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돌아왔네, 얘들아. 준비되었지?"
"할말 참 많아요. 그럼 갑니다!"
아스테리스크가 침착하게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려는 그 순간, 천동 일행도 이제 슬슬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내려고 한참 준비하고 있었다. 아스테리스크가 리스를 욕하든 말든 크게 개의치않고 자신들의 차례가 왔다는 것 처럼 여러 점검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즉, 총집편이야.'
"후, 우리 차례군. 자, 총집편.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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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동안 소강 상태였던 암흑 날개와의 싸움은, 어느 날 다시 시작되었어. 트와일라잇 시티와 리나 시티, 이 두 대도시에 잠입한 암흑 날개 조직원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도시 이곳저곳으로 움직이지.'
"여기서 주어진 임무란건 보통 정찰업무죠. 애초에 저런 말단 대원들이 뭘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 외에는 하샤신과 같은 전투대원이나 하급 간부쯤은 되어야 가능해요."
'하지만 조직원들은 얼마 못 가 듀얼리스트들과 경찰 연합 대원들에게 발견되고, 듀얼에서 꼴 사납게 패배해 은팔찌를 차고 교도소로 이동하는 조직원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해.'
"그럴수밖에요. 전문적인 훈련 자체를 받지 않다 보니까 뭣모르고 당하기도 하고, 듀얼 연습도 할 시간을 주지않고 복제 덱만 주고 말아서 제대로 연습할 새도 없이 투입이 되죠. 듀얼에서 털리는것도 당연해요. 실제로 간단한 재정도 못알아본다던가 효과 발동 선언을 까먹는다던가 단순한 체인꼬기도 안되는 케이스들이 여럿 있어요."
"바이올렛? 적극적이네? 뭐 그럴수 밖에 없나. 맞아, 거기서도 재능을 보이는 듀얼리스트들은 누가 따로 빼가곤 했다던데. 그렇게 실종된 듀얼리스트들의 행방이 묘연했지?"
"거기까진 몰라요. 뭐 히타씨 당신이 알아서 찾아서 구출했지 않았을까요? 령사들 하는일이 보통 그렇잖아요."
"뭐야? 난 성유물때문에 정신없었다고! 아무튼, 그렇게 털려서 체포된 조직원들이 꽤나 나오기 시작하면서 우주 교도소가 꽉찰 지경이 되자 몇몇은 지부 곳곳에 있는 교도소로 집어넣기 시작해. 대표적으로 수울즈콰리터 시티의 지부에 있는 교도소라던가 그리폰 시티에 있다던가...."
"트와일라잇 시티에도 있지. 근데, 사형장도 거기에 있지 않았어? 그래서 공개처형을 거기서 했잖아."
체포된 암흑 날개의 말단 대원들의 사진이 나오고 있는 화면을 보면서 그 때 무슨일이 있었는지 설명하는 바이올렛과 히타. 아무래도 저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잘 아는지 자신들이 알고 있는 지식들을 유창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리스는 조직원들이 체포되는 것에는 일말의 신경도 쓰지 않아. 왜냐고? 아까 내가 말한 것처럼, 리스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 희대의 악녀이자 매드 사이언티스트였으니까. 도시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조직원들이 입수한 정보를 뒤적이던 리스는, 우연히 한 여자아이의 모습이 찍혀 있는 사진을 발견해.....'
"잠깐 스탑. 저 이야기는 여기서 끊고, 이제 우리 이야기를 할 차례야. 자, 준비된 자료들 있지? 가자고."
"좋았어, 이제 우리들만의 이야기를 털어낼 차례구만?"
"거 우리하곤 크게 상관없지 않아? 뭐 아무튼, 저기 황혼록에 적혀져 있지 않은 이야기인건 맞으니까 크게 상관없나..."
바로 이 때, 루시와 하림 일행의 이야기가 나오던 때. 바로 지금이 외전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털어낼 차례인지 천동은 아스테리스크의 방송을 잠깐 끊어갔다. 아스테리스크가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는 지금의 이 이야기와는 크게 상관없는지라 딱 정리하기 좋은 타이밍이였고.
'리스의 목적은 루시, 그리고 루시의 몸 안에 있는 신성한 숲을 수호하는 일족의 무녀, "이브"의 영혼.'
"이브는 몰라도 걔와 함께 다니는 아우람의 영혼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엉뚱한 사람에게로 갔어. 이건 이렇게 간단하게 털어내고 이제 시작하자고."
"좋아. 그러면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기서 말하지 못한 이야기. 지금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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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깃털 삼 인방이 항복하고 정보를 털어내기 전에 리스가 루시를 납치하기 위해 조직원들을 보내고, 두 대도시의 숨통을 천천히 조여나갈 때쯤. 수울즈콰리터 시티의 지부에 있는 어느 구치소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지 여기에 갇혀있는 암흑 날개 조직원들과 구치소를 감시하는 시큐리티 포스의 대원이 그냥 평범하게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지루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어."
"아무래도 시큐리티 포스의 병력들이 그쪽으로 집중되었을테니까. 지부는 사실상 방치되도 할말이 없었지. 그나저나, 저렇게 작고 어린 아이가 암흑 날개 소속이였다는게 믿겨져? 거 참 얼마나 먹고살기 힘들었으면 저기까지 들어갔대?"
"저렇게 선택지가 없는 사람들에게 암흑 날개같은 거에 유혹될만 하죠. 제 주변에서만 3명정도던데."
천동의 모니터에 보여지는 김철수와 이름없는 대원의 만담. 그 상황을 지켜보던 천동 일행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일단 아스테리스크는 김철수의 이야기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를 털어내고 있으니 지금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털어낼 차례이기도 했고.
"그래 맞아. 저기 감방에서 죽치고 앉아있는 애가 이제 우리가 이야기할 주인공, 김철수야. 아스테리스크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덕질해대는 누구씨와는 다르게, 이 친구는 암흑 날개의 말단 대원이였지."
"아까 아스테리스크가 철수 보고 못생기고 대충 열등하다고 막 까내렸지? 걔는 대충 잘생긴 거 겁나 밝히는 애 같으니까 대충 무시하고. 김철수는 하림과는 다르게 그렇게 잘생기진 않았어. 뭐, 비하받을만한 외모를 가진건 아니지만 말이야. 아, 최근에 걔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 아이는 키가 매우 작아. 성인 여성들보다 키가 작더라고. 아마 성장환경때문이였던가?"
천동이 마우스 커서로 가리키는 인물, 김철수를 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키가 많이 작다는 걸 계속해서 강조하는 천동 일행은 이제 김철수의 과거 이야기를 털어내고 있었다.
"철수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대충 6살때 쯤에 걔 부모님이 철수를 수울즈콰리터 시티의 뒷골목에 버리고 사라졌어. 나중에 들리는 이야기로는 배우는 것도 느리고 뭐 대충 아무런 장점이 없다면서 걍 죽게 내버려둘 목적이였던거 같더라. 뭐, 그런걸 가만히 볼 누구씨들이 아닌지 몇년 뒤에 거기 부모님들은 트와일라잇 시티에서 교통사고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지만 말이야."
"그것때문에 걔는 학교 자체를 나오질 못했어. 의무교육도 받지를 못했더라고. 검정고시를 치뤄서 겨우 학벌을 딴 모양인가봐."
"그래서 그 사람을 예전에 우연히 만났을때 누군가를 질투하는 느낌이였어요. 어디보자.... 대충 진성그룹 쪽이였나 성운그룹이였던가 아무튼 그쪽을 원망하는 느낌이였더라고요."
"길바닥에서 누워있던 김철수를 발견한건 루샬카였을꺼야. 예전에 물어보니까 대충 아는 눈치더라고. 의외로 철수가 암흑 날개에 들어갔던 기간이 좀 되지? 약 1년 반정도 있었다 하니까 은근 얘도 초창기 멤버..."
'암흑 날개가 점령하려 한 일곱 개의 도시는, 루나 시티, 문라이즈 시티, 크리거 시티, 그리폰 시티, 로엔그린 시티, 오비탈리 시티, 수울즈콰리터 시티. 이 일곱 개의 도시엔 리스가 만든 "성유물"이라 불리는 흉물들이 떨어지고, 리스는 그 "성유물"에 자신의 힘을 불어넣어, 도시 시민들을 자신의 노예로 만드는, 구역질나는 사악함이 풀풀 풍기는 작전을 실행하지.'
"뭐? 벌써 저기까지 갔어? 아 잠깐 이건 킵. 저거부터 이야기하자"
김철수의 과거에 대해서 신명나게 이야기하던 천동 일행은 아스테리스크가 성유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잠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접어두고 화제를 성유물쪽으로 돌렸다.
'일곱개의 도시에 성유물이라는 흉물이 떨어지고...'
"저 성유물은 리스가 몰래 만들었을....꺼야? 이건 어떻게 만들었는지 기록이 나와있지 않더라고."
"근데, 성유물 저거. 사람들에게 최면을 거는 장치였죠? 저 대충 들었는데, 어느 하급 장로가 성유물 하나에 장난질 좀 쳐서 어느 곳에는 좀 다른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수울즈콰리터 시티에 있던 성개였을꺼야. 그 하급 장로, 보엘리 맞지? 생각보다 영향력이 있던 그녀는 리스가 뭘 하든 다른 대장로들이 뭘 하든 자기 할 일만 하고 있었지. 애초에 암흑 날개의 몇몇 장비들이 걔 손에서 나온거라서 함부로 건들수도 없는 입장이였고. 그래서 보엘리가 리스 몰래 손을 써서 성유물 성개를 바꿔놨더라고."
"그것때문에 고생좀 엄청했다.... 아니, 대체 그거 폐기처분 왜 안된거야? 누가 몰래 빼돌린거야? 덕분에 시큐리티 포스에서 한번 더 고생했잖아!"
"일단 신세한탄은 나중에. 암흑 날개에선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지부터 하자. 할 이야기 많지않아?"
히타의 신세한탄을 자른 마녀 벨을 시작으로 바이올렛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통해 암흑 날개에선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지 털어내고 있었다. 아스테리스크가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 그리고 별 볼일 없는 말단들은 대체 무슨 일을 했었는지도.
"리스를 포함한 대장로들은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죠? 그 사이에 부하들이 난리나도 크게 신경안쓰고요. 그래서 오히려 말단 대원들은 할 일 없이 놀고있거나 대충 아트몬에게 기도하거나 이게 다였죠. 갈수록 암흑 날개의 위세도 꺾이면서 이게 더 심해져서 탈주하는 대원들을 잡지못할 지경이였고요."
"루시를 납치한다든지 하는건 하샤신들중에서도 꽤나 전투력이 있는 사람들에 한정되었어요. 그러니까 실제로 적극적으로 활동해서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암흑 날개는 소수였죠. 아마 잘 알려지지 않은 전직 말단 대원들이 더 있을껄요? 사회적인 시선이야 어쩔수는 없지만요."
"그래서 루시를 납치한 암흑 날개 조직원을 머릿수로 체포할 수 밖에 없었구만? 전투력이 있으니까. 그 하샤신, 다 내려놓고 순순히 잡혔더라고. 아! 최근에 그 하샤신에 대한 근황이 알려졌더라? 어디 술집에서 바텐더 하고 있었던가.... 누가 한번 걔 만났다는데."
"대충 알겠네. 아마 벨, 너도 눈치챘을꺼..."
'브레이크의 입에서 나온 그분의 정체는.... 바로 시리우스 최!!!!!'
"아 총대장 나온다! 야! 아주 반갑다 저 인간!"
아스테리스크가 보여주는 시리우스 총대장을 보고 갑자기 격한 반응을 보이는 히타, 시큐리티 포스에 협력하던 령사 중 하나였던 그녀는 여러모로 시리우스에게 할 말이 있는지 자기가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겠다고 나섰다.
"에? 시리우스 총대장? 너 저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어?"
"아니 대충 요즘 우주 본부에 나도는 소문들 말이야. 점마 그것때문에 할 말이 많거든. 일단 대표적으로..."
"천천히 해. 숨 넘어가겠다."
"부하를 아낀다고 소문이 나 있는 총대장씨 있잖아. 그래서 그런지 너무 아끼는 나머지 집착수준으로 대원들에게 매달려서 부담감을 줄 정도였다고 하더라고. 마린 요원이 그 사람에게 좀 실망했다는 소문도 있고."
"마린에게는 좀 다른 꿈이 있으니까. 그래서 스페셜 폴리스 델타 선발시험하고 세이블 시티 결전 이후에는 우주 본부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고."
"그래, 마린 말고도 뭐 또 다른 케이스도 있다 들었으니까... 아, 그나저나 저 사람 딸 하나 있지 않아?"
"스피카? 딸내미 하나 있다곤 했던데. 자식이 있으면 육아 휴직좀 하면 안되나...."
"아하하하... 다들 쉽지 않군요.... 그나저나, 이제 슬슬 김철수씨가 시큐리티 포스에 어떻게 들어갔는지에 대해서 나올 차례네요. 화제 넘어가죠?"
오늘의 메인 이야기가 다가오자 시리우스에 대한 사적인 감정들을 털어내던 히타는 금방 진정된 채로 아스테리스크가 털어낼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김철수가 시큐리티 포스에 합류한건 저기 플루토스가 시리우스와 만나던 그 때 쯤이였을꺼야. 이 때엔 마리아가 대원들 몰래 어디 지부 교도소에서 시큐리티 포스에 쓸만한 사람이 있나 찾고있었거든. 회유도 하고 또 자신이 살아갈 이유중 하나였던 구원을 하기 위해서였고."
'안돼, 이대로 붙잡힐 순 없어... 난 왜 이래야만 하는데... 난 그 녀석들과는 다르게 왜 꼴사납게 지기만 하고 누구한테 사랑하나 못받고....'
'한심한 녀석. 암흑 날개는 널 결코 구원해주지 않아. 니가 무슨 사연이 있다고 한들 너는 사형당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다고.'
"트와일라잇 시티에서 우연히 루카스와 만나서 추격전을 벌이다가 뒷골목에서 그대로 퍼질러진 김철수는 체포되면서 구치소로 이송이 되었어. 원래는 루카스의 말대로 암흑 날개의 대원은 우주 본부의 교도소로 가서 평생 썩거나 사형을 당해야 했지만, 아까도 이야기했던 것 처럼 시큐리티 포스의 핵심 병력들이 우주 본부로 싹다 몰려드는 바람에 쟤처럼 지부에 있는 사람들이 붕떠버렸어. 이도저도 못했지."
"그런데 그런 철수에게 찾아온 의외의 사람인 마리아는 그의 인생과 운명을 송두리채 바꿔놓았어. 어쩌면 이 세상 자체도 바꿔놓을지도 모르지. 아무튼, 그들은 긴 대화끝에 마리아의 제안을 수용했고 그렇게 다른 대원들 몰래 시큐리티 포스에 비밀리에 합류했어. 그런 그를 담당한건 체스터 팀장이였지."
"마리아씨네 보호자로 체스터씨가 주로 담당하니까요. 그래서 당연한 흐름이였죠. 거기서 훗날 영원히 함께하게될 미소녀 정령 후우리를 그때 만났잖아요."
"거기 이야기는 좀 뒤로 미루고, 지금은 여기에 집중하자고."
천동이 김철수와 마리아의 대화 장면을 화면에 띄우고, 그녀는 그때 무슨 대화가 오고갔는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수사하는 곳이다보니까 저 대화한 기록들이 온전히 남아있기도 했고.
'당신의 이야기는 잘 들었어요. 아무래도 당신을 보면 누군가가 떠오르는거 같아서....'
'그래서 그런 유명한 사람이 왜 찾아왔대요? 어떻게 구워삶아먹으려고요? 전 이미 늦었어요. 아무도 절 동정해주지 않고, 아무도 절 도와주지 않으니까요.'
'글쎄요, 그게 확실한가요? 전 잘 모르겠어요. 살다보면 이런일도 있고 저런일도 있고 하는데, 아직은 어린 당신이 벌써 죽는다는건 너무하지 않아요? 누구 마음대로 사람의 최후를 벌써 정한대요?'
"저런 이야기 들어본적 있어. 파멸이 확정된 미래를 바꾸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일리아스텔의 멸사성' 말이야. 좀 세부적으로 내용이 다르긴 한데, 어쨋든 저런 내용이잖아?"
'아마 다들 저를 가만히 놔두질 않을거에요. 저런 인간이 멀쩡하게 살아간다는 사실을 용납못할 거니까요. 어느 누군가는 말이죠. 그렇지만 전 멈추지 않아요. 포기하지 않을꺼라고요. 지금 제게 남아있는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못할 건 없잖아요?'
'으으.... 알았어요. 한번 해볼게요...'
"오오, 못할 건 없지. 저거 마리아씨가 했던 말이였네요? 가끔 철수씨가 저런 말 하긴 하던데. 영향 좀 받았나봐요."
그렇게 김철수가 합류한 사연을 털어낸 천동 일행은 마리아를 다시 한번 인상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마리아를 보면서 모종의 생각에 잠기는 쿠리카라천동이였고.
'리스가 떨어뜨린 여섯 개의 "성유물"은, 령사들과 시큐리티 포스 대원들의 활약으로 그 자취를 감추게 돼. 수울즈콰리터 시티에 떨어졌던 "성개"라고 불린 "성유물"은, 아우스가 시큐리티 포스 대원들과 "성개"를 지키고 있던 "용자", 노엘르를 제압하고 체포하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그 뒤에 갑자기 나타난 "베르트랑"이라는 암흑 날개 조직원에 의해 아우스가 제압 당하고, 뒤에 나타난 시큐리티 포스 신입 대원, "김철수"라는 대원이 베르트랑을 제압한 뒤, 수울즈콰리터 시티에 파견되었던 다른 시큐리티 포스 대원들과 함께 "성개"를 파괴하게 돼.'
"오호, 저렇게 체스터 팀의 첫 임무가 흘러갔구만. 히타, 저때 어땟어?"
"하아... 저거 성유물 동시다발적으로 치면 암흑 날개의 시선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판단하에 우리 령사들은 한꺼번에 투입되었어. 플루토스가 리나 시티에 간 것도 그쯤이고. 실종되었던 루치아 남동생을 찾아서 어찌저찌 보호하느라 정신없어서 아우스가 당했다는걸 뒤늦게 알았어. 예상은 했는데, 막상 그때 그 소식 들으니까 얼탱이가 없더라고. 내가 아우스한테 저 성개 이상하니까 제발 좀 조심하라고 강조했는데 걔는 쓸데없기 객기부려가지고서...."
"하하하하... 그래서 너 가끔 그 이야기 꺼내면서 아우스 놀려먹는게 그 때문이였구만. 하긴, 정령들에게 큰 피해를 주도록 개조된 성유물인거 확인해서 추가병력과 같이 가라고 계속 얘기했는데 아우스가 혼자 냅다 달려갔다며?"
"예, 맞슴다. 응급실에서 시달리는거 보면서 어찌나 한심했는지... 아, 지금까지도 루치아와 걔 남동생은 서로 재회 한번 안했던데. 실제로 그 꼬마애는 다른 가정에 입양 되어서 어디론가로 갔으니까 뭐...."
"갑자기 나타난 베르트랑은 저땐 이미 암흑 날개를 나온 상태였어요. 제가 그 사람 나오는걸 본 적이 있는데, 여기선 자기가 원하는 걸 해주지 못한다고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나왔거든요, 그게 저거였을줄이야. 아마 정령들이 괴로워하는걸 더 오래 보고싶었나봐요. 그 사람 정령 오질라게 싫어했거든요."
"근데 참 신기하지 않냐? 베르트랑 걔 주변에 죄다 정령뿐이잖아. 같이 살던 애는 사실 정령의 피가 섞였고 옆에는 대놓고 정령이 있었고 또 어디 엑스퓨어리 누아르도 있고..."
"얘들아, 옆길로 너무 샌다. 잡담은 나중에."
뒤에서 잡담하는 소리 때문에 정신없던 천동이 딴길로 새지 말라고 일축한 뒤 이제 이야기의 방향을 원상태로 돌려놓고 있었다. 도대체 성유물 성개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이다.
"수울즈콰리터 시티에서 무슨 듀얼이 오고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어. 알려진거로는 대충 듀얼 하다가 중단되었던거하고, 행방불명 상태인걸로 알려진 '티아라멘츠 루루칼로스'가 갑자기 나타나서 주변을 정리한 것 뿐이였지."
"그런데 그때 갑자기, 심연괴수가 나타났... 아무튼 무사히 성개를 날리는데에는 성공한 김철수 일행은 그렇게 우주 본부로 복귀하게 돼. 아무래도 잘 곳이 없던 이들은 시큐리티 포스에서 우주 본부 안쪽에 숙소를 제공해줘서 거기서 먹고살고 했었지."
"갑자기 한 방에서 같이 지내게 된 김철수와 후우리는 어디 하림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사이가 가까운건 아니였어. 안면을 천천히 튼 사례지. 아마 그때 낯설어했나 그랬을텐데.... 아무튼, 그렇게 매일마다 후우리를 보던 김철수는...."
"성유물 성개는 일단 날아갔지만 완전히 사라진건 아니였어. 거기서 누가 빼돌렸는지 아니면 마지막 흔적이 남아있었는지 이걸 어디서 역이용해먹었는지 나중에 또 사고를 일으키지. 이건 이따가 설명할께, 아직 때가 아니라서."
'하지만 리스는 오히려 그걸 정면에서 비웃으며, 자신이 연구한 사람을 세뇌하고 조종하는 기생충, "패러사이트 퓨저너"를 장로들에게 심어줘.'
"참고로 저거, 불량품도 많고 그랬다죠? 간단해요, 돈없어서. 재판에서 저때 재정난에 시달렸다 하더라고요. 보엘리가 연구비 겁나게 뜯어먹은거 때문에 벼르고 있었다고도 했는데.... 이건 그 사람은 좀처럼 알 수 없는 사람이니까 간단하게 넘어가죠. 암흑 날개 대원들 사이에 나돌던 이야기인데, 남들보다 많이 연구장비하고 연구비 타먹은거 그거 리스 물먹이려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보엘리는 리스에 대해서 그리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진 않으니까요."
패러사이트 퓨저너, 문제의 그 벌레는 역시 돈이 없어서 그런지 리스가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못한 채 제대로 악명도 끼치지 못한 채 말았다고 한다. 그런 말을 남긴 바이올렛은 이제 천동에게 슬슬 이야기를 잠시 끊어갈 시간이라고 귀띔해줬다고 한다.
'그렇게 루나 시티도 암흑 날개의 압제에서 벗어나고, "패러사이트 퓨저너"도 이 세상에서 완전히 그 존재가 사라지게 되었지. 그렇게 5년이라는 평화로운 시간이 흘렀어. 15살이었던 림이와 청월이, 그리고 호철이와 수진이도, 스무 살의 성인이 되어, 서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지.'
'림이는 듀얼에서 진 현월이를 격려해 주고, 동시에 자기 동생을 임신시킨 현월이에게 암바를 걸어, 자기 동생과 사고를 친 현월이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 주었어.'
"얼씨구? 퍽이나? 하림씨는 몰라도, 청월씨네는 아직도 저거만 보면 이갈린다는데요? 현월씨네가 애를 가졌다는 사실에서 좀 진정되는데에 거의 1년가까이 걸렸다 하더라고요. 하윤씨가 진짜로 애를 낳은걸 보고 나서야 겨우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하더라고요. 가끔 거기 집 놀러가는데, 맨날 현월씨 뒷담화를 하던데 말이죠."
"그런 걔도 벌써 애가 있다는게 참 얼태.... 신기하단 말이지. 이야, 걔네도 현월이네보다 좀 나중이다 뿐이지 아이 겁나 빨리 가진 케이스 아니야?"
"진청월의 태몽은 뭐였을까, 꿈속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베르트랑이 튀어나왔다는거 같긴 한데... 그래서 애 태명이 하베르츠였..."
"아니 이보쇼. 남의 자식 가지고 헛소리 하지 말라니까? 바이올렛씨, 거기 애들 태명 알아?" "몰라요. 알고싶지도 않고요..."
"잠깐 스탑, 여기서 끊자. 나 좀 쉬자. 힘들어 죽겠거든?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지금부터가 시작이기도 하고 말이야."
"으아아아... 말 많이 했더니 목이 마르네.... 어디 양주 없...."
"꿈 깨 라 고 요 제 발! 뭐, 저기서 대놓고 5년의 시간이 흘렀다 하니까 여기서 잠시 끊어가죠. 으아아.... 낮잠 좀 자야겠다...."
슬슬 쉬어가는 타이밍을 잡은 천동 일행은 아스테리스크의 방송을 일시중지한 채 잠깐의 휴식을 청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말대로 앞으로 나올 이야기가 중요하기도 하고, 또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그들에게는, 리스와 암흑 날개가 몰락하고 난 다음의 이야기가 본격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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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끝나고 그 다음날도 끝나가고 나서야 돌아온 외전이였습니다. 여기서 더 적다가는 너무 길어질꺼 같아서 좀 아쉽지만 잠시 끊어갔습니다. 듀얼로 전하는 구전을 다음으로 미뤄버린거 같은데, 이거... 괜찮으려나요?
대충 티아라멘츠가 모두를 정리했다는 내용으로 마무리 지은 이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먼 옛날의 이야기가 되었네요. 역시 세월의 변화 앞에서는 모든 게 바뀌기 마련이죠. 이제 더 이상 티아라를 건들 이유는 없을지도?
유기당할 뻔한 이야기 겨우 붙잡으면서 이번 외전 마무리짓겠습니다. 어라이즈하트 나오기전에 마스터라도 찍어둬야 할텐데.... 확실히 붕뜬 느낌이 없잖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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