 2편엔 별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아
주 조금의, 편린만이 남아 있었죠. 그래서 싫어했습니다만... 최근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다크소울 2편이 개발 과정에서 엄청난 수난을 겪었다는 것을 알았고, 디렉터
타니무라를 다시 보게 되었죠. 이 사람 정말 대단한 인재입니다. 전임 디렉터가 싸지른 똥을 어떻게든 정리하고 고평가받는 게임으로 재탄생시켰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
구하고 그 똥을 전부 치우는건 불가능했습니다. 시부야가 기획했던 다크소울 2편의 초기 컨셉안을 둘러보면... 서양의 AAA급 게임의 자본이 들어가야만 성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철의 옛 왕이 타니무라로 디렉터가 바뀌면서 역할이 많이 축소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래 DLC2로 분리되어 있는 검은 안개
의 탑은 더미 데이터 상으로 봤을때 철성과 직접 사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https://youtu.be/WXowyshRW0Q) 심지어 가장 첫 트레일러에서 등장했던, 철성의 거대한 성
문까지도 미약하게나마 폴리곤으로 남아있습니다. 첫 트레일러에서 등장했지만 게임 내에서 볼 수 없었던 지역은 크게 세가지였는데, 그 중 하나의 미스터리가 풀린 셈이
죠. 하지만 미스터리가 풀림으로써 아쉬움은 더욱 커져갔습니다. 흙의탑에서 철성까지 올라가는 과정을 전부 직접 게임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재밌었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철의 옛 왕은 본래 그윈과 별 접점이 없었지만... 타니무라는 후임 디렉터로써 이 이상한 게임을 어떻게든 다크소울 1편의 후속작으로 만들
어야 했기 때문에, 철의 옛 왕에게 그윈의 소울이 떨어졌다는 괴상한 설정을 붙이고 맙니다. 이로 인해서 다크소울 2편 안에서만 보면 그럴듯한 이야기지만, 다크소울 3편
까지 놓고 보면 이상해지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이 가위질당하고 말았죠. 그렇기에 다크소울 2편은 "아쉬운" 게임이라기보다 "안타까운" 게임이라고 생각
합니다. 좀 더 많은 시간과 자본을 가지고 차근차근 제대로 만들어졌다면 어땠을까요? 여러모로 다크소울 3편과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크소울 3편도 물론 시간
이 부족했을테고, 반다이 남코가 시즌패스를 팔자고 졸라대서 DLC를 하나 더 만들어야 했죠. 그렇지만 다크소울 2편에 비해선 작업 환경이 원활했습니다. 미야자키 감독
은 다크소울 3편을 블러드본 DLC와 공동작업하면서 제대로 완성시켰기 때문이었죠. 그만큼 다크소울 2편이 얼마나 우왕좌왕하고 있었는지 상상할 수가 있습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너무 길게 적었네요. 이 정도가 지금까지 다크소울 시리즈에서 제가 느꼈던 아쉬운 점과, 안타까운 점들이었습니다. 곧 E3에서 프롬의 신작인 쉐도우
다이 트와이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을텐데... 이것이 소울 시리즈의 계보를 이어나갈 게임일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신작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프롬 소프트웨어
혹은 미야자키 감독이 맡는 게임이라면 무조건 필구하게 되겠죠. 그리고 이왕 하는 김에 아머드코어6도 만들어줬으면 합니다. 아직 3편/SL/4편/FA밖에 안해봤지만 차세대
기기로 기체들을 직접 만들어서 싸워보고 싶네요. 그리고 다시 말하는 것이지만 일주일 뒤면 리마스터가 발매됩니다!! 추억팔이일지언정 두근거리는건 어쩔 수 없는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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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진짜 공감합니다 개발자 맘이긴 하지만 정말 그 '뒷심'은 좀 가졌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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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 피빕 되나요? 요즘 안해봐서.. | 18.05.16 11: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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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도 저도 요즘은 PVP 들어가지 못했는데 될 것입니다. 주로 저녁 시간대로 활발합니다. | 18.05.17 09: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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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피비피 생겼나보네요ㅎㅎ | 18.05.17 10: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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