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 묘지는 참 많은 떡밥을 갖고 있죠.. 절벽 아래를 보면 윗쪽 세상을 연상케하는 태양같은게 보인다던가, 옛날 제사장 시녀가 거기 있다던가하는 식으로 말이죠. 비슷한 지형지대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곳에 존재할 수 있는건 그만큼 다크소울 3 세계가 시간이 뒤틀리고 메챠쿠챠한 곳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그러니 제발 무명왕님 다시 살아나주지 말아주세욧..
그런데 불의 계승의 끝 엔딩을 보면서 화방녀가 하는 말을 듣고 조금 프롬뇌가 작동했는데, 화방녀 대사를 옮겨와봅니다.
The First Flame quickly fades.
태초의 불이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Darkness will shortly settle.
이제 곧 암흑이 찾아오겠지요.
But one day, tiny flames will dance across the darkness.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암흑 속에 작은 불꽃들이 나타날 겁니다.
Like embers, linked by lords past.
왕들이 계승해온 잔불이...
-나무위키(꺼라)
1편과는 달리 불꽃을 끄는 와중에도 다시 불이 나타날 것이라는 대사를 치는데, 어쩌면 이게 엔딩을 보기전 다크소울의 세계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요?
무연고 묘지의 불이 꺼진 제사장은 과거에 누군가 불꽃을 거둔 흔적이었고, 현재는 어떤 용사가 암흑 속에서 다시 불꽃을 일구어내는 것에 성공한 세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 용사는 왕들의 화신이겠지요.
불을 거두든, 불을 계승하든 각각 불을 거두는 것에선 다시금 작은 불이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 불을 계승하는 것에선 계승하는 것치고는 1편에 비해 미약하기 그지없는 불꽃이 세계의 순환을 드러내는지도 모르겠네요.
더 억지를 부려보자면, 웬지 컬랜드의 루드레스도 이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합니다.
루드레스는 제사장 뒤의 탑의 화방녀 시체의 존재를 알고 있고, 화방녀의 눈동자도 알고 있으며, 또 눈동자를 화방녀에게 건네줬을 경우 ,구태여 막지는 않지만 '은밀한 배신'에 대해 그 결과를 인지하고 자기의 의지로 선택할 것을 말합니다. 화방녀의 눈동자를 건네준건 둘밖에 모르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컬랜드를 살해할시, 컬랜드는 저항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해 죄책감을 고백하며 죽어갑니다. 그 죄책감에 대해서는 컬랜드가 어그로를 높여주는 반지를 드랍하는 것에서도 드러나죠.
"...아아 너희들... ...나는 왕이 되었다 한들 힘없는 불이라 한들 세계를 이어간거야...그러니 용서해 주게 용서해줘 ... 그렇게 질책하지 말아줘...."
-나무위키(끄라니깐)
화방녀의 눈동자에 대해 알고 있는것. 종탑위에 죽은 화방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용서해달라고 비는 것에서 추측하자면
컬랜드는 예전에 이 세계의 불꽃을 꺼뜨리는데 조력했거나, 아니면 그 자신이 직접 꺼뜨리지 않았을까요?
불꽃을 꺼뜨렸던 전적이 있으니 화방녀의 눈동자에 대해선 잘 알것이고, 주인공이 불꽃을 꺼뜨리려고 하는 것을 알면서도 직접적으로 제지하려고 하지 않는 것은 과거의 이런 연유가 아니었을까요?
따지고 보면 사망시 대사에서도 '나는 왕이 되었다 한들'->불의 찬탈자(눈동자 엔딩) '힘없는 불이라 한들'->자기 몸을 태워 장작의 왕이 된다음 불을 계승하고자 함 '세계를 이어간 거야.'->어쩄든 세계를 계속 이어가게 됨, 이라고 유추할 수도 있네요. 물론 그저 장작의 왕으로서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호리호리한 양반이 어떤 영웅같은 자격이 있어서 장작의 왕이 됬는지도 모르겠어도(엘드리치는 신까지 냠냠 먹을 정도의 능력자인데) 예전에 조력한 전적이 있거나 아니면 아예 예전에 불꽃을 꺼뜨릴 정도의 능력이 있었다면 왜 장작의 왕인지 납득이 가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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