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은 아무리 죽여도 절대 죽지 않는다. 단지 겉모습만이 바뀔 뿐.
날 짓누르는 세상의 무게가 느껴진다.
그래도 난 짊어지겠어. 이번만. 그럼 쉴 수 있겠지.
-B.J 블라즈코비츠, 울펜슈타인 올드 블러드 중.
여러 지역을 오고가며 하샤신들의 칼날이 세상을 덮치던 어느 순간, 그 칼날에 다쳤던 피해자들이 시큐리티 포스의 우주 본부 의무실에 모여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부상의 정도야 각 사람마다 제각각이였지만 클로에 찔리고 베여서 피가 흐른 상태로 병원에 실려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부상의 정도가 다른 사람들보다 경미하거나 원래 신체능력이 좋아서 어느정도 응급 처치정도만 한 다음 며칠 정도만 있다가 퇴원하는 경우도 있었고, 하샤신들에게 난도질을 당해서 의식 불명일 정도로 중상을 입은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이런 우주 본부 의무실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래, 알았네. 키트한테 이야기해서 개인 작업실 써도 된대, 남은 일을 부탁하지. 아, 다행이 후우리도 오늘 퇴원할꺼래. 물리적 상처야 금방 회복하는 정령이기도 하고."
"나나, 몸은 어때? 꽤나 피를 흘렸던데."
"응, 좀 좋아졌어. 좀만 더 쉬면 될꺼래. 그것보다 언니가 아직 깨어날 기미가 안보여서... 내가 거기서 좀 더 버텼으면 상황은 달라졌을까?"
"괜찮아. 그정도면 충분해. 너무 무리하지마. 저 사람이야 뭐 좀 더 기다리면 되고. 의사 선생님도 생명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잖아."
"그래. 시간이 다 해결해 줄꺼야.... 체스터 아저씨는 집에 안가?"
"너네가 너무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리고 집에 가도 딱히 할게 없어서 그냥 병원에서 너희들 지켜주려고."
"아아...."
병원에서 깨어나 치료를 받고 있는 나나는 중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인 자신의 언니, 마리아와 형부 알리시를 걱정하고 있었다. 체스터 또한 병원 정도의 규모를 지닌 시큐리티 포스의 의무실에서 환자들을 지켜보라는 총대장의 지시를 받고 그들을 관찰하면서 변동사항을 보고하고 있었다. 지난 하샤신들의 습격이 이어진 며칠동안, 여러 일들이 일어나고 있던 우주 본부의 의무실이였다.
"총대장님, 김철수는 문제없이 일상에 복귀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벌써 아무렇지도 않던데요? 좋아, 총대장님께 보고는 이정도로 하고.... 나머지는 알베르님에게 하라고 했던가? 여보세요?"
"벨이요? 좀 쉬어야 할 거 같은데요. 의외로 부상의 정도가 적지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알베르님이 직접 벨한테 가서 무리하지 말라고 해야할 거 같아요. 제 얘기는 안들을 게 뻔하니까요."
"어 형, 카렌이라고 했던가? 아마 내일쯤에 퇴원할 수 있을거 같아. 최신 의료기술 보고 많이 신기해 하더라고. 어... 치요마루 붙여달라고? 알았어. 내가 말할께."
"키트, 베르트랑은 아직 병원에서 좀 더 치료 받아야 하고.... 세투스와 댄디는 철수 따라 뭐 분석하는거 도와준다고 하고... 아이고 나 혼자 병원에서 애들 지켜보고 있네.... 응급수술도 도와줘야하고 간호도 해줘야하고.... 바쁘네 바뻐."
"아, 깨어나셨네요. 아 방금 보고했는데.... 현인제라고 했던가요? 체스터입니다. 한때 팀장이였죠. 제 팀원들은 이제 뿔뿔이 흩어졌지만요. 이론상은요."
"안녕하세요 체스터 팀장님. 네, 현인제 맞아요. 아으으 눈치도 채기 전에 이상한 거에 찔린거 같은데, 깨어나보니까 여기네요. 저 죽은건 아니죠?"
"네. 안죽었어요. 아무래도 의사분께서 당분간 누워야 할 거 같다 하더라고요. 카페 파라디소 앞에서 쓰러져있던 당신을 조일영씨가 발견해서 다행이였어요. 좀만 늦었어도 과다출혈이였으니까요."
"아, 진짜 다행이네요. 언젠가 그 직원분께 감사인사를 드려야 할 거 같아요."
여기저기 연락하면서 바쁜 하루를 보내는 체스터에게 환자 현인제가 무사히 깨어났다. 이제 의식불명인 사람은 알리시와 마리아. 베르트랑과 키트, 그리고 벨은 의식이 멀쩡한 채로 병원에 와서 한숨 자고 일어난 상황에서 현인제가 깨어난걸 본 체스터는 안도의 미소를 뒤에서 짓고 있었다.
'당신, 괜찮아요? 이런. 좀만 버텨요. 구급차가 올 거니까.'
'쳇, 목격자인가? 너도 제거대상으로 넣어주지. 죽어...'
'다행이야. 늦지않게 온건가? 어이, 시큐리티 포스다. 이대로 싸울래? 아니면 도망칠래. 내가 너네 셋은 해볼만 한 거 같거든?'
'살기가 느껴지는군. 어쩔수 없다. 작전상 후퇴를 하는 수 밖에.'
'그대로 도망쳤네. 일영씨? 지혈 할 줄 아세요? 여기 지혈제 가져왔습니다.'
'네. 이정도면 괜찮은거 같아요. 마침 구급차도 오는군요.'
리나 시티의 어느 날 밤, 집으로 귀환하던 현인제는 하샤신들에게 습격을 받아서 쓰러진 상태였다. 우연히 발견한 조일영과 연락을 받고 빠르게 현장으로 달려온 체스터가 하샤신들을 물러서게 하면서 겨우 목숨을 건진 채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처음엔 꽤나 상처가 심해서인지 병원의 의사들이 응급수술을 진행한 끝에 겨우 안정된 상태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이때 나나는 마리아와 알리시가 있는 중환자실에서 가만히 서있으면서 우주 구경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과거, 그리고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서.
'원망해도 내가 원망해, 내게 남아있는 마지막 가족이야... 너희같은 잡졸따위가 원망할 가치는 없단 말이야!'
'하하하 유언은 그것이 다냐? 이런, 시큐리티 포스들인가? 칫, 한 놈도 해치우지 못하다니. 아무리 인간이라도 정령의 힘이 있다 이거인가? 소문이 거짓인건 아닌거 같군. 언젠가 또 만나게 될 것이다. 어둠의 신이 너같은 소녀에게 흥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도록.'
'쳇... 이대로 가버린건가... 언니는 괜...찮....'
"다들 날 노리고 있는거 같은데.... 내가 그렇게 특별한건가.... 모르겠어, 마리아 언니는 자기는 아무런 힘이 없다고 하고. 이거 강해질 수는 있으려나...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 내 스스로가 해낼 수 있게..."
"모두 다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는데 내 주변에는 매일 매일이 파란만장한 일만 가득해. 나도 평화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으려나..."
"릴리, 넌 괜찮아? 하하, 그래. 무사하니까 다행이네. 여기 우주밖 좀 봐봐. 여기가 우주에 어느 행성 위에 세워져 있다는게 신기하지 않아?"
인간과 정령의 혼혈, 그 중에도 정령 쪽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생김새가 다른 것 보다 정령에 가까운 나나, 정확하게는 카리나는 밖에 아름다운 우주 풍경을 보면서 회상에 잠기고 있었다. 편안하게 잠든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가족을 보면서 자신은 강해질 수 있을까, 그리고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잠깐 밖에 나가는 사이 예전에 본 적 있던 어느 사람과 마주치고 있었다.
"어, 은성 아저씨? 여기 병원엔 무슨 일이에요? 어디 다치기라도 했어요?"
"은별이 예방접종 때문에 왔어. 나나구나? 어디 다친데는 괜찮니? 팀 동료들이 너 많이 다쳤다고 들어서 좀 걱정했거든."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언니도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하고요."
"자, 너 보이길래 따로 마실 거 가지고 왔어. 은별이 예방접종 받는 동안 어디 따로 앉아 있자고."
예전에 한번 만난 적 있던 프로 듀얼리스트, 채은성이 자신의 딸인 채은별의 일 때문에 가족과 함께 우주 본부의 의무실에 와있는 상태였다. 자신의 아내와 딸이 의사와 일을 처리하는 동안 나나와 함께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저씨가 대회 입상하는걸 많이 봤어요. 우승은 몰라도 최상위권은 잘 가져가시더라고요. 어떻게 변수 많은 프로대회에서 그렇게 안정적으로..."
"그냥 할 수 있는걸 최대한 하는거지. 팀 동료들과 의논하고, 또 현재 환경이 어떤지 또 뭐가 잘 먹힐지. 그리고 어떻게 플레이해야 할 지 미리 연습하고. 아무래도 대회들이 죄다 단판으로 진행하다 보니까 이상한 거 맞고 떨어지기가 쉽거든."
"마리아 언니와 청월 언니가 프로 대회를 잘 안뛰고 있어요. 그러다가 마리아 언니는 저렇게 누워있고요. 모르겠어요.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잘 보이던 애들이 어느샌가 잘 안보이기 시작했어. 홍월이는 아예 자기가 휴식한다고 선언했고. 열정적으로 듀얼하던 친구들이였는데, 대회 참가할꺼냐고 연락하면 무슨 일이 있다고 하면서 거절하더라. 목소리도 그렇고 만나면 느끼는 분위기도 그렇고 어딘가 변한거 같아. 무슨 일이 생긴건 분명한거 같은데....."
"아저씨도 대충 알고 있네요. 의외로 언론에서 잘 다루지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시큐리티 포스하고 무슨 이야기가 오고갔으려나?"
"너무 걱정하지마. 다 너희들을 위한 거일 테니까. 우리도 프로 듀얼리스트니까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힘이 없는건 아니지. 나도 암흑 날개 머시기와 상대해 본 적 있어."
"어? 아저씨도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프로 대회 하는데 암흑 날개가 대회장을 덮쳤거든. 그래서 프로 듀얼리스트들이 직접 듀얼로 상대했었어. 누구는 라이딩으로, 누구는 스피드였나.... 난 마스터 듀얼로 상대했어. 뭐, 마술사 덱 들고오길래 펜듈럼 못하게 막으니까 좋아 죽던데."
"아하하하, 아저씨는 라뷰린스 덱 하기 전에 다른 덱 들도 했었나봐요. 하긴, 프로 듀얼리스트니까 여러가지 덱 들을 굴려보겠구나. 저도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고 싶어요. 최근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강해지고 싶거든요."
채은성의 과거와 함께 꼬맹이 나나와 채은성은 그렇게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나나는 하샤신들의 습격 이후에 고민이 생긴 모양인지라 이참에 자신의 인생의 선배 정도가 되는 채은성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고, 그런 그녀에게 채은성은 최대한 조언을 해주고 있었다.
"아무래도 체스터씨한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나나 니가 뭔가 심각한 일에 말려든 모양이더라고. 그래도 너무 부담스러워 하진 마. 너무 부담감이 심하면 오히려 힘이 나지 않더라고. 그냥 편안하게 같이 있는게 좋은거 아니겠어? 너와 함께 살아가는 친구들 말이야."
"제 친구들.... 흐음. 한번 저기 아주 놀자판으로 지내는 키트와 베르트랑 아저씨 한번 믿어봐야 하나?? 뭐 안될 건 없긴 한데.."
"아하하하.... 그래도 분위기가 좋긴 좋나보구나. 그래, 뭐라도 해 봐야지. 아, 은별이 나오네? 얘기 나눠서 즐거웠어. 다음에 또 보자고. 건강하게 말이야!"
"네~ 안녕히 가세요 아저씨~" '마리아 언니... 언니는 날 위해 같이 있어주는 거 말고 뭘 해왔으려나.... 언니는 정령의 피가 거의 없어서 아무런 힘이 없는 일반인이라 하던데... 한번 더 시큐리티 포스를 찾아가야 할까? 마침 최근부터 체스터 아저씨와 같이 일하곤 하니까 부탁하면 들어주겠지?'
과연 나나의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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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굶주리고 복수에 목마른 적에 맞서려면 무엇보다 한없는 증오를 활용해야 한다.
-파울 요제프 괴벨스
"그래, 뭐 분석할 게 남아있으니까 본부에 남아 있겠다고? 알았어. 몸 조심해."
"그나저나 내가 여기 대저택에 눌러앉을 줄은 몰랐는데. 진청월은 어디가고요?"
"아가씨는 아이의 안정을 위해 남편의 집으로 옮겼습니다. 청월 아가씨가 당신들을 이 빈집에서 보호해달라고 부탁하면서요. 푹 쉬다 가시지요."
"그렇구만. 그럼 걔는 어디로 갔는지는 너도 모르는거지?"
"예, 안전상의 이유로 저희에게도 말을 안하셨습니다."
트와일라잇 시티의 진청월이 사는 깔끔한 외형의 대저택. 이 곳에서 자신들의 거처를 잠시 떠나서 보안이 잘 되어있는 곳으로 일단 대피한 세명의 남녀가 있었다. 집주인이 개인의 사정으로 메이드들과 일부 경비 병력을 남겨두고 어디론가로 떠난지라 비어있는 집도 지킬겸 하샤신들에게 노출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렇게 리나 시티에 살고있던 일부 사람들을 잠시 대저택으로 피신시킨 것이였다.
'식사는 메이드들이 차려둘꺼야. 꽤 맛있을꺼라고. 무슨 일 있으면 이쪽으로 연락해.'
"뭔가 많이 차려두긴 했네. 이봐요. 브레이크씨? 식사 하라는데요?"
"아, 벌써 이렇게 된건가? 알았어. 여보, 가자."
누군가가 남긴 메모와 같이 이것저것 차려둔 식사가 있었지만, 이번에 대저택에서 식사를 하게 될 사람들은 브레이크, 에스트렐라, 그리고 후우리. 이렇게 셋과 이 저택에 일하는 직원들인 상황. 일단 완쾌된 뒤인지라 퇴원한 후우리는 자기도 어느정도 모아둔 정보들을 이용해서 우주 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시큐리티 포스의 대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이번 하샤신 습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저기.... 사장님? 회사에 안나가셨네요? 가족들이 걱정이 되서 여기 있는건가?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아무래도 시큐리티 포스 측에서 하샤신들이 우리도 노리는거 같다고 메세지가 날아와서 일단 재택으로 옮겼어. 그리고 회사에 가면 청월이네나 현월이네하고 연락이 잘 안되서 연락이 용이하게 하려고. 청월이는 임산부라서 안정이 필요하기도 하고."
"홍월이는 친구들이 걱정된다고 어디론가로 멀리 떠났어. 어제부터 연락이 잘 안되는데 설마 무슨 일이 생긴건 아니겠지?"
"아, 어머님? 홍월이요? 걔 웨스턴 시티로 갔을텐데. 에르빈하고 엘레나 자매가 걱정된다고 호위 불러달라 했거든요."
"그럼 다행이네."
웨스턴 시티로 떠난 진홍월과 가족들의 안정을 위해 어디론가로 간 진청월, 진현월이 걱정된 이 진성그룹의 대표 부부는 일을 하면서 에스트렐라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무래도 최근 하샤신들의 연이은 습격으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뒤숭숭한 상황인지라 후우리, 브레이크, 에스트렐라도 최대한 이 대표들을 도우면서 자신들도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고민하고 있었다. 뭐, 후우리야 반가운 사람들을 화상통화로 보니까 즐겁다 하면서 해맑아지기도 했고.
"그러고보니 혼자 왔네? 남자친구는 어디로 가고?"
"우주 본부에서 뭐 분석할 게 있다고 거기 남았어요. 그나저나, 거기 나와있는거 시리우스 총대장 맞죠? 잠깐만..."
"어 맞아. 너도 같이 이야기 나눠보자. 뭔가 단서가 있을테니까."
"어이! 총대장 아저씨! 오랜만이네요? 거기 령사들도 왔고."
"하하하하하. 아주 멀쩡해졌구나. 일단 우리가 모은 정보는 이정도. 후우리 너가 별도로 알고 있는 정보가 있니?"
"딱히. 시큐리티 포스만 보면 일단 도망친다는 거 정도? 전 두가지 의문점이 드는게 있는데..."
"두가지 의문점이라고?"
"우선 첫 번째. 왜 하필 나 까지 덮쳤는지. 전 암흑 날개하고는 악연이 거의 없어서. 미캉코 종교를 노렸다기엔 나머지 피해자가 나오지도 않았기도 하고요. 그리고 두 번째. 스페셜 폴리스 델타를 습격하지 않는 이유. 하샤신들이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스페셜 폴리스 델타에 죄다 모여있어서 걔네 다이렉트로 치면 될거 같은데 말이죠. 아니면 걔네들이 혼자 집에 갈때 덮치던가."
"한번 의논해봐야 할거 같은 주제로군. 알았네, 확실히 의문점이 들긴 하는군. 일단 지금 이 상황에선 추측만 가능하니까."
시리우스 총대장은 하샤신들이 아무런 연관이 없는 주변 인물들을 건들거나 아니면 시큐리티 포스를 두려워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걸 지금 당당하게 말을 할 정도로 확신이 안 서는 지라 일단 생각만 하는 걸로 결정했는지 후우리의 의문점에 딱히 대답을 하지 않고 조용히 수긍만 했다고 한다. 이후엔 령사들도 각자의 의견을 펼치며 이것 저것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전직 성유물의 용자들에게도 호위를 붙여줘야 할 거 같아. 유명인이기도 해서 어딘가 잘못되면 완전히 난리나니까."
"그러게요 총대장님. 제가 기자들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들 이번 일에 대해서 기사들을 몇개 작성하려 하고 있더라고요. 잘못하면 분위기가 더 심각해질텐데...."
"대표님? 좀 만 더 도와주실수 있나요. 그 건에 대해선 제가 때가 되면 어떻게든 기자회견 열테니까. 하아, 마린은 괜찮으려나...."
"당신 사촌동생이라면 걱정 없을꺼에요. 체스터씨와 마찬가지로 강하신 분이니까요."
"그렇지만 마음이 여린 사람이라서. 노엘르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아 총대장 아저씨, 철수하고 연락 해봤어요? 백철수가 걔 하샤신하고 대화 나눈적 있다고 어디선가 들은거 같아서요."
"작업중이니 방해금지라고 하더라. 세투스한테 문전박대 당했어. 뭔가 나도 알면 위험한걸 다루고 있나봐."
"정말 쉽지 않네...."
이때 우주 본부의 어딘가의 작업실. 댄디와 세투스, 김철수 이렇게 셋이서 키트가 챙겨온 정보들을 마저 분석하고 있었다.
"하이고 정말 정령인지 뭔지는 한치 앞을 알 수가 없단 말이야. 야 댄디, 이거 해석 가능하겠어?"
"맡겨줘. 할 수 있을거 같아."
"이 기록, 그리 오래되진 않아 보여. 너네 이전에 누군가가 우주 신전에 왔다 간거 같은데?"
"누군가가 낙서를 해둔거 같아요. 훼손이 되어있네. 어디보자.... 빛의 신이든 어둠의 신이든 있어선 안된다.... 일단 암흑 날개 쪽은 아닌가 봐요. 자세히 읽어보면 하샤신을 엄청 싫어하는거 같은데."
"이 독특한 필체, 본 적이 있어. 여기, 물자국 보이지? 이거 멸망했다고 알려진 종족이 하나 있어. 뭔가 생각나려 하는데..."
"고마워요. 그정도면 꽤 괜찮은 정보네요. 아마 암흑 날개와 하샤신 이야기가 나오는거 보면 범위가 꽤나 좁아질꺼고요. 저도 몇개 후보군을 생각해 뒀거든요. 일단 공통점이라면 5년전의 일 때문에 죄다 몰살당했다는거? 그리고 영웅 어쩌구들이 오고 얼마 안있어서 그런 일들이 일어났다는거?"
"하림 일행은 아니지?" "네 아니에요. 애초에 걔네들은 정령계에 가본적이 없거든요."
"좋아. 그럼 제 3자로 정해둬야 겠군. 어이, 댄디. 분석 끝났니? 그렇게 많은 자료들을 안줬을텐데?"
"방금 끝났어요~~ 여기 해석본 왔습니다."
"응? 야 잠깐만 타임. 이거 운명 이야기 맞죠?"
"어 진짜네? 누가 운명 이야기 한적 있지 않았어?"
댄디가 가져온 정보들을 분석하던 와중, 김철수의 인생에 그렇게나 크게 영향을 끼쳤던(?) 운명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벨과 키트가 열심히 분석하던 운명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이 작업실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이야기의 중심은 그 운명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몇명 있죠. 뭐 다들 짐작하셨겠지만요."
"야 난 모르잖아. 나도 이야기에 낄 수 있게 해줘..."
"아하하하... 다들 침착해봐. 막시무스 신부님이 저런 거와 유사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 아무래도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나봐. 솔직히 시큐리티 포스에 오면서 처음 보는 자료들이기도 하고. 아마 사일런스도 이 자료들은 전혀 모를꺼야."
"벨씨도 이야기를 했죠. 아마 그 사람은 시큐리티 포스와는 다른 걸 쫓고 있을지도 몰라요. 보물사냥꾼이잖아요 그 사람은?"
"이렇게 연락도 잘 안되는 비밀 공간을 잡은거면 확실히...."
"네. 우리가 모르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 확실한거 같아요. 일단 저희가 분석한 자료들. 벨씨가 퇴원하면 그때 그 사람한테 보고할께요. 아무래도 이걸 굳이 벨씨와 오메가 팀한테 보고해달라고 하는거 보면 몇몇 정보들이 총대장님한테 들어가면 귀찮아질 수 있을거 같거든요. 그리고 하샤신들로 인해 정신없는데 더욱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 필요도 없고요."
"맞아. 하샤신들이야 상대하면 그만이고. 마녀 벨, 잘 부탁한다. 하샤신들은 우리가 상대할테니까!"
이렇게 해서 작업을 다 끝낸 김철수 일행은 작업실을 빠져나가서 각자의 자리로 복귀했다. 김철수가 이야기한 것 처럼 자료들을 체스터가 이끄는 오메가 팀에게 보고한 그들은 서로 작별인사를 나누면서 뿔뿔이 흩어졌다고 한다. 이 때, 후우리가 있는 대저택으로 가고 있는 김철수는 가는 길에 마녀 벨한테 따로 연락해서 무슨 이유인지 별도로 이야기를 들었고.
"벨 씨, 다 끝났어요. 지금 몸상태는 어떤가요?"
"어깨를 찍혀서 당분간 일 하지말고 쉬고 있으래. 하아... 하샤신들이 내가 아트몬이 만든 피조물이란걸 눈치 챈 모양인거 같아. 아니면 날 노릴 리가 없거든."
"에이 괜찮아요. 어짜피 지금 당신이 즐겁게 살아가고 있으면 그걸로 좋은거 아니겠어요? 그나저나, 이 정보들을 따로 총대장님한테 보고를 안했으면 좋겠단거면..."
"그래 맞아. 굳이 스페셜 폴리스 델타 애들을 걱정시키게 둘 수 없어서. 거기에 같이 일하는 에클레시아 때문에 더더욱. 그리고 난 아직도 이게 정말인지 안믿겨서."
"[히스이].... 그 히스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아마 이쪽과 연관이 되었을 테지요. 아직 확답은 무리지만."
"그래. 우리도 좀 더 힘내야지. 모을 자료는 모으고. 그러기 위해서 체스터씨가 직접 오메가 팀을 만든거 아니겠어?"
"팔자를 고친다.... 이 세상의 불변의 진리.... 이게 정말로 가능한 일이긴 할까요?"
"넌 어떻게 생각해?"
"전 잘 모르겠어요. 일단 제 생각엔... 그런게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일단은요."
"그래, 연락 고마워. 후우리한테 가봐. 대저택에 있을꺼야, 진성그룹에서 걔네 걱정된다고 거기로 보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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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나치의 민낯이다. 허세 빼면 시체일뿐이지.
-B.J 블라즈코비츠, 울펜슈타인: 더 뉴 오더 중.
트와일라잇 시티에 황혼이 물들기 시작하는 어느 순간, 후우리가 대저택에서 나와서 황혼 중학교의 텅빈 체육관으로 가고 있었다. 여기서 운동하고 있을 안티아와 로드리를 데리고 와달라는 시큐리티 포스의 부탁이 있던지라 그녀가 직접 둘을 데려오기 위해 간 것. 그러고 나서 그 체육관에 도달한 후우리 근처에 불이 꺼지더니 이내 어디선가 느낀 살기를 다시 한번 느낀 것이다.
"하아... 또야? 한번 더 놀아보자 이거지?"
"어? 시큐리티 포스의 요원이에요? 이거 큰일났네..."
"니가 로드리니? 맞아. 너네 데려다 주려고. 아무래도 여기도 불청객이 찾아온거 같은데...."
"이거... 누굴 노리는거지..."
"내 곁에 붙어있어. 절대 떨어지지 마."
다행이도 로드리와 안티아는 무사히 있었지만 다시 한번 하샤신의 기운을 느낀 후우리 일행은 아무래도 큰 일이 일어난 거 같아서 일단 침착하게 모여있었다. 한번 습격당한 적이 있던 그녀는 더는 자기 자신을, 그리고 곁에 있는 아이들을 다치게 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이번에는 당황하지 않고 하샤신이 다가오는걸 기다리고 있었다.
"어이, 그렇게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꺼야? 내 폭풍이 두려운거니? 사냥도 못하는 사냥개 주제에."
"온다!"
"여기군. 이젠 너네 움직임을 읽었어. 그정도 속도라면 아무 문제 없지. 저리 떨어지라고!"
"루나! 우리도 가자!"
"응... 물러서지 않아... 지금의 나는 그 무엇도 아니라고... 나와라! [주안의 왕 사라키엘]!"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주마... [바렐스워드 드래곤]!"
"오우, 좋은데? 자, 그럼 가보자고. 뒤를 조심해!"
로드리와 안티아도 각자의 방식으로 하샤신들에게 대응하고 있었고, 이전에 상대했던 하샤신들의 움직임을 본 후우리의 지시대로 이 하샤신들에게도 약점은 있다면서 이 둘에게 자신의 뒤를 봐달라고 했다. 실제로 후우리의 작전이 먹히는지 예전과는 다르게 하샤신들의 공격도 사라키엘과 바렐스워드에게 막혀서, 또 한번은 안티아의 주먹이 하샤신의 명치에 박혀서 그들을 물러서게 만들었다고.
"칫... 성유물의 꼬맹이의 주먹이 이렇게 매울 줄이야... 하지만, 시큐리티 포스의 지원은 오지 않는다. 어둠의 신을 저버린 배신자들은 그저 사냥감일 뿐!"
"신의 제물이 되어라. 이 계집애들아!"
"누구 맘대로? 그런 뻔한 패턴의 공격으로는 어림없어. 특히 이렇게 여러명이 있는 상황에선 말이지."
"입만 살았군, 어설픈 폭풍은..."
"폭풍은... 바로 나야..... 셀렌 펀치! 고르고네 펀치!"
"그 등짝에 너무 목숨걸지 말라고? 연격의... 바렐스워드 슬래시!"
"쳇, 꼬맹이들이 왜이렇게 잘 싸우지? 어쩔수 없나, 저 사내놈도 제거할 수 밖...."
"야. 누구 맘대로 죽이네 마네 하냐니까? 그게 될거라고 생각해?"
"어? 뭐지? 누나 그 모습은?"
하샤신들이 로드리도 제거하기로 마음 먹으려는 순간, 갑자기 주변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하더니 후우리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하샤신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모습과 성격도 모둔게 바뀐듯한 그녀의 모습에 로드리와 안티아도 놀랐고, 하샤신들도 자신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흘러가는 걸 보고 약간은 당황한 듯한 눈치였다.
"시큐리티 포스의 지원이 없다고 하길래 사냥하기 가장 좋은 때라 했건만.... 저 계집애.... 그렇게나 싫어하는 현인신의 모습을 할 줄이야...."
"야, 죽을 각오로 덤벼. 어느 누구도 상처받게 두지 않을테니까. 더는."
"하, 빛의 의지를 받드는 걸 포기하지 않은건가? 뭐 됐다. 이걸로 대어를 낚을 아주 좋은 기회니까!"
"어둠의 신의 축복을 피할 순 없을 것이다. 암흑 날개의 의지를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아케루스의... 오오히메의 현인신! 자, 빛의 의지를 한번 보자꾸나!!"
"이건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의 의지야. 나 자신의 힘. 대의명분 같은건 필요없어. 지금 곁에 있는 아이들을 지키고 싶을 뿐이니까... 폭풍에 날아가라!!!"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는 후우리를 보고 오히려 하샤신들이 흥분되었는지 저 셋을 제거할 아주 좋은 기회라 생각해서 더욱 빠른 모습으로 요리조리 움직이고 있었다. 어찌나 흥분했는지 기척도 숨기지 않은채 눈 앞의 적을 제거하는데에 몰두한 하샤신들은 그녀의 폭풍을 이리저리 피하면서 이 세명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그러나,
"걸렸어. 그 폭풍, 피하라고 던진거야. 자, 작별의 시간이야. 암통곡!"
"크아아아악! 온몸이 찢겨나갈거 같아!!! 이게 진짜 폭풍의 무서움인가!!"
"훗, 너도 결국 평범한 인간일 뿐이잖아? 고통에 괴로워하는 인간. 자, 그렇게 좋아하는 특별한 힘. 마음껏 맛보라고."
"언니! 뒤에 와요!"
"걱정마. 이렇게 대각선으로 갈라버릴테니까."
"쳇, 상황은 완전히 반전되었군. 치명상은 피했다. 역시 무녀는 다르다 이거인가?"
"하지만 우리 하샤신들은 어둠의 신에게 목숨을 바치기로 결의한 자. 인간의 감정따윈 필요 없으니! 자... 받아.... 크억!"
"안녕, 친구들. 휴, 다행이도 늦진 않았나보네. 너네처럼 나도 기척 한번 숨겨봤어. 어때, 역으로 당하니까."
"철수 형이다! 언제 여기에 온거야?"
"나중에 따로 이야기할께. 우선 저 친구들 혼내주고."
하샤신들이 다시한번 정비한 채로 후우리 일행을 덮치려는 순간, 선봉에 서있던 어느 하샤신의 등짝을 크게 베어 가르면서 한 남자가 난입했다. 하샤신 하나를 붙잡고 폭풍으로 날려버리고 또 명치에 주먹을 맞더니 이번에는 역으로 기습을 당했던 하샤신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자만하면서 김철수 일행을 노려보는 하샤신들이지만 이제는 확실하게 불리해진 상황. 이전에 당한게 아직도 남아있는 이 일행들은 그 하샤신들이 했던 것 처럼 역으로 하샤신들을 조소하고 있었다.
"우주 신전에서는 우주미아가 될까봐 일부러 너네처럼 힘 조절을 했었거든, 근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 나도 너네들에게 아니꼬운 상황이고. 자, 진짜 심연을 마주할 준비는 됐는지."
"루루칼로스.... 저 정령은....."
"어둠의 신의 축복이 뭔지도 모르는 아무 생각없는 떨거지들에게 죽네 마네 할 정도로 약해빠진건 아니거든. 어디, 퇴로 한번 막아줄까? 거기 하샤신 등짝에 나도 경고 한번 해줬으니 곰곰히 생각하라고? 멀쩡한 사람이라면 말이지."
"심연의 저주, 들어본 적 있을꺼야. 한번 당해볼래? 원망스럽니? 원하는 대로 안풀려서 화가나? 누가 그랬더라, 탓할꺼면 약해빠진 자기 자신을 탓하라고 했는데..."
'빌어먹을.... 이대로 싸우면....' "순순히 잡히게 두지 않겠어. 오늘은 이만 물러가주지!"
"갔네. 형, 수고했어. 불도 다시 들어왔고. 우리 학교에서 본 적 있었지?"
"뭐. 가면서 천천히 이야기해보자고. 그나저나 쟤네는 도망갈때도 자신있게 도망가네. 저런건 참 대단하단 말이야."
"안쫓네.... 저렇게 도망가게 둬도 되겠지...."
"굳이 쫓아갈 필요가 없으니까. 너네하고 후우리가 무사하면 다행인거고, 그리고 쟤네 잡아봤자 정보 얻어낼 것도 없고."
상태 멀쩡한 로드리, 안티아, 후우리, 김철수 넷만 남은 이 황혼 중학교의 체육관. 피곤하다며 들어가서 푹 쉬고 싶다는 후우리만 빼면 다친 데 없이 멀쩡한 모습의 김철수 일행은 그렇게 자기들도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일단 갈 곳 없는 안티아는 김철수네가 데리고 있기로 하고 로드리는 혹시라도 로드리가 하샤신에게 타겟이 되지 않았을까 우려한 시큐리티 포스의 지시로 마즈라위 등 시큐리티 포스 대원들이 알레한드로 가족을 지키기로 했었다. 뭐, 김철수 일행이야 진청월의 이야기대로 당분간 대저택에서 머물기로 했었고. 리나 시티가 생각보다 불안한 상태였기도 했고.
그렇게 해서 하샤신들의 대의명분의 복수의 칼날, 그리고 김철수의 아주 개인적인 소중한 사람을 위한 칼날은 이번에도 격돌한 것. 과연 여러 곳에서 벌어지는 이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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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리 일행을 다시한번 습격하다가 패퇴한 하샤신들. 대부분 세이블 시티로 돌아갔다지만 딱 한명, 어느 하샤신은 어째선지 일행에서 낙오되어서 혼자 멍하니 트와일라잇 시티 어딘가에서 멍하니 서있었다고 한다.
"아하하하.... 내가 낙오된건가.... 결국 떨거지가 되었네."
"으아아아아악!!! 사람 살...."
"하, 쓰레기가. 그대로 영원히 갇혀있어. 되도않는 미캉코가. 나한테 해준것도 없으면서."
'뭐야? 이거 무슨 일이야? 아무래도 위험한 정령인거 같은데? 사람이 그대로 얼어붙었잖아! 나도 일단 사려야겠군.'
그러던 와중, 누군가가 미캉코 신도를 순식간에 얼려버리는걸 목격한 이 하샤신은 자신도 휘말리지 않도록 몸 조심해야 겠다 하면서 일단 어디론가로 숨어서 상황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헛된 생각이기도 했었다.
"벌써 들킨건가? 네놈은 누구지!"
"그 생김새. 하샤신이네. 그 벌레한테 살아남았나봐?"
"정체를 단박에 알아보다니. 위험한 녀석이군. 비록 난 낙오되었지만 너 정도는...."
"꼴도 보기 싫어. 너도 얼어 죽어."
"응? 잠깐.. 잠깐만!!! 으아아악! 젠장... 이 녀석도 우리의 적인가...."
순식간에 이 하샤신을 얼려버린 정령, 히스이의 마지막 정령 [에지르]는 꼴도 보기 싫다며 빛의 의지도 어둠의 의지도 필요없다며 얼어버린 두 사람을 방치한 채 어디론가로 떠나고 있었다.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그리고 자신의 부하들을 데리고 어디론가로 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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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의 도시가 가득한 산데비스탄 시티, 스페셜 폴리스 델타 시험은 끝났지만 아무래도 시큐리티 포스의 본부는 바쁘고 자신 주변의 사람들에게 여러 일들이 생긴지라 마린 요원은 잠시 꿈을 접어두고 산데비스탄 시티에 있는 전직 암흑 날개의 신관, 노엘르를 지켜보고 있었다.
"언니, 괜찮아? 언니가 꿈을 쫓는 모습이 즐거웠는데..."
"소중한 친구를 지키고 싶어서. 시큐리티 포스의 요원인걸 떠나서."
"하하하하, 뭔가 그때 이후로 생각한 게 있나 보네. 좋아, 나도 몸 조심 해야지. 다들 걱정시키게 둘 순 없으니까."
"그리고 한번 죽다 살아났으니까."
"마린 언니!!!!!"
산데비스탄 시티로 파견나간 마린은 노엘르를 시작으로 다른 성유물의 용자들을 현장에서 관리하고 있었다. 체스터 못지않게 신체능력이 좋아서 용자들을 지키는 데에는 딱히 문제는 없을테지만, 하샤신들은 아주 위험한 적인지라 제대로 장담은 못하는 상황. 그래서 자신의 사촌 오빠, 시리우스와 연락을 자주 주고받으며 에우로페의 멤버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일단은 노엘르 한명 뿐이지만, 그 이후엔 안티아, 에르빈 등 상처받은 사람들이 다시 한번 상처받지 않기 위해, 시큐리티 포스의 요원으로의 사명감이 아닌 마린의 개인적인 감정을 담아서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나가려는 마린 요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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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개인적인 외전이 돌아왔습니다. 이야기가 술술 진행되고 있군요. 반가운 인물들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오랜만이에요. 로드리, 채은성.
대의명분 vs 개인적인 일로 흘러갈 이 싸움, 그리고 마녀 벨이 쫓는 제 3의 이야기. 이야기들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지. 적으면서 매우 흥미진진했습니다. 꽤나 분량도 만족스럽게 나오기도 했고요.
그렇다면 다시 등장할 주인공 일행을 기다리면서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즐감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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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픽픽 쓰러지는 것도 아닌게, 아무리 상대해 나가도 정보도 뜯지 못하고 하샤신을 잡지도 못하고 그냥 상처만 돌려주고 떠나보내는 정도죠. 주인공 일행이 약한게 아니지 하샤신들이 안 위험한게 아닙니다. 나나양도 병원에 있고 나머지 일행들도 의식불명일정도로 중상인 상태고요 | 23.08.28 18: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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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들답게 당분간은 재미를 많이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얘네도 틈이 보이긴 하겠죠. 그 틈을 발견하는 것이 어려울 뿐. | 23.08.28 19:5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