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사귄 남자가 '헤어지자'고 한 날, 술을 떡이 되도록 마셨다.
뭐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처음으로 자신한테 진심으로 다가온 남자였기에, 사랑하지 않았는데도
이상하게 마음 한 구석이 아렸다.
그리고 혼자서 소리를 죽이고 흐느꼈다. 그때 등 뒤에서 느껴지는 따뜻하고 생소한 타인의 체온. 상냥하게 느껴지는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자신을 조심히 안는 그의 품에 기대, 얼마나 소리 내 울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부드러운 손길과 금방이라도 잠이 들 것 같은 따뜻한 남성의 체온. 그러나 다음날 자신은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한 날, ㅅㅅ를 했다. 얼굴조차 모르는 남자와...
ㅎㅋ 소설을 쓴 것은 아니다.
snow 작가의 <너를 위하여>는 남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한 날, 슬픔에 싸여 있다가 술을 마시고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자버린 여자에 관한 이야기. 다음 날 호텔을 빠져나와서야 자신이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처녀를 바치고 사고를 쳤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이 괴상한 도입부는 이 기묘한 러브스토리의
불길한 기운에 불과하다. 그녀가 취직하여 간 곳엔 이보다 더한 기묘한 사랑의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너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