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일라잇 시티에 세워진 황혼 중학교.
이곳에선 미래의 듀얼 챔피언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듀얼 몬스터즈에 대한 지식을 배우며 개인의 듀얼 실력을 갈고 닦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 황혼 중학교는, 진홍월이라는 거물급 듀얼 챔피언을 배출한 것으로 소문이 자자한 곳.
각지에서 뛰어난 실력을 가진 듀얼리스트가 많이 배출되지만, 그 중에서 숨은 진주와 같은 보물을 찾아내기란 모래사장에 묻힌 바늘을 찾는 것처럼 어려운 법.
그런 어려운 것을 황혼 중학교는 보란듯이, 아주 훌륭하게 해냈다.
황혼 중학교에서도 대회권에 입성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진 듀얼리스트를 많이 배출해 내긴 했지만, TDC 최연소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손에 넣은 듀얼리스트는 홍월이 유일했다.
홍월의 듀얼 챔피언 타이틀 쟁취 소식은 각종 언론에 대서특필될 정도로 빠르게 퍼져 나갔고, 홍월이 졸업한 학교인 황혼 중학교 역시 그녀의 영광 덕에 명문 듀얼리스트 양성 학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 2학년 2반 교실에서 TDC 챔피언을 꿈꾸며 수업을 경청하는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의 이름은 바로 하림.
똘망똘망한 눈으로 수업을 경청하는 하림은, 듀얼과 학업 모두 놓치고 싶지 않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는 소년이었다.
하지만 이런 피와 땀이 어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림의 성적은 중위권에서 중상위권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하림처럼 듀얼과 학업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꽤 긴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마지막 과목 수업 시간이 되었다.
오늘의 마지막 수업은 바로 듀얼 실기 수업.
자신이 갈고 닦은 듀얼 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황혼 중학교 학생들에게 있어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거기다가 오늘 있을 듀얼 실기 수업에선 특별한 게스트가 참관한다는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모두 자신의 덱과 듀얼 디스크를 꼼꼼하게 점검하기 시작했다.
오늘 있을 듀얼 실기 수업을 참관할 특별 게스트는 과연 누구일까.
이러한 생각에 황혼 중학교의 모든 학생들은 저마다 기대감과 긴장감을 품고 있었다.
기대감과 긴장감을 품고 있는 것은 하림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오늘 등교 전 있었던 홍월과의 만남 덕에, 하림의 심장은 격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하림을 포함한 학생들이 모두 듀얼 실기 수업을 위해 운동장에 모이자, 수많은 학생들의 질서를 잡기 위해 줄을 세우기 시작하는 교사들과 임원들.
학생들이 모두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자, 단상에 올라 선 황혼 중학교의 교장, 현종식의 훈화가 시작되었다.
교장 종식의 훈화에 학생들은 모두 지루해 하긴 했지만, 이내 훈화를 경청하며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종식의 훈화가 모두 끝나자 박수 소리와 함께 각자 배정된 실기 수업 전용 듀얼 필드로 이동하는 학생들.
2학년 2반 듀얼 필드에선 자신이 먼저 듀얼할 거라는 학생들의 불꽃 튀는 신경전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반드시 내가 1번으로 듀얼한다!!!"
"무슨 소리, 오늘도 1번은 내 차지야."
"야, 강유철! 넌 실기 수업 때마다 1번 안 뽑으면 닭살이라도 돋냐?"
"그러게 말이야. 아그들아, 다들 유철이 제비뽑기할 때 눈 크게 뜨고 봐라. 쟤 손놀림이 아주 그냥 타짜 저리 가라야."
"니들 운이 나쁜 걸 왜 내 탓 하냐? 그렇게 억울하면 너희가 나보다 먼저 1번 적힌 종이 뽑던가."
"저저저 능구렁이 보게!"
"야, 유철! 너 이번에도 1번 적힌 종이 뽑으면 손모가지 검사 들어간다!"
"그러시던지. 어차피 내 손에선 아무것도 안 나오겠지만."
"어유, 저 뱀 같은 놈을 확...!!!"
"저 뱀이 우리 뱀이어서 다행이지, 다른 반 뱀이었으면 진짜 가만 안 뒀다!"
학생들의 수다 소리와 함께 분위기는 점차 고조되어 갔다.
강유철이라고 불린 갈색 머리 남학생은 능글맞은 목소리로 어차피 오늘도 1번은 자기가 뽑을 것이니 김칫국 마시지 말라고 말하며 제비뽑기 종이가 들어있는 통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하림 역시 제비뽑기 종이가 든 통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마찬가지.
특히 하림은 유철의 신 들린 뽑기 실력에 번번이 1번을 놓치기 일쑤였기에, 오늘은 반드시 숫자 1이 적힌 종이를 뽑아 빠르게 실기 테스트를 마치겠노라 다짐하였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2학년 2반 교사인 한종철은 다른 학생들과 함께 제비뽑기 종이가 들어있는 상자를 가지고 학생들 앞에 다가왔다.
종철의 모습이 보이자 2학년 2반 학생들은 모두 마른 침을 꿀꺽 삼켰고, 잠시 후 종철은 입을 열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 오늘은 여러분 모두가 기다리던 실기 수업 시간이다. 오늘 실기 수업은 특별 게스트가 참관한다는 사실, 다들 잊지 않았지?"
"네!!!"
"좋아, 아주 씩씩하고 힘찬 대답이군."
"선생님! 오늘 실기 수업을 참관할 특별 게스트는 누군가요?"
"그걸 미리 밝히면 재미없지. 왜,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작품을 볼 때, 처음부터 내용을 미리 다 알고 보면 재미가 반감되지 않나?"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게스트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후훗, 당찬 학생이로군. 특별 게스트의 정체는, 1번과 2번 종이를 뽑은 학생들이 나오면 공개될 거다.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라."
"에이~ 선생님 치사해!!! 우린 고구마 말고 사이다를 원한다구요!!!"
"맞아요! 우리에게 사이다를 달라!!!"
"인석들아, 사이다 너무 많이 마시면 몸 다 망가져! 그러니까 건강을 위해 사이다는 가끔씩만 마셔! 이런, 쓸 데 없는 소리를 해 버렸군. 그럼 쓸 데 없는 소리는 여기까지! 다들 질서 있게 줄 서서 제비 뽑아라!"
"옛썰!!!"
종철의 구호에 맞추어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기 시작하는 2학년 2반 학생들.
학생들은 모두들 자기가 1번으로 듀얼 할 거라는 생각을 하며, 각자 상자 속에 들어있는 종이를 뽑아 손에 쥐고 자리로 복귀했다.
학생들이 모두 자리로 복귀하자 제비를 펴서 종이에 적힌 숫자를 확인하라 말하는 종철.
종철의 말에 학생들은 모두 손에 쥔 종이를 펴 안에 쓰여 있는 숫자를 확인하였다.
숫자를 확인한 학생들의 입에선 탄식 소리가 쏟아졌고, 하림은 자신의 손에 있는 종이를 펴서 안에 적힌 숫자를 확인하였다.
하림이 뽑은 종이 안에 적혀 있는 숫자는, 바로 1.
너무나도 선명하게 적혀 있는 숫자 1을 본 하림은, 그 자리에서 당장에라도 날아갈 것처럼 튀어 올랐다.
"야호!!! 드디어 1번이다!!!!"
"뭐?!"
"하림 쟤가 1번이라고?!"
"야, 김호철! 림이 손에 있는 종이 봐봐! 정말 1이야?!"
"맞아, 진짜 1이야! 참고로 내 제비에 적힌 숫자는 2다!!!"
"뭐라고라?!"
"하림 쟤가 진짜 1번이라고?!"
"야, 쟤 오늘 아침에 뭐 먹었대?"
"림이 쟤 오늘 아침에 오므라이스 먹었다는데?"
"야, 그런 거 말고! 쟤 무슨 약 같은 거 먹은 거 아냐?!"
"맞아! 야, 하림! 너 지금 당장 소변 검사 해! 무슨 약 성분 같은 거 나오면 X나게 패 버리게!!!"
"야, 강유철! 너 1번 못 뽑았다고 나한테 화풀이 하는 거냐, 지금?!"
"그럼 이게 주작 아니면 뭔데?! 이거 확실히 주작이야, 주작!!!"
"다들 조용!!! 자꾸 그렇게 떠들면 오늘 실기 수업은 없는 줄 알아!"
"넵, 선생님!!!!"
종철의 분노 섞인 일갈에 모두 지레 겁을 먹으며 입을 걸어 잠그는 학생들.
잠깐의 소동 이후, 1번을 뽑은 하림과 2번을 뽑은 호철은 듀얼 필드로 이동해 오늘 수업을 참관할 특별 게스트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특별 게스트가 오는 듯한 발소리가 들려오자 하림의 얼굴에는 식은 땀이 흐르고 있었다.
과연 오늘 있을 수업을 참관할 특별 게스트의 정체는 누구일까.
식은 땀을 흘리는 하림의 머릿속은, 순식간에 오늘 있을 실기 수업을 참관할 특별 게스트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 차올랐다.
잠시 후, 듀얼 필드에 검은색 로브를 쓴 두 명의 듀얼리스트가 모습을 드러내자, 학생들의 눈은 자연스레 그들에게 집중되었다.
대체 이 사람들의 정체가 무엇이길래 이렇게까지 정체를 꽁꽁 숨기고 등장하는 것일까.
학생들의 이러한 생각에 특별 게스트로 등장한 두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 올랐다.
비록 로브로 가려져 있긴 하지만, 두 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 것은 확실하게 보였다.
잠시 후, 종철이 엄지와 검지를 부딪히며 신호를 보내자, 특별 게스트 두 사람은 종철의 신호를 기다렸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뒤집어 쓰고 있던 로브를 벗어 던졌다.
두 사람의 몸을 꽁꽁 감싸고 있던 로브가 하늘 위로 높이 떠오르자, 학생들의 눈은 모두 당장이라도 땅에 튀어나올 것처럼 커다래졌다.
이번 듀얼 실기 수업을 참관할 특별 게스트들 중 한 사람의 정체는, 바로 황혼 중학교 출신 TDC 최연소 듀얼 챔피언, 진홍월.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의 정체는, 바로 트와일라잇 시티의 이웃 도시, 리나 시티의 듀얼 챔피언, 에스트렐라.
너무나도 유명한 두 여성 듀얼리스트의 등장에, 현장은 순식간에 환호성으로 가득 차 올랐다.
이번 실기 수업을 참관할 특별 게스트의 정체가, 이런 엄청난 거물급 듀얼리스트들이라니.
학생들은 순식간에 홍월과 스트에게 시선을 집중하였고, 일부 학생들은 감격에 차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세상에, 진홍월이랑 에스트렐라잖아!!!"
"야, 이거 진짜 현실이냐?!"
"꺄악!!! 언니들!!!"
"야, 저리 비켜! 저 두 사람 사인 받자!!!"
"야, 두 사람 사인 받는 거 상위 입찰하지 마라! 난 사진도 같이 찍을 거야!!!"
"방금 우리보고 상위 입찰하지 말라면서 자기는 상위 입찰하고 앉아 있네!"
"꺄악!!!! 언니들 너무 예뻐요!!!!"
"꺄악!!!! 진홍월 선배님!!!!"
"얘들아, 이거 꿈 아니지?"
"설마 우리 학교를 졸업한 듀얼 챔피언 선배님을 만나다니.... 나 감격했어ㅠㅠ!!!"
"크흑, 살아있길 잘했어ㅠㅠ!!!!"
학생들의 각종 멘트에 언제 입을 열어야 할 지 몰라 진땀을 빼는 홍월과 스트.
두 사람의 정체를 보고 놀란 것은 하림과 호철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마 이번 수업에 참관하는 특별 게스트가, 저 거물급 듀얼리스트 두 사람이라니.
오늘 있을 듀얼은, 하림에게 있어 절대 잊혀지지 않을 추억이 될 듀얼이 될 것이다.
학생들의 난리통은 종철의 분노 어린 일갈 한 마디로 순식간에 진정되었고, 숨을 고르던 종철은 오늘 실기 수업을 참관할 두 사람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자, 다들 주목! 오늘 실기 수업을 참관하실 특별 게스트를 소개하겠다. 바로 우리 학교가 낳은 최고의 듀얼리스트이자 TDC 최연소 듀얼 챔피언! 진홍월 선배다!"
"안녕하세요, 후배 여러분! 황혼 중학교를 졸업한 듀얼리스트, 진홍월이라고 합니다!"
"와아아아!!!!"
"선배님!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리고 이 쪽에 계신 분은, 바로 우리 트와일라잇 시티의 이웃 도시인 리나 시티 듀얼 챔피언십의 듀얼 챔피언! 에스트렐라 선수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와아아아!!!!"
홍월과 스트의 낭랑한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환호하는 학생들.
학생들의 정신줄을 붙잡은 종철은, 이번에 있을 듀얼 실기 수업의 특별한 룰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번 듀얼 실기 수업의 스페셜 룰은, 바로 1번과 2번을 뽑은 학생들은 각각 홍월과 스트, 두 사람 중 한 사람에게 도전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스페셜 룰을 접한 학생들은 모두 탄식과 절규를 하늘에 뱉어냈다.
설마 오늘 1번과 2번을 뽑은 사람들에게 이런 일확천금 같은 혜택이 주어질 줄이야.
학생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1번을 뽑은 하림과 2번을 뽑은 호철에게 향했고, 하림과 호철은 1번과 2번을 못 뽑은 너희 운을 탓하라는 말과 함께 1과 2가 적힌 종이를 휘날렸다.
그렇게 하림과 호철이 듀얼 상대를 지목하려던 찰나, 홍월은 손을 들어 두 사람을 제지하며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있다고 말하였다.
"잠깐!"
"음...??"
"무슨 일인가, 홍월 선수?"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선생님."
"재미있는 생각이라니?"
"후배님들과 듀얼하는 것도 좋지만, 1 대 1 듀얼로 하면 너무 재미 없지 않을까요?"
"그런가? 그렇다면?"
"저랑 스트찡이, 이번에 1번과 2번을 뽑은 학생들 둘 다 상대하겠습니다."
"이른바, 저희와 두 학생이 동시에 벌이는 듀얼! 바로, 2 대 2 태그 듀얼이죠!"
"태그 듀얼...?!"
홍월과 스트의 태그 듀얼 제안에 현장은 다시금 소란스러워졌다.
2 대 2 태그 듀얼. 이것은 두 사람이 한 팀이 되어 펼치는 듀얼.
홍월과 스트의 입에서 태그 듀얼 제안이 나오자, 학생들은 모두 자신이 가진 종이에 적힌 숫자를 바라보며 슬픔과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태그 듀얼이라고?!"
"저 두 사람을 동시에 상대한다고?!"
"세상에, 이러면 1번이랑 2번이 엄청 부러워지잖아!!!"
"그러게 말이야! 태그 듀얼이라니,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안 올지도 모르는데!!!"
"젠장, 림이랑 호철이 겁나 부럽다!!!"
"오늘 같은 때 하필 왜 내가 17번인 건데!!!"
"넌 그래도 낫지, 난 39번이야!!!"
"에잇, 오늘 같은 날에 96번을 뽑다니!!!"
저마다 종이에 적힌 숫자를 바라보며 탄식을 뱉어내는 학생들.
하림과 호철은 자신들의 손에 쥐어진 종이에 적힌 숫자를 바라보며, 오늘 같은 날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감정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준비를 마친 네 사람은 각자 자리에 서서 듀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 네 사람의 태그 듀얼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인가.
그 운명의 수레바퀴가, 지금 회전하기 시작한다.
"그럼 다들 준비됐지?"
"네!" (림/호철)
"네!" (홍월/스트)
"그러면 준비... 시작!!!"
종철의 손이 허공을 가르자 실기 수업 전용 듀얼 필드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 들었다.
듀얼 디스크를 듀얼 모드로 바꾼 네 사람은, 서로 듀얼에서 절대 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다지며, 큰 소리로 외쳤다.
""듀얼!!!!""
림/호철's LP : 8000
홍월/스트's LP : 8000
듀얼 개시를 알리는 네 사람의 힘찬 목소리.
실기 수업 전용 듀얼 필드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트와일라잇 시티 스타디움을 연상케 할 정도로 바뀌었다.
네 사람이 펼치는 태그 듀얼의 룰은 이러하다.
한 팀의 라이프 포인트는 8000으로 시작한다.
서로 첫 번째 턴에는 배틀 페이즈를 실행할 수 없고, 각자 덱을 구성하고 있는 카드들과 손에 쥔 패를 제외한 모든 것을 공유한다.
룰을 숙지한 두 팀은 선후공을 결정할 코인 토스에 시선을 집중하였다.
종철의 손등에 떨어진 코인 토스의 결과는, 하림의 선공.
하림은 자신의 눈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의 듀얼 챔피언을 상대로 최선을 다하겠노라 다짐하며, 손에 쥐어진 5장의 카드를 바라보았다.
현재 하림의 패는 전개를 시작하기에 딱 좋은 패였다.
하림은 선공에 빌드를 구축해 승기를 잡겠다는 생각으로, 손에 쥐고 있던 카드 1장을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었다.
"그럼 저부터 갑니다! 저는 우선 [불꽃성기사-오지에]를 소환하겠어요!"
"하앗!"
하림이 듀얼 디스크에 카드를 꽂아 넣자, 솔리드 비전과 함께 등장하는 [불꽃성기사-오지에].
여섯 요정의 가호를 받으며 등장한 하얀 갑옷의 기사는, 필드에 나오자마자 효과를 발동해 하림의 덱에 있는 카드 1장을 묘지로 보냈다.
오지에가 묘지로 보낸 카드는 바로 [불꽃성기사-롤랑].
롤랑의 효과는 엔드 페이즈에 발동할 수 있기에 느린 템포를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하림은 자신이 가진 카드를 신뢰하기에, 롤랑의 효과를 활용하고자 오지에를 소환해 롤랑을 묘지에 묻은 것이었다.
이어서 패에 있는 [홍련의 여걸-브라다만테]의 효과를 발동해, 덱에 있던 [불꽃성검-듀란달]을 오지에에게 장착시키는 하림.
하림이 듀얼 디스크에 카드를 꽂아 넣자, 솔리드 비전과 함께 오지에의 손에 붉은 색을 띠는 성검이 쥐어졌다.
뒤이어 하림은 패에 있던 [증원]을 발동해 덱에 있던 [성기사 코르네우스]를 패에 추가하였고, 코르네우스의 효과를 이용해 코르네우스를 특수 소환하였다.
금색을 띠는 갑옷을 입은 기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미소를 띠는 스트.
스트는 불꽃성기사 덱을 처음 본 것이 아닌 양 여유가 넘쳐 흐르는 모습이었고, 스트의 표정을 본 하림은 순간 당황하였지만, 이내 정신을 다잡고 전개를 이어 나갔다.
듀란달의 효과는 자신을 파괴하는 것으로 덱에 있는 레벨 5 이하의 화염 속성 전사족 몬스터를 패에 넣는 효과.
듀란달의 효과로 덱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불꽃성기사-리나르도]를 패에 추가한 하림은, 지체 없이 바로 리나르도의 효과로 리나르도를 튜너로 취급해 필드에 특수 소환하였다.
필드에 특수 소환된 리나르도는 불꽃을 일렁이는 검을 휘둘러 하림의 묘지에 있던 [불꽃성검-듀란달]을 다시 하림의 패로 회수시켰다.
그리고 이것으로 조건은 모두 갖추어 졌다.
하림은 하늘을 향해 손을 뻗으며, 엑스트라 덱에 잠들어 있는 몬스터를 소환하기 위해 소환 영창을 읊기 시작했다.
"그럼 갑니다! 전 레벨 4의 [불꽃성기사-오지에]에, 레벨 1의 튜너 몬스터, [불꽃성기사-리나르도]를 튜닝하겠습니다!"
"하앗!!!"
"역시 오는구나...!!!" (스트)
오지에와 리나르도가 하늘 높이 뛰어 오르자 무슨 카드가 올 지 예상이 가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필드에 나올 몬스터를 기다리는 스트.
리나르도는 녹색의 고리가 되어 오지에의 몸을 감쌌고, 녹색 고리에 몸을 맡긴 오지에는 4개의 별이 되어 빛을 비추는 길이 되었다.
"성스러운 기사들을 이끄는 기사여! 그대의 검 듀란달과 함께, 이곳에 모습을 드러내라!"
"저 소환 영창이라면..." (홍월)
"나올 카드는 딱 하나 뿐이지." (스트)
"싱크로 소환! 레벨 5! 싱크로 튜너, [불꽃성기사도-롤랑]!!!"
"하앗!!!"
하림의 소환 영창이 끝나자, 필드 위에 솟아오른 불꽃을 가르며 등장하는 싱크로 튜너 몬스터, [불꽃성기사도-롤랑].
하림은 롤랑의 효과를 발동해 후턴을 도모하였고, 롤랑의 손에 쥐어진 성검 듀란달은 불꽃을 이글거리며 자신의 권능을 발휘하기 위한 때를 기다렸다.
이어 하림은 필드에 나온 롤랑을 코르네우스에 튜닝시켰고, 롤랑 역시 녹색의 고리가 되어 코르네우스를 4개의 별로 만들었다.
"성스러운 기사들을 이끄는 위대한 왕이여! 지금 이곳에 모습을 드러내소서!"
"롤랑과 코르네우스의 조합으로 나올 몬스터는..."
"역시, 그 몬스터겠지?"
"싱크로 소환! 레벨 9! [불꽃성기사제-샤를]!!!"
"하앗!!!"
롤랑과 코르네우스가 만들어 낸 불꽃을 가르며 등장하는 불꽃성기사를 이끄는 자, [불꽃성기사제-샤를].
샤를이 필드에 나타나자 스트는 역시 그 몬스터가 나올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여유를 부렸고, 하림은 패에 있던 카드 2장을 세트한 뒤 턴 엔드를 선언하였다.
엔드 페이즈가 선언되자 순서대로 발동하기 시작하는 [불꽃성기사-롤랑]/[불꽃성기사도-롤랑]/[불꽃성기사제-샤를]의 효과.
샤를은 자신의 권능을 이용해 하림의 덱에 있던 장착 마법 카드, [도둑의 연막탄]을 장착하려 하였다.
하지만 그걸 두 눈 뜨고 보고 있을 스트가 아니었으니.
샤를의 효과가 발동하는 것을 본 스트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확실히, 샤를의 효과는 강력한 효과에 속하지. 하지만, 우리 쪽 필드가 비었다고 해서, 우리가 상대 카드의 효과에 대책 없이 당하진 않아."
"그게 무슨 소리죠...??"
"이 카드는 자신 필드 위에 카드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패에서 발동할 수 있어!"
"...그 조건이라면!!!"
"무슨 카드인지 알고 있는 것 같네. 그럼 간다! 패에서 함정 발동! [무한포영]!!!"
"이런...!!!"
스트의 패에서 나온 카드는 바로 [무한포영]이었다.
[무한포영]은 자신 필드 위에 카드가 1장도 존재하지 않을 경우, 패에서도 발동이 가능한 조건을 가진 함정 카드였다.
무한포영이 내뿜는 푸른 빛을 받은 샤를은, 괴로운 소리를 내며 검을 거두었다.
하지만 하림이 묘지로 보낸 두 롤랑의 효과는 유효했다.
하림은 우선 [불꽃성기사도-롤랑]의 효과를 발동해 샤를에게 장착하지 못하고 덱에 잠들어 있어야 했던 장착 마법 카드, [도둑의 연막탄]을 묘지로 보낸 뒤 덱에서 [불꽃성기사-올리비에]를 패에 추가하였고, 뒤이어 발동한 [불꽃성기사-롤랑]의 효과로 덱에 있던 화염 속성 전사족 몬스터, [갓피닉스 기어프리드]를 패에 추가하였다.
묘지에 보낸 카드들로 어드밴티지를 벌어들인 하림은, 우선 샤를과 필드에 세트한 2장의 카드를 믿어 보자 다짐하며 상대 필드를 바라보았다.
상대 팀에서 먼저 시작하는 쪽은 바로 홍월이었다.
카드를 드로우한 홍월은 좋은 패가 잡혔는지 입가에 미소를 띠었고, 뒤이어 패에 있던 카드 1장을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었다.
"그럼 시작해 볼까? 난 패에서 마법 카드, [상검암전]을 발동!"
"상검암전... 상검 덱이구나...!!!"
"역시 홍월찡이야!"
홍월이 [상검암전] 카드를 꽂아 넣자 홍월이 그 덱을 사용할 줄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하는 스트.
홍월은 덱에 잠들어 있던 [상검사-막야]를 패에 추가한 뒤 곧바로 패에 추가한 막야를 소환하였고, 홍월의 필드에는 솔리드 비전으로 만들어 진 물보라와 함께 검푸른 피부를 띠는 상검 몬스터, [상검사-막야]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필드에 나온 막야는 두 사람을 보자 솔리드 비전은 문제도 아닌 것처럼 두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였다.
"마스터 레드문."
"에이, 그런 이름으로 부르지 마. 그냥 홍월이라고 불러줘."
"알겠습니다, 마스터 홍월."
"그 호칭은 조금 낫네."
"막야, 홍월찡만 눈에 보이고 나는 안 보이는 거야?"
"앗, 실례했습니다. 마스터 에스트렐라. 소인의 불찰을 용서해 주십시오."
"괜찮아.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뭐. 그럼 홍월찡, 시작해!"
"오케이. 그럼 막야, 효과 발동 가자!"
"마스터의 명령, 받들겠습니다!"
홍월의 말이 끝나자 자신이 쥔 푸른색 검을 들어 올리며 효과를 사용하는 막야.
막야의 검은 푸른 빛을 내뿜으며 막야와 똑같은 모습을 한 토큰을 필드 위에 불러냈고, 이어 홍월은 평소처럼 가자 말하며 전개를 시작하였다.
"그럼 평소처럼 가자! 난 레벨 4의 [상검사-막야]에, 레벨 4의 튜너 몬스터, [상검 토큰]을 튜닝!"
"간다, 나의 분신이여!"
홍월의 튜닝 지시에 하늘을 향해 검을 높이 들어 올리는 막야.
이어 막야는 자신의 분신인 상검 토큰과 함께 자리에서 뛰어 올랐고, 상검 토큰은 녹색 고리가 되어 막야의 몸을 4개의 별로 만들었다.
"그럼 스트찡, 소환 영창 빌릴게!"
"OK!"
홍월이 소환 영창을 읊기 위해 스트에게 신호를 보내자 마치 그걸 기다렸다는 듯이 윙크로 답하는 스트.
홍월은 손을 높이 뻗어 소환 영창을 읊었고, 막야의 몸은 순식간에 빛을 비추는 길이 되었다.
"붉은 제왕이여! 전장으로 진격해 앞을 가로막는 적들을 쓰러뜨려라!"
"저 소환 영창은...!!!" (호철)
"챔피언 에스트렐라가 읊는 소환 영창이야!!!" (림)
"싱크로 소환! 나타나라, 레벨 8! [상검대사-적소]!!!"
"상검대사 적소, 지금 이곳에 행차하였도다!!!"
막야가 비춘 빛줄기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붉은색 갑옷을 두른 전사, [상검대사-적소].
필드에 안착한 적소는 몸을 돌려 스트와 홍월에게 예를 갖추었다.
"적소, 소장을 불러낸 주군들에게 예를 갖추옵나이다!"
"잘 왔어, 적소!" (스트)
"오늘 듀얼도 잘 부탁해!" (홍월)
"소장에게 맡겨 주십시오!"
"OK, 그럼 잘 부탁해, 적소!"
"예!!!"
홍월의 잘 부탁한다는 말에 예를 갖추며 효과를 발동하는 적소.
이어 막야의 효과가 적소의 뒤를 따랐고, 막야의 효과로 카드를 1장 드로우한 홍월은 적소의 효과로 덱에 있던 [요안의 상검사]를 패에 추가하였다.
홍월이 덱에서 서치한 카드를 본 하림은 오늘 등교 시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요안의 상검사]. 이 카드는 홍월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카드 중 하나였다.
길에서 부딪히는 바람에 자신의 상검 덱을 떨어뜨린 하림은, 홍월이 자신과 같이 카드를 주우며 했던 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 카드를 지금 덱에서 서치했다는 건, 필시 다음 턴에 적소의 효과와 연계하여 [요안의 상검사]를 필드 위에 불러 내겠다고 말하는 거나 다름 없었다.
요안의 상검사와 상검대사 적소의 연계를 막으려면 이번 턴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한 하림은 어떻게 해서든 이번 엔드 페이즈에 묘지에 있는 [도둑의 연막탄]을 샤를에게 장착하겠다 생각하였다.
계속해서 홍월의 턴.
홍월은 패에 있던 [상검군사-용연]의 효과를 발동해 필드 위에 용연과 상검 토큰을 함께 불러 내었고, 이어 패에 있던 [상검서수-순균]의 효과를 발동해 필드 위에 있던 용연을 릴리스하고, 붉은색 갑옷을 두른 난폭한 맹수의 모습을 한 몬스터, [상검서수-순균]을 필드 위에 불러 내었다.
필드에 등장한 순균은 하늘을 향해 거칠게 포효하였고, 이어 적소처럼 두 사람에게 예의를 갖추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상검서수 순균! 주군들의 부름에 응해 나타났습니다!"
"어서 와, 순균!" (홍월)
"순균, 잘 부탁해!" (스트)
"소장, 상검서수 순균! 주군들의 명을 기다립니다!"
"알았어! 홍월찡, 부탁할게!"
"OK! 그럼 순균, 가자!"
"소장, 상검서수 순균! 마스터 홍월의 명령에 응합니다! 가자, 우리의 분신이여!"
순균이 하늘을 향해 큰 소리로 포효하자 그 신호에 맞춰 자리에서 뛰어 오르는 상검 토큰.
순균 역시 자리에서 뛰어 올라 상검 토큰의 빛에 휩싸였고, 두 몬스터가 있던 자리에는 눈부신 빛과 함께 거친 폭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영봉의 수호자여! 유영무형의 검을 높이 들고 적을 맞이하라! 싱크로 소환! 나타나라, 레벨 10! [상검대공-승영]!!!"
"상검대공 승영, 지금 이곳에 나타났노라!!!"
거칠게 흐르는 폭포를 반으로 가르며 필드 위에 등장한 몬스터는, 자기 덩치처럼 거대한 붉은 검을 휘두르며 푸른색의 갑옷을 빛냈다.
이 몬스터의 이름은 바로 [상검대공-승영].
상검을 이끄는 자가 모습을 드러내자, 하림과 호철은 승영의 거대한 몸집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아우라에 바짝 쫄아들 수밖에 없었다.
승영 역시 다른 상검 몬스터들과 마찬가지로 홍월과 스트에게 예를 갖추었고, 홍월과 스트는 기쁜 표정으로 승영을 반겨 주었다.
"상검대공 승영! 주군들의 부름에 지금 나타났습니다!"
"응! 이번에도 잘 부탁할게, 승영!"
"예전에 있었던 태그 듀얼에서처럼, 승영 네 힘이 절실하게 필요해! 그러니까 잘 부탁할게!"
"소장에게 맡겨 주십시오! 주군들의 앞을 가로막는 적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이 검으로 베어 버리겠습니다!"
"그럼 부탁할게, 승영! 우선 싱크로 소재가 되어 묘지로 보내진 순균의 효과, 발동!"
승영과의 인사를 마친 뒤 싱크로 소재가 되어 묘지로 보내진 순균의 효과를 발동하는 홍월.
순균은 싱크로 소재가 되어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 자신 또는 상대 필드나 묘지에 있는 카드 1장을 제외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진 카드였다.
하림의 필드와 묘지를 천천히 살펴보던 홍월은, 마침 하림이 샤를의 효과와 연계하기 위해 묘지에 묻어 둔 카드, [도둑의 연막탄]을 발견하자 미소를 지으며 거리낌 없이 [도둑의 연막탄] 카드를 게임에서 제외하였다.
도둑의 연막탄이 게임에서 제외되자 하림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 버렸다.
샤를의 효과와 연계해 상대의 패를 확인하기 위한 전략이, 홍월의 전략에 완전히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도둑의 연막탄이 제외되자 샤를 역시 편치 않은 표정을 지었고, 이어 홍월은 승영의 효과를 발동해 하림의 필드에 나와 있던 샤를과, 묘지에 잠들어 있던 [불꽃성기사-리나르도]를 게임에서 제외하였다.
샤를과 롤랑이 필드에서 사라짐으로써, 하림은 순식간의 3장의 카드를 잃게 되었다.
특히 샤를과 리나르도를 잃어버린 것은, 현재 불꽃성기사 덱을 사용하고 있는 하림의 입장에선 크나큰 손실이었다.
거기에 승영의 공격력과 수비력이 300 포인트 올라 3300이 된 것은 덤.
공격력 3300의 상검대공 승영과, 공격력 2800의 상검대사 적소를 바라보는 하림의 눈은, 마치 커다란 벽을 만난 것처럼 격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전개를 마친 뒤 패에 있던 카드 2장을 세트한 뒤 턴 엔드를 선언하는 홍월.
홍월의 턴이 끝나고 턴을 받은 사람은, 바로 호철이었다.
호철은 하림이 세트한 카드 2장과 현재 자신이 손에 쥐고 있는 6장의 카드로 거대한 벽을 돌파해야 하는 시련을 마주하였다.
하지만 현재 패로는 뭘 어떻게 할 수 없었는지, 자신이 쥐고 있던 카드 2장을 필드 위에 세트한 뒤 턴 엔드를 선언하는 호철.
현재 하림과 호철에게 있어 적소와 승영이라는 두 몬스터는, 절대로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과 같았다.
호철이 별 뾰족한 방도 없이 턴 엔드를 선언하자, 드로우 페이즈를 실행한 스트는 자신의 패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전개를 시작했다.
스트는 패에서 카드 1장을 듀얼 디스크에 꽂아 넣었고, 스트가 디스크에 꽂아 넣은 카드는 바로 [상검암전]이었다.
홍월과 똑같이 상검 덱을 사용하는 듀얼리스트, 에스트렐라.
스트는 여러 덱을 사용해 대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기로 유명한 듀얼리스트이다.
그런 그녀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덱은 바로 홍월과 같은 상검 덱.
마치 홍월과 머리를 맞대기라도 한 것마냥 홍월과 똑같은 상검 덱을 사용하는 스트를 보며, 하림은 예전에 봤던 스트의 듀얼을 떠올렸다.
스트는 상검 덱을 포함한 여러 덱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쓸어 담았고, 한 때 세상을 멸망시키려 했던 어둠의 신 아스트라이모나드, 약칭 아트몬과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광신도들, 애프터라이프에 협력했던 한 매드 사이언티스트 역시 상검 덱을 사용해 물리쳤던 적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아트몬과 애프터라이프가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움직였을 때, 스트와 그녀의 동료들 덕에 목숨을 건진 적이 있었던 민간인들 중 한 사람이었던 하림.
그 때부터 스트를 동경하며 상검 덱을 구성했던 하림은, 지금 스트가 사용하는 덱이 그녀의 주력 덱인 상검 덱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스트는 어떤 듀얼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듀얼리스트라는 것을 마음 속에 깊게 새겼다.
[상검암전]의 효과로 덱에서 [상검사-태아]를 서치한 스트는 지체 없이 디스크에 카드를 꽂아 넣었고, 솔리드 비전은 이번엔 거친 바람을 일으키며 필드 위에 하얀 갑옷을 입은 전사를 불러 내었다.
"상검사 태아, 지금 이곳에 등장!"
"어서 와, 태아!"
"마스터 에스트렐라, 마스터 홍월! 소장의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응! 태아 네 힘이 절실히 필요해!"
"그러니까 부탁할게, 태아!"
"두 주군의 명을 받들어, 소장의 힘을 발휘하겠나이다! 나타나라, 나의 분신이여!!!"
스트와 홍월의 부탁에 검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필드 위에 분신을 불러내는 태아.
태아 역시 분신과 함께 자리에서 높이 뛰어 올랐고, 상검 토큰은 녹색 고리가 되어 태아를 4개의 별로 만들었다.
"광맥에 잠든 마광석이여! 지금 그 봉인을 풀어, 기적의 진화를 이루어라!!!"
"저 소환 영창은...?!" (림)
"싱크로 소환! 나타나라, 레벨 8! [아다마시아 라이즈-드라가이트]!!!"
"쿠아아아아!!!!"
스트의 소환 영창이 끝나자 푸른 빛을 띠는 거친 눈보라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드래곤, [아다마시아 라이즈-드라가이트].
스트는 묘지로 보내진 태아의 효과를 발동해 덱에 있던 [천위룡-비슈다]를 묘지에 보냈고, 이어 패에 있던 마법 카드, [대령봉상검문]을 발동해 묘지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막야를 다시 필드 위에 불러 내었다.
잔잔하게 흐르는 물과 함께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말하며 필드 위에 모습을 드러내는 막야.
스트는 막야의 효과로 패에 있던 카드인 [상검암전]을 하림과 호철 팀에게 보여준 뒤, 자신의 필드 위에 상검 토큰을 불러 내었다.
상검 토큰이 필드에 나타나자 막야는 분신과 함께 눈짓으로 신호를 주고 받았고, 막야와 분신은 힘차게 뛰어올라 다시금 빛을 비추는 길이 되었다.
"그럼 이번엔 이걸로 가 볼까! 부탁해, 막야!"
"소장, 상검사 막야! 주군의 명령에 응합니다!"
"이번엔 또 뭐가 나오려는 거야...?!" (림)
막야와 상검 토큰이 하늘을 향해 힘차게 뛰어오르자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기 시작하는 하림.
잠시 후, 막야와 상검 토큰이 있던 곳에서 붉은 색을 띠는 불꽃의 기둥이 거세게 솟아 올랐고, 스트는 솟아 오르는 불기둥에 맞추어 소환 영창을 읊기 시작했다.
"절대강자의 결단, 활활 타오르는 화염을 품은 붉은 검이 되리라! 뜨거운 파도를 헤치고 등장하라!"
"저 소환 영창이라면...!!!" (호철)
"싱크로 소환! 나타나라, 레벨 8! 붉은 화염의 영혼, [크림즌 블레이더]!!!"
"타앗!!!"
막야와 분신이 있던 곳에서 솟아오른 붉은 색의 거센 불기둥을 가르며 모습을 드러내는 홍련의 갑옷을 두른 전사, [크림즌 블레이더].
크림즌 블레이더는 이 카드가 전투로 상대 몬스터를 파괴했을 경우, 상대의 레벨 5 이상 몬스터의 특수 소환을 엔드 페이즈까지 봉인하는 효과를 가진 싱크로 몬스터.
고레벨 몬스터를 많이 다루는 불꽃성기사 덱 특성상, 크림즌 블레이더의 효과는 불꽃성기사에겐 그야말로 사형 선고나 다름 없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지금 하림과 호철의 필드 위엔 몬스터가 1장도 없는 상황.
크림즌 블레이더는 전투로 몬스터를 파괴해야 효과를 발동할 수 있는 몬스터였기에, 지금 몬스터가 없는 상황이 하림과 호철에게 있어선 오히려 나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 필드를 보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필드 위에는 4체의 싱크로 몬스터가 아우라를 뿜어내며 자신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고, 하림과 호철은 이 필드를 반드시 뚫어야만 듀얼의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말까였다.
스트는 홍월이 세트한 카드를 믿기로 생각하며 턴 엔드를 선언하였고, 다시 하림의 턴이 돌아왔다.
각 듀얼리스트의 첫 번째 턴이 다 돌아갔으니, 이제 배틀 페이즈 실행 불가능이라는 페널티는 사라졌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하림과 호철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불리한 상황이었다.
1턴에 1번, 자신의 묘지의 카드를 제외해 상대 몬스터의 효과를 무효화시키는 [상검대사-적소].
카드가 제외될 때마다 공격력과 수비력이 상승하며, 카드가 제외되었을 경우 상대 필드와 묘지에 있는 카드를 각각 1장씩 고르고 제외하는 [상검대공-승영].
덱 조작 효과는 상검에겐 사실상 덤이고, 묘지에 물 속성 몬스터가 존재할 경우, 1턴에 1번, 상대가 발동한 마법/함정 카드의 효과를 무효화시킬 수 있는 [아다마시아 라이즈-드라가이트].
공격력 2800의 무시 못 할 타점을 자랑하며, 전투로 상대 몬스터를 파괴했을 경우 상대의 레벨 5 이상 몬스터의 특수 소환을 틀어막아버리는 [크림즌 블레이더].
이 강력하고 거대한 싱크로 몬스터의 벽을, 하림과 호철은 넘을 수 있을까.
그리고, 홍월과 스트 팀, 하림과 호철 팀이 벌이는 이 듀얼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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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연재 완료!!!
이번 편에선 고인물 듀얼리스트 두 사람이 뉴비 상대로 자비 없이 나가는 듀얼을 그려 봤습니다.
과연 두 명의 챔피언을 상대로, 하림과 김호철 팀은 이길 수 있을까요?
그러면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근데 곧 금제 발표가 있을 필인데 이 편이 관심을 받을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ㅠㅠ
(댓글, 특히 선플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여담 : 원래 이번 편의 제목은 "It's time for duel!"로 하려고 했으나, 제목 길이 제한에 걸려서 바꾸었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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