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생명과 어둠의 신, 죽음과 빛의 신이 세상을 살펴주던 시절.
죽음을 두려워하며 멀리하고 생명만을 숭배하던 세상에 화가 난 죽음과 빛의 신은 생명과 어둠의 신에게 싸움을 걸었다고 해요.
그렇게 신들의 전쟁이 발발하고, 생명과 어둠의 신은 간신히 죽음과 빛의 신을 제압하여 신성한 세계수 아래 봉인한 뒤 지쳐 잠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들의 싸움을 보고서 자극을 받았는지, 아니면 이전에도 싸움을 하려 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들의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전란의 시대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해요.
전란의 기미를 눈치챈 세상 밖 우주에서 떨어져 내려온 괴물들, 그리고 신들의 전쟁 속에서 봉인당한 마귀들이 점점 들고일어났고, 심지어는 전란을 끝내겠다고 강대한 힘을 가진 용들을 풀었다가 그 힘에 휩쓸려서 멸망할 뻔한 집단도 있었답니다.
그렇게 잠들어있던 생명과 어둠의 신은 전란이 일어나는 세상 속에서 눈을 뜨게 되고, 자신이 살펴주지 못하여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여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리고서는 세상의 모든 이들을 사라지게 하면서, 세상을 과거로 리셋시켰다고 합니다. 평화를 바라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요.
그렇다 할지라도 세상이 전란에 휩싸이는 건 막을 수가 없었고, 리셋되는 횟수가 늘어날 수록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집단이 나타나서 전란을 잠재우려 난입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들도 리셋에 휘말려 사라져갔죠.
그러던 어느 날. 전란 속에서 태어난 빛과 어둠의 용사가 세상을 리셋시키려는 신에게 맞서 싸웠고, 결국 신은 수많은 리셋을 벌인 탓에 지쳐서 그 힘을 두 용사에게 빼앗기고서 소멸했다고 전해집니다.
생명과 어둠의 신은 마지막 순간,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내 그 힘을 그대들에게 맡기노니, 반드시 이 세상을 구원해 주세요. 이 세계에 빛이 충만하게 두면 아니됩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흘러, 전란도 서서히 잦아들 무렵, 신성한 세계수 아래에서 불길한 빛의 기둥이 새어나오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빛과 어둠의 용사들은 그 빛의 기둥을 보며, 언젠가 생명과 어둠의 신에게서 들었던 말을 떠올렸습니다.
이 세계에 빛이 충만하게 둬선 안 된다고.
하지만 두 용사는 시간이 너무 오래 흐른 나머지, 전성기 시절의 힘을 거의 다 소모해버린 탓에 싸울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두 용사는 신에게서 빼앗은 힘을 온 세상에 퍼뜨려, 불길하고 사악한 빛에 대항할 영웅들에게 깃들기를 바라면서 그 때까지 세계수 곁을 지키고 있다고 해요.
한편, 어느 작은 산 속의 촌락의 낡은 사당.
사당 속에선 작은 용의 석상과 그를 모시는 무녀가 있었는데, 무녀가 낮잠을 자는 사이 용사들이 퍼뜨린 힘이 그녀의 머리에 깃들었다고 합니다.
무녀는 낮잠의 꿈 속에서 옛날에 소멸했다고 전해진 생명과 어둠의 신을 보았고, 그 신은 무녀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사악한 죽음의 빛이 이 세계를 좀먹으려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힘이 필요해요. 마룡의 무녀님.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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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쓰던거 파기하고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근데 뭔가 많이 엉성하네요.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