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저녁 노을이 아름답게 물드는 황혼의 도시, 트와일라잇 시티.
이 도시에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오늘도 자신들의 일상을 보내기 위해 발걸음을 바쁘게 움직인다.
이 황혼의 도시에 위치한 명문 학교 중 한 곳, 황혼 중학교에선, 오늘도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져 간다.
성실히 수업을 듣고, 학생들끼리 신나게 어울려 놀기도 하는 등, 황혼 중학교의 하루는 그렇게 평화롭게 이어져 간다.
그리고 지금, 종례가 끝나자마자 황혼 중학교 2학년 2반 교실 문을 나서는 한 여학생의 모습이 눈에 띠었다.
매일 관리를 섬세하고 꼼꼼하게 하는지, 윤기를 내며 반짝이는 아름다운 분홍색 머리를 찰랑이는 여학생.
바다와도 같이 푸르고, 또 자수정과도 같은 보랏빛으로 아름답게 반짝이는 오드아이를 가진 이 미소녀는, 자신 근처를 지나가던 학생들의 시선을 순식간에 사로잡으며, 그들의 얼굴을 홍당무로 만들곤 했다.
복도를 지나는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 여학생의 이름은, 바로 로벨리아.
한 때는 "암흑 날개"의 하샤신들에 의해 허수아비 우두머리로 이용 당했던 소녀이나, 일련의 사건을 겪은 이후 그녀는 자신의 가족과 함께 지내게 되었고, 이후 황혼 중학교에 전입 신청을 하여, 지금은 황혼 중학교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단정하고 깔끔한 외모 스타일을 가진 분홍색 생머리의 미소녀, 로벨리아가 황혼 중학교에 처음으로 모습을 비춘 날.
로벨리아를 본 학생들은 순식간에 로벨리아의 매력에 깊게 빠져 들었고, 현역 아이돌 그룹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안티아 역시, 로벨리아를 보자마자 감탄을 금치 못했을 정도로, 로벨리아의 외모는 아름답고 수려한 미인이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학생들은 로벨리아와 친해지기 위해 로벨리아에게 듀얼을 신청했으나, 로벨리아가 다루는 [호루스] 덱에 픽픽 쓰러지기 일쑤였다.
안티아와 앤 역시 자신의 주력 덱인 [성각] 덱과 [언체인드 마계극단] 덱을 사용해 로벨리아에게 맞섰으나, 로벨리아의 듀얼 택틱스는 현재 황혼 중학교 내에서도 톱 클래스라는 소문이 자자한 두 여인을 압도할 정도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화려하고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덕분에 로벨리아와 친구가 되려면, 일단 로벨리아와 듀얼을 해서 이겨야만 한다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자신 입장에선 이런 소문이 도는 것이 영 달갑지 않은 로벨리아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 자신이 먼저 친구를 사귀기 위해 다가가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로벨리아가 가지고 있는 그 특유의 서늘한 한기 때문일까.
로벨리아가 친구를 사귀기 위해 학우들에게 다가가려고 할 때마다, 학우들은 로벨리아가 뿜어내는 한기를 견디지 못했고, 로벨리아는 자신이 내뿜고 있는 한기가 사람을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만한 건, 일단 안티아와 앤이라는 친구가 생겼다는 것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안티아와 앤은 로벨리아가 자신들에게 다가왔을 때, 로벨리아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따뜻함을 눈치채고, 로벨리아가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용기를 내어 손을 내밀자, 온 세상을 가득 비출 것만 같은 환한 미소를 띠며, 로벨리아가 내민 손을 망설임 없이 잡아주었다.
덕분에 로벨리아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친구 두 명을 사귈 수 있었다.
자신이 용기를 낸 덕에 사귄 두 명의 친구들과 하굣길에 오르며, 오늘 하루 있었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로벨리아.
세 명의 미소녀가 서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하교하는 모습을 본 황혼 중학교 학생들은, 오늘도 얼굴에 홍조가 가시지 않았다고 한다.
"와... 쟤네가 모여 다니니까 진짜 빛이 난다..."
"그러게. 발랄한 아이돌 그룹 멤버랑 활발한 왈가닥에, 차가운 얼음 마녀의 조합이라니... 이거 진짜 한 폭의 그림 같지 않냐?"
"그러니까 말이야. 요즘 쟤네가 우리 학교 미소녀 TOP 5 안에 들어간다던데."
"맞아. 소문에 의하면, 리나 선배도 쟤네랑 친하게 어울려 다닌다던데?"
"리나 선배도? 야, 진짜 그림 한 점 납셨다. 리나 선배도 다방면에서 뛰어난 미소녀시잖아?"
"리나 선배까지 저기 합세하면 완전 난리 나지! 아마 그 자리에서 아이돌 그룹 한 팀 나올 정도로 후광이 쫙~ 퍼질 걸?"
"야, 안티아는 이미 몸 담고 있는 그룹이 있는데, 여기서 투 잡 뛰는 건 좀 그렇지 않냐?"
"그렇긴 하네. 아무튼, 진짜 우리 학교에는 꽃미남, 꽃미녀들이 많이 다니는 것 같아. 졸업한 선배님들도 대부분 미남, 미녀셨잖아?"
"맞아. 진홍월 선배님도 그렇고, 하림 선배님, 진청월 선배님 부부에, 김호철 선배님이랑 한수진 선배님 부부, 거기다 진현월 선배님이랑 하윤 선배님도, 우리 황혼 중학교를 졸업하셨으니까."
"야... 진짜 우리 학교에 미남, 미녀가 많이 다니는 건 맞긴 한 모양이다. 카이 선배랑 니엔 선배도 그렇고, 우리 학교에 다녔던 분들 중에 진짜 미인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앤도 외모는 귀엽고 발랄한 미소녀 상 아니야? 그 성격이 좀 XX(자체 검열)맞아서 그렇지."
"말도 마라. 앤은 외모는 예쁘고 귀여운데, 성격이 아주 XX(자체 검열)맞아서 문제다. 아무튼, 우리 학교에 미남, 미녀가 많이 나와서 좋다."
작가가 자체 검열한 속된 단어를 넣어가며, 자신들이 재학 중인 황혼 중학교에서 미인이 많이 나온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끼는 학생들.
로벨리아와 앤은 멜로디어스 엔터테인먼트 건물 앞에서 안티아와 작별 인사를 나눈 뒤, 듀얼리스트라면 절대 빼먹을 수 없는 듀얼 연습을 하기 위해, 트와일라잇 시티의 한 듀얼 필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듀얼 필드에 도착하자마자 두 소녀의 눈 앞에 비춰진 것은, 바로 학교를 마친 하준과 키벨이 듀얼 훈련을 하는 모습과, 그 모습을 캠코더에 조금이라도 더 담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정을 불태우는 로제와, 그런 로제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바르바스와 오리피아의 모습이었다.
귀여운 미소년 두 명이 서로 영광스러운 땀을 흘려 가며 듀얼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앤은, 순간 자신의 마음 속에 잠자고 있던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취향이 눈을 떴고, 이후 자신의 두 눈동자를 똘망거리며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듀얼 필드를 향해 달려가, 로제의 옆에 찰싹 붙어 두 미소년의 듀얼 훈련 현장을 실시간으로 관람하는 혜택(?)을 누렸다.
앤이 단 1초만에 자신 곁에서 듀얼 필드로 달려가는 모습을 본 로벨리아는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지금 이 상황이 대체 어떤 상황인 지, 그리고 앤이 왜 자신의 언니인 로제 곁에 찰싹 달라 붙어서 저러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어하는 표정을 지으며 듀얼 필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로벨리아가 듀얼 필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로벨리아를 반갑게 맞아주는 오리피아와,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으나 손은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새로 로벨리아를 맞아주는 바르바스.
로벨리아는 자신의 오빠, 언니와 인사를 나누며, 지금 자신의 눈 앞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대체 어떤 상황인지 설명 좀 해 달라는 표정을 지었다.
"로제 언니랑 앤, 왜 저래?"
"한동안 잠잠히 지냈던 그 특이 취향이 또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 거지, 뭐. 그 벨인가 뭔가 하는 마녀 양반도 그렇고, 지금 저기서 시끄럽게 꺅꺅대고 있는 꼬맹이도 그렇고, 대체 키벨이랑 준이만 보면 왜 저러는 걸까... 싶다." (바르바스)
"특이 취향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바르바스 오빠?"
"아, 로벨리아 넌 아직 잘 모르겠구나. 로제 언니한텐 다른 사람들보다 좀 많이 특이한 취향이 있거든. 그, 뭐였더라... 귀엽게 생긴 어린 소년, 소녀를 과하게 좋아하는 성향이었는데..." (오리피아)
"로리콘에 쇼타콘이란 거지. 쟤네 둘이 아주 그냥 죽이 척척 잘 맞는 모습을 보니까, 보는 내가 다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아, 그렇구나..."
바르바스가 돌려 말하는 것 따위 일체 없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로제의 취향을 로벨리아에게 낱낱이 밝히자, 큰오빠 바르바스의 말이 아주 정확한 설명이 되었는지, 긍정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는 로벨리아.
이후 로제와 앤이 서로 자신의 캠코더와 스마트폰 안에, 귀요미 소년들의 모습을 단 한 컷이라도, 단 0.1초라도 더 담아내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을 보며, 세 사람은 양 손을 어깨 높이까지 올리고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로제와 앤이 서로 치열하게 키벨과 하준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을 때, 어딘가에서 갑자기 나타난 마녀, 벨 역시 로제와 앤 쪽에 합류해, 자신의 스마트폰 카메라 앱을 켜 두 미소년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한 열정을 불태웠으며, 벨의 합류로 인해 난리부르스가 펼쳐지고 있는 이 듀얼 필드에서, 바르바스와 오리피아, 그리고 로벨리아는 그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렇게 로벨리아의 평범한 듯 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하루는 서서히 저물어 갔다.
귀엽게 생긴 미소년, 미소녀를 좋아하는 세 명의 여인을 바라보는 로벨리아의 마음 속에선, 과연 어떤 생각이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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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73화 연재 완료!!!
이번 편에선 로제 패밀리에 합류한 로벨리아의 하루를 적어 보았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연휴는 다들 즐겁게 보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모두들 얼마 남지 않은 연휴 알차게 보내시기를 바라며,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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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 로드리 지못미...ㅠㅠ 앤과 안티아는 로벨리아와 함께 황혼 중학교 미소녀 삼 총사로 활약할 예정입니다(?) | 23.10.03 16: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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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로제 패밀리에 합류한 로벨리아의 일상을 써 보고 싶어서 이번 편을 썼습니다. | 23.10.03 16:1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