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몸이 흔들여지는 느낌이 들자 이시드는 잠에서 깨어난다.
눈을 뜨니 라자의 얼굴이 보였다. 익숙한 엄마의 얼굴에 이시드는 안도감을 느낀다. 인사라고 나눌려고 입을 꺼냈지만 라자는 그의 손을 붙잡고는 말한다.
“아아 우리 아들.”
그녀는 울고있었다. 왜 우는지 묻고싶었지만 혀가 자꾸 무언가 걸린다. 주위를 둘러보니 듄,리제 온가족이 있었고 그들은 다 울고있었다. 이시드는 그모습에 일어나려고 하지만 일어나지가 앉는다.
“어?”
발밑을 보니 기다란 실뭉치가 있었고 그 실뭉치는 점점 자신에게 올라오고있었다. 이시드는 벗어날려고 몸을 뒤척이지만 허리말고는 움직일수 없었다. 꿈틀거리는걸 포기하자 이시드는 다시 잠이 온다는게 느껴졌다. 그는 눈이 다시 한번 스르륵 감긴다. 감기는 와중에 그는 내뱉는다.
“사부가 안 보이네...”
“아이고 골이야.”
종이만 한가득인 칙칙한 연구소에서 베누스는 눈앞의 서류를 보면서 말한다.
“이놈의 서류는 끝나지가 않네.”
어젯밤까지 서류 작업을 하다가 잠을 보낸 모양이다. 어제 오후부터 찾기 시작했는데 하루가 지나도 아직도 자기 앉은 키만큼 쌓여있는 서류더미를 보고 그는 욕을 뱉는다.
“망할, 헤니르녀석 도대체 언제 오는거야?”
원래라면 헤니르가 해야할 일이지만 그는 북쪽 라이오스 왕국에 유니콘이 나타났다면서 하던 연구를 멈추고 제빠르게 튀었다. 원래부터 가끔씩 S급 몬스터나 마수 그리고 보기힘들다던 괴수가 나오면 하던 연구를 멈추고 사라지는 그는 마탑에서도 골칫 덩어리였고 그들은 관례대로 그와 같은 등급의 마법사들에게 일을 넘겨주었는데 베누스는 딱 그런 케이스다. 그는 자신의 책상 옆에 있는 술을 찾고는 뚜껑을 열어 꿀꺽 꿀꺽 마신다.
“에이씨, 니 일도 하랴 내 일도 하랴 완전히 호구됬네 나님.”
처음에는 헤니르와 친구사이인 베누스는 헤니르가 사라지기 전에 베누스에게 남은 일이있으니 도와달려며 도움을 요청했고 베누스는 별생각없이 그의 일을 조금씩 도와줬는데 마탑도 그걸 알았는지 헤니르가 사라지면 그의 일이 무조건 베누스에게 돌아왔다. 덕택에 그는 마법 연구도 못하고 이렇게 방안에서 하루종일 눌러앉는 신세가 되었다. 베누스는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며 풀린 눈으로 자신의 앞에 커다란 유리를 바라본다. 유리 속에는 침대하나와 거기에있는건 사람크기의 ‘고치’였다. 베누스는 그 고치를 바라보면서 말한다.
“도대체 저건 언제 깨어나는 거야?”
더웠고 몸이 불타오를 정도로 뜨거웠다. 이시드는 더위에 못 이겨 눈을 뜬다.
“왜 이렇게 더워?”
화롯불 안에서 있는 느낌이였다. 이시드는 땀 범벅이 된 자신의 몸을 옷으로 닦고 주위를 돌아보기 시작한다.
“흠 또 꿈속인가?”
아무것도 없는 깜깜한 화면이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이시드는 익숙한 등에 안도의 말을 한다.
“사부.”
“...”
살라딘은 말이 없었다. 이시드는 의아하는 마음으로 그에게 다가간다.
“무슨 일 흐읍!”
한걸음 한걸음 갈때마다 엄청난 열기가 그의 전신을 훑는다. 이시드는 포기하지않고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어깨를 잡자...
“이시드.”
그의 목소리에 이시드는 꿈에서 깨어난다.
“몇번을 깨워도 안 일어나길레 죽을줄 알았단다. 제자야.”
이시드는 눈앞의 관경을 보고 깊게 생각을 한다. 분명 방금전까지 아무것도 없는 깜깜한 방에 이시드 자신과 살라딘 둘만 있었다. 그런데 지금 보는 관경은 세하얀 화면과 팔짱을 끼고있는 살라딘 그리고 커다란 ‘거인’이 등 돌린체 있었다.
“저.., 저건 뭐죠?”
덩치가 크다리컸다. 사람의 형태가 아니였으며 커다란 산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이시드는 눈앞의 거인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아 저거?, 너도 잘 알지 않느냐?”
당연한걸 물어보냐는 살라딘의 대꾸에 이시드는 머리가 순간 번쩍하고 자신이 생각한 그게 맞는지 그에게 재차 묻는다.
“세실?”
“맞아.”
그 뱀이 쟤라고? 이시드는 말문이 막히자 살라딘은 말했다.
“자꾸 쉑쉑 거리는게 신경 쓰여서 내가 저렇게 만들었다.”
“예?!”
믿지못하는 이시드이기에 살라딘은 손가락을 하늘에 올리면서 말하였다.
“나를 누구냐 생각하느냐!”
“...”
“나는 13의 빛이자. 8번째의 빛 이레인이다. 신은 모든 것을 만들고 죽은 자를 살리는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어 낸다!”
그는 그러면서 박수를 짝 친다.
쿵!
그러자 세하얀 화면에 오두막이 나타나고
쩌저저적!
땅에선 뿌리가 돋아나 하나의 숲을 만들어낸다.
콸콸콸!!!
심지어 옆에는 폭포도 있었다. 시원차게 내리는 물줄기를 보며 이시드는 눈 깜짝할사이에 새하얀 공간이 천지창조(天地創造)가 일어났다는 것에 입을 쩌억 벌린다. 이관경을 보고 입을 안 벌리는 자는 아무도 없을거다.
번쩍!
마지막으로 태양이 나타난다. 새하얀 화면은 푸른 하늘로 변하고 구름이 나타난다. 살라딘은 그 태양아래를 등지고 당당히 서있으면서 말한다.
“환영하구나 제자여.”
반면 이시드는 어버버버 할뿐이다.
“일단 우리 ‘미스트 레빗’ 문파의 정식 제자가 된 것을 축하하구나.”
살라딘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제자를 바라본다. 이시드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예, 제가요?”
“그럼 여기에 누구 말고 있느냐?”
이시드 세실
나이 18세 남자 종족:불명
그는 옆에 란 비지트 직계 제자라는 게 붙여졌다. 살라딘은 웃으면서 말했다.
“자 그러면 기념으로 잠깐 시험해봐야 될게있구나.”
“실험이요?”
서걱!
의아하는 이시드의 목을 살라딘은 단칼에 잘라냈다. 툭 하고 이시드의 목이 떨어졌다.
“어?!”
찰나의 시간. 찰나의 아픔이였다. 그러나 이시드는 알수있었다.
‘내가 죽었어?’
그렇게 생각하며 이시드는 눈을 감았다...
“엥?”
눈은 감았지만 계속 자신이 감고있다는게 느껴졌다. 이시드는 두 눈을 다시 피자 눈앞의 살라딘이 보였고 이시드는 황당하다는 얼굴을 지었다.
“뭐야 이게?‘
생생하게 보여졌다. 잘린 자신의 몸통도 자신을 죽인 살라딘도 그리고 거인이 된 무언가도 근데 자신은 죽었는데? 목이 잘렸는데 어떻게 눈이 떠지고 상황판단을 할수있을까. 놀라워 하는 이시드의 머리통을 보는 살라딘은 손가락을 튕기면서 말했다.
“하, 역시 봤던대로군.”
방금전에 사람하나 죽여놓고 봤던대로라는 살라딘의 모습에 이시드는 기가찼다.
“뭘 봤다고요?”
“아아, 잠깐 여기 오기전에 정보를 찾아봤거든 괴수랑 합쳐진 인간이랑 ‘수련’에 대해서.”
그런 정보는 어떻게 구하는 걸까라고 이시드는 생각하다가 문뜩 본래의 질문을 잊은거같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정보고 나발이고 일단 저는 죽은거죠?”
“아니, 나는 너를 죽일수 없어.”
그러면서 그는 이시드의 머리통을 잡더니 으샤하고 목없는 몸통에 그의 목을 붙였고 정말로 붙여졌다.
“어...”
“목을 돌려봐라.”
살라딘의 말에 이시드는 목을 이리저리 흔든다. 방향감이 느껴지니 현실이구나. 안도하는 이시드에게 살라딘은 웃으면서 말했다.
“앞으로 이런 일 자주 일어날테니 익숙해지도록.”
익숙해지라니.
그 말에 이시드의 머릿속에 의문만 가득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