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러 마스를 그렸습니다.
게시판에서 최애캐라는 단어를 종종 보곤 하는데
세일러 마스야 말로 단연 제 최애캐가 아닌가 하네요.
막 정밀하게 그린 건 아니어서 작게 봐야 예쁩니다ㅎㅎ
여러 작업으로 바빠서 아주 섬세하게 그리진 못했네요ㅜㅜ
작업 과정 ↓↓
가장 중점을 둔 건 역동성과 각선미였습니다. 전체 인체를 먼저 잡는데 발은 하이힐 느낌을 봐야 해서 그냥 하이힐로 그렸습니다. 사실 귀찮았어요. 그리기 어렵기도 하고ㅎㅎ
개인적으로 저는 근육이나 골격을 외우고 있진 않고 그냥 여기 좀 이상한데? 이러면서 안 이상할 때까지 고칩니다. 진짜 너무 직관적인 성격이라 공부하는 걸 싫어해요. 크로키 이런 거 하시는 분들 보면 정말 신기하고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그냥 계속 한 그림 안에서 이리 고쳤다 저리 고쳤다 하면서 연습하게 되는 듯하네요.
이 포즈를 처음 떠올렸을 때 너무 일반적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래도 마음에 드니까 만약 비슷한 그림이 있더라도 그대로 가자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구글에서 '궁수'로 검색했는데 이런 포즈는 없더군요. 좀 의외였습니다. 아마 궁수 말고 다른 형식의 그림에는 많이 나오는 포즈가 아닐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어디서 본 것 같아서... 물론 아주 예전에 제가 이 포즈를 많이 그리기도 해서 다른 사람 그림이 잘 생각나지 않기는 합니다.
간단한 기본 스케치를 마쳤습니다. 처음부터 얇게 그릴걸....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그냥 그렸네요.
사실 만화 그리던 게 습관이 돼서 그런지 저는 덩어리를 잡아서 그려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처음부터 그림을 딱 그리고, 펜터치하고, 색을 채우고, 선을 다시 따야겠다 싶으면 따고, 세부 명암을 표현하는 식으로 하지요. 그러다 보니 항상 깊이가 깊지는 않습니다. 덧칠도 잘 안 하는 편인 데다가 하다못해 먹이라도 잘 쓰면 좋을 텐데 먹도 잘 안 씁니다. 재앙급 귀차니즘에 총체적 난국이라서... 매우 천천히 실력이 늘고 있네요ㅎㅎㅎㅎ;
너무 필요하면 언젠가 덩어리로 그리는 것도 시도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만, 아직 필요를 느낀 적은 없습니다. 다음 그림은 또 가벼운 걸 생각하고 있어서 과연 언제 해보게 될지 모르겠네요.
색칠을 위해 얇게 팬터치했습니다. 사실 나중에 선을 다시 딸 생각이었지만, 결국 이게 본 선이 됐습니다. 딱히 선을 따도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두었네요.
꼭 간단한 펜터치가 끝날 때쯤 항상 문정후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ㅋㅋㅋㅋ 나이가 적으신 게 아닐 텐데(설마 용비불패를 중학생 때 그리진 않으셨을 테니....) 그렇게 예쁘고 젊게 그리신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정말 본받고 싶다, 고수 완전 재밌지, 뭐 이런 생각을 하다가 다시 제 그림을 보면서 살짝 열 받으면서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개인적으로 이때 늘 고비가 찾아오곤 합니다. 상상했던 그림이랑 너무 멀어서 화가 납니다.... 으아아.... 하지만 자주 겪어봤으니 계속 열 받아 하면서 꾸역꾸역 그립니다. 마지막에 배경을 넣을까 그냥 둘까로 한 25초 정도 고민했습니다. 사실 꽤 오래 고민했네요ㅋㅋ
가끔 얻어걸리는 때가 있는데 이번 배경이 딱 그랬습니다. 언젠가 한 번 구름을 그리다가 그림이 내 실력보다 한참 높은 수준으로 나와서 기분 째졌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비슷했습니다. 약간 불 느낌 나게 해보고 싶어.... 하지만 안 될 거야 아마.... 이러다가 마음에 들게(절대 '실제 불 같게'가 아닙니다ㅎㅎ) 나오는 바람에 급 기분이 좋아졌죠.
그림을 계속 그리다 보면 운빨로 좋게 나올 때가 있는데 나중에는 그 빈도수가 높아져서 결국 항상 그렇게 나오게 되는 게 실력이 느는 가장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 같습니다. 과연 이런 느낌 나는 배경을 또 그릴 수 있을까요?
레이어를 열심히 써서 색도 조금 바꿔주고 불맛 화살도 그려주고 전체적인 명암을 잡았습니다. 저 화살 그릴 때, 농담이 아니고 진짜 머릿속이 불짬뽕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인생이 노래를 따라간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는데 그림도 그런가 봅니다.
배경이 후루꾸로 얻어걸려서 기분 좋아진 여세를 몰아 불화살도 마음에 들게 작업했습니다. 불이란 걸 제대로 그려본 건 처음이었는데 이거 그리면서 스킬트리 하나 획득했네요ㅎㅎ 빛을 잡는 데는 조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화장도 해주고 자잘한 효과도 그려 넣고 필터로 색감과 밝기를 조절했습니다. 깊이가 도랑에서 시냇물 정도로 깊어진 것 같아서, 그냥 마무리했습니다. 최애캐임에도 사정상 180%로 그리지는 못해서 아쉬웠지만, 나름대로 몇 가지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그냥 세일러 마스를 그릴 수 있다는 자체가 좋았네요.
노트2 유저를 위한 꿀팁 ↓↓
이번 그림은 전부 노트2로 작업했습니다. 앱은 오토데스크 '스케치북'과 젤리버스 '픽스플레이 프로'를 사용했습니다. 보통 노트2에서 스케치북으로 작업하면 사이즈가 720×1280 픽셀로 작고 길쭉하게 나와서 조금 아쉬울 때가 있지요. 그런데 캔버스를 처음부터 원하는 사이즈로 설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후 노트 시리즈에서는 사이즈 설정이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만, 혹시 안 된다면 비슷한 방법을 응용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포토샵에서 원하는 사이즈로 이미지를 생성한 후 .tiff 형식으로 컴퓨터에 저장합니다. 그리고 저장한 .tiff 파일 이름을 노트2 오토데스크 폴더에 들어있는 덮어씌울 .tiff 파일 이름과 동일하게 바꿔줍니다. 그 후에 덮어씌워 주고 스케치북에서 해당 파일을 열면 끝!
포토샵에서 레이어 구분까지 .tiff 포맷으로 저장했더라도 스케치북에서는 하나로 인식해서 열립니다. 또한 그림이 180도 회전(위아래가 거울에 비친 것처럼 바뀌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하여 저장되므로 고려하고 이 방법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사실 스케치북에서 그릴 때는 거꾸로 들면 그만이어서 상관없을 수 있지만, 만약 컴퓨터에 있는 그림을 노트에 저장해서 스케치북으로 열었는데 꼭 정방향으로 보고 싶다면 미리 거꾸로(혹은 위아래 대칭으로) 돌려서 저장한 후 덮어씌워야 합니다. 저는 그림을 노트에 덮어씌운 적은 없고 그냥 큰 캔버스 사이즈만 필요해서 그림을 거꾸로 돌려 저장하거나 한 적은 없네요.
이번 일러스트는 스케치북에서는 3508×2480 픽셀로 작업했고 픽스플레이 프로를 쓰는 바람에 최종적으로는 2560×1809 픽셀로 마무리했습니다. 아, 물론 사이즈가 커지면 레이어를 많이 사용하거나 기능을 사용하는 데 제약이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저장을 자주 해주셔야 합니다ㅎㅎ 특히 '이미지 위치, 크기, 각도 변환' 기능을 할 때는 꽤 버벅대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본인의 폰이 어느 사이즈까지 견디는지, 작업이 불가능할 만큼 느려지지는 않는지 체크하면서 이 방법을 사용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예전에 '노트2로 원고를 하고 말 테야' 이런 눈알 빠지는 생각으로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던 시절에 알게 된 팁입니다. 혹시나 노트2로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실까 해서 올려봅니다. 은근히 노트 쓰는 분들이 계셔서ㅎㅎ 예전에 '마이크로 비키니'라는 이름으로 올린 처자도 사이즈가 길쭉하지 않지만 노트로 그린 그림인데, 사이즈만 조절 가능하다면 이런 식으로 꽤 여러 작업에 사용할 수 있어서 상당히 편리한 것 같습니다.
편하게 놀러오세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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