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4.20.
{10:25} 외래진료를 받으러 병원에갔다.
맥박과 체중이 그대로였다.
그리고 의사 뵈러 들어가려는데 예전에 입원했던 박진만이 나오면서 나를 보곤, “아저씨 입원때 만났죠?” 라고 하고 “신이 날 데려갔어요” 이런 횡설수설을 하는데.. 나는
아무소리도안하고 그냥 무시한채 들어가서 방문을 닫아버렸다.
“한달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일주일에 한두번 빼놓고 매일 자전거를 탔어요”
“기분은 어떠세요?”
“아주 좋습니다”
“파이날판타지 하신다면서요”
“어제 파이널판타지13 끝을냈어요.”
“어떠셨어요”
“(헛기침을 한후) 영상과 연출, 스토리가 모두 굉장했어요. 이걸 끝내고 13-2를 하는중이에요. 삼부작으로 되어있어요. 1,2,3.”
“흠.. 약은 그대로 드릴께요. 또 저한테 의논하실 이야기라도 있으십니까?”
“2013년 12월 16일 제가 삼차원으로 별이 날아간다고 얘기 했었잖아요.”
“네.”
“꿈이야기에요”
“아 그럴수도 있죠.”
“그 외엔 할 이야기가 없어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가세요”
“안녕히가세요”
그리고 피검사하고 나오는데 아버지가 벌써 약을 받아들고 날 기다리고계셨다.
같이 나가는데 박진만이 나오면서 신이야기를 꺼낸다.
그냥 무시하고 가는데 아버지가 밝은 표정을 하시더니
“이야기를 하면은 받아줘야지”
그래서 박진만의 얼굴을 한 10초 쳐다봤다.
박진만의 보호자 되시는 아저씨가 “그럴수도 있죠”
라고 이야기한다.
난 아버지에게 변명했다.
“말하기싫은걸요”
차에 타고 가는도중에 아버지가
“그게 예의야 남이 물어보면 쳐다보고 답해야지”
그렇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원래 퇴원때 우리, 다시는 보지 말죠. 이러질않나. 나는 그걸 충실히 지키고있는데말이다.’
라지만 다른 생각도 있었다.
‘지금 같이 입원했던 환자들 중 다시 만났을 때 제대로 말하는건 이민형 하나뿐이다. 나머지는 다 무시했다’
(이민형은 클로자핀 150mg 먹는다고 저번에 질문했을 때 답해주었다. 그로부터 한달~두달 후 나도 200mg로 50mg 감량 되었다.)
방금 전까지 소설을 쓰고싶어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는데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알게되었다.
대충 내가 쓴 방식과 유사하긴 하다. 시학 책을 사야겠는데 돈은 아깝고. 그중 이런 문구가 눈에 띄었다.
-원하는걸 바로 말하지 말아야합니다. 사건의 전개를 통해 독자가 유추해야 합니다-
‘? 이미 내 일기에 적용되어있잖는가. 그보다 더 문제는 나는 일상생활에서도 이 방식을 추구한다. 초등학교때부터.’
시학은 비극을 논한 책만 존재하고 희극을 논한 건 전래되지 않는다고한다. 그래서 희극을 써보려고 사람들이 노력한 거 같다. 마치 일본 애니의 [일상물] 과 [약한 코미디물] 이 그것인 듯 하다.
하나 더 추가하는데,
내가 왜 초등학교때부터 친구들한테 –그것도 매일- 얻어터지고 매맞고 다녔냐면,
==== 말을 안해서 ====
이다.
나는 내가 말을 안해도 친구들이 그것을 알고 이해해주리라고 믿었다.
말을 안 하면 상대가 모른다는 진리는 20대 후반, 이미 정신과 환자 경력 6년 이상 됐을 때알았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도 말을 해! 하면서 회초리를 갈기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