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해 첫날부터 여러분에게 이상한 책을 소개해드리는 딱히 여러분의 친구는 아닌 사람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것은 대최면시대에 걸맞는 최면 도서입니다
이 책은 최면을 가르쳐주는 책은 아니고 보는 사람에게 최면암시를 거는 책에 속합니다
즉 아날로그적인 최면어플인거죠
말해두면 저는 흡연자도 아니고 최면의 효과도 믿지 않으므로 이 책이 진짜 효과가 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앞페이지를 보면 저자 약력이 나와있습니다. 김영국 교수라는 사람이 썼습니다
경영학과를(광고심리 전공) 졸업했고 AHTA 수료라고 쓰여있는데
검색해보니 AHTA는 미국 원예 치료협회(American Horticultural Therapy Association)라는 곳이 있습니다
근데 원예랑은 아무 관계 없잖아요? 좀 더 찾아보니 미국 최면 훈련 아카데미(American Hypnosis Training Academy) 라는 곳도 있군요
아마 이쪽이 맞겠거니 싶습니다. 그거 말고는 자세한 정보가 나오는 게 없군요
어디서는 국제 심리 아카데미라는 것도 있고... 게다가 미국 최면 아카데미라는 단체가 AHTA 하나만 있는거도 아닙니다
홈페이지는 여기인데 뭔가 엄청 후줄근하게 생겼습니다. 2000년대초에 만들어진 홈페이지를 보는 것 같죠
놀라운 최면어플의 힘을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
하지만 저는 여기서 기시감을 느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전에 소개해드렸던 혈법 일지선무술 책에 등장하는 장풍에 날아가는 사람들...
헌책들은 이런 전 주인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이 책의 전 주인은 형광펜으로 줄 그어가며 이 책을 열심히 탐독하셨군요. 그래서 담배는 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 후로는 이런 것들이 나옵니다
구성은 항상 똑같습니다. 왼쪽엔 그림이 있고, 오른쪽엔 손 모양이 그려져 있고
손 모양 위에 오른손을 얹고, 왼쪽에 있는 것들을 어떤 방법으로 보라고 합니다
왼쪽에 있는... 어... 육개장 컵라면 건더기... 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하나당 10초씩 총 30초 보라고 하는군요
그러니까 대충 이런 느낌으로...
이런 요즘 담배갑에 붙어있는 사진을 연상케 하는것도 있고
이-글도 있습니다
금연하러 왔으면 이글부터 봐라
마지막 장에는 이 그림들이 무슨 효과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중요한건 이걸 하루에 하나씩만 보라고 합니다. 두 개 본다고 두 배로 빨리 끊게 되는게 아니라는 거죠
혹시 다음장이 궁금해지게 만들어 답답해서 빨리 담배를 끊게 되는 원리인 걸까요?
내용을 보면 실제로 이 책은 최면암시에 가까운 내용입니다만 저 상징들이 정말로 최면에 걸리는 당사자에게 그렇게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입니다
위에 있는 첫 페이지의 저것을 설명에서는 혈관을 암시하는 그림이라고 합니다만 저는 어떻게 봐도 육개장 컵라면 건더기인데요
앞에서도 나왔습니다만 여기서도 텔레파시라는 단어가 나오는군요
예전 초능력 붐이었던 시절에나 가능하다고 믿었던 기술입니다. 지금은 만화나 영화에서만 볼 수 있죠
게다가 이 책은 시리즈라고 합니다. 살 빠지는 최면도 있고 집중력 향상되는 최면도 있다네요
정말 이런 책만으로 살이 빠질 수 있으면 사람들이 지금처럼 고생하면서 덜 먹고 운동하고 있지도 않겠죠
피실험자 13명을 대상으로 해서 2명은 중간에 포기하고 11명은 성공했다... 라는 내용이 쓰여있습니다만
일단 진위여부도 잘 모르겠고... 이런 걸 계속 했다는건 애초에 끊을 의지가 있었던 거 아니었을까요
밑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소감이 쓰여있습니다. 역시 여과없이 실명과 주소를 까발리고 있죠. 요즘 저러면 고소감입니다
사실 최면이라는게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닙니다. 요약해서 요즘말로 하면 가스라이팅입니다
특정 환경을 조성하고 계속해서 암시를 주는 것으로 '어 그런가?' 하는 상태를 만들어서 암시에 걸리게 하는거죠
어쩌면 이 글도 최면의 효과를 믿지 말라는 가스라이팅일지도 모릅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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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참 재미있는 신선한 책이 많았던것 같아요.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