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자와중공업의
코시자와 카네모토 회장은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우키요에가 걸려 있는 요정의 내실에 앉아 있었다.
평소와는 달리
코시자와 회장은
우키요에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대신
무거운 얼굴로
앞에 있는 남자,
나이초(내각정보조사실)의 히사키 반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젯밤
아키타로 갔던 두 사람이 사라졌다.
큐슈에서 여자를 데려온 마에하라는
어떠한 영문인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애블린을 맡았던
츠네타카에게도 연락이 끊겼다.
불쾌했다.
지금 어떠한 상황인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불쾌했다.
그나마 나이초,
일본 제1의 정보기관이라는 내각정보조사실에서
정보를 가져왔다.
어젯밤,
아키타에서
미군의 치누크 한 대가 이륙했다.
주일 미군의 긴급 기동훈련이라는 명목으로
전날 아키타로 떠났던 치누크가,
그 사쿠라바 잇토키가 투숙했던 료칸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서 이륙해
아카사카에 있는
유일한 미군 전용 헬리포트인 프레스센터로 날아갔다는 이야기였다.
두 사람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히사키 반장이 분석했다.
츠네타카도 확인되었다.
나이쵸는
가부키쵸의 CCTV를 다 돌려서
츠네타카가 괴한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애블린이
차량에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애블린을 납치한 차량은
도난 신고가 되어있었고,
나이초는
그 차량이 어디로 갔는지를 추적 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미확인 차량이
폭행당한 츠네타카를 회수해가는 모습도 확인되었다.
물론
이 차량 또한 추적 중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은 여기까지입니다.”
히사키 반장의 보고가 끝났다.
그러나
코시자와 회장은 말이 없었다.
코시자와 회장은
그저 테이블 위에 올려진 다기(茶器)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코시자와 회장이 물었다.
“우선 사쿠라바 잇토키라는 소년과
애블린 길먼
두 사람을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히사키 반장은
미리 대답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당황하지 않고
바로 말을 시작할 수 있었다.
“우선 아키타에서 포착된 헬리콥터가
그....사쿠라바 잇토키라는 소년과 연관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두 사람이 헬기에 탑승하고
미군기지 안으로 들어갔다면
왜 미군이 움직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코시자와 회장이 히사키 반장을 바라보았다.
그 눈에 질문이 담겨 있었다.
어떻게?
히사키는 당연히 그 눈빛을 읽었다.
“비공식 채널을 통해
헬기 운용과 관련한 사실 확인을 요청해 놓았습니다.
더불어
요코스카에 있는 정보원들에게
정보를 수집할 것을 지시해 놓았습니다.
오늘 밤이면
1차 보고서가 올라올 것입니다.”
히사키 반장이 말했다.
코시자와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 두 사람이
헬리콥터를 탔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미국이 MD시스템즈 에이전트의 남자친구인
그 소년을 데려갔다고 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만약 우리가 알고 있는 남자가
사쿠라바 잇토키라는 소년이 아니라
다른 존재였다면
미국에 빌미를 주게 됩니다.
무엇보다 그 여자.”
히사키 반장의 말에
코시자와는 그 여자를 떠올렸다.
마리아 개트너,
큐슈에서 올라온 고급 접대부.
“그 여자가
특별히 아는 것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어찌되었건
마에하라의 조직과
코시자와중공업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쉽게 파악될 것입니다.”
코시자와 회장은 츠네타카를 떠올렸다.
그 놈의 부하 직원으로 위장했지.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
두 사람이 미군 헬기를 타고 미군의 영역 안으로 들어갔다면,
우리는 절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저들에게 빌미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코시자와의 얼굴이 살짝 찌푸려졌다.
GHQ(General Headquarters, 일본 점령군 사령부 - 1945년 10월부터 1952년까지 일본을 군정 통치한 군정기관).
그 망할 놈의 GHQ 때부터 그랬다.
GHQ는 새로운 막부였고,
맥아더는 새로운 쇼군이었다.
두 발의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천황폐하께서 무조건적인 항복을 선언한
그 날 이후,
미국 놈들은
언제나
이 땅 위에서 군림하고 있었다.
전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력과 경제력을 보유한
이 나라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패전국 상태로
미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영공에서
타국의 헬리콥터가 자유롭게 날아다니도록 두고 있단 말이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워싱턴에 손을 써 두어야 합니다.”
히사키 반장이 말했다.
일본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로비스트들을
곧바로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였다.
코시자와 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로
두 사람이 헬리콥터를 타지 않았다는 가정입니다.”
히사키 반장이 말했다.
“헬기를 타지 않았다면,
아키타에서 미군의 작전이
그저 우연이었다면,
두 사람은
아직 그곳을 벗어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디에도
아키타 밖으로 빠져나갔다는 흔적이 보이질 않습니다.”
코시자와 회장의 시선이 히사키 반장을 향했다.
다시 그 눈빛이 말했다.
어떻게 할 거지,
찾는다면?
“사람들을 풀어놓았습니다.”
히사키 반장이 말했다.
코시자와 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정답을 알고 있었다.
현재 실종 상태인 두 사람을
히사키가 풀어놓은 사람들이 찾는다면,
그들은
영원히 실종 상태로 남게 될 것이다.
“여자는?”
코시자와 회장이 말했다.
“애블린 그 부분과 관련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마 조만간
애블린의 위치가 파악될 것 같습니다.
파악되는 대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누가 진행하나?”
코시자와 회장이 물었다.
군대를 보유하지 못하는 일본에서
은밀하고 신속하게
구출작전을 벌일 만한 부대는
육상자위대의 특수작전군(JGSDF)이 유일하다.
문제는
특수작전군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총리
지금은
총리임시대행을 맡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내각 관방장관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주일 미군에 통보도 해야 했다.
그리고
당연히 그렇게까지 일을 크게 벌일 수는 없었다.
정보수집과 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는
나이초에는
다른 나라의 정보기관과 달리
동원할 수 있는 특수부대도 없었다.
“독립 요원들을 소집했습니다.”
히사키 반장이 말했다.
코시자와 회장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그래도 그렇지
고작 용병이라니.
“간살(姦殺)당한 여자의 시체를 발견할 것입니다.”
코시자와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애블린은 죽는 것이 좋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범인은 만들어 내면 되니까.
“츠네타카.”
코시자와 회장이
만들어질 범인의 이름을 올렸다.
“위치를 파악 중입니다.
현재 도쿄도 인근의 모든 병원을 수색 중입니다.
조만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찾게 되면,
계열 병원으로 옮기고 처리할 계획입니다.”
츠네타카가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서
사쿠라바 잇토키에게 여자를 붙이고,
자신은
애블린을 범하려 했지만
일이 어그러지면서, 실패하게 된다.
자신의 개인적 욕망으로
책임지지 못한 일을 벌인
츠네타카는
옥상에서 투신한다.
그리고
병실에서는 유서가 발견된다.
이미 충분히 검증된 뒤처리 방법이다.
어려울 것이 없었다.
다만
나이초의 히사키 반장이 몰랐던 부분은
방금 전까지
그렇게
본인이 이야기 한 방법으로
본인과 일가족 전원이
영원히 실종 상태로 될 것이었다는 것이랄까.........
그나마
히사키 반장에게 위안이 되는 부분이라면
본인이 그런 실종을 당하는 것이
코사자와 회장이
말 그대로
처참하게 파멸하고
자살
그것도
명예로운 할복도 아닌
평생을 꿈꾸던 사업이
다 엎어졌다는 것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 때문에
예정에 없는
젊은 애인과 요정에서 밀월을 즐기다가
갑작스러운 복상사로
불명예스러우면서도 치욕적인 죽음을 당한다는 것과
지금까지
일본의 정치가들을 협박하기 위한
성 접대 동영상까지 퍼지는 바람에
일본 정계 자체가
완전히 쑥대밭 저리가라 급의 폐허가 되고
도쿄 지검 특수부가
고이즈미 신지로의 명령에 의해서
말 그대로
코사자와 회장과 연관된 모든 인물들 전부를 향해
망나니 급의 칼춤을 휘둘러서
피의 제전을 벌인다는 것과
코사자와 중공업 조차도
말 그대로
쿠도 신이치(올림푸스)와 키리가야 카즈토(콜로서스)의 지시를 받은
미국과 유럽 최고의 기업사냥꾼 손에
갈기갈기 찢겨저
일본에서 아예 흔적도 남지 않고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모른다는 상태로
지옥으로
일가족과 같이 이사를 가게 된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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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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