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사상 최대의 전쟁인 동시에
어느 누구에게도 알려져서는 안되는 어둠 속의 전쟁을 총괄하고 있는
통합막료감부의 수뇌진이 모여 있는
방위청사의 지하 상황실은
무거운 침묵에 휩싸여 있었다.
나까소네 전 수상이
방위청사 개관 시
‘가라앉지 않는 일본의 불침항모’라 떠벌렸던
그 방위청사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두려움과 절망으로 뒤덮힌 분위기가 지배를 하고 있는
그런 칙칙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았지만
그 곳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어둠과 절망,
그리고
무력감 그 자체의 분위기 그 자체였고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책 회의도
그런 분위기에 어울릴 만한 최악의 분위기였으니.......
"현재까지의 상황을 종합 보고하시오."
통합막료장인 후지와라 미치나가 일급육장이 침울한 목소리로 명했다.
그리고
그런 힘이 완전히 빠진 듯한 지시에
부동자세를 취한 채 서 있던
통합막료감부 소속 정보 부본부장인 타나카 신이치 해장보가
빔프로젝트를 이용해
전술기호가 점멸하고 있는
북한군 정찰병종과 일본 경찰, 자위대가 교전을 벌였던
일본 전도를 투영시켰다.
"그........
북한군의 기습적인 공격으로 인해
우리 군의 초기 대응이 미진한 점이 있어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타나카 신이치 해장보가
그 오션 터틀이 습격당한 뒤의
사후 브리핑을 했었을 때와 똑같이
애써 완곡한 표현을 써가며 자위대와 경찰의 대패를 시인했다.
에둘러 표현하는 것도
한도가 있는 법이다.
그 오션 터틀을
가브리엘 밀러의 용병들이 습격했었을 때와는
완전히 틀리다고 할 수 있는
단순한 민간군사기업 (PMC) 소속의 용병들이 아닌
한 국가의 정규군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군 정찰병들이
그 오션 터틀 습격 사건 때의
은밀한 기습과는 틀리게
아예 대놓고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도 남을 정도로
공공연하게
육상자위대의 치누크 헬기와
경찰 차량을 격추시키거나 공격을 할 정도로
당당히 싸웠던 상황에
기습공격을 했다고 공식석상에서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대단했으며,
알아서 처신하는
일본 특유의 관료세계의 습성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 일본 해상자위대가
제국 해군의 영화를 되살렸다고 내심 자랑스러워했던
최신예 아타고 이지스 구축함과
묘코까지 포함된
제 3 호위대군이 벌인 해전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신이치 해장보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특히
해상자위대인 그가 받은 충격은 대단했다.
중국과 북한 해군과도 일전을 겨뤄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던
일본 해상자위대의 정화,
아니
일본 국력의 상징이었던 호위대군 중 하나가
거의 전멸 직전까지 갔다는 것을
완전히 똥을 씹은 듯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는
해상자위대 막료장과
고급 막료들 앞에서
그리고
그런 소식을 이제서야 알고
그 때와 똑같이
아니
더 놀란 듯한 얼굴을 한 모습으로
경악 그 자체로 말없이 그를 보는
육상자위대 막료장과 항공자위대 막료장을 차례차례 돌아보던
신이치 해장보는
그 끔직한 소식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야 하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저주하면서
목이 메여 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한동안 침묵했던
그의 목울대가 꾸울꺽 움직이더니
잠시 후 말을 이었다.
"실례했습니다.
그 정도의 전력으로도
그 북한군의 반잠수정 부대를 완벽하게 전멸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그 반잠수정 부대에게
제 3 호위대군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이제서야 밝히게 된 점은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 말에
육상자위대 막료장은
그 오션 터틀 습격 사건 브리핑을 들었을 때 보다
더 기가 막히다는 얼굴로
"그런 무지막지한 전력을 투입했는데
오히려 당한 것도 모자라서
적...적군이
이 일본 본토에 상륙하는 것도 막지 못했단 말이오?!"
라고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말하자
신이치 해장보는
그 때처럼
고개를 거의 직각으로 숙이면서
어떤 질책이라도 달게 받겠다는 얼굴로,
"죄송합니다!"
라는 말만 하자
"끄응! 이거야 원!"
나카무라 도시오 육상자위대 막료장의
가시가 돋힌 듯한 질문에
타나카 신이치 해장보가 할 수 있는 말은
‘죄송합니다’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말에
나카무라 막료장이
너무나 기가 막혔는지 앓는 소리를 냈다.
"정보부장,
우리 해상자위대가
그 양키 재벌들 손에 놀아난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저 허접쓰레기만도 못한
북한 놈들의 손에
완전히 꽁꽁 묶였다는 말인가?"
라고
질책을 하듯이 말하자
신이치 해장보는
"아....아닙니다.
아직 제 1, 제 2, 제 4 호위대군이 건재한 상황입니다.
그나마 희망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지방대가 적극적인 활동을 벌일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주력 함대가 살아남았다는 것은
주력 함대가 살아남았다는 것은
분명 다행입니다.
적어도
만약에 그들의 후속 부대가 올 시에는
그들을 막을 수 있는 전력이 우리에게 남아있다는 뜻입니다."
"그거,
진짜로 다행이군?!"
후지와라 통합막료장의 질문에
신이치 정보 부본부장이 희망 섞인 답을 내놓자
가만히 듣던
나카무라 육상자위대 막료장이
그 때처럼
약간 조롱과 분노가 뒤섞인 듯한 투로
말을 내뱉었다.
그의 표정에는
분명히
분노와 불만이 가득해 보였고,
곧
그는 하늘이 꺼져라 한숨을 내벹고는
"후우!
그 북한군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전력은
이제..... 경찰과 육상자위대 뿐이로군.
아...아니
종이 표적에 총이나 쏠 줄 아는
그런 초짜 민간인들인
경찰이
이런
진짜 적을 상대로 싸우는 교전 아니
진짜 적을 상대로 싸우는 교전 아니
전쟁 상황에서
무슨 힘이 되겠어.....?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의 전력이야
그들이
이미 이 일본 본토에 들어왔으니
지금 현재로서는 아무 쓸모도 없고.....
어쩌다....
우리 일본 자위대가
그 가브리엘 밀러인가 뭔가 하는 새끼가 연관이 된
양키 군산복합체 재벌 새끼들도 모자라서
이제는
그 허접쓰레기 같은 북한군에게
이리도
모욕 아니
치욕을 당해야 한단 말인가!"
라고
한탄을 하듯이 내벹고
보고를 받던
통합막료장인 후지와라 미치나가 통합막료장조차도
한숨과 함께 말을 했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전쟁을 할 수 있다고
대놓고 자랑하던
우리 자위대의 능력이
이 정도로 형편없었을 줄이야......
이 일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그는
이런 암울한 현실에 대해
자조 섞인 한탄을 뱉어냈고,
하품이 전염되듯
그의 한탄도
순식간에
그 곳에 있는 자위대의 상급 지휘관들 수뇌부로 퍼져
곧
여기저기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현대전에 있어서
해군이 강력하기로 소문난 섬나라에
적의 육군,
그것도
일당 백 급의 특수부대가 상륙을 성공하고
섬나라 본토를
이리 저리 휘젓고 다니면
그 전쟁은
전면전이 아닌
제한전이라고 할 수 있는
국지전이라고 해도
거의 공격당한 쪽이
최악의 피해를 입는 상황으로 끝날 가능성이 큰 싸움이다.
다시 말해
해양세력의 경우
바다만 지키면 끝이기에
육군은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해양세력의 해군으로도
대륙국가의 육군의 상륙을 막지 못한다면
약한 육군으로
강성한 대륙국가의 육군을
쉽게 감당하지 못할 것은
뻔한 이치다.
미군의 경우도
바다와 하늘만 막으면 그만이기에
육군에 비해
해, 공군의 전력이
대표적인 대륙세력인 러시아에 견주어도
탄탄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국경을 접한 나라들이 많기에
육군에 집중한 전력구조를 보이고 있었다.
쉽게 말해
러시아는
보유 전차세력이 비축분까지 합쳐 1만대가 넘지만
미군은 그렇지 못했다.
그렇게
해양 세력과 육상 세력의 군사력은
그런 식의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부분을 바탕으로 생겨난 방어전략의 취약점도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부분은
일본도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제
실질적으로
이미 그들이
일본 본토에 상륙을 한 이상,
가뜩이나 좋지 못한 민족감정으로 인하여
일본 열도가 참화에 휩싸일 것은
눈을 감아도
훤히 보이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전조는
이미 알게 모르게 보여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 사실을
국민들에게 감추는 것 만으로도
말 그대로
일본 자위대와 경찰의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라는 점이
그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었으니
자신들의 입장으로서는
하여 한숨이 절로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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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의 일본 정부의 모습 같군요. 코로나 상황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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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의 일본 정부의 모습 같군요. 코로나 상황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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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것이 일본 정부의 참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뭐든지 회의 회의 회의........ 사실 이 부분은 신 고질라에서 모티브를 딴 것인데 웃긴 것이 신 고질라에서의 일본 정부의 모습이 진짜 빨리 빠릿빠릿하게 제대로 일처리를 하는 모습이라고 한다는 겁니다. | 20.05.11 11: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