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희]?]
그것은 아이즈가 봉투를 감싸 안은 체 감자돌이순례를 하고 있던 순간이었다. 남서쪽 메인 스트리트를 걷고 있을 때 지나쳤던 한명의 여성이 말을 걸었다.
[당신은.......[풍요의 여주인]의......]
서로 등을 돌린 체 고개를 돌린 자세로 시선이 교차했다. 황록색의 제복에 아이즈보다 큰 쇼핑용 봉투. 머리의 색은 기억에도 있는 옅은 녹색----이 아닌 아이즈와 비슷한 금색.
[파벌대전]에 난입해서 크게 도시를 뒤흔들게 만든 엘프의 류였다.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어떠한 화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주치는 순간 시야에 들어오자마자 그만 말을 걸고 말았다는 분위기를 내는 류는 어딘가 애매모호한 인사를 했다.
아이즈와 그녀는 면식은 있었지만 거의 교류는 없었다. 라기보다는 말수가 적고 사람과 사귀는 것이 서투른 아이즈의 눈으로도 술집에서는 피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예를 들면 이전에 만났던 것을 기억하지 않아주었으면 해서 완전 남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그런 온도감 이었다.
[......쇼핑하고 있는 도중 이었나요?]
[예.......술집을 도와주고 있는 중입니다. 당신은?]
[맛이 바뀐 것 같아서.......감자돌이 순례를 하고 있어요.]
[......그런가요.]
멈추었으면 무엇인가 말을 주고받지 않으면 서먹했다. 아이즈는 별로 기대할 수 없는 어휘력과 표준이하의 회화력을 어떻게든 구사해서 열심히 잡답을 시험했다. 상대도 시험했지만 같은 금발의 그녀들은 사교적인 레피야와 시르보다도 훨씬 과묵했고, 화제의 종류가 없었기에 곧바로 끊겼다.
보통의 서먹한 침묵.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어린 자신이 [후-우] 하면서 한 가지 일을 끝냈다는 듯이 이마를 팔로 닦고 있었고, 아이즈도 마음이 달성감으로 채워졌다.
[그럼이만.......]
[예, 그럼.......]
짧은 이별의 인사를 주고받고 서로 반대의 진로로 발걸음을 향했다. 두 사람의 기묘한 교류는 그것으로 끝났어야 했지만.
[-----[검희]!]
멈춘 류가 마치 망설임을 없앤 듯 다시 멈추고 불러 세웠고, 걸음을 멈춘 아이즈가 다시 한번 고개를 돌리고 갸웃거리자 [조금, 시간 좀 되겠습니까?] 그런 부탁을 했다.
[당신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거리에 인접한 카페테라스에 안내받은 아이즈가 자리에 앉자마자 그렇게 말을 꺼냈다. 무슨 소리 인지 알지 못했고 내심 당황하고 있는 사이 하늘색의 눈동자는 이쪽을 곧바로 주시했다.
[몇 개월전, [무장한 몬스터]의 둘러싼 다이다로스 거리에서의 공방전.....사정이 있다고는 하나 기습 비슷한 짓을 해서 사과드립니다.]
[..............에?]
깊은 사죄를 한 뒤, 기묘한 침묵이 흘렀다. 의아한 표정을 짓는 류에 에게 아이즈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때의 엘프가 당신이었던 건가요?]
[......눈치 채지 못하신 건가요?]
[예......복면을 했으니까.......]
[.......당신 정도의 실력자라면 [파벌대전]에서 싸웠던 저를 보고 같은 인물이라고 알아차렸을 거라고 생각 했습니다만.....]
아-.
마음속에서 임을 열고 얼빠진 소리를 하면서 아이즈는 먼 곳을 보는 눈을 했다. 확실히 [파벌대전]에 난입한 그녀의 싸움방식과 [다이다로스 거리]에서 교전했던 [복면의 모험가]의 전투스타일과 닮았다. 라기 보다는 똑같았다. 참격의 솜씨, 기술과 전략, 전술 등, 레벨의 큰 차이는 있어도 지금 생각해 봐도 [같은 인물]라는 것을 꿰뚫어 보는 것은 간단했다.
오히려 어째서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질문 받을 안건이었다. 하지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아이즈는 마음속의 재판관(작은 아이즈)에게 필사적으로 변명을 했다. [파벌대전[의 전황의 확인이나 소년에 관한 것이 신경이 쓰이고 쓰여서 어쩔 수 없었고, 갑자기 나타난 류=[복면의 모험가] 라고 연결 지을 시간이 없었다기 보다는 여유가 없었다.
그러니까 결코 자신은 바보였다 라는 것이..........! 라고 물고 늘어지자 재판관(작은 아이즈)이 내린 것은 [천연(유죄)]라는 비정한 판결이었다.
[어, 그게..... 그러니까......]
정리하자. 우선 술집의 엘프의 류씨는 [파벌대전]에도 참전했던 전 [아스트레아 페밀리아]의 [질풍]인 것 같았고 그런 그녀는 다이다로스 공방전 때 싸웠던 [복면의 엘프]이고....
표면상으로는 반응의 부족하고, 류도 어떻게 대응할지 곤란할 정도였지만 실제도 마음속에서는 상당한 충격을 받은 아이즈는 ----문득 생각이 나서 질문을 했다.
[당신하고 저는 ......예전에 싸운 적이 있었나요?]
아주 이전에 존재했던 그녀와의 [접전]에 관해서 질문하고 있었다.
[[다이다로스 거리]의 싸움 보다 더 전에......[암흑기]때에.]
[.......예. 있습니다. 당신과 일대일 승부를 한 것도, 당신과 어깨를 나란히 해서 강대한 적과 대적했던 것도.]
일대일승부 라는 전자에 대해서, 어째서 그녀와 싸운 것인지 당시의 어렸던 자신의 기억을 아이즈는 자세히 기억할 수 없었다. 단지 강해지는 것에 약기했었고, 복면이나 외투 목도 등의 기호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후자에 관해서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그녀 이외에도 지금은 없는 [아스트레아 페밀리아]와 함께 7년 전의 대전을 극복했었다.
핀 일행과 같은 페밀리아가 아니고, 벨 일행처럼 아는 사이도 아니었지만, 하지만 확실히 류는 야이즈에게 있어서 같은 전장을 빠져나온 [동료]였던 것이었다. 그것에 일시적이라는 주석이 붙는다 하더라도 말이다.
[7년전의 당신은, 지금보다 훨씬 어리고 리베리아님을 애먹게 하고....이런 말은 조금 실례일지도 모르겠지만, [건방]졌습니다. 그런데 7년간 점점 키가 자라고 아름다워 져가는 당신이 술집을 찾아올 때 마다 놀랐었습니다. 그렇게 작았던 당신이......]
류는 거기서 처음으로 작은 미소를 지었다. 아이즈에게 친족은 없었지만 자신의 성장을 보고 미소를 지어주는 [친척언니]라는 것은 어쩌면 이런 존재일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자신도 잘 모를 정도로는 아이즈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어렸을 때의 자신은 리베리아의 애먹게 할 정도로 고집쟁이였다. 라는 자각은 있었으니까.
류가 아이즈에게 자신을 밝히지 않았던 것은 특별히 필요가 없었던 것이었고, 무엇보다 블랙리스트에 올려져 지명수배를 받고 있던 것이 이유였을 것이었다. 지금 이시기에 밝힌 이유는 아무것도 아닌 단순한 [인연].
밝힐 수 있게 되었기에 밝혔다. 그것뿐이었다.
아이즈는 7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접점], 그리고 교류에 이상한 감각을 느끼면서 깊이 파고들지는 않았다.
[....[다이다로스 거리]의 그것은 괜찮아요. 신경 쓰지 않고 있으니까.]
[그것은 그것대로 당신에게 패배한 저는 복잡한 기분이 되고 맙니다만.......당신이 그렇게 말해 주신다면 저는 이이상의 사죄는 삼가겠습니다. 그 대신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아이즈가 거듭 보자 류는 질문을 던졌다.
[[다이다로스 거리]에서 패배했던 그 밤......차이가 벌어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모험가를 물러나서 5년간,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죠?]
그것은 순수한 의문이었다. 한때 [질풍]과 경쟁하듯이 계속약진을 하고 있었던 [검희]에 대한 순수한 질문.
아이즈는 한번 류의 진의를 확인하려고 했다. 하지만 어떠한 의도도 없다는 것을 그 하늘색의 양 눈에서 깨닫고, 생각한 것을 말로 바꾸었다.
[몬스터를........쓰러뜨렸어요.......잔뜩, 많이......던전안에서, 계속.]
단순명쾌한 대답. 하지만 아이즈는 이 이상 말할 대답을 가지지 못했다. 5년전의 [암흑기]의 수습과 함께 일설에서는 사망했다고 소문이 돌았던 류가 모험가일에서 멀어진 뒤에도 아이즈는 던전에 계속 들어갔다. 그 괴물의 도가니에서 계속 살육을 쌓아왔다.
여러 계층에서, 수많은 몬스터를, 샐 수 없을 정도로 참격을 가지고, 수많은 상처와 맞바꾸면서, 베고 자르고 찢고 꿰뚫고 죽이고 죽이고 죽였다.
[전희(戰姬)]라는 이름은 원래부터 살육자라고 불려 지기도 했었다. 오로지 계속 갈고 닦았던 것이었다. 검기도 자기 자신도. 그것을 쌓아 올린 5년간 이었다.
차갑게도 들리는 담담한 대답에 류는 입을 닫고 있자......아이즈는 거기선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말을 더했다.
[하지만, 거기에지지 않을 정도로 [페밀리아]의 모두에게 폐를 끼쳐서....잔뜩, 잔뜩, 도움을 받았어요.......요즘 반년간은 특히.]
51계층에 도달했던 전전번의 [원정]을 되새겨보았다. 이베리아에게도, 티오나 나 티오네 에게도, 핀 일행에게도 그리고 레피야 에게도 샐 수 없을 정도로 지켜지고, 도움을 받아 아이즈는 지금의 경지에 있다. 그것을 확신하고 아이즈는 말했다.
그 대답에 류는 [그렇군요....]라고 미소 지었다.
[....당신은?]
[?]
[지금의 당신도 제가 알고 있는 [질풍]보다.......훨씬 강해졌다.......강해졌어요. 그것은 어째서죠?]
정신을 차리니 아이즈도 같은 질문을 하고 있었다. 가슴속에서 흘러나오는 대로의 말을 입에 담고 다시 한번 말을 고치고는 금색의 눈동자로 다시 쳐다보았다.
아이즈에게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눈부신 금발을 흩날리는 엘프는 웃음을 터트렸다.
[여행을 끝냈습니다.]
[여행......?]
[예, 더 이상 자신에게는 [정의]는 없다고 정하고, 그런대도 완전히 끊어버리지 못하고 [정의]의 흉내를 반복해서......최근에야 겨우 대답을 얻었습니다.]
그 대답의 의미를 아이즈가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짓고 있는 미소가 언젠가의 기억보다도 아름답고, 투명하며, 계속 해매이던 어두운 미궁에서 류가 탈출했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소녀와 고생과 즐거움을 같이한 자들이라면 알 수 있을 정도로 아이즈의 입술 끝은 조금 치켜 올려져 있었다.
서로 여행길을 교환하며 함께 미소 지었다. 뒤얽히듯이 두 사람의 사이에 바람이 흘렀다.
[..................................................[검희]]
[.....? 왜 그러시죠?]
그리고 긴 침묵이 지나 무엇인가 고민하고 있던 류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제까지 등을 쭉 펴고 늠름한 자세로 있던 엘프가 테이블에 시선을 내리는 모습에 아이즈는 솔직히 위화감을 느꼈고, 말하기는 좀 그렀지만, 류 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 이상한 표정을 지으면서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건지 그녀를 참을성 있게 계속 기다리고 있자-----.
[...........당신은 벨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 거죠?]
아이즈는 눈이 동그래졌다.
(물어보고 말았다......!!)
류는 새빨개져서 쓰러질 것 같았다.
(벨의 연모하는 상대를........! 한때 나보다 훨씬 작고, 어린아이였던 그녀에게 이런 탐색을.....!)
눈꺼풀을 꾹하고 감고 있는 그녀를 테이블의 밑에서 본다면 그것은 아주 멋진 붉어진 얼굴이 시야에 들어올 것이었다. 그 정도로 류는 자신의 언동을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뭐, 여러 가지가 있어서 자신의 연인인 소년의 동경의 대상을 알아버린 류는 한심스럽다고 생각하면서도 묻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결코 사전의 대화는 이 질문을 하기위한 연습 이라던가 준비라던가 그런 것이 아닌 정말로 묻고 싶었을 뿐이다. 라고 누군가에게 대답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마음속에서 성대하게 변명을 하면서 어떻게는 가는귀가 방열되는 것을 끝내고 얼굴을 올렸다.
아이즈는 눈을 동그래진 체 였다. 그리고 류가 진지하게 질문한 것을 알아차린 것인지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고, 류는 그것만으로 다시 한번 수치심이 도질 것 같았다.
[벨에 관해서는........]
그리고 긴 금발을 흔들거리며 소녀는 작은 입술을 열었다.
[......토끼?]
[.....뭐라고요?]
[전에 헤스티아님도 물어보셨는데........벨은 역시 하얗고 귀여운......토끼같다?]
그 대답을 듣고 류는 안도를 해야 할지 [나의 결심을 되돌려줘]라고 분개해야할지 아무튼 복잡한 심정을 그대로 얼굴에 드러내고 말았다.
[그렇지만.]
하지만, 아이즈는 말을 이었다. 그것은 여신이 질문했던 때부터 시간과 교류, 그리고 생각이 더욱 쌓아올려 졌기에 있을 수 있는 [감정의 변화]였다.
[전보다, 벨에 대해서 생각하는 경우가.......많아 졌어요.]
제노스를 둘러싼, 되돌릴 수 없을 정도까지 위험한 대립을 했었지만. 도시의 존망을 둘러싸 검음 불꽃에 떨어지려는 아이즈를 하얀 종소리가 멈춰주었다.
그 [작은정원]안에서 나하고의 만남은 틀린 것이 아니라고, 그렇게 말해 주었다.
- 어째서 그런 짓을 한 것일까, 어디까지 강해진 것일까,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 갑작스러운 순간에 검을 쥔 손을 내리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 그리고 그 시간은 결코 싫지 않았다. 왜냐면 지금도 아이즈는 [검희]도 [[전희]]도 아닌 소녀처럼 웃고 있으니까.
높은 고개에 피며, 바람에 흔들리는 하얀 꽃같은 미소와 그 마음속을 보고 듣고는 하늘색의 눈자가 크게 떠졌다.
[당신은 벨을 어떻게 생각하시는 거죠?]
[......!저, 저는........]
문뜩 마음에 걸린 아이즈도 같은 질문을 하자 류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그 얼굴과 귀는 아직 붉었다.
하지만 결코 주눅이 든 것은 아니었다.
높은 고개의 꽃에 겁을 먹은 것은 아니었다.
고결한 요정은 각오를 결심했다.
이윽고 마음을 먹고 입을 열려는 순간.
[어라? 류하고 [검희]님?]
[두분 뭘 하고 계시는 거죠?]
옅은 회색머리의 소녀와 금색머리의 엘프가 카페테라스를 지나고 있었고, 서로 알고 있는 지인의 모습에 아이즈도 류도 놀랐다.
[저희들은 우연히 만났기에......그냥 잡담을, 두 분이야말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죠? 이상한 한쌍 입니다만.]
[우리들도 우연히 만났어, 지금은 벨씨가 걱정이 되서 어쩔 수 없이 길거리조사중이야!]
[잠깐, 오해받을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결코 저는 그 휴먼 같은 건 신경이 쓰인게 아니거든요!]
[아.....우리들도, 벨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 하고 있는가, 말하고 있었어.]
[에에에에에에에--------------------!?]
류의 질문에 시르는 미소로 대답했고, 레피야가 잠깐만 이라고 말하려는 순간 아이즈가 폭탄발언에 다시 한번 소리를 질렀고, 곧바로 카페테라스 한쪽이 시끄러워졌다.
[어머! 두 분다 저희하고 같았던 거군요! 그럼 모처럼 이니까 걸즈토크를 하죠! 주제는 [누가 가장 벨씨을 생각 하고 있는가]! 저의 사랑이 가장 무겁다는 자신이 있어요!]
[시르, 자포자기 같은 자학은 그만 두는 편이......]
[모두, 벨을 신경 쓰고 있는거야.....?]
[틀립니다. 아닙니다. 아이즈씨!! 어째서 제가 그런 휴먼을......!]
두 사람의 테이블이 네 자리로 바뀌었다.
머리위에서 비추고 있는 햇빛은 황금색.
흘러가는 것은 차가우면 서도 평온한 두 개의 바람.
그것을 멈춰 세우는 듯이 옅은 회색의 머리카락이 빛나면서 흔들거렸다.
거리가 교차하는 십자로에서 소녀들의 떠들썩한 소리가 어디까지나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었다.
-좀 많이 늦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