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선행판매되는 프로마시스를 구입하기 위해 논스케일드
갤러리에 찾아갔습니다. 전시는 3층에서 하지만 제품 판매는 1층 실외
에서 하고 있더군요.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아카데미제 프로마시스의
추억을 가지신 분들은 대부분 저를 포함한 아재들이라 현장에 칙칙한
아저씨들만 잔뜩 모여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줄을 섰다는 것입니다. 그중에는 이쪽 취미랑은 전혀 연이 없어보이는
젊은 아가씨들도 보였습니다. 설마 한정판 소주잔 마케팅이 젊은 세대에게
통했던 건 아닐까요!?
한 5만원정도 한다고 기억했던 것과는 달리 42000원에 한정 소주잔,
카탈로그까지 얹어줘서 뭔가 푸짐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근데 정말
아슬아슬했던 게, 제 뒤로도 줄이 제법 길게 늘어서있었지만 프로마시스
박스의 갯수는 그에 못미치더군요. 그때가 얼추 12시 되기 직전이었는데
좀만 더 늦게 왔으면 저도 못살 뻔 했겠죠. ㅠ_ㅠ
물건만 사가긴 아쉬우니 잠깐 3층에 올라가봤습니다.
하루카는 예전에 레진으로 출품된 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 반면
래빗소대의 2인은 처음 봅니다. ^_^
이건 밥먹으러 들렀던 롯데시네마 건물에 놓여있던 가챠머신을 찍은
사진인데 참 볼 때마다 이 총을 너무 갖고싶습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이걸 발견할 때마다 매번 시도해봐도 이 길쭉하고 뽀대나는 녀석은
안나오고 리볼버만 주구장창 나오더군요. ㅠ_ㅠ;; 이 날도 쫄려서 그냥
갔습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조립 시작! 아아........간지폭8 추억의
4족보행 로보트를 쌔끈한 최신 품질로 다시 만나다니!!!!
........................하지만 감동의 쓰나미가 지나가고 나면 냉혹한
현실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죠.
그냥 잘 다듬어서 조립했을 뿐인데 처음부터 허옇게 뜨는 걸
보고 약간 실망했습니다. -_- 그 외에도 팔뚝에 단점들이 쏠려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우선 팔꿈치 관절이 팔뚝 상하박과 완전히
독립적으로 좌우 회전이 가능하다는 건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외장의
형상이 가동각을 다 깎아먹더라고요. 건담의 팔꿈치가 이중관절일 경우
가동을 위해 상박(이두근)쪽 외장이 관절 모양대로 파여있고, 팔꿈치를
회전하면 외장도 함께 회전하잖습니까? 하지만 이 프로마시스는 상박
내부프레임이 어깨관절과 통으로 되어있어서 팔꿈치를 회전시켜도 상박
외장부는 위 사진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사진은 팔의 뒷모습 아니냐고요?
팔뚝 외장은 좌우 부품이 똑같기 때문에 앞에서 봐도 똑같습니다....!!!
그래서 팔을 앞으로 구부리는 건 답답하고 안쪽으로 구부려야 편하네요.
또 한 가지...... 외장이 쉽게 분리됩니다. 이는 반다이 제품과의 구조적
차이때문인데요, 이건 이해가 쉽게 그림판으로 이미지 첨부를 해봅니다.
두 개의 외장부품이 내부프레임을 감싼다고 치면, 반다이는
내부프레임 자체에 앞뒤 외장을 모두 끼울 수 있는 핀이 나있어
튼튼하게 고정이 되지만 아카데미는 두 개의 외장부품중 한쪽만
내부프레임에 직접 조립이 되고 반대쪽 외장은 이미 끼워진 외장에
조립되는 방식입니다. 이는 가리안때부터 그런 면이 있었고
프로마시스는 전신이 거의 다 이런 구조지만, 유독 팔뚝만 고정이
약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다리는 상대적으로 이런 문제가 적더군요.
근데 반다이 제품은 내부프레임 구경하고 싶다고 외장 분리하다가
핀을 부러뜨리는 일이 잦아 취향에 따라선 아카데미쪽 방식이 더 마음에
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_^;;
허리와 상체는 이렇게 얇은 연결부로 아슬아슬하게 연결이 됩니다.
반다이 제품도 종종 비슷한 구조가 보였고.......십중팔구 부러졌죠. ㅠ_ㅠ
구판 HGUC 큐베레이(연결자체는 수직으로 되지만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공통점이 있음)의 허리도 저 부분이 유독 자주 부러져서 몇번을 고쳤는지......;;
그래도 모양새 자체가 고치기는 매우 쉬워보여서 다행이군요.
다른 건 몰라도 여기만큼은 꼭 주목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목 부품이 앞뒤로 조립되는데 너무 쉽게 분리가 되어 목을 끼우고
움직일 때 스트레스를 엄청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본드로 붙여버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마 누가 옆에서 말려도 이미 본드칠을 하고있는 자신을 발견
하게 되겠죠.
발의 가동부가 꽤나 헐렁거림에도 불구하고 4족이라 그런지 매우
안정적인 자립이 가능합니다. 보시다시피 그럭저럭 뽀대나는 포즈도
소화해낼 수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뭔가 좀 달라진 점이 느껴지시나요?
눈이랑 이마는 통짜 클리어파츠로 나왔는데 무색 클리어라 따로
도색이 필요합니다. 저는 도색을 한 다음 클리어파츠가 끼워질 자리에
은박 스티커를 붙여 번쩍이는 효과를 줬습니다.
물론 달라진 곳은 여기가 아니고.................
이번에 프로마시스를 조립하면서 가장 힘쓴 포인트는 바로.......
발입니다! 전반적으로 1/130 크라운제를 카피했던 구판 제품이랑은
전혀 비교가 안될 정도로 폭풍상향된 퀄리티를 보여줍니다만, 발의 형상
만큼은 원 디자인에 비해 너무 각이 지게 나와서 유일하게 퇴보한 포인트
였죠. 그래서 저는 원래대로 둥글둥글한 형상의 발을 되찾는 데에 중점을
뒀습니다. 간만에 사포질을 참 열심히 해봤는데 확실히 동글동글하죠??
발바닥 몰드도 리뉴얼된 형상에 맞춰 각이 져있을까봐 걱정했습니다만
다행히도 보시다시피 동그란 몰드가 파여있어서 발바닥은 딱히 손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고생한 부분...........
어지간하면 발등도 사포질만으로 끝내고 싶었습니다만, 위 사진처럼
두께가 얇아진 부분이 허옇게 뜨는 바람에 작업량이 더 늘어날 거라는
감이 오더군요.;;
결국 꺼내든 에폭시퍼티. 물론 퍼티종류를 사용한다는 것은 곧
도색을 필요로 함을 의미하죠.
*추후 발 부품과 결합할 때 서로 간섭하는 부분이 생겨 에폭시를
좀 갈아내야 했습니다. 아무래도 딱 모서리 뒷쪽만 채워주는 게
베스트일 듯.
토요일 밤부터 굳히기 시작해서 일요일 낮에 가공을 완료하고
색칠까지 마친 발등을 조립한 모습.
아아.........해냈습니다! ㅠ_ㅠ
아쉽게도 파란 사출색과 완전히 똑같은 색을 만드는 데에는 실패하여
살짝 검은 색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정도 차이는 30MS 루루체의
얼굴과 몸통 피부색만큼의 미세한 차이이므로-뭐.....저는 그 미세한
차이가 너무 보기 싫어서 수정작업을 해줬지만요. 근데 미소녀랑 로봇은
장르가 다르므로 대충ㅋ-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네요.
그리고 사실 여기까지 한 다음 전신을 무광클리어로 덮어주려고 했습니다만,
애석하게도 캔스프레이가 바닥나는 바람에 얼마 안남아 분사압이 약해진
스프레이로 발등만 간신히 코팅해주고 나머지는 먼 훗날을 기약하게 되었
습니다.
저는 발등을 개조하느라 락카도료를 꺼내들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이 제품에는 부분도색이 필요한 포인트가 존재합니다. 바로, 앞서 언급한
눈과 이마의 클리어파츠, 그리고 귓때기의 뿔 4개. 그러고보니 부분도색
해야 할 부위가 죄다 머리에 몰려있네요. ^_^;; 의외로 복부의 빔포는
안쪽이 색분할 되어있었습니다. 나름의 감동 포인트.....!!!
또 이외에 무기의 색분할을 중요시 하는 분들이라면 도끼날도 은색으로
칠해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아........정말이지, 개조가 잘 된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 뿌듯합니다.
색만 잘 맞췄으면....!!
각을 제대로 죽여놓았죠?? 그건 그렇고 정말로 이렇게 앞발을 들고
서있는 포즈가 가능해서 놀랐습니다. 아무리 꼬리로 지탱하고 있다지만,
이게 된다고!?!?!?
초회한정판 부록으로 딸려온 소주잔.
근데 좀 아쉬운 게......아무래도 유리 표면에 직접 인쇄한 게 아니라
스티커 비슷한 방식으로 출력물을 잔에 붙여놓은 듯 하더라고요.
잘 보시면 프로마셔스....가 아니라, 프로마시스쪽 선라이즈 글씨가
뭉개진 게 보이실 겁니다. 일부분에서 끈적끈적한 느낌이 들어 손톱으로
긁었더니 이렇게 되었네요. 뭐, 덤으로 얹어준 물건에 퀄리티를 따지기는
좀 그렇죠? 조만간 싸구려 와인이라도 사서 이 잔으로 기분이나 내봐야
겠습니다.
한편, 오랜 숙적인 가리안과의 상봉의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었으나
미소녀 하렘에 푹 빠졌는지 대면요청을 거절한 가리안이었습니다.
= 걸리적거리는 게 많아 꺼내기 귀찮다는 뜻
늘 그렇듯 단점을 언급할 때 장황한 설명이 나와버리는 버릇이 또
도져버렸습니다만, 모가지에 본드칠이 필수라는 점 하나만 빼면 딱히
설계미스랄 것도 안보이는 웰메이드 프라모델입니다. 저처럼 원작과
달리 각지게 나온 발모가지를 도저히 견딜 수 없다면 꽤나 고생을 해야
하지만, 우리는 이 제품이 아카데미에서 만든 것들 중 순수 자사 기술
(카피판이 아님) + 전신 풀가동 + 내부프레임 + 준수한 색분할이 적용된
'두 번째' 로봇 프라모델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고작 두 번째인데도 어지간한
일본 프라모델 회사 싸다구를 후릴만한 퀄리티의 제품을 만들어낸
아카데미 과학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가리안 프라모델 시리즈의 추억이 있든 없든 취향에만 맞으신다면
강추입니다. 가격도 한정판+현장판매라 42000원 줬지, 아마 인터넷에
풀리면 좀 더 싸게 사는 것도 기대해볼만 하니 망설일 필요가 없습니다!
P.S- 그러고보니....랜스 든 손도 은근히 잘 분해되는군요.;;; 또, 손을
교체할 때 볼조인트 부분이 꽤 뻑뻑해서 손을 당기면 볼조인트가 아니라
그 밑의 C형 가동부가 먼저 빠져버리는데 처음엔 이게 매우 불만이었지만
나중에는 그냥 C형 가동부를 분리시켜 교체한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적당히
타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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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ㅎㅎ | 24.04.29 12: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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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가리안 꺼내면 합동샷으로 몇장 더 찍어서 갤러리에 올릴 생각입니다. 아...... 오른쪽 욕심이 은근히 나는군요! | 24.04.29 12: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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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는 얘기를 예전에 들은 적이 있었지만 저 배치는 순전히 우연입니다. ㅋㅋ 후치자키 유리코씨는 사쿠라대전의 홍란 역으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덧붙여 폭주형제 렛츠&고의 주인공 형제중 형(열이) 역할도..... | 24.04.29 12:0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