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황혼 중학교 1학년 4반에 배정되어 있는 남학생, 조일영의 도전을 받아 듀얼에 임하게 된 하림.
하림은 [상검] 덱을 사용해 일영을 압박해 나가지만, 일영은 [저주받은 하인] 덱의 에이스, [저주받은 하인 킹]을 소환해 분위기를 뒤집는다.
도무지 뜻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읊으며 듀얼에 임하는 일영과, 일영의 이상한 말과 괴상한 기술 작명 센스에 어이없어 하면서도, [저주받은 하인 킹]을 공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하림.
두 사람이 벌이는 듀얼의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
(듀얼 현황)
하림
LP : 7000
패 : 4장 (1장은 [증식의 G]라는 것이 공개된 상태)
몬스터 존 : [상검대사-적소](공격 표시)
마법/함정 존 : 세트 카드 2장 (정보 불명)
묘지 : [상검사-막야]/[상검군사-용연]/[증식의 G]/[천위룡-비슈다]/[플뢰르 드 바로네스]
제외 존 : [용상검현]
조일영
LP : 3800
패 : 2장
몬스터 존 : [저주받은 하인 킹](공격 표시)(공격력 : 4000)
마법/함정 존 : 세트 카드 2장 (정보 불명)
묘지 : [테라포밍]/[언데드 월드]/[어리석은 매장]/[저주받은 하인]/[저주받은 하인 부인]/[저주받은 하인 프린스]/[저주받은 하인 베이킹]
제외 존 : [저주받은 하인 킹]
======================================================================================================
트와일라잇 시티, 황혼 중학교 듀얼 필드에서 펼쳐지는 세기의(?) 듀얼.
이 듀얼 필드에서 듀얼리스트의 뜨거운 투지를 부딪히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황혼 중학교 2학년 2반 소속 남학생 하림과, 황혼 중학교 1학년 4반 소속 남학생, 조일영.
라이프 포인트는 하림이 7000, 일영이 3800으로 하림이 우위에 있었지만, 현재 필드 상황은 하림의 라이프 포인트 수치인 7000 포인트만큼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일영의 턴에 [저주받은 하인 킹]의 공격으로 [플뢰르 드 바로네스]라는 대형 몬스터를 잃어버린 하림은, 현재 일영의 필드 위에서 4000이라는 높은 수치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어두운 보라색 로브를 입고 있는 해골 형상의 몬스터, [저주받은 하인 킹]을 어떻게 해서든 공략해야만 했다.
하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2장의 패로도, 방금 전 드로우한 카드로도 [저주받은 하인 킹]을 공략하기는 어려운 상황.
하림은 하는 수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턴 엔드를 선언했고, 하림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턴을 넘기자 일영은 하림을 향해 도발하는 분위기가 잔뜩 깔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왜 그러시죠? 설마 제 필드 위에 나와있는 [저주받은 하인 킹]을 보고 쫄기라도 하신 건가요?"
"그런 거 아니거든?! 지금은 그냥 내놓을 카드가 없을 뿐이야!"
"그럼, 그럼! 너 지금 우리 달링을 뭘로 보는 거야?"
"하... 진청월 선배님... 진짜 하림 선배님에게 콩깍지가 두껍게 쓰이셨군요."
"당연하지! 우리 림이가 얼~마나 좋은 남자인데! 그치, 림아?"
"물론이지! 청월이한테 난 둘도 없는 소중한 남자친구라고!"
"그렇다면, 제가 진청월 선배님의 눈에 낀 그 두꺼운 콩깍지를 벗겨드리겠어요."
"할 수 있으면 어디 해 보시지!"
부창부수(夫唱婦隨)라는 말이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던가.
일영이 당찬 목소리로 청월의 눈에 낀 콩깍지를 벗겨주겠다고 말하자, 어디 한 번 할 수 있으면 해 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하림과 청월 커플.
하림과 청월 커플이 서로 같은 말을 내뱉자, 일영의 마음 속에선 분노라는 감정이 화산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마그마처럼 뜨겁게 끓어 오르기 시작했지만, 어찌어찌 끓어 오르는 분노를 삭히고 턴을 진행하였다.
드로우한 카드를 본 일영은, 마침 딱 필요했던 카드가 뽑힌 것처럼 입꼬리를 씨익 올렸고, 이후 자신의 손에 쥐어진 3장의 카드를 잠시 살펴보더니, 패에 쥐고 있던 몬스터가 가지고 있는 효과를 발동하였다.
"이것으로, 승리의 방정식은 갖추어 졌다!"
"뭐...??"
"전 패에서 [저주받은 하인 메어]의 효과를 발동하겠습니다!"
"[베이킹], [프린스], [부인]에 이어 이번엔 [메어]?!"
전 턴에 일영이 보여 주었던 온갖 [저주받은 하인] 몬스터들을 떠올리며, [저주받은 하인] 시리즈는 대체 어디까지 있는 거냐며 경악을 금치 못하는 하림.
일영은 패에서 묘지로 보낸 [저주받은 하인 메어]의 효과로, 두 가지 효과 중 하나를 선택해 발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되었다.
[저주받은 하인 메어]의 효과는, 바로 이 카드를 패에서 묘지로 보내는 것으로, 게임에서 제외되어 있는 [저주받은 하인] 또는 [저주받은 하인 메어] 1장을 묘지로 되돌리거나, 게임에서 제외되어 있는 [저주받은 하인 부인] 또는 [저주받은 하인 킹] 중에서 1장을 선택하고 필드 위에 특수 소환할 수 있는 효과.
현재 일영의 제외 존에는 전 턴에 게임에서 제외한 [저주받은 하인 킹]이 있었기에, [저주받은 하인 메어]의 효과를 발동하기엔 최적의 조건이다.
일영의 패에서 고상하고 옛스러운 복장을 갖춰 입은 몬스터, [저주받은 하인 메어]가 잠시 모습을 드러내자, 이번엔 대체 어떤 효과를 가진 녀석이 나오는 거냐며 긴장의 끈을 부여잡는 하림.
[저주받은 하인 메어]는 솔리드 비전이 만들어 낸 어두운 기운 속으로 사라진 뒤, [저주받은 하인 킹]의 효과로 게임에서 제외되어 있던 몬스터, 두 번째 [저주받은 하인 킹]을 필드 위에 불러 내었다.
두 번째 [저주받은 하인 킹]이 모습을 드러내자, 하나만으로도 상대하기 벅찬 몬스터가 둘씩이나 튀어 나오냐며 경악하는 하림.
두 체의 [저주받은 하인 킹]은 여기서 이 듀얼을 지켜보고 있는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 할 수치인 5000이라는 공격력을 자랑하며, 본인들 입장에선 기분 좋게, 보는 사람들 입장에선 기괴하고, 소름 돋고, 끔찍한 미소를 짓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들의 눈 앞에 있는 [상검대사-적소]와 그를 다루는 듀얼리스트, 하림을 어떻게 요리할 지 궁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주받은 하인 킹]이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필드 위에 나타났으니, 하림의 입장에선 지금 자신의 눈 앞에 위풍당당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저주받은 하인 킹]이라는 거대한 벽을 뚫어야 일영에게 전투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그야말로 절체절명, 진퇴양난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벅찬 상황.
일영은 자신만만하게 미소를 지으며, 지금 하림의 라이프 포인트를 대량으로 깎아 주겠다고 말한 뒤 배틀 페이즈에 돌입하였다.
"자, 그럼 갑니다! 선배님 라이프 포인트가 대량으로 깎여나갈 테니 조심하시죠!"
"크윽...!!!!"
"우선 첫 번째 [저주받은 하인 킹]으로, [상검대사-적소]를 공격! 샌즈 킹 펀치!!!"
"그 공격명 좀 바꿀 수 없냐?!"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공격명을 어떻게 짓건 제 맘입니다?"
"으윽...!!!"
"케케케케케!!!! 그럼 어디 끔찍한 시간을 보내 보라고, 친구!!!"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내며 자신의 눈 앞에 용맹함을 뽐내며 서 있는 [상검대사-적소]를 향해 주먹을 쥐고 달려드는 [저주받은 하인 킹].
[저주받은 하인 킹]의 단단한 뼈 펀치를 맞은 [적소]는 괴로워하는 소리를 내며 하림의 필드에서 파괴되었고, 하림은 2200이라는 대량의 라이프 포인트를 잃게 되었다.
"윽...!!!!" (하림[LP : 4800])
"림아!!!"
"좋았어! 이제 이 공격만 들어가면 내가 이긴다!!!"
[상검대사-적소]를 파괴한 뒤 하림의 현재 라이프 포인트가 4800임을 확인한 일영은, 공격 선언을 하지 않은 두 번째 [저주받은 하인 킹]으로 하림에게 직접 공격을 먹인다면 자신이 이 듀얼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 자리에서 뛸 듯이 기뻐하며, 두 번째 [저주받은 하인 킹]으로 하림의 라이프 포인트를 0으로 만들 준비를 시작했다.
하림 입장에선 일영의 두 번째 [저주받은 하인 킹]의 직접 공격을 막지 못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패배하는 상황.
하림은 현재 패와 필드를 확인해 [저주받은 하인 킹]의 공격을 막을 카드를 찾았고, 하림이 눈을 빠르게 굴리는 모습을 목격한 일영은, 이제 이 듀얼의 막을 내리겠다고 말하며, 두 번째 [저주받은 하인 킹]으로 다이렉트 어택을 선언하였다.
"이런...!!! 저 공격을 막을 카드가...!!!"
"이제 이 듀얼의 막을 내리죠! 이름하여 커튼 콜!"
"커튼 콜은 무슨! 듀얼은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거거든?!"
"그렇다면 이 공격을 맞고 한 번 버텨 보시죠! 두 번째 [저주받은 하인 킹]으로, 선배님에게 다이렉트 어택입니다!!!!"
"림아!!!!"
"이런, 저 공격을 막아야 하는데...!!!!"
"이걸로 끝이다! 이걸로 청월 선배님의 옆 자리는 내 차지야!!!"
"누구 맘대로 내 옆 자리를 가져가겠다는 거야?!"
"진청월 선배님! 선배님의 사랑스러운 남자친구 자리, 제가 잘 받아가겠습니다!"
"야, 누구 마음대로 내 달링의 자리를 빼앗으려 들어?!"
"그 애칭도 이제 바로 저, 조일영의 차지에요! 가라, [저주받은 하인 킹]!!! 하림 선배님에게 최후의 일격이다!!!!"
"으윽...!!!"
"가라!!!! 바요킹 펀치!!!!"
"그 이상한 작명 센스나 좀 바꿔!!!!"
"케케케케케!!!! 잘 가거라, 시퍼런 곰팽아!!!"
"누구더러 시퍼런 곰팡이래?!"
하림을 향해 직접 공격을 하는 [저주받은 하인 킹]이 하림을 시퍼런 곰팡이라고 표현하자, 밝은 피부톤을 자랑하는 황혼 중학교 TOP 5 안에 드는 미소년 하림은 자기가 왜 시퍼런 곰팡이냐며 성질을 냈다.
[하인 킹]이 하림을 곰팡이라고 부른 것과는 별개로, 지금 날아오고 있는 [하인 킹]의 공격을 허용했다간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모든 라이프 포인트를 잃고 패배해야 하는 지경에 빠진 하림.
하림은 패를 뒤적거리던 중 우연히 [하인 킹]의 공격을 막을 카드를 발견하고, [하인 킹]의 공격이 닿기 전 패에 쥐고 있던 몬스터 카드, [배틀 페이더]의 효과를 발동하였다.
"좋아, 찾았다!"
"음??"
"난 패에서 [배틀 페이더]의 효과를 발동! 상대가 직접 공격을 선언했을 시, 이 카드를 패에서 특수 소환하고, 상대의 배틀 페이즈를 강제로 종료시킨다!"
"뭐라구요?!"
땡!!! 때앵!!!
하림의 필드 위에 나타난 종 모양의 몬스터, [배틀 페이더]가 몸에 달린 종을 쳐 소리를 울리자, [배틀 페이더]의 음파로 인해 일영의 배틀 페이즈는 강제로 종료되었다.
다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갑자기 나타난 [배틀 페이더]의 존재에, 일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두 번째 [하인 킹]의 공격만 들어가면 완전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는데, 그 순간 [배틀 페이더]라는 상상도 못 한 카드가 하림의 패에서 튀어 나올 줄이야.
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상황에, 일영은 말 그대로 TV에 나왔던 상상도 못 한 정체 포즈를 취하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자신의 패에 있던 [배틀 페이더]가 눈에 보이자 일단 급한대로 효과를 발동해 필드에 꺼내긴 했지만, [배틀 페이더]라는 카드의 존재를 보고 당황스러움을 숨기지 못하는 건 하림 본인도 마찬가지.
하림 자신은 [배틀 페이더] 카드를 덱에 넣은 기억이 없는데, 어째서 자신의 [상검] 덱에 이 카드가 들어가 있는 것인지 모르니, 하림 입장에선 그야말로 자신의 덱에 우연히 들어있던 처음 보는 카드가 자신의 목숨을 살린 격이었다.
도대체 언제 자신의 [상검] 덱에 [배틀 페이더]라는 카드가 들어간 것인지 골똘히 생각하는 하림.
얼마 후, 하림은 수업 시간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호철이 자신의 [상검] 덱을 잠시 살펴봤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그 때 호철이 하림의 [상검] 덱에 몰래 [배틀 페이더] 카드를 넣어놓았다는 사실 외에 떠오르는 사실이 없자, 하림은 마음 속으로 호철에게 연거푸 감사 인사를 하였다.
"고맙다, 호철아! 네가 넣은 이 카드 덕에, 내가 한 턴 살았다!!!"
하림이 마음 속으로 호철에게 연거푸 감사 인사를 전하던 그 시각.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걷고 있던 호철은, 순간 코에 찾아온 간지러운 느낌을 느끼고 크게 재채기를 했고, 혹시 누가 자신을 흉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다시 시점은 듀얼 필드로 넘어간다.
[배틀 페이더]라는 상상도 못 한 카드로 인해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혀 버린 듀얼 필드.
[배틀 페이더]의 등장을 보고 상상도 못 한 정체 포즈를 짓고 있었던 일영은 다시 자세를 바로 잡으며, 그래봤자 한 턴을 더 번 것 뿐이고, 자신이 이 듀얼에서 승리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음 자신의 턴에 반드시 승리를 가져오겠노라는 말로 다시 한 번 플래그를 세우고 있었다.
일영의 턴이 종료되고, 돌아온 하림의 턴.
덱에서 드로우한 카드를 본 하림은, 이거라면 역전의 발판이 되어 줄 카드라는 생각에 입꼬리를 실룩거렸고, 잠시 후 드로우한 카드를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으며, 이제 이 듀얼을 끝내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일영아! 이제 그만 이 듀얼을 끝내자!"
"무슨 소리시죠? 설마 여기 있는 두 체의 [하인 킹]을 공략할 카드라도 뽑으신 건가요?"
"그래! [저주받은 하인 킹]은 분명히 강력한 몬스터야. 하지만! 그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몬스터에게, 공격력 증가 효과와 부활 효과 말고, 또 어떤 효과가 있지?"
"공격력 증가 효과와 부활 효과를 뺀다면... 없죠?"
"그러면 답은 나왔어! 난 패에서 마법 카드를 발동하겠어! 바로, [번개]야!!!"
"뭐라구요?!"
"아싸!!!!"
하림이 방금 전 덱에서 드로우한 카드는, 바로 상대 필드 위에 존재하는 모든 몬스터를 파괴할 수 있는 심플하면서도 강력한 효과를 가진 마법 카드, [번개].
[저주받은 하인 킹]이 아무리 강력한 공격력과 부활 효과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상대가 사용하는 카드의 효과에 대한 내성은 존재하지 않기에, [번개]와 같은 제거 효과를 가진 카드에 한 없이 약해지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하림은 덱에서 드로우한 [번개] 카드를 보고, 일영의 필드 위에 나와있는 두 체의 [저주받은 하인 킹]의 효과를 둘러보며 [저주받은 하인 킹]에게 제거 효과에 대응하는 내성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지금이 바로 [번개]를 질러야 할 때라는 사실을 파악, 드로우한 [번개] 카드를 발동해 [저주받은 하인 킹] 두 체를 한 번에 쓸어버리는 전략을 사용한 것이었다.
하림이 발동한 마법 카드, [번개]에서 뿜어져 나온 강력한 번개에 의해, 괴로워 하는 것처럼 기괴한 신음소리를 내며 필드 위에서 까만 재가 되어 모습을 감추는 [저주받은 하인 킹] 두 체.
[저주받은 하인 킹]이 필드 위에서 사라지자 일영은 순간 당황하였지만, 자신이 필드 위에 세트해 둔 2장의 마법 카드, [생자의 서-금단의 주술-]을 떠올리며, 다음 턴에 세트한 [생자의 서-금단의 주술-]카드를 사용해 [저주받은 하인 킹]을 한 장이라도 되살릴 수 있다면, 하림을 다시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패배 플래그가 잔뜩 깔려 있는 생각을 머릿속에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어쩌나, 일영의 이 생각은 엄청난 실책으로 다가왔으니.
하림은 우선 필드에 세트해 두었던 2장의 리버스 카드 중 1장, [무덤의 지명자] 카드를 발동해, 묘지에 있는 두 장의 [저주받은 하인 킹] 중 한 장을 게임에서 제외시켜 버렸다.
땅에서 튀어나온 녹색의 손이 일영의 묘지에 있던 [저주받은 하인 킹] 하나를 붙잡고 땅 속으로 끌고 들어가자, 표정이 급격하게 썩어들어가기 시작하는 일영.
[무덤의 지명자]는 [저주받은 하인] 덱에 있어 가장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는 카드 중 하나로, 만약 이 효과에 의해 묘지에 묻어 둔 [저주받은 하인]이나 [저주받은 하인 킹]이 제외된다면, 이 덱의 에이스 카드인 [저주받은 하인 킹]의 화력이 그만큼 약해지게 된다.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일영의 표정이 썩어들어가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하림은 기세를 몰아 필드 위에 세트해 두었던 두 번째 리버스 카드를 발동해, 간신히 돌려 잡은 승기를 굳히려 하였다.
하림이 세트해 두었던 두 번째 리버스 카드는, 바로 마법 카드 [죽은 자의 소생].
한 때 호철과 함께 임했던 태그 듀얼에서 홍월과 스트에게 사용하고, 자신의 여자친구인 청월이 자신의 여동생 하윤과의 듀얼에서도 사용했던, [죽은 자의 소생] 카드를 이용한 블러프 전략.
이 전략이 꽤나 잘 먹혀 들어갔는지 일영은 얼굴에서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이럴 수가...!!! 이건 말도 안 돼!!!"
"[죽은 자의 소생]의 효과로, 난 묘지에 있는 몬스터 하나를 다시 필드로 되살리겠어!"
"그 효과로 대체 뭘 되살리시려는 거죠...?!"
"내가 되살릴 카드는 바로... 이 카드야! 다시 한 번 필드 위로 진격하라, [플뢰르 드 바로네스]!!!"
"이런, 하필이면 그 카드를?!"
"이 듀얼에서, 반드시 마스터 하림에게 승리를 가져다 주리라!!!"
"이-히히히힝!!!!"
[죽은 자의 소생] 카드에서 뿜어져 나오는 눈부신 빛 안에서, 위풍당당한 목소리로 이 듀얼을 반드시 하림의 승리로 끝내겠노라 다짐하는 말을 하며 등장하는 [플뢰르 드 바로네스].
필드 위에 되살아난 [플뢰르 드 바로네스]는 현재 일영의 필드가 텅 비어 있음을 확인하고 하림에게 언제든 공격 명령을 내려달라고 하였다.
하림은 이제 이 듀얼의 커튼 콜을 맞이할 시간이라며, 방금 전 일영이 했던 말을 그대로 주인에게 돌려 주었다.
"자, 그럼 이제 이 듀얼의 막을 내려 보실까! 커튼 콜이다!"
"잠깐만요, 선배님! 그거 제가 했던 대사잖아요!!!"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이런 대사 써 보겠냐? 그럼 마법 카드 발동! [대령봉상검문]!!!"
"저 카드는...!!!"
"이 효과로 내가 되살릴 카드는, 바로 [상검대사-적소]!!!"
"[상검대사-적소]! 다시 한 번 하림 주군에게 힘이 되어 주리라!!!"
하림이 패에 쥐고 있던 또 다른 마법 카드, [대령봉상검문]을 발동해 묘지에 있던 [상검대사-적소]를 되살리자, 필드 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적소]는, 하림에게 다시 한 번 힘이 되어주겠다는 말로, 이 듀얼에서 하림이 승리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확실한 의사를 내비쳤다.
현재 일영의 패에는 저 두 체의 대형 싱크로 몬스터들을 막을 수 있는 카드는 단 한 장도 없었고, 필드 위에는 블러프 용으로 세트해 둔 [생자의 서-금단의 주술-] 두 장만이 쓸쓸히 일영의 마법/함정 존을 지키고 있었다.
[플뢰르 드 바로네스]의 효과를 발동해 일영의 세트 카드가 [생자의 서-금단의 주술-]이었다는 것을 확인한 하림은, 남아 있는 세트 카드도 자신을 속이기 위한 블러프용 카드라는 사실을 확신하며, [상검대사-적소]와 [플뢰르 드 바로네스]에게 직접 공격을 선언하였다.
[상검대사-적소]와 [플뢰르 드 바로네스]가 자신들이 정성껏 벼리고 벼린 날카로운 검을 들고 일영에게 달려들자, 기겁하는 표정으로 팔을 머리 앞까지 들어 두 몬스터의 공격을 막으려는 일영.
하지만 일영이 현재 가지고 있는 라이프 포인트 수치로 두 몬스터가 휘두르는 거대한 공격에 맞서기는 역부족이었고, [상검대사-적소]가 휘두르는 대검과 [플뢰르 드 바로네스]가 휘두르는 사브르에 맞은 일영의 라이프 포인트는, 그대로 0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이렇게 하여 이번 듀얼의 승자는 바로 황혼 중학교 2학년 2반 남학생 하림.
하림의 뒤에서 자신의 남친이 이겼다는 사실을 접한 청월은 기쁨을 참지 못 하고 하림에게 달려들어 하림을 와락 껴안았고, 청월의 갑작스런 포옹에 하림은 순간 당황과 부끄러움이 뒤섞인 새빨간 얼굴빛을 띠었다.
과거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난 이후로 처음 임하게 된 평범한 듀얼에서 승리를 거둔 하림.
과연 하림의 운명이라는 길 위에는, 어떤 듀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
(에필로그)
"Baby! run, run, run it! 멀~어지게! run, run, run it! 보이지 않는 곳에! 벗어날 수 없어, 넌! 내 손 안에 있어!"
"음? 이 시간에 누가 전화를 하는 거지?"
오늘 하루의 스케줄을 끝내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스트는, 소파 앞 탁자에 놓아 둔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울려 퍼지는 컬러링을 듣고, 대체 누가 전화를 하는 건가 싶은 마음에 통화 버튼으로 소리 버튼을 슬라이드한 뒤, 스마트폰을 귀에 대고 자신에게 전화를 건 사람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스트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브레이크.
이 시간에 브레이크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에 궁금증을 품은 스트는, 스마트폰 너머로 들려오는 브레이크의 목소리에 집중하였다.
"브레이크?"
"어, 스트!"
"이 시간에 갑자기 웬 전화야?"
"아, 그게... 다름이 아니라, 그... 아이 C, 이걸 뭐라고 해야 맛이 사냐..."
"갑자기 왜 그래?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아이 C라는 말을 쓰고."
"아, 아무튼! 혹시 내일 시간 있어?"
"내일? 내일은 스케줄 없는 날이라 완전 프리한데?"
"그래? 잘 됐다! 그럼 내일 오전 11시 30분까지, 트와일라잇 파크에서 볼래?"
"트와일라잇 파크? 그래!"
"그럼 내일 트와일라잇 파크에서 보자! 혹시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하고! 그럼 끊을게!"
"그래~"
뚜... 뚜... 뚜...
짧다면 짧다 말할 수 있는 브레이크와의 통화를 마친 스트.
스트는 브레이크가 갑자기 왜 자기를 트와일라잇 파크로 부르는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화려한 빛을 반짝이는 밝은 노란색 금발을 휘날리며 잠을 청했다.
스트와의 통화를 마친 브레이크는, 마치 무언가 중요한 일을 해냈다는 생각을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케르나와 알파드 남매는, 짓궂은 표정과 말투로 스트와의 통화를 마친 브레이크를 놀리기 시작했다.
"이욜~ 브레이크 요 녀석, 이제 남자가 다 됐네?" (아케르나)
"시, 시끄러."
"에이~ 뭘 그렇게 부끄러워 하고 그래! 브레이크 너라면 잘 할 수 있을 거야! 수백 년을 살아온 내가 보장할게!" (알파드)
"영감, 그 수백 년 운운하는 건 좀 빼도 돼지 않수?"
"이런 말을 덧붙여 줘야 브레이크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야! 안 그래, 브레이크?"
"그런 거 신경 안 써줘도 되거든?"
"아하하핫! 아무튼 내일 거사 잘 치르고 와라! 혹시 또 알아? 갈 때는 둘이 가지만, 돌아올 때는 셋이 되어 있을 지?"
"야, 알파드!!!!"
알파드의 짓궂은 농담에 얼굴을 붉히며 버럭 하고 역정을 내는 브레이크.
아케르나는 알파드가 짓궂게 농담하는 것을 말리지는 못 할 망정 옆에서 한 숟갈 더 거들고 있었고, 두 사람의 짓궂은 농담에 브레이크는 마치 어느 가을날 따사로운 햇빛과 하늘에서 내리는 물, 그리고 땅에서 올라오는 영양분을 골고루 잘 받고 맛있게 익은 한 개의 사과처럼 얼굴빛을 붉으락푸르락거리고 있었다.
2년 전에는 자신이 품었던 이 마음이 어떤 종류의 호감인지 몰라 마음 한 구석에 넣어 두고 있었지만,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마음 한 구석에 고이 모셔 두었던 호감이 스트를 향한 연심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브레이크는, 스트에게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 지 몰라 고민하다가, 한 때 적으로 싸웠던 이들이자, 이후 동료로써 함께 애프터라이프에 맞서 싸웠던 남매 듀얼리스트, 아케르나와 알파드의 도움을 받아 스트에게 고백하기 위한 작전을 짜기 시작했다.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작전을 짜는 브레이크와, 그런 브레이크를 보며 마치 몇십 년은 산 사람처럼 인생은 참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라고 말하는 아케르나.
과연 아케르나와 알파드 남매의 도움을 받은 브레이크는, 자신이 짠 플랜을 척척 진행할 수 있을 것인가.
======================================================================================================
29화 연재 완료!
이번 편의 제목은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극장판의 삽입곡 중 하나인 [바요킹의 노래]에서 따 왔습니다.
바요킹도 해골이 된 적이 있으니 저주받은 하인 킹으로 패러디하기 딱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해서, "옳다구나!"싶은 생각으로 이번 편에 끼워넣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여담 : 30편은 에필로그에서 예고된 것처럼 일상 편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아마도요..??
(IP보기클릭)211.198.***.***
(IP보기클릭)1.238.***.***
1. 일영이는 과연 이후로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 지...!!! 2. 스트를 향한 연심으로... 가안드아ㅏㅏㅏㅏㅏ!!!! 간드아아아아ㅏㅏㅏ!!!! (바요킹의 졸개들이 박수치는 소리) 3. 안에 있는 영혼은 수백 살 먹은 노인이니 참 기묘하다면 기묘한 일입니다(?) | 23.04.11 20:14 | |
(IP보기클릭)58.143.***.***
(IP보기클릭)1.238.***.***
샌즈 패러디도 그렇고 일영이의 아이덴티티는 저주받은 하인을 이용한 패러디에 있습니다(?) 다음에 일영이를 출연시키면 이름의 유사성에서 따 와서 죠스케 패러디를...(?) | 23.04.11 20: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