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죽은 자들이 모여 살아가는 세계.
흔히 사후세계라 불리는 이 세계에선, 오늘도 이승이라 불리는 생명이 살아 숨쉬는 공간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이승의 육체를 떠나 이 곳으로 온 영혼들이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여기, 선한 이들이 모여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는 곳이 있다.
흔히 천국이라고 불리는 이 곳은, 이승에서 덕을 쌓고 선행을 행한 이들의 영혼이 모여 평화롭게 사는 곳.
천국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이승에서 선행과 덕을 쌓으며, 타인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하는, 일명 "황금의 정신"이라 불리는 것을 마음 속에 품는 것이다.
그러나 이승에서 "황금의 정신"이라 불리는 것을 마음 속에 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어떠한 대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닌, 곤란한 상황에 처한 타인을 돕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 그리고 여러 세월 동안 영양분을 받고 자란 나뭇가지처럼 올곧게 뻗은 선(善)의 길을 걸으며, 구역질나는 사악함을 품고 있는 악(惡)의 길을 걷는 자들에게 맞서 싸운다.
세상에 전해지는 말 중에는, 이 "황금의 정신"이라 불리는 것을 확실하게 표현해 주는 말들이 전해지고 있다.
"각오를 넘어선 그 끝에, 희망은 있다!"
"인간의 찬가는 용기의 찬가! 인간의 훌륭함은 용기의 훌륭함!"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대다!!!"
천국이라 불리는 이 공간에는, 이러한 "황금의 정신"을 가진 자들이, 자신들이 머무르는 사후세계라는 공간에서 안식을 취한다.
인간을 포함한 생물에게 있어 가장 이상적인 공간, 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빛의 신, 아케루스.
그는 오늘도 우주의 질서와 균형, 윤회와 순환을 관리하며, 우주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천국에 있는 도서관에 가지런하게 정돈된 책들을 바라보며, 오늘도 우주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기록한 책들을 훑어보는 아케루스.
여덟 개의 보물에 대한 기록들을 바라보던 아케루스는, 길고 긴 시간이 지나 자신의 품으로 돌아온 여덟 개의 보물들을 바라보며, 사악하고 과도한 탐욕과 물욕을 가진 이들이 더는 나타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자신의 손에 쥐어진 여덟 개의 보물들을 모두 없애 버리겠다는 결심을 품었다.
"내가 아트몬의 마음을 다시 돌려놓기 위해 만든 이 보물들로 인해, 소수의 탐욕과 물욕에 눈 먼 자들이 생겨났다. 다행히 그 자들은 완전히 진압했지만, 이 보물의 존재는 지성을 가진 모든 생명체들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하다. 원래부터 아무런 힘도 가지고 있지 않은, 그저 허깨비만 가득 찬 빈 껍데기에 불과한 이 여덟 개의 보물은, 이제 이 세상에서 존재를 완전히 지워 버릴 것이다. 그것이 빛의 신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나의 소중한 친구도, 나의 마음을 이해할 것이다."
자신의 손에서 각자 다른 색으로 반짝반짝 빛나며, 이 보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이들이 없도록, 보물을 완전히 소멸시킬 것임을 다짐하는 아케루스.
얼마 후, 아케루스는 천국의 한 공간에서 자신의 손에서 빛을 반짝이는 여덟 개의 보물을 지그시 바라보며,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는 이 여덟 개의 보물을 완전히 없애, 앞으로 우주에 과도한 탐욕과 물욕 등을 가진 자들이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고, 굳게 결심한 표정으로 보물을 하늘 위로 높이 던진 뒤, 보물이 떠오른 곳을 향해 강렬한 한 줄기 빛을 쏘아, 보물의 존재를 이 우주라는 공간에서 완전히 없애 버렸다.
빛에 휩싸인 보물들은 산산이 부서져, 끝내 형체도 없이 세상에서 존재가 사라지게 되었다.
보물이 완전히 소멸한 것을 본 아케루스는, 이제 이걸로 과한 욕망을 실현시키는 자들이 우주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며,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자리를 옮기려 하였다.
바로 그 때.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아케루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누군가의 목소리.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따라 아케루스가 고개를 돌린 곳에는, 바로 자신의 배 다른 형제이자 지금은 그 동안 저지른 짓들에 대한 업보로 지옥 가장 깊숙한 곳에 처박혀 영겁의 고통을 받고 있는 사악한 어둠의 신, "아스트라이모나드"의 편린으로 만들어진 정령, "흑마녀 디아벨스타"가 서 있었다.
"결국... 그걸 없애버리셨군요."
"그렇소. 보물이라는 이름만 거창한 껍데기 뿐인 흉물이 이 우주에 있는 것보다, 차라리 내 손으로 없애버리는 편이 낫지."
"잘하셨어요. 당신이 없애버린 보물이 이 세상에 존재하면, 아트몬이나 그 추종자들 같이 사악한 자들이, 다시 이 세상에 나타날 테니까요."
"그렇겠지. 난 그 때 내 형제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그 보물들을 만들었지만, 아트몬은 고작 그런 것 따위로 마음을 돌리지 않았소. 아트몬에게 있어 그런 시시한 것보단, 이 우주를 자기 마음대로 지배하려는 야욕이 훨씬 강했을 테니."
"아트몬도 명색이 신이라고 하는 자인데, 그런 보물 따위에 쉽게 마음을 돌릴 리 없죠. 우주를 지배하기만 하면, 우주에 있는 보물 따윈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손에 넣을 수 있으니까요."
"그대도 아트몬의 편린에서 만들어진 존재이니, 보물에 대해 잘 알고 있겠구려. 내가 만든 보물이, 단지 허상만 가득 찬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걸 말이오."
"조사하다 보니 알게 됐죠. 저도 명색이 트레저 헌터인데, 그런 것 따위 알아내는 건 식은 죽 먹기죠. 어찌 되었든 보물은 이제 존재가 완전히 사라졌고, 우주도 당신들이 바라는 대로 평화로운 공간이 되었네요."
"그렇소. 그 점에서 나를 포함한 신들을 도와준 그대에게 감사하오."
"전 그냥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걸요. 아무런 힘도 없는 허깨비 뿐인 보물이 이 세상에 위협이 된다면, 그 존재를 이 세상에서 영원히 지워버리는 게 좋지 않겠어요?"
"그대의 말이 옳소. 자, 그럼 난 하던 일을 하러 가야겠구려. 천동과 에지르에게, 보물을 이 세상에서 영영 지워 버렸다는 사실, 있는 그대로 잊지 말고 전해 주시오.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내 형제, 아스트라이모나드 같은 사악한 의지를 품은 자들이, 두 번 다시 이 우주에 나타나지 않도록."
"알았어요. 단 한 글자도 빠짐없이 확실하게, 왜곡 없이 부탁받은 그대로 전해 줄게요."
아케루스에게서 보물의 존재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졌다는 말을 천동과 에지르에게 전해 달라는 막중한 부탁을 받고, 진지함이 가득 묻어 나오는 표정으로 사실을 전해 주겠다고 말하는 벨.
이후 벨은 현재 천동이 머무르고 있는 어느 공간을 찾아, 아케루스의 손에 들어간 여덟 개의 보물이 모두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을 가감 없이 전해 주었다.
"아케루스 님께 돌아간 여덟 개의 보물들은, 모두 아케루스 님께서 직접 없애 버리셨어. 허상에 불과한 그 보물들이 사악한 자들의 손에 들어간다면, 결국 아트몬이나 그 추종자들처럼, 사악한 자들이 이 우주에 나타날 지 모르는 일이니까."
"그렇구나. 잘 된 일이네."
"넌 언제나 그런 식으로 대답하는구나, 천동."
"이게 나라는 사람 그대로의 모습이니까."
"하... 이렇게 입씨름만 해 봤자 나만 손해지. 어찌 됐든, 이제 보물은 영영 이 세상에서 사라졌어. 그 보물들을 만드는 법도, 이제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잘 됐네."
"하여튼 융통성이랑 귀염성이라곤 하나도 없어요. 글레이브 하우스에서 루시와 루시의 몸에 깃들어 있던 이브 이야기를 할 때도, 그 중요한 부분에서 갑자기 멋대로 이야기를 자르고 웬 엉뚱한 이야기를 하더니."
"나한텐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한 게 아니니까."
"하아... 진짜 미쳐 돌아가시겠네. 그럼 다시 한 번 말해줄 테니까, 귓구멍 활짝 열고 잘 들어. 내가 조사한 정보에 따르면, 만약 그 때 루시가 리스에게 잡혔다면 엄청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거야. 루시와 이브의 영혼은 성유물인가 뭔가 하는 흉물의 힘을 강화하는 기폭제로 쓰였을 거고, 루시의 육체는 페르세포네의 육체를 만드는 데 쓰이는 일이 벌어졌을 테니까. 아우람의 영혼도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만약 루시와 이브의 영혼이 그 희대의 싸이코패스 악녀 리스 손에 들어갔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 지 알긴 하는 거야?!"
"글쎄. 굳이 그걸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 어차피 나한텐 그런 일 따위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하여튼 너라는 X이랑 대화하면 내가 꼭 이렇게 꼭지가 돈다니까. 너랑 대화를 하고 있으니, 차라리 돌멩이랑 대화를 하는 편이 낫겠어. 너랑 대화를 하고 있으면, 지금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리스보다 더 한 X이라는 생각이 든다니까. 아무튼, 난 에지르한테 보물 이야기 하러 가야겠어. 거기서 구금되어 있는 기간 동안 잘 지내라고. 천동 네가 그 보물을 모아서 저지르려 했던 일들은, 결코 가볍게 넘길 죄가 아니야. 우주의 질서와 균형, 윤회와 순환은 우주와 자연의 순리에 따라 형태가 변할 순 있어도, 다른 어떠한 이가 함부로 건드려선 안 되는 법이야. 그러니까, 다시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미친 짓거리 하지 마. 한 번 더 이런 일을 일으킨다면, 그 땐 구금형으로 끝나지 않을 거야."
"말 다 했으면 얼른 가기나 해."
"하... 저 망할 지지배랑 말이 안 통하니 속이 다 터지겠네. 난 이만 에지르한테 가야겠다. 너랑 얘기하면 내 속이 터져 죽겠어. 난 에지르한테 아케루스 님의 전언을 전해주러 갈 거니까, 거기서 얌전히 지내고 있으라고. 내 말 알아 들었어, 천동?"
"그러던지. 난 어차피 여기서 나갈 수 없고, 그건 다른 공간에 구금된 에지르도 마찬가지야. 볼 일 다 끝났으면 가."
"아오, 저 X이 끝까지 그냥...!!!"
마지막까지 무미건조한 톤을 유지하는 천동의 모습에, 마음 속에서 답답함과 분노라는 감정이 치밀어 오르는 벨.
에지르에게 가는 길에 자신의 마음 속에 응어리져 있던 답답한 감정을 추스른 벨은, 이후 에지르가 머무르고 있는 공간에 찾아가, 에지르에게도 아케루스가 사악한 자들이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 보물을 모두 없애 버렸다는 사실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바르게 전해 주었다.
천동만큼은 아니어도 벨의 말에 시큰둥하게 대답하지는 에지르였지만, 그 말 안에 담긴 수많은 감정들을 느낀 벨은, 보물이라고 불린 것이 아무런 힘도 없는 허상 뿐인 물건이었다는 것에 실망한 에지르를 달래주며, 에지르에게 아케루스가 가지고 있는 마음을, 한 글자도 빠짐 없이 모두 전해주었다.
벨의 말을 들은 에지르는 겉으로는 담담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벨과 아케루스가 가지고 있는 의지를 깊게 이해하는, 매우 이성적인 모습을 보였다.
에지르가 머무르고 있는 공간을 떠난 벨은, 얼마 전 한 아이의 부모가 된 하림과 청월 부부에게 줄 육아 용품들을 구매하기 위해, 정령계와 인간계를 넘나들며 쇼핑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금의 정신". 그것은 아마도 모든 생명이 갖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존재하는 선(善)을 위해 행동한다면, "황금의 정신"은 반드시 그 사람의 마음 속에 깃들 것이다.
이 세상에 널리 흩뿌려질 "황금의 정신".
그것은 구역질나는 사악함을 품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남을 이용하고 헌신짝처럼 내다 버리는 사악한 이들에게 대항해, 다른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오로지 선(善)과 정의의 길을 걸으며, 우주의 평화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순수하면서도 상냥한, 그러나 그 속에 강인함을 가지고 악(惡)에 맞서 싸우는 이들에게 깃들, 용기의 찬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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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77화 연재 완료!!!
이번 편은 아케루스에게 돌아간 여덟 개의 보물 에피소드를 적어 보았습니다.
다음 편은 또 어떤 에피소드를 써야 좋으려나요...
그럼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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