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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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블로 스토리 총정리 1부 - <지난편 링크>
- 세계관
■ 디아블로 스토리 총정리 2부 - 현재 페이지 ●
- 디아블로1, 2, 3, 확장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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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단 왕자와 달리 모레이나와 자즈레스가 트리스트럼에 발을 디딘 이유는 좀 더 진취적이었다. 견습 마법사 자즈레스는 악마에 관한 경험과 지식을 습득하는 한편 대성당 내부에서 강력한 마법을 발견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갖고 대성당의 미궁에 도전했다. 강력한 궁수로 이름을 날리던 모레이나는 악마들을 상대로 자신의 기량을 시험하고자 했으며, 그녀 역시 대성당에서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으리란 믿음을 일말 갖고 있었다. 어떤 이유에서건, 이젠 더 이상 미궁에 도전하는 모험가도 거의 없는 상황이었기에 데커드 케인과 아드리아는 그들의 도전을 진지하게 서포트하고자 했다.
당시 설정은 그냥 ‘로그’와 ‘소서러’였던 모레이나와 자즈레스
아이단과 모레이나, 자즈레스는 만반의 준비를 갖춘 뒤 대성당 입구로 들어섰다. 성당 내부는 꼬챙이에 몸이 꽂힌 끔찍한 시체들로 즐비했으며 지하에는 소악마들이 득시글했다. 아이단 일행이 가장 먼저 만난 난적은 ‘도살자(The Butcher)’라는 이름의 체구가 매우 큰 악마였다. 도살자는 수많은 악마의 육체를 꿰매어 만든 괴물로, 그의 방은 고기 대신 사람의 시체가 걸려있어 마치 푸줏간을 연상시켰으며 온 사방에 흐르는 핏물 때문에 역겨운 피비린내가 가득했다.
디아블로1 모든 몬스터 중 최고의 임팩트로 회자되는 도살자. “Ah~ Fresh Meat!”
일행은 죽을 고비를 몇 번이고 넘기고서야 간신히 도살자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일행은 계속해서 지하로 내려갔고, 이번에는 낯익은 상대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디아블로에 의해 해골왕으로 되살아난 레오릭 왕과 그에 의해 저주받아 미궁을 떠돌던 기사단장 라크다난이었다. 일행은 언데드 군단을 헤치고 나아가 해골왕과 라크다난을 쓰러뜨려 그들을 영겁의 고통에서 해방시켜주었다. 아이단 왕자로써는 목표하던 한 가지 일을 해낸 셈이었다.
아이단 왕자를 진심으로 분노하게 만든 상대는 그 아래 지옥의 미궁에서 조우한 라자루스 대주교였다. 이즈음 아이단 왕자는 데커드 케인을 통해 일의 전말을 완전히 깨달은 상태였다. 대성당 지하에 봉인되었던 대악마 디아블로가 부활하고 동생인 알브레히트 왕자가 납치된 일, 그리고 아버지의 광기와 죽음까지 이 모든 일이 바로 왕의 최측근이었던 배신자 라자루스가 획책한 일이라는 것. 아이단은 분노를 뿜어내며 라자루스를 처단했다. 그리고 그의 방 바닥에 그려져 있던 오망성을 통해 마지막으로 디아블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원래 디아블로1 당시에는 아이단 왕자가 아니라 그냥 생면부지의 전사 중 하나였기 때문에 설정 충돌이 조금 있다.
수많은 악마들을 상대한 끝에 아이단 일행은 마침내 대악마 디아블로를 마주할 수 있었다. 이때 견습 마법사 자즈레스는 디아블로를 직접 대면한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고 도망쳐 버린다. 디아블로는 남은 아이단과 모레이나에게 갖가지 악몽을 심어주며 덤벼들었다. 당연하게도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는 지금까지 만난 그 어느 악마보다 강력했다. 하지만 과거 호라드림을 상대하던 때만큼의 힘을 회복하진 못한 상태였고, 결국 아이단의 칼 앞에 쓰러지게 된다.
그런데 직후 아이단이 디아블로의 이마에 박힌 영혼석을 빼내자, 디아블로는 알브레히트 왕자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그가 쓰러뜨린 디아블로는 이미 알브레히트를 숙주 삼아 부활한 육체였던 것이다. 알브레히트는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자마자 짧은 숨을 내쉬고 곧바로 사망했다. 마지막 남은 혈육의 죽음을 스스로 초래했다는 사실에 아이단의 정신은 결국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디아블로의 숙주로 희생된 알브레히트 왕자
이후 아이단은 무언가에 홀린 듯 디아블로의 영혼석을 자신의 이마에 가져다 댔다. 디아블로를 자신의 몸에 봉인해 통제하기로 한 것이다. 오래전 탈 라샤가 그러했듯, 그것은 엄청난 고통을 초래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아이단은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디아블로의 영혼석을 자신의 이마에 박았다.
이후 아이단은 한동안 아드리아와의 만남을 가진다. 그리고 얼마 후 자신을 ‘어둠의 방랑자’라 칭하며 동쪽 어딘가로 홀연히 사라졌다. 이즈음 아이단은 이미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속삭임만이 은밀히 되풀이되고 있었다.
‘동쪽에서 형제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그의 목적은 나머지 두 악마 형제들의 봉인을 풀어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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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를 쓰러뜨린 영웅들이 사라지고 얼마 후, 트리스트럼 마을에 엄청난 수의 악마들이 들이닥친다. 마을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무참히 살해당해야 했다. 시체가 된 주민들은 다시 언데드로 되살아나 살아있는 마을 주민들을 공격했다. 데커드 케인은 악마에 의해 철창에 가둬졌고 아드리아는 시신조차 찾을 수 없었다. 트리스트럼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성당 내부만이 악마에 점령했을 뿐이었지만 이젠 마을 전체가 악마의 손아귀에 넘어가게 되었다.
결국 전원 몰살당한 트리스트럼의 주민들
철창 속에 갇힌 데커드 케인은 아이단의 이마에 있던 상처를 떠올리고는 대략적인 사태 파악을 할 수 있었다. 악마들이 갑자기 들끓게 된 이 사태는 디아블로에 의해 지배당한 어둠의 방랑자, 아이단이 원인임에 틀림없었다.
얼마 전 아이단은 바알의 봉인을 풀기 위해 동쪽 아라녹 사막으로 향하던 중 자신을 뒤쫓는 추격자들을 저지하고자 지옥의 일곱 악마 중 하나인 ‘안다리엘’을 소환했다. 안다리엘은 과거 대악마들을 배신했던 자였지만 대악마가 성역에서 힘을 키우는 것을 보고는 그를 돕기로 결심하고 트리스트럼을 파괴했다. 다음으로 안다리엘이 주목한 것은 트리스트럼의 동쪽 국경 관문에 위치한 ‘보이지 않은 눈의 자매단’의 본거지였다. 안다리엘은 그들의 수도원을 지옥의 전초기지로 삼고자 자신의 악마들을 이끌고 습격했다. 이때 안다리엘의 무자비한 고문으로 대다수 로그들이 죽거나 타락하고 말았고, 그 대표적인 인물이 얼마 전까지 아이단과 함께 디아블로와 싸웠던 로그 영웅, 모레이나였다. 모레이나는 안다리엘에 의해 타락하여 ‘핏빛 큰까마귀’라는 사악한 존재가 된다.
트리스트럼과 로그 수도원을 장악한 고뇌의 여제 안다리엘.
얼마 후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각지의 모험가들이 로그 야영지에 모여들었다. 바다 건너 스코보스 제도에서 온 아마존 여전사 카시아, 순수한 마법만을 추구하는 처녀 마술사 집단 잔 에수의 소서리스 이센드라, 선과 악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업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라트마의 네크로맨서 줄, 세계석이 봉인되어 있는 북방의 아리앗 산에서 온 바바리안, 바바리안 일족에서 갈라져 나와 자연과의 조화를 이룬 드루이드, 타락하지 않은 자카룸 교단의 생존자 팔라딘, 악마의 마법으로 타락한 마법사들을 암살하는 집단 비쟈크타르의 어쌔신 등. 이들 일곱 명의 모험가들은 디아블로가 부활했다는 소문의 진상을 파악하고 안다리엘에게 장악당한 수도원을 탈환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에 이른다.
인원이 늘어난 디아블로2의 주인공들
그 시각, 어둠의 방랑자 아이단은 여행길에서 만난 마리우스라는 남자와 함께 바알이 봉인된 ‘탈 라샤의 무덤’으로 향하고 있었다. 마리우스는 아이단이 로그 성채 동쪽 관문 근처에서 만난 노인이었다. 매일 술에 찌들어 살아가던 쇠약한 노인 마리우스가 평소처럼 술집 테이블에 엎드려 있던 어느 날, 어둠의 방랑자가 그곳에 들어섰다. 직후 갑자기 악마들이 등장하고 술집에 불길이 치솟으며 마리우스를 제외한 모든 술집의 손님들은 비명횡사하고 말았다. 공포에 사로잡혀 망연자실하게 앉아있던 마리우스에게 어둠의 방랑자는 조용히 다가와 동행을 제안했다. 마리우스는 그 제안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아이단을 따라나선 노인 마리우스
그동안 모험가 일행은 악마 안다리엘과 타락한 영웅 모레이나를 쓰러뜨리고 차원문을 통해 곧장 트리스트럼으로 향했다. 데커드 케인으로부터 디아블로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 간신히 구출된 데커드 케인은 모험가 일행에게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하고 어둠의 방랑자가 바알과 메피스토의 부활을 꾀하며 아라녹 사막에 위치한 항구도시 <루트 골레인>으로 향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루트 골레인은 평화로운 사막 도시였다. 며칠 전 그곳에 한 비제레이 마법사가 방문했다. 그는 트리스트럼 지하에서 디아블로를 보고 공포에 질려 도망쳤던 마법사 자즈레스였다. 루트 골레인 영주는 방문자 자즈레스에게 궁전 구경을 시켜줬다. 궁전 양식에 흥미를 보인 자즈레스는 이를 연구하게 해달라 부탁했고, 영주는 흔쾌히 수락했다. 이때 궁전 지하를 둘러보던 자즈레스는 우연히 한 통로에서 과거 비제레이의 마법사였던 ‘호라즌’의 비전 성역(아케인 생츄어리)을 발견한다. 그곳은 악마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었으나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자즈레스는 봉인을 풀고 말았고, 결국 궁전 지하에는 악마들이 쏟아져 나오며 지옥도가 펼쳐지게 된다. 그즈음 루트 골레인은 궁전 밖에서도 재앙이 닥치고 있었다. 어둠의 방랑자가 루트 골레인을 지나며 사막 일대에서부터 악마들이 나타나 대대적인 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루트 골레인의 영주는 수비병들을 궁전 지하에 배치하고 도시의 방비는 용병대에게 맡겨야 했다. 그러나 오래 버틸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악마에게 점령당한 사막 항구 도시 ‘루트 골레인’
모험가 일행은 어둠의 방랑자를 쫓아 탈 라샤의 무덤으로 향했다. 일행은 우선 사막을 샅샅이 뒤져 무덤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열쇠인 ‘호라드릭 스태프’를 얻어냈다. 그러나 탈 라샤의 무덤의 위치는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단서는 루트 골레인 궁전 지하의 비전 성역에 있었다. 일행은 루트 골레인의 수많은 악마들과 미쳐버린 자즈레스까지 물리치고서야 간신히 차원문을 통해 탈 라샤의 무덤 앞에 당도할 수 있었다.
모험가들은 호라드릭 스태프를 꽂아 넣고 탈 라샤의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열었다. 그런데 그들이 방에 진입했을 때 마주한 것은 방랑자가 아닌 일곱 악마 중 하나, 고통의 대공 두리엘이었다. 두리엘은 바알로부터 무덤 내부의 침입자를 막고 대천사 티리엘을 감시하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무덤을 지키고 있었다. 즉 바알은 이미 부활한 상태였다.
탈 라샤의 무덤에서 만난 악마 두리엘과 대천사 티리엘
수시간 전, 어둠의 방랑자와 마리우스가 탈 라샤의 방에 먼저 진입했을 때 정의의 대천사 티리엘이 나타나 그들을 가로막았다. 티리엘은 만만찮은 상대였기에 어둠의 방랑자는 바알의 봉인을 쉽게 풀 수 없었다. 그런데 함께 따라나섰던 마리우스가 기어코 일을 그르쳤다. 티리엘 혼자였다면 모험가들이 당도하기 전까지 어둠의 방랑자를 붙들 수 있었을 텐데 바알의 꾀임에 넘어간 마리우스가 탈 라샤의 영혼석을 뽑아버리면서 바알이 부활해버린 것이다. 졸지에 대악마 둘을 상대하게 된 티리엘은 역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티리엘은 그러한 마리우스의 행동에도 그를 구해주고 그에게 바알의 영혼석을 건네준 뒤, ‘지옥의 대장간’으로 가서 그것을 파괴하라고 당부했다. 이후 마리우스는 탈 라샤의 방을 빠져나갔고, 티리엘은 바알이 봉인되어있던 자리에 같은 방식으로 봉인되고 만다.
모험가들은 두리엘을 쓰러뜨리고 탈 라샤의 방 안에 진입했으나 이미 바알과 방랑자는 떠나고 난 뒤였다. 일행은 티리엘로부터 그들이 이번엔 맏형 ‘메피스토’를 부활시키기 위해 쿠라스트로 향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곧장 쿠라스트 부두로 향했다.
메피스토가 봉인된 동쪽의 밀림지대 ‘쿠라스트’
쿠라스트는 메피스토에 의해 이미 완전히 타락한 상태였다. 주민들은 물론이고 곤충과 동식물들까지 모두 변형되거나 독기가 뿜어져 나왔다. 모험가 일행은 서둘러 쿠라스트 전역을 뒤져 메피스토가 봉인되어 있는 트라빈칼 사원의 입구 위치를 알아내고 열쇠를 얻어 그곳에 진입했다. 그러나 이미 한발 늦은 상황이었다. 먼저 도착한 어둠의 방랑자와 바알은 맏형 메피스토마저 기어코 부활시키고 말았다.
오랜 세월이 지나 마침내 다시 모인 대악마 삼형제는 1차적으로 자신들에게 반기를 들었던 아즈모단과 벨리알에 대한 복수를 계획했다. 그리고 동시에 성역 북쪽 아리앗산 어딘가에 있는 ‘세계석’을 이용해 성역을 타락시킨 후 악마를 따르는 네팔렘 군대를 양성해 천상계까지 쓸어버릴 계획을 세웠다. 대악마들은 우선 힘을 합쳐 지옥문을 열었다. 그 시점에서 어둠의 방랑자는 아이단의 외형을 완전히 벗고 디아블로로써 온전히 부활한다.
디아블로는 지옥에서 자신을 따르는 악마들을 소집하기 위해 떠났다. 바알은 자신의 영혼석을 가진 마리우스와 세계석을 찾기 위해 북쪽으로 떠났으며 메피스토는 모험가들이 자신들을 쫓아와 방해하지 못하도록 지옥문이 열려있는 증오의 사원 3층에 남아 그곳을 지켰다. 티리엘의 명령에 따라 지옥의 대장간으로 향하기 위해 대악마들의 뒤를 밟던 마리우스는 그러나 막상 지옥문이 열리는 것을 보고는 다시 극심한 공포에 휩싸여 어디론가 도망쳐 버렸다. 얼마 후 모험가 일행은 자카룸의 타락한 사제들을 쓰러뜨리고 증오의 사원으로 들어가 대악마 메피스토와 조우하게 된다.
동생들아! 형만 믿어!
일행은 힘겨운 싸움 끝에 메피스토를 영혼석에 봉인하는데 성공했다. 그들은 메피스토의 영혼석을 가지고 곧바로 데커드 케인과 함께 지옥문으로 들어가 ‘지옥의 성채’에 도착했다. 성채는 지옥 내 천상군 최후의 방어선이자 지옥을 공격하기 위한 교두보인 곳이었으며 대천사 티리엘만이 홀로 지원을 나와 있었다. 천상계는 기본적으로 성역에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었고, 지옥과는 불가침 조약까지 맺은 상태였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도울 수는 없었다.
일행은 먼저 티리엘의 부탁에 따라 그곳에 갇혀있던 티리엘의 부관 이주알을 해방시켰다. 이때 일행은 이주알로부터 한가지 사실을 전해 듣는다. 그동안 악마들의 고문에 못 이긴 자신이 대악마들에게 영혼석의 비밀과 사용법에 대해 모두 알려주었고, 그로 인해 영혼석은 이제 대악마들을 봉인하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더 강한 육체를 얻게 만들어주는 매개가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때문에 모험가 일행은 티리엘의 조언에 따라 1차적으로 메피스토의 영혼석을 불길의 강에 위치한 지옥의 대장간에서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그것이 끝나면 ‘혼돈의 성역’으로 가서 디아블로를 쓰러뜨리고 그의 영혼석 역시 파괴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인간 영웅들의 백업을 맡은 티리엘
한편 바알은 마리우스를 마침내 찾아낸다. 티리엘의 명령을 무시하고 공포에 질려 도망쳤던 마리우스는 서부 반도 왕국에 있는 한 요양소에 들어가 있었다. 바알은 마리우스를 안심시키기 위해 티리엘의 모습으로 둔갑하여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마리우스는 경계심을 풀고 그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영혼석을 가져가 달라며 그것을 바알에 건네주었고, 바알은 영혼석을 안전하게 보관해줘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는 요양소를 불태운 뒤 사라졌다.
끝내 겁쟁이로 삶을 마감한 마리우스
지옥의 대장간이 있는 불길의 강은 온갖 악마들이 득시글거리는 곳이었다. 모험가 일행은 그곳에서 대장장이 헤파스토를 쓰러뜨리고 지옥 대장간 망치를 주워다가 메피스토의 영혼석을 파괴했다. 디아블로는 우리 형아의 영혼석이 파괴되었다는 사실에 크게 화를 내며 자신의 군세를 모으는데 더욱 박차를 가했다.
모험가 일행은 그들 수많은 악마 군세와 싸우며 혼돈의 성역의 다섯 개의 봉인을 제거하고 마침내 대악마 디아블로를 목도했다. 지옥에서 마주한 디아블로는 정말로 강력했다. 한때 바알이 탈 라샤의 육체를 가지고 그의 지식과 힘을 얻었던 것처럼, 디아블로는 자신을 쓰러뜨렸던 강력한 네팔렘 영웅 아이단의 몸까지 얻은 상태였기에 모험가들은 일전의 트리스트럼 지하에서의 전투보다 훨씬 고되고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
싸움만큼은 제일 잘하는 막내동생 디아블로
모험가들은 모두 힘을 합쳐 장대한 싸움을 한 끝에서야 간신히 디아블로를 물리칠 수 있었다. 하지만 안도하기엔 이른 상황이었다. 모험가들이 메피스토와 디아블로를 상대하는 동안 바알이 군대를 모아 세계석이 있는 아리앗산 일대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리앗산은 야만전사 왕국이 지배하고 있는 곳이었다. 바알의 군세가 야만전사 왕국의 수도인 세스케론에 당도했을 때, 최고 원로는 홀로 성문 앞에 나가 바알에게 당당히 목소리를 높였다. 야만전사들은 악마 군대를 스스로의 힘으로 막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오만이었다. 바알의 손짓 한 번에 원로는 산산조각이 났고, 압도적인 악마들의 군세에 야만전사들은 속절없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세계석을 차지하기 위해 아리앗산을 침공한 바알
타리엘은 즉시 차원문을 열어 아리앗산 중턱의 요새로 모험가 일행을 보내주었다. 일행은 요새의 포위망을 뚫고 바알을 계속해서 추격했다. 그러나 이미 바알은 세계석을 오염시킨 후였다. 그런데 이때, 대천사 티리엘에 나타나 뜻밖의 행동으로 상황을 반전시킨다. 자신의 검 엘드루인을 던져 이 모든 싸움의 원흉이었던 세계석을 아예 부숴버린 것이다. 세계석은 파괴되면서 거대한 에너지를 내뿜었다. 그 힘은 바알의 영혼을 찢어버리고 그가 끌고 온 악마 군대를 몰살시켰으며 아리앗산 전체를 파괴해 불모지로 바꿔버렸다.
세계석을 파괴하는 용단을 내린 티리엘
이후 티리엘은 행방불명이 되었다. 후일 그의 검만이 성역 머나먼 곳에서 발견되었을 뿐이었다. 그 후로 성역은 한동안 평화를 맞이한다. 폐허가 된 트리스트럼은 모험가들이 몰리며 복구가 시작됐고 악마들도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성역의 인간들은 계속 불안에 떨었다. 그들이 겪은 일은 트라우마가 되어 쉽게 잊혀지지 않았고, 언제 또다시 악마들이 쳐들어올까 항상 두려워하며 살아야 했다. 그리고 20년 뒤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정체불명의 별과 함께 그 불안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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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이 불안한 평화를 누려온지 20년이 지났다. 호라드림의 최후의 계승자 데커드 케인은 새롭게 재건된 <뉴 트리스트럼>에 언젠가 종말이 다가올 것이라 매일 경고하곤 했다. 그에겐 수양 조카딸이 한 명 있었는데, 바로 과거 트리스트럼에 머물렀던 마녀 아드리아의 딸 레아였다. 아드리아가 사라진 후 데커드는 남겨진 레아를 친자식처럼 아껴주었다. 레아 역시 그를 삼촌이라 부르며 잘 따랐다.
데커드 케인에게 길러진 아드리아의 딸 레아
다만 레아는 데커드 삼촌이 매일 천사와 악마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종말에 대해 운운하는 것만은 매우 싫어했다. 그녀는 삼촌이 헛된 망상에 빠져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갓 스물이 된 레아는 자신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들에 대해 광적으로 집착하는 것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데커드의 말을 증명하듯, 어느 날 폐허가 된 구 트리스트럼의 대성당에 종말을 암시하는 별이 떨어졌다. 이때 케인 역시 실종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케인이 죽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레아는 절대 그럴 리 없다며 끝끝내 케인을 찾아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정확히 ‘뉴 트리스트럼’은 무너진 트리스트럼을 복구한 게 아니라 근처에 새로 만들어진 마을이다.
곧 트리스트럼에 떨어진 별에 관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모험가들이 뉴 트리스트럼에 모여들었다. 20년 전 자신들의 터전인 아리앗산을 잃고 용병으로 떠돌던 야만용사, 과거 대악마들을 물리친 소서리스의 제자이자 천재적 재능을 가진 마법사(Wizard), 저 멀리 북쪽의 차디찬 땅에서 온 빛과 어둠의 균형의 수호자 수도사, 과거의 삶을 포기한 채 오직 악마를 죽인다는 목적만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악마사냥꾼, 자카룸교의 한 분파로써 조직된 전사 집단의 성전사, 라트마의 사제 강령술사(Necromancer), 밀림지역 테간제에서 온 부두술사 등.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능력을 가진 자들이었다. 이를 알아본 레아는 그들에게 케인을 찾아달라고 의뢰하며 그들과 동행하기로 한다.
또다시 모여든 불나방들
데커드 케인은 부활한 레오릭 왕인 해골왕에게 붙잡혀 있었다. 모험가들은 대성당 지하로 내려가 데커드 케인을 구출하고 민폐를 일으키는 해골왕을 다시 잠재웠다. 그런데 해골왕이 쓰러진 자리에는 비밀의 방으로 내려가는 지하 통로가 있었다. 그 통로를 따라 별이 떨어진 자리에 도착하자, 허름한 옷을 입고 쓰러져 있는 한 명의 이방인이 보였다.
이방인은 자신이 떨어진 이유나 이전의 기억을 잃은 상태였다. 그는 일행에게 자신이 잃어버린 검 조각을 찾아달라 부탁해왔다. 왠지 그것만은 기억하는 듯했다. 모험가들은 고난의 벌판과 썩어가는 숲에 위치한 고대 네팔렘의 안식처를 돌며 이방인의 기억을 되살릴 열쇠가 될 검 조각을 하나둘씩 확보했다. 마지막 검 조각이 떨어진 곳은 트리스트럼의 이웃 마을 워담이었다. 그러나 그곳의 검 조각은 이미 도둑맞은 뒤였다. 그런데 일행이 이에 신경 쓰는 동안 마그다라는 사악한 마녀가 자신의 ‘마녀단(Coven)’을 이끌고 나타나 케인과 레아, 이방인을 모두 인질로 잡아가는 사태가 벌어진다.
마녀단은 불타는 지옥의 악마 군주 ‘벨리알’을 섬기는 이교도들의 무리였다. 원래는 아주 오래전에 와해되었던 삼위일체단이란 조직의 잔당이었으며 당시 자신들이 숭배하던 지옥 군주가 사라진 후 한동안 지리멸렬한 조직력을 보여줬으나 마그다가 리더가 된 후부터 매우 강성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났다. 마그다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던 이전의 지도자들을 모조리 독살하고 스스로 우두머리가 되었다. 이때 마녀단의 지도자들을 독살할 것을 제안한 사람은 바로 마녀 아드리아였다.
한때 삼위일체단의 찌꺼기 잔당 수준에 불과했던 마녀단을 거대 조직으로 키워낸 아드리아와 마그다
마그다는 벨리알로부터 명령을 받고 트리스트럼에 마녀단을 이끌고 와 혼란을 일으켰다. 그녀의 목적은 이방인의 검을 강탈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케인에게 검 조각을 합쳐 복원하라고 요구했지만 케인은 거절했고, 분노한 마그다는 결국 케인을 죽이고 만다.
죽기 전 케인은 마그다 몰래 간신히 검을 복원하여 그 검의 주인이 천사라는 사실을 레아에게 알려주고 그녀가 자신이 못다한 일을 끝마쳐주길 바라며 숨을 거두었다. 태어나서부터 부모에 대한 기억이라곤 아버지는 트리스트럼의 위대한 전사였고 어머니는 마녀였다는 사실만을 알고 있던 레아는 어릴 적부터 자신을 키워준 케인의 죽음에 슬퍼할 틈도 없었다. 그녀는 마그다가 데려간 이방인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모험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모험가들은 폐허가 된 레오릭의 저택으로 내려가, 저주받은 요새를 지나, 비명의 전당 끝자락에 위치한 도살자와 대면하여 그를 무찔렀다. 그리고 납치되었던 이방인을 구출하여 그에게 마침내 데커드가 복원한 검을 건네주었다. 그러자 비로소 이방인은 기억을 되찾고 정체를 드러내었다. 놀랍게도 그는 오랜 시간 인간들의 편에 섰던 정의의 대천사, 티리엘이었다.
신작에도 어김없이 등장한 천사 티리엘
티리엘은 자신이 왜 인간 세상에 그러한 모습으로 나타났는지 일행에게 털어놓았다. 과거 네팔렘의 영웅 울디시안의 희생 이후로 티리엘은 인간이란 존재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끼고 그들 편에 서서 오랫동안 협조해주었다. 그러나 세계석 파괴 이후로 20년 만에 천상에 돌아온 티리엘에게 돌아온 것은 죄의 추궁이었다. 그의 악우이자 앙기리스 의회의 새로운 수장이 된 용기의 대천사 임페리우스가 티리엘이 천상의 법규를 어기고 인간을 도운 것은 큰 죄에 해당한다며 그 죄를 물으려 한 것이다. 티리엘은 어디까지나 정의를 실현했을 뿐이라며 반발했고, 곧 두 천사 간에 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티리엘은 더 이상 천상의 편에 남지 않겠다며 스스로 날개를 뜯어내고 천상에서 추방되었다. 때문에 그가 날개 없는 모습으로 성역에 추락했던 것이다.
티리엘은 더 이상 천사가 아닌 인간의 모습을 한 필멸자로써 인간만이 유일한 희망임을 믿고 이제 함께 악에 싸워나갈 것을 결의했다. 티리엘의 진심을 느낀 레아도 케인이 못다 이룬 꿈을 자신의 손으로 매듭지을 것을 약속하고 티리엘과 동행했다. 그동안 레아는 가치관과 태도가 예전과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트리스트럼을 뒤로 한 채 티리엘과 레아는 동방의 보석이라 불리우는 사막 도시 <칼데움>을 찾았다. 그곳은 이미 악마 벨리알의 마수가 뻗쳐 있는 곳이었다. 7대 악마 중에서 아직 살아남은 2명의 악마인 거짓의 군주 벨리알과 죄악의 군주 아즈모단은 디아블로가 노리다 실패했던 성역의 정복을 노리기 위해 인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사막의 교역 도시 ‘칼데움’
칼데움은 한때 끝 모를 번영을 구가했다. 몇 세기 동안 중립을 유지해온 덕분에 수차례의 전쟁에도 파괴되지 않고 세력이 더욱 강성해진 칼데움은 빠르게 세를 확장했다. 하지만 자카룸과 쿠라스트의 몰락 이후 중심지를 잃어버린 쿠라스트의 귀족들이 칼데움에 대거 난입하면서 쿠라스트의 황제 하칸 1세는 아예 칼데움을 새 수도로 삼아 버렸다. 그리고 얼마 후, 하칸 1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칼데움의 번영은 끝이 났다. 하칸 1세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하칸 2세의 막장 통치 때문이었다. 사실 하칸 2세의 정체는 지옥에서 온 거짓의 군주, 벨리알이었다.
벨리알의 기만으로 그가 왕위에 오른 후 칼데움은 정말 처참한 꼴이 되었다. 도시 안은 귀족들의 부패로 헐벗고 굶주렸으며 악마의 광기로 주민들은 삶의 활력을 잃고 초점 없이 절망적이었다. 도시 밖 사막은 벨리알의 악마들과 오염된 야수들이 사람을 뜯어먹고 이웃한 알카르누스는 수하 마녀단이 장악해 각종 흑마술의 산 제물로 주민들을 잡아다 바치는 등 이에 견디지 못한 생존자들이 칼데움으로 몰려들자 그렇잖아도 혼란스러웠던 도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모험가들이 칼데움에 도착했다. 그들이 왔을 땐 이미 귀족들마저도 성 밖으로 내쫓겨 부랑자들에게 다 털리고 알몸이 되거나 시체가 되어 있었다. 일행은 먼저 사막 지대에 위치한 마녀단의 은신처로 쳐들어가 마그다를 죽임으로써 케인의 복수를 이뤘다. 그러나 그것은 마그다가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는 양동 작전이었고, 그 사이 칼데움 황궁 병사들이 레아를 납치해간다. 또 한 번의 고생 끝에 레아를 구한 모험가들은 레아로부터 그녀의 어머니인 마녀 아드리아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이번엔 아드리아를 구출하러 나섰다. 그녀는 벨리알의 부하에게 잡혀 고문 당하고 있었다. 모험가들은 칼데움 하수도로 내려가 일대를 샅샅이 뒤진 끝에 아드리아 역시 구출해냈다.
아드리아는 그동안 일곱 악마를 모두 봉인하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녀왔다고 했다. 그녀의 말로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선 ‘검은 영혼석’이라는 게 필요했다. 검은 영혼석은 오래전 호라드림 최초의 일원 중 하나였던 졸툰 쿨레가 만든 것으로써, 한 개당 하나의 악마만 봉인할 수 있었던 기존 영혼석과는 달리 검은 영혼석은 7대 악마 모두의 혼을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용량이 큰 물건이었다. 그것은 심지어 천사의 정수까지 담을 수 있었다. 하지만 졸툰 쿨레는 그 힘에 매료된 나머지 다른 호라드림 단원들에게 반발을 사 죽임을 당하고 그의 몸은 피와 머리, 육신으로 갈가리 찢겨 각기 다른 장소에 봉인되고 말았다.
검은 영혼석을 회수하려면 우선 그것을 만든 장본인인 졸툰 쿨레를 부활시켜야 했다. 레아와 모험가들은 달구르 오아시스와 황량한 사막을 거치며 졸툰 쿨레의 피와 찢겨진 유해를 회수해 그를 부활시켰다. 쿨레는 영혼석이 보관된 자신의 연구실로 모험가들을 안내했다. 그러나 결국은 영혼석의 힘으로 공허한 자신의 마음을 채워 세상을 가지려는 속셈을 드러냈고, 모험가들은 검은 영혼석을 챙긴 뒤 다시 그를 죽여야 했다.
부활한 졸툰 쿨레를 통해 ‘검은 영혼석’을 얻어낸 레아와 모험가들
검은 영혼석을 성공적으로 회수한 모험가들은 칼데움 황국을 장악한 어린 황제의 탈을 쓴 벨리알의 정체를 밝혀내 치열한 전투 끝에 그를 검은 영혼석에 봉인했다. 영혼석에는 벨리알뿐만 아니라 그동안 성역에서 쓰러진 바 있었던 안다리엘, 두리엘, 메피스토, 바알, 디아블로 등 모든 지옥의 군주의 정수가 담겨져 있었다. 지옥의 일곱 군주를 모두 검은 영혼석에 봉인해 영혼석을 파괴하여 그들을 이 세상에서 완전히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는 아드리아는 매우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군주인 아즈모단 뿐이었다.
얼마 후 검은 영혼석을 연구하던 레아 앞에 아즈모단의 환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군대가 으스러진 산에서 밀려와 검은 영혼석을 찾을 것이라 경고했다. 레아와 티리엘, 아드리아는 지체할 것 없이 아즈모단이 있는 아리앗 분화구 근방에 위치한 철벽의 성채로 향했다. 철벽의 성채는 서부원정지 왕국에서 파견된 용맹스러운 병사들이 지키는 철옹성이었다. 최근 아즈모단의 군대가 철벽의 성채를 맹공격하고 있었으나 그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20년 전 세계석의 파괴로 무너져 커다란 분화구가 생겨난 아리앗
모험가들은 병사들을 도와 철벽의 성채를 침입하는 악마들을 격퇴하고 나아가 전장에서 아즈모단이 자랑하는 공성 병기를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불타는 지옥을 방불케하는 아리앗 분화구 아래로 깊숙이 내려가 마지막으로 아즈모단을 쓰러뜨리고 그의 영혼까지 검은 영혼석에 봉인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지옥의 모든 군주가 쓰러지고 검은 영혼석에 봉인되면서 사람들은 드디어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온 악마들과의 전쟁이 끝날 것이라 기대했다. 레아와 티리엘, 아드리아는 마지막으로 검은 영혼석을 파괴하기 위해 성채 꼭대기로 향했다. 그러나 일행은 마지막 순간에 예상치 못한 전개를 맞이한다. 아드리아가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딸 레아를 검은 영혼석의 제물로 바쳐 대악마 디아블로를 부활시키려 한 것이다. 그녀는 처음부터 그럴 작정이었다.
“아드리아, 언제 우리를 배신할 생각을 했지?”
티리엘의 물음에 아드리아는 그동안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듯,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그녀는 오래전 레오릭의 장남 아이단이 디아블로의 힘을 꺾어 자기 육신에 담으려 했을 때부터 그에게 매료되었고, 그때부터 디아블로에게 충성을 맹세하기로 결심했었다. 레아는 당시 디아블로의 매개나 다름없었던 아이단과의 사이에서 아드리아가 의도적으로 낳은 ‘도구’였을 뿐이었다.
“천사들은 우리가 그냥 살게 내버려 두지 않아. 우리가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 적어도 악마들은 그런 면에서 융통성이 좀 있지.”
아드리아는 천사보다 악마가 낫다며 네팔렘을 도발했다. 천사는 인간이 선과 악 중 악을 택할지도 모르니 없애려 들었던 반면, 악마는 인간에게 악을 택하게 유도해서 자신들의 편에 세우려는 노력이라도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악마가 인간들을 천상과의 전쟁에서 총알받이로 내보내려는 의도였을 뿐이었지만 아드리아는 계속해서 악마들이 인간을 더 존중한다며 천사들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었다.
“레아야... 데커드가 늘 의심한 대로... 네 진짜 아버지는 디아블로 님이란다. 딸아, 이제 네가 그분의 그릇이 되어라.”
아드리아는 검은 영혼석을 파괴하지 않고 레아에게 사용했다. 영혼석에 담겨있던 악마들의 영혼에 의해 레아의 정신은 붕괴되었고, 결국 7대 악마 전원의 힘을 손에 넣은 디아블로가 레아의 육체를 숙주로 삼아 부활하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숙주로 예정되었던 디아블로의 딸 레아
아드리아의 공작으로 7대 악마의 영혼과 힘을 모두 가지고 부활한 디아블로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악마로 다시 태어났다. 지옥의 유일무이한 지배자이자 대악마로 부활한 디아블로는 오랜 숙원이었던 천상 침공을 마침내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천상계에게 그것은 마치 고대의 대악마(Prime Evil) 타타멧이 다시 태어난 것과도 같은 대재앙이었다.
레아의 껍데기를 벗고 악마로서의 본모습을 드러낸 디아블로는 숙적 임페리우스를 손쉽게 쓰러뜨리고 다이아몬드 문을 파괴함으로써 천상에 자신의 마수를 뻗쳐 나갔다. 디아블로의 공포와 패악에 천사들은 겁에 질려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달아났으며, 반대로 지옥의 악마들은 이제 일곱에서 하나가 된 군주의 지휘 하에 일치단결하여 천상을 짓밟았다. 그 영향으로 신성한 천상은 타락하여 점차 황폐화되었으며 천사들은 희망을 잃어갔다.
블로 누나 파이팅! 다 밟아버려!
그러나 티리엘과 네팔렘 모험가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디아블로에게 납치당한 희망의 천사 아우리엘과 운명의 천사 이테리엘을 구해내고 그들과 함께 반격에 나섰다. 지혜의 천사 말티엘은 여전히 행방불명이었지만 상관없었다. 디아블로의 하수인인 이스카투와 라카노트, 그리고 지옥에서 다시 부활한 이주알까지 쓰러뜨린 네팔렘 영웅들은 천상의 가장 높은 곳, 태초의 신 아누의 유산이기도 한 수정 회랑에서 마침내 디아블로와 결전을 치렀다.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했다. 그러나 이미 숱한 싸움을 이겨낸 네팔렘들은 더 이상 공포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의 힘은 어느새 과거 전설적인 네팔렘 영웅 울디시안에 근접해 있었다. 전능에 범접했던 울디시안만큼은 아니지만, 세계석이 파괴된 이후 네팔렘들은 어느새 자신들의 잠재력을 되찾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PC방 폐인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플레이어들
마침내 디아블로는 또 한 번 네팔렘 영웅들의 손에 쓰러졌다. 그의 육신은 은빛 탑 아래로 떨어져 산산이 파괴되었으며 영혼은 검은 영혼석에 갇힌 채 천상에 떨어졌다. 이로써 천상과 성역은 또 한 번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제 천사가 아닌 필멸자가 된 티리엘은 자신의 사명이었던 정의가 실현되었다며 검은 영혼석을 회수해 앙기리스 의회로 돌아갔다. 하지만 7대 악마의 정수가 담긴 검은 영혼석은 파괴할 수도, 천상에 둘 수도 없었기에 처치가 매우 곤란했다. 그렇게 갈팡질팡하는 사이, 검은 영혼석의 부정적인 기운은 서서히 대천사들에게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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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는 쓰러졌지만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 티리엘은 검은 영혼석을 안전하게 처리해야 했다. 티리엘은 자신이 새로 결성한 <신 호라드림>과 함께 성역에서 그 누구도 찾지 못할 은밀한 은닉처를 물색했다. 그의 생각엔 서부원정지 가까이 있는 고대 네팔렘의 폐허가 그 적절한 장소였다. 만약 이곳에 검은 영혼석을 영구히 봉인하는데 성공한다면, 악마가 다시 되돌아 오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검은 영혼석의 불안정한 성질 때문에 천사도 악마도 둘 다 찾아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성역 남서쪽에 위치한 서부원정지
그런데 그즈음, 한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지혜의 대천사 말티엘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예전과는 모습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한때 앙기리스 의회에서 가장 고결하고 믿음직한 지도자였던 말티엘은 세계석이 사라진 후부터 신성한 유물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굉장히 괴로워했고, 그러다 어느 날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다시 나타난 말티엘은 티리엘과 호라드림 수행원을 습격하는 등 천상의 규율을 어기고 티리엘에게서 검은 영혼석을 탈취해갔다. 그의 목적은 악마들처럼 인간들을 타락시키거나 전쟁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 성역의 파괴 그 자체였다. 그는 자신의 수확자(Reaper) 군단을 이끌고서 성역의 모든 인간을 학살하고 그들의 영혼을 거두고자 했다. 그는 이미 존경받던 예전의 지혜의 대천사가 아니었다. 그는 스스로를 ‘죽음의 천사(Angel of Death)’라 자칭했다.
악의 화신이 되어 돌아온 천사 말티엘
사실 말티엘은 훨씬 더 오래전, 이나리우스가 세계석을 강탈한 사건 이후부터 성역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본래 성역의 존속 문제가 최초로 논의될 때 기권, 즉 방관적 찬성을 한 바 있었던 말티엘은 세계석의 강탈과 파괴 사건 등을 지켜보며 그 계기를 제공한 네팔렘을 절멸해야 할 대상으로 보게 되었다. 분명 네팔렘은 천사와 같은 정의를 가질 수도 있으나 악마와 같이 타락할 수도 있다. 디아블로를 물리친 것도 네팔렘이지만, 디아블로의 숙주가 된 것도 네팔렘이었다. 이 같은 네팔렘의 특성과 타락의 ‘가능성’ 때문에 절멸의 대상으로 간주한 것이다. 말티엘은 평소 세계석을 누구보다 소중하게 여겼기에 세계석의 파괴는 이러한 그의 생각을 확실히 굳히는 계기가 되었다.
말티엘이 변절하면서 상당수의 천사들 역시 그를 따라 죽음의 천사로 돌아섰다. 그의 부관 우르자엘과 수확자 군단은 말티엘의 명령에 따라 성역의 서남쪽, 서부원정지 왕국부터 파괴해나가기 시작했다. 서부원정지 왕국은 과거 동부 제국의 케지스탄 출신의 장군 ‘라키스’가 대륙의 서남쪽 해안 지역을 정벌하여 직접 건국한 나라였다. 그러나 라키스 왕조가 끝나고 유스티니안 왕조가 시작된 후로는 국력이 쇠퇴하고 있었고, 결국 말티엘의 군단을 막지 못해 학살과 역병으로 끔찍한 참상을 빚게 된다.
‘서부원정지(WestMarch)’는 왕국의 이름이자 수도의 이름이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곧 티리엘과 네팔렘 영웅들이 서부원정지에 도착했다. 그들은 우르자엘과 그 휘하 천사들을 상대하며 그곳에서 다시 만난 아드리아를 통해 우선 말티엘의 위치를 파악해냈다. 아드리아는 자신이 본 미래에서 네팔렘들이 또다시 디아블로를 부활하게 만드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 예언하며 피의 마법으로 소환수를 불러내 맞서왔다. 네팔렘들은 레아의 원수를 갚을 겸 그녀를 처단한 뒤 말티엘이 있는 ‘혼돈의 요새’로 향했다.
네팔렘은 혼돈계로 통하는 문을 찾아 ‘드높은 천상’으로 올라갔다. 드높은 천상은 말티엘의 부하들에게 공격받고 있었다. 임페리우스는 형제마저 공격하려 드는 말티엘에게 분노하며 일행을 도왔다. 오래전 임페리우스는 네팔렘을 증오하던 천사 중 한 명이었으나 이제는 반대로 든든한 우군이 되어주었다. 네팔렘들은 죽음의 화신이 된 말티엘을 쓰러뜨리기 위해선 네팔렘 자신들도 ‘죽음의 힘’을 손에 넣어 말티엘과 같은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먼저 그 힘을 얻어낸 뒤 혼돈의 요새 심장부인 검은 구체로 들어가 말티엘과 맞섰다.
네팔렘에 의해 처단되어 검은 영혼석에 회수당할 것임을 직감한 말티엘은 네팔렘이 혼돈계에 발을 들이는 순간에 검은 영혼석을 성역으로 텔레포트시켜버렸다. 검은 영혼석의 악마의 정수를 끌어당기는 힘을 극대화하여 천사와 악마의 혼혈인 인간의 영혼도 강제로 척출당해 검은 영혼석으로 끌려가 봉인되도록 만든 것이다. 실제로 차원문을 통해 성역 한가운데에 떨어진 검은 영혼석은 무차별적으로 인간의 영혼을 흡수하여 성역에 죽음을 불러오기 시작했다.
참 고생이 많은 디아블로 세계의 주민들...
네팔렘은 서둘러 말티엘과 전투를 벌였다. 전투 도중 말티엘은 궁지에 몰리자 성역으로 보냈던 검은 영혼석을 다시 소환해 파괴하고 그 잔해를 자신이 흡수하여 전투력을 증강시키려 했다. 아마도 아이단 왕자처럼 악마를 자신 속에 봉인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게 분명했다. 하지만 네팔렘은 결국 이러한 말티엘을 패퇴시키며 또 한 번 인류를 구원했다. 최후의 순간 말티엘은 그동안 빨아들인 영혼들이 난폭하게 풀려나며 괴로워하다가 잿더미만 남긴 채 소멸했다.
스러져 가는 옛 대천사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티리엘
“네팔렘은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 죽음을 정복하여 천사들을 죽음에서 구하고, 온 인류를 살렸다. 하지만... 그는 필멸자의 심장을 지녔다. 언젠가, 타락에 이끌릴 수도 있는. 그 날이 오면, 그는 저항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우리에게 파멸을 안길 것인가?”
검은 영혼석의 힘은 말티엘에 의해 결국 다시 풀려나 버렸다. 아드리아의 예언대로 디아블로는 언젠가 또다시 부활할 것이다. 만약 그의 우려대로 강해질 대로 강해진 네팔렘 영웅들이 타락하여 천사와 악마를 넘어선 종말의 화신이 된다면 그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물론 영웅들은 네팔렘 고유의 순수함을 지켜 그의 불길한 예상을 불식시킬 수도 있었다. 그런 티리엘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말티엘을 처단한 네팔렘 영웅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힘을 발산하며 두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대악마에 이어 대천사마저 자신의 손으로 직접 처단하고 울디시안에 범접하는 끝 모를 힘을 내뿜는 네팔렘 영웅을 티리엘은 그저 불안한 눈으로 지켜볼 뿐이었다.
님들 폰없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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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없어가압권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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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풀 스토리가 많이 남았는데 4 만들 생각은 안하고 폰없찐이나 만들고 ㅠㅠ 엄청 강력한 네팔렘도 자본 앞에선 장사 없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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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폰없.... ㅂㄷㅂ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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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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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진짜 재밌게 잘봤습니다~ 정독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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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9.07.26 09: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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