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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무리입니다. 눈을 안 뜹니다.]
[싸움의 들판]의 5층, 서쪽에 위치한 방안에서 젊은 여성의 소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때까지 보고를 듣고 있던 오탈은 입을 열었다.
[이미 늦었다는 것인가?]
[아무리 저라도 확하고 화냅니다. 단장? 이래 보여도 언제나 무리한 일을 강요받고 있는 치료사의 긍지는 자기고 있습니다.]
치료사의 소녀 헤이즈는 눈을 날카롭게 하며 올려다보았다. 그것에 오탈은 바위덩어리와 같은 위압감이 있는 표정을 유지했다. 만 그 위엄 있는 표정과는 반대로 머리위의 멧돼지의 귀가 조금 접어 들어갔다.
오탈은 이 치료사의 소녀가 다루기 어려웠다. 정확히는 매일매일 [싸움의 들판]에서 서로 죽이는 단원들의 [세례]를 헤이즈를 비롯한 치료사들(앤드프림닐)에게 전부 떠맡겨서 죄악감을 느끼고 있다, 라는 것이 정확했다.
우수한 치료사이기에 고된 일을 떠맡고 있는 헤이즈는 오탈을 원망하고 있었고, 오탈도 오탈대로 단장다운 것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자각이 있었다. 그렇기에 프레이야 페밀리아 에서도 드물게 일개의 치료사와 레벨7의 단장의 입장이 멋지게 역전되어 있었다.
제1급 모험가 상대라도 기죽지 않고 의견을 말하는 헤이즈는 무뚝뚝한 아이처럼 입 다물고 있는 거한의 보아스(猪人)에게 한숨을 쉬면서 나머지 보고를 계속했다.
[손은 다 썼습니다. 구토를 느낄 정도로 회복마법을 사용했고, 상처는 아물었고, 몸도 원래대로, 호흡이나 맥박도 있습니다. 눈을 안뜰 리가 없습니다.....하지만 눈을 안 뜹니다.]
[......가사상태라는 건가?]
[지금의 그녀에게, 그 표현은 치료사로써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만.....틀림이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헤이즈는 오탈과 함께 옆에 있는 침대를 내려다보았다.
[당신은 정말로......귀찮은 여자군요. 헤룬]
침대에 누워져 있는 것은 한명의 소녀였다.
[여신의 시종] 헤룬. 하지만 지금의 그녀의 용모는 프레이야의 시녀장으로 알려진 그것이 아니었다. 묶여지지 않고 어깨까지 흘러내려있는 회색의 머리카락. 감겨진 눈꺼풀 안은 머리카락과 같은 회색이라는 것을 오탈과 다른 자들은 알고 있었다.
그 모습은 [시르 플로버]라고 불려지고 있는 마을 아가씨 그 자체였다.
헤룬의 몸에 깃든 마법 [바나 세이즈]
하계에서도 유일한 [유일의 비법]은 [신의 힘]을 제외하면 완벽하게 여신 프레이야로 변신할 수 있었다. 지금의 헤룬은 그 힘으로 프레이야의 [얼굴]중 하나인 시르의 모습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벨에게 신상을 밝히고 끝내 자해하려고 하다니.....프레이야님을 배신하면서 까지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어했던 건지 나는 전혀 이해할 수 없어.]
프레이야가 만든 [작은정원]의 안에서 헤룬은 하필이면 금지되었을 벨과의 접촉을 범하고 자신과 프레이야, 그리고 시르의 관계까지 폭로했었다. 그녀야말로 프레이야의 [작은정원]을 파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적어도 헤이즈를 비롯한 단원들은 그렇게 보고 있었다. 그 배신행위는 파벌 안에 전해져 있었고 주인의 명령이 없었다면 단원들은 소녀를 주저 없이 시체로 바꾸었을 것이었다. 동료로써 인연이 길어 속속들이 알고 있는 헤이즈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신에게만 충성을 바치는 소녀의 헤룬을 내려다보는 눈동자에서 일순간 지독히 차가운 빛이 깃들었다. 잠든 소녀 목에 지금이라도 손을 갈 것 같은 무표정한 모습을 오탈이 지켜보는 가운데. 헤이즈는 눈을 감고 탄식했다.
[.....프레이야님의 신의에 따라 그녀의 목숨은 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뿐 입니다. 자신의 무능함을 보이는 것이지만, 이이상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헤이즈의 목소리가 넓은 실내에 울려 퍼졌다. 여신을 배신한 [죄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하얀색의 산뜻한 실내에는 한 개의 침대만이 존재했고, 교회와 같은 신성한 분위기도 있어서 영혼이 방황하는 하늘과 땅의 사이라는 것을 연상시켰다.
소녀가 잠든 상자형태의 침태는 관처럼 보이기도 했다. 여기게 꽃들을 채우면 그녀가 시체라고 아무도 의심치 않을 것이었다.
동화속의 주인공처럼 한때[시르]라고 불렸던 소녀는 계속 잠들어 있었다.
[눈뜨지 않는 원인은 알겠나?]
[신이 아닌 몸이기에 추측에 되겠습니다만.....]
상관없다. 라고 오탈은 시선으로 재촉했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헤룬 자신이 각성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 자해을 하려고 했다는 것도 프레이야님에 대한 죄의 의식이 있었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정신이 영원히 잠드는 것을 바란다면, 육체를 아무리 치료한다 한들 의미가 없습니다.........나머지는.]
자신의 가설을 말하는 헤이즈는 거기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계속 머뭇거린 끝에 그것을 말했다.
[프레이야님이 매장하려 했을 [시르님]을, 지금의 그녀가 유지하고 있다고.....]
이번에는 오탈이 입을 다물었다.
[헤룬이 상처 입힌 것은 자기 자신의 몸. 신의 육체는 아닙니다만 지금 육체 그 차체의 위기는 사라졌습니다. 의식이 끊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바나 세이즈는 전혀 해제되어 있지 않습니다.]
[......]
[그렇다면, [무엇]인가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헤룬이 계속 마법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 밖에는.....]
거기까지 말을 잇고 잠시 시간이 흐른 후, 헤이즈는 힘없이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단순한 추측, 재미없는 헛소리입니다. 잃어 주십시오.]
[....아아]
소녀에 향해 오탈은 허울뿐인 대답을 했다.
(헤룬만이 알 수밖에 없었던 여신의 마음......아니면 그분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무언가.)
[바나 세일즈]라는 연결을 통해 헤룬은 여신의 감정이 역류되는 때가 있었고, 오탈은 그것을 여신의 입에서 들은 적이 있었다.
-눈을 감은 시르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째서 계속 눈감고 있는 것인가.
-남자는 마지막 까지 그녀의 [소망]을 이해하지 못했고-----하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오탈(무인)은 싸우는 것밖에 할 수 없었으니까.
-오탈에게는 여신을 적을 없애는 것 밖에 바랄 수밖에 없으니까.
-그렇기에 어리석은 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물었다.
[너는 지금 어떤 [꿈]을 보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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