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스 루멘은 원래 사람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원래 사람이었다. 사람으로서의 기억은 아홉 살이 마지막이다.
나는 크리스마스가 싫다.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그때가 나는 정말 싫다. 해마다 그때가 되면 유난히 더 불행했으니까."
‘누구든 좋으니 제발 나를 데려가 주세요.’
새아빠의 폭력이 시작된 뒤로 루멘은 매일 기도했다. 그리고 그의 간절한 기도를 들은 누군가
그의 아홉 번째 크리스마스에 방 창문을 두드렸다. 검은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중절모를 쓴 그 사람은 어둠과 함께 왔다.
루멘은 그가 악마라는 사실보다 그의 머리칼이 빛나는 금빛이라는 것에 더 관심이 갔다.
어둠속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머리칼. 그 머리카락을 가지면 어둠속에 숨어 있어도 사람들이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너무나 탐이 났다. 함께 가자는 그의 말에 ‘어디로’가 아닌 엉뚱한 질문을 했다.
“당신을 따라가면 나도 그런 머리카락을 가질 수 있나요?”
그렇게 해서 그는 어둠의 빛이란 '말리스 루멘'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고 그 사람을 따라
악몽 같은 집에서 떠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하는 일은 4년마다 한 번씩 다른 사람들의 가장 행복한 기억을 그 남자에게 가져다 주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행복한 기억을 빼앗아 오는 악마에 관한 이야기.
1460일의 기억
표지처럼 약간 공포분위기가 나면서도 판타지 분위가 물씬한
소설이었던 듯하다.
(*글은 eBook 프롤로그 참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