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타츠노코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52부작 장편 애니메이션 [피노키오의 모험]입니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 KBS에서 방영한 적이 있으며 90년대까지 잠깐잠깐 재방송을 한적도 있었습니다. 줄거리는 뭐 아시다시피 떡갈나무 요정의 가호를 받고 나무인형이 된 피노키오가 온갖 시련과 역경(?)을 딛고 인간이 된다는 줄거리입니다. 50부작이라는 방대한 긴 분량이다보니 뒤로 갈수록 소재고갈이기라도 한 듯 초반에는 마을 위주로 사건이 벌어지다가 스케일을 벌려 아프리카까지 건너가서 온갖 개고생하고 컴백한 뒤론 또 할아버지가 붙잡혀서 악마의 섬으로 끌려가는 등 눈물없이 볼 수 없는 팔자가 펼쳐집니다.
무엇보다 피노키오 성격이 순진하면서도 천둥벌거숭이, 이기적인 면모를 자주 보이다 보니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암에 걸리는 활약상을 자주 펼치는데 특히 귀가 얇다보니깐 남들의 꼬임에 빠져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온갖 사고는 다 치다보니깐 할아버지가 계속 사과를 하시고 본인 스스로도 고난을 당하시던데 그럼에도 끝까지 피노키오를 사랑하고 믿고, 가히 보살의 경지에 이를 정도더군요. 작중에 피노키오를 싫어하는 동물들도 나오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은근슬쩍 동료로 들어가 할아버지를 구하려는 여정에 동행하기도 합니다.
또 옛날 애니라서 그런가 작중 잔인한 전개도 조금 있었는데 본편에서 어떤 연유로 죽었다고 하는 캐릭터는 그대로 사망하더군요.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마녀가 산다는 숲으로 피노키오랑 동네꼬마들이 들어가는데 맹수에게 잡혀 애들은 그대로 사망하고, 아프리카 에피소드에서는 피노키오가 어쩌다 얻은 보석으로 부자가 되어 할아버지도 잊고 떵떵거리며 사는데 같이 살던 아기 대머리 독수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피노키오의 대저택에 화재가 나 알거지가 되는데, 아기 대머리 독수리는 탈출하지 못하고 그대로 사망하고 복수심에 불탄 대머리 독수리 아버지는 피노키오를 잡아다가 멀리 하늘 높이 떨어뜨립니다. (당연히 나무인형이라 안 죽습니다) 또 아프리카에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땐 어느 발명가 청년의 기구에 탑승하는데 이때 고향땅을 그리워하는 어떤 개랑 같이 갑니다만, 기구가 위험에 처하자 결국 무게를 줄이기위해 그 개는 스스로 바다에 표류해 죽음을 택하기도 하고, 사람처럼 흉내내는 원숭이는 주인에게 버림받아 서커스단에 팔려나가기도 합니다.(다신 등장안함) 이런 잔인한 상황 속에 몇 번이고 죽음의 위기를 넘긴 인물이
있으니 서커스 단장인데 피노키오의 숙적으로 초반에 나왔다가 버로우 탄 뒤 재등장해 피노키오의 고행을 가속화시키는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여하튼 피노키오의 발암행동 덕분에 좀 암이 걸릴 뻔 하기도 했습니다만, 재밌게 봤습니다. 더딘 편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피노키오도 나름 성장하고요. 마무리는 좀 엉성해서 아쉽긴 했습니다만, 피노키오가 인간이 된 모습은 그래도 길게 본 보람이라도 있는 듯 작중 최고 미소년이더군요.
덧 : 유튜브에 더빙판이(공식인듯?) 업로드되어 쉽게 볼 수 있습니다만, 인코딩이 잘못되어
몇 화는 제대로 볼 수 없는데 서커스단장의 최후편을 제외하면 내용 이해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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