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기다려왔던 것인데, 드디어 종국이라는게 실감이 납니다.
더이상 기다릴 필요도 없고, 그저 한국 개봉만을 기다리면 되니까요.
불투명하긴 하지만, 언제가 아니면 블루레이라도 볼 가능성이 생기겠죠.
이번 스포를 보고나니 달콤씁쓸한 느낌이 많이 났습니다. 끝났다는 기쁨과 허무함, 그리고 상상했던 것과 너무나 다른 결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심 아스카와 신지가 이어지길 바랬지만, 켄스케와 이어진건 유감이지만
누구 말대로 14년을 기다리는게 쉽겠습니까. 사실 슬프지만 이미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이번 극장판은 스포를 보면서 Tva의 오리지날 25, 26화가 아닌, 오리지날을 보던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고 그렸던 그림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인공이 각성해서 멋지게 승리를 쟁취하고, 세계를 구한다던지 루프를 한다던지의 클리셰같은 그런것 말입니다.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말을 하는게 어리석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저 지금 느낌이 그렇게 드네요.
평론가들과 사람들의 평점이 높은 것은 에바를 알고 있는 대중적인 사람들과 깔끔한 끝맺음이 결정타를 한 것이겠죠.
그런 사람들은 커플링이니, 설정 놀음은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만약 에바 Tva가 그렇게 끝났다면 에반게리온이 지금까지 유명한 애니메이션이 될 수는 없었겠죠.
tav의 25,26화와 eoe가 그 당시 시대적인 일본의 상황과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신지라는 캐릭터의 감정이입,
미스터리한 감춰진 설정, 메카물 액션 여러가지가 존재했고, 그런 것들에 매료되서 사람들이 파고들고
있을지도 모를 퍼즐 조각들을 끼워맞추면서 지금까지 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음모론이 금새 퍼지고 거대화 되는 것처럼
저는 항상 영화나 책을 읽고나면 제가 생각한 것들이 맞는지, 내포되어있는 의미를 찾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습니다.
원작자의 인터뷰나 영화의 메이킹북이라던지 이런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것들을 보는게 즐거우니까요.
하지만 이번 다카포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극장판은 에반게리온 시리즈에 맞지않게 친절하게 설명도 많이 해주었고,
깔끔한 결말과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14년이라던지, 마리라던지) 개연성을 이어서 에바답지 않은 깔끔한 마무리를 지었으니까요.
위에서 했던 말이지만 에반게리온은 정말 있을지도 모를 퍼즐 조각을 맞추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작품에서 나오는 것들이 안노가 상상한 대로가 아닌 그저 작품을 파훼해보려는 이해해보려는 억지였을지도 모르죠.
어른이 되라는 말이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더이상 이야기에 현혹되거나 파고들지 말라고 말입니다.
저희가 억지스러운 퍼즐 조각을 맞추면서 에바의 주박에 씌여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번 극장판으로 안노는 주박을 벗었지만
아직 남아있는 너희들도 보면서 주박에서 벗어나란 이런 느낌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분명 다카포가 개봉해서 보고 나오면 후련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참 신기한 일입니다.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는 신지와 동일한 나이였던거 같은데,
이제는 다카포의 종극에 나오는 신지와 똑같아져버렸네요. 이 긴 시간을 저도 모르게 제 자신이 에바의 주박이라는 것에 씌여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는 행복하길 바랬던 신지도 드디어 행복해졌고, 저도 주박을 벗어던지고 신세계에 맞는 저로써 자리매김할 필요가 잇다는 걸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극장판이 개봉하고 보고나면 가슴먹먹하고 후련한 생각이 날꺼 같습니다. 그리고 더이상 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을 소모하지 않을 거고, 그대로 이별이겠지요. 어떻게 보면 과몰입이라고 볼 수 잇지만, 중학교 시절 신지의 나이 때 신지에게 자신을 투영하여 구원받았고,
종극의 현재의 신지의 나이가 되어 새로운 제 자신이 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준 에반게리온이 참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반게리온.
그리고 사요나라 에반게리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