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여섯 무사-Shi En]으로 직접 공격!"
이와나가의 [진 여섯 무사-Shi En]이 무방비로 노출된 퀸을 꺼꾸러트리고,
"[오버 코어 리미트]의 효과로 [코아키메일 맥시멈]과 [코아키메일 우르나이트]의 공격력은 1500 상승한다! [코아키메일 우르나이트]로 [제네시스 데몬]을 공격!"
사쿠야의 [코아키메일] 몬스터들이 킹에게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으며 소년의 경호대장이라 할 수 있는 두 기물들을 쿠노이치 자매가 쓰러트렸다. 바깥의 장난감 병정들이나 조금 전에 상대했던 다른 기물들에 비하면 조금은 더 어려운 상대였지만 결국 오십보백보였다. 격파와 함께 조금 전의 기물들과 마찬가지로 이내 석상으로 변하더니 그대로 일부분이 무너져버리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부서진 석상이 되고 말았다.
"지금쯤이면 로제 아씨와 키벨 도령은 이미 이 성의 주인을 마주했겠군. 아직 거기 남아있다면 말이지."
"우리도 서두르자, 언니. 여기 멍하니 있으면 안 되잖아."
"그러자."
이와나가와 사쿠야의 쌍둥이 자매는 인법과 함께 안개처럼 흩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많은 장난감 병정들을 쓰러트리고 굴복시킨 12인의 듀얼리스트가 블록 성의 왕궁으로 입궁하고 있었다. 하지만 왕궁의 모든 인원들까지 총동원했던 탓인지, 듀얼리스트를 반기는 것이라고는 텅 비어있는 왕궁과 쿠노이치 자매와 로제와 키벨 남매의 4명이 손수 쓰러트린 [체스 데몬]들의 부서진 석상 뿐이었다.
"쩝...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허무하게 무혈 입성을 허락하다니, 조금은 아쉬운데."
스카일러의 말이었다. 바깥의 장난감 병정들이야 세살배기 아이와 놀아주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지만 그래도 왕궁의 병사들이라면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싶어 기대했던 그의 입장에선 너무나도 아쉬운 모습이었다.
"그만큼 그 쿠노이치 자매와 동생들이 분발해줬다는 의미지만."
"그거야 알지만... 아쉬워서 그래."
바르바스 말마따나 왕궁의 선발대로 들어간 4명의 분발 덕분에 일이 편해진 건 좋지만 그래도 스카일러 입장에선 그나마 좀 해볼만한 상대들이 맥을 못 추고 싸그리 박살난 것이 조금은 아쉬울 따름이었다.
*
안드로이드 LP 8000
알베르 LP 8000
"선공은 내가 잡았군! 마법 카드, [욕망의 항아리] 발동!"
선공을 잡은 리스의 AI는 시작부터 금지 카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욕망의 항아리]를 발동해 어드밴티지를 확보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알베르는 웃기지도 않는다는 반응을 보일 뿐이었다.
"히타 말대로였군. 승리를 위해서라면 더러운 짓도 당연하다는 듯이 한다고. 그런데, 네 오리지널도 금지 카드까지 써가며 발악했는데도 결국 허무하게 깨져버린 거 알아?"
"알게 뭐야! 마법 카드, [천사의 자비]를 발동! 3장의 카드를 드로우하고, 2장의 카드를 버린다! 이 2장을 버리겠다!"
또 다른 금지 카드, [천사의 자비]를 통해 2장의 [제너레이드] 몬스터를 묘지로 보낸 리스의 AI는 이어서 또 한 장의 금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마법 카드, [소울 차지] 발동! 2000의 라이프 포인트를 상실하는 조건으로 내 묘지의 [제너레이드 세이즈 발라]와 [빛의 제너레이드 마르델]을 특수 소환한다!"
안드로이드 LP 8000 → 6000
제너레이드 세이즈 발라 / 천사족 / 화염 / ★9 / ATK 2500 / DEF 2500 / 효과
빛의 제너레이드 마르델 / 식물족 / 빛 / ★9 / ATK 2400 / DEF 2400 / 효과
리스의 AI의 필드에 붉은 드레스를 입은 주술사와 나비 날개를 단 하얀 드레스의 여신이 금지 카드의 힘을 빌려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모습에 알베르는 오히려 하품이 나올 지경이었다.
"금지 카드를 벌써 3장이나 썼어. 그러고도 지면 넌 진짜 듀얼리스트 실격이야."
"시끄럽다! 원래 승리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쟁취하는 법이라고! [발라]와 [마르델]의 효과! [마르델]의 효과로 덱에서 [포효의 제너레이드 하르]를 패에 넣고, 이어서 [발라]의 효과로 패에 넣은 [하르]를 특수 소환한다!"
포효의 제너레이드 하르 / 마법사족 / 어둠 / ★9 / ATK 3000 / DEF 3000 / 효과
이번에는 붉은 눈을 한 쪽에서만 빛내고 있는 애꾸눈의 거인이 중갑과 장창으로 무장한 채 필드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아직 이것으로 턴을 넘길 마음은 없었다.
"이어서 [제너레이드 섀도우 로프톨]을 일반 소환!"
제너레이드 섀도우 로프톨 / 천사족 / 화염 / ★9 / ATK 1500 / DEF 1500 / 효과
[제너레이드]의 말살을 위해 [제너레이드]를 안내하는 그림자가 음흉한 미소와 함께 비어있는 2곳의 몬스터 존 중 한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로프톨]의 효과! 자기 자신을 릴리스하고, 덱에서 [얼음의 제너레이드 니드헥]을 특수 소환한다!"
얼음의 제너레이드 니드헥 / 환룡족 / 물 / ★9 / ATK 2100 / DEF 2600 / 효과
그리고 그림자가 사라진 자리에는 혹한의 기운을 온 몸에 두른 거구의 용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알베르는 멍한 표정으로 어서 '그 카드'를 꺼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라! 신의 영지(靈智)를 품은 신비의 서킷! 소환 조건은 레벨 5 이상의 몬스터 3장! 서킷 컴바인!"
"아, 드디어 나오셨네."
그리고 [빛의 제너레이드 마르델], [제너레이드 세이즈 발라], [얼음의 제너레이드 니드헥]의 3장이 비어있던 엑스트라 몬스터 존에 등장한 게이트의 링크 마커를 밝히는 불빛이 되고, 리스의 AI는 원 주인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만만하게 소환 영창을 외치고 있었다.
"링크 소환! 나를 높이, 더욱 높이, 그리고 더욱 높이 이끌어, 승천의 길로 이끌어라! 링크 3, [성신기 데미우르기어]!"
성신기 데미우르기어 / 사이버스족 / 어둠 / ATK 3500 / LINK-3 / 링크 / 효과 / ←↓→
신의 원형이라 불리는, 리스의 끝없는 탐욕을 상징하는 링크 몬스터의 등장. 다른 현실적인 방안이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AI는 역시 자신의 원본처럼 똑같은 길을 걸어갔다.
"그럼 나도 조금만 0턴 플레이를 해보자고. 네 묘지의 [마르델]을 제외하고 패의 [비스테드 드루이드브룸]을 특수 소환하겠어."
비스테드 드루이드브룸 / 드래곤족 / 어둠 / ★6 / ATK 2500 / DEF 2000 / 효과
하지만 이대로 리스의 AI가 설치게 놔두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던 알베르는 AI의 묘지에 있던 [빛의 제너레이드 마르델]을 제물 삼아, 자신이 부리는 권속의 하나인 [비스테드 드루이드브룸]을 꺼내들었고, 그 모습에 리스의 AI는 AI임에도 불쾌함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남의 턴에 멋대로 끼어들다니, 반칙이라고."
"요즘 듀얼이 다 그렇지, 뭐. 그보다도, 히타가 내게 다 말했어. 신의 원형이라는 거 말이야. 그걸로 뭘 하고 싶은 거지?"
"나는 욕심이 좀 많아서 말이야. 리스트를 작성한들 밑도 끝도 없을 거라고. [발라]의 효과 발동. 패의 [나글파]를 코스트로 자신을 특수 소환! 이어서 마법 카드, [죽은 자의 소생]을 발동! [니드헥]을 다시 한 번 부활시킨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레벨 9의 몬스터를 2장이나 자신의 필드에 전개한 리스의 AI는 아직도 모자라다는 듯이 남은 3장의 패 중 한 장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어서 마법 카드, [유언장]을 발동! 이걸로 덱에서 공격력 800의 [죽음의 제너레이드 헬]을 특수 소환한다!"
"진짜 가지가지하네."
죽음의 제너레이드 헬 / 언데드족 / 어둠 / ★9 / ATK 800 / DEF 2800 / 효과
이번에는 아는 사람들은 아는 또 다른 파워 카드, [유언장]의 효과로 망자의 세계를 지배한다는 여신을 꺼내든 리스의 AI는 이렇게 소환에 성공한 3장의 몬스터를 소재로 엑시즈 소환을 선언했다.
"간다! 레벨 9의 [발라], [니드헥], [헬]의 3장으로 오버레이!"
"이번에는 [V.F.D.]라도 내놓으려나."
리스의 AI는 3장의 레벨 9 몬스터를 소재로 엑시즈 소환을 선언했고, 알베르의 예상은 전혀 빗나가지 않아 3장의 엑시즈 소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건 보라색의 육신을 지닌 거구의 환룡이었다.
"엑시즈 소환! 이 세상 모든 재액을 부리는 진룡황! [진룡황 V.F.D.]!"
진룡황 V.F.D. / 환룡족 / 어둠 / ★9 / ATK 3000 / DEF 3000 / 엑시즈 / 효과
그 모습을 보던 알베르는 참으로 가지가지한다는 생각이 들어 한숨마저 나오고 있었다. 금지당한 카드를 양심의 가책 하나 없이 써대는 것도 그렇지만, 하필 어둠 속성이 주축인 자신의 덱을 카운터칠 수 있는 카드가 등장한지라 조금 짜증나는 것도 사실이었다.
"아주 가지가지하네. 너, 왜 그렇게 사는 거냐?"
"시끄럽다! 카드 2장을 세트하고 턴 엔드!"
리스의 AI가 세트한 2장의 카드는 [센서 만별]과 [리콜]. 이 정도로 알베르를 어디까지 압박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다소 추하고 더러울지라도 이기는 것이 먼저였다. 그래야만 자신을 만들어낸 창조주가 죽어서라도 만족할 수 있었다.
*
이렇게 리스의 AI가 자신의 창조주의 성향에 걸맞게 금지 카드를 다수 동원해가며 비겁하게라도 승리를 쟁취하려는 상황에서, 리스의 아들과 대치하는 로제는 이 철부지 막내를 어떻게 대해야할까 생각하는 중이었다.
"그 전에, 네 이름은 뭐니? 그래도 명색이 우리 막내인데 야야할 수는 없잖아? 아, 나는 로젤리아야. 친한 사람들은 날 로제라고 부르지."
"내 이름은 에르제야! 그리고 우리 엄마는 내가 지킬거고!"
세상에 혼란과 파국을 일으키려던 암흑 날개의 실세가 자신을 본따 만들어낸 AI일지언정, 자신을 키우고 보살핀 리스의 AI를 자신의 어머니로 생각하는 모습에 키벨은 일순 씁쓸함마저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우선은 리스에게 물려받은 잘못된 사상을 떨쳐내는 일이 먼저였던만큼,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에르제 LP 8000
로젤리아 LP 8000
"내가 선공이야! 마법 카드, [테라포밍]을 발동! 이걸로 덱에서 [거대요새 제로스]를 패에 넣겠어!"
"[제로스]...? 요즘 시대에?"
그런데 금지카드까지 남발하며 치사하게 듀얼하는 리스의 AI와는 정반대로, 에르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시대에 한참은 뒤쳐지다시피한 [거대전함] 덱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로제와 키벨, 그리고 조금 전부터 둘의 듀얼을 구경하던 일행들 모두가 리스의 AI가 선보이는 치졸한 듀얼에 대비되는 에르제의 로망 가득한 듀얼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고 [거대요새 제로스]를 발동! 이걸로 덱에서 [보스 러시]를 패에 넣고 바로 발동! 그리고 [제로스]의 효과로 패의 [거대전함 크리스탈 코어]를 특수 소환!"
거대전함 크리스탈 코어 / 기계족 / 물 / ★5 / ATK 2100 / DEF 1000 / 효과
거대전함 크리스탈 코어 ATK 2100 → 2600 DEF 1000 → 1500 카운터 : 0 → 1
그와는 별개로 함체를 투명한 크리스탈로 감싼 형태의 [거대전함]이 에르제의 필드에 모습을 보이고, 실전성과는 상관없이 에르제 나름의 로망이 느껴지는 점은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왜 너네 엄마처럼 금지 카드 잔뜩 넣고 싸울 생각을 안 한거야?"
"그거야... 내가 왕인데 그런 걸 넣으면 자존심 상해서!"
"그런 자존심에 목을 매다가 져버리면 끝장이라고 몇 번을 말했잖니!"
에르제의 말에 리스의 AI는 반쯤 화를 내다시피 하며 그의 로망을 추구하는 모습에 따지다시피했지만 막 카드를 드로우하려던 알베르는 오히려 박수를 치며 말했다.
"아니지, 아니지. 욕심은 많아도 자기 자존심 때문에서라도 비겁한 듀얼 따윈 하고 싶지 않다는 거 아냐? 적어도 그쪽보단 낫겠네."
"웃기지 말라고."
또 다시 시작된 알베르와 리스의 AI간의 말싸움을 뒤로 한 채, 에르제는 패에 남은 2장의 카드 중 당장 쓸 수 없다시피한 [거대전함 테트란]과 함께 잡힌 [일족의 결속]을 발동하고 [군웅할거]를 세트한 채 턴을 넘겼다.
"진짜 로망이 가득한 덱인가보네. [일족의 결속]은 쓰기 상당히 까다로운 카드일텐데 말이야. 자, 아무튼 이제 내 턴이구나."
그리고 카드를 드로우한 로제는 뒤이어 에르제가 발동한 [군웅할거]를 보았고 막내가 기계족 몬스터를 선언하자 이내 빙긋 웃기 시작했다.
"이런, 이런. 나름 머리를 쓴 건 알겠지만, 네 [군웅할거]는 곧 아무 쓸모도 없어질걸."
"뭐, 뭐라고?"
"이 누나도 불타오를 땐 불타오를 줄도 알거든. 자, 나는 화염족을 선언하겠어."
자신의 주력 덱은 [R-ACE]였지만 키벨의 제안으로 [볼캐닉] 덱을 선택한 로제는 자신의 불꽃을 아낌없이 선보이겠다고 작정했다.
"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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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작된 2파전
더럽게 듀얼하는 리스(의 AI)와 그에 대조되게 로망 가득한 듀얼을 하는 에르제 쿤
과연 이 둘은 어떤 길을 걷고 어떤 결말을 맞이할 것인가
뚜비 깐띤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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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금지 카드 팍팍 집어넣으면서 싸우는데 아들은 로망 덱을 굴리니 엄마 입장에선 속이 터지고 아들 입장에선 추마 엄해요 인 상황 그리고 아마 괜찮을 리는 없겠습니다만 철부지 막내를 정신차리게 하기 위한 약간의 뜨거운 맛 정도로 생각합시다 | 23.08.04 00: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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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철 없이 구는 막내에게 약간의 뜨거운 맛을 보여주는 것 정도는 괜찮겠죠. 에르제는 과연 리스에게서 벗어나고 갱생할 수 있을 것인가...!!! | 23.08.04 00: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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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지 카드는 엄마쪽만 썼지 말입니다 | 23.08.04 11: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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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런 엄마쪽이 있었네요. 마듀 삼환신 님 왜 대체 제한으로 출시된겁니까.... 마듀에서 테라포밍 금지된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서 그만 | 23.08.04 12:04 | |
(IP보기클릭)118.235.***.***
| 23.08.04 12:04 | |
(IP보기클릭)175.223.***.***
정신차리십시오 휴먼 엄마는 리?얼리스트에 아들은 터무니없는 로맨티스트란 말입니다 | 23.08.04 12:0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