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권 마지막에 가이 선생님이 최고로 멋있게 나와서 나루토 보면서 오랜만에 짜릿함을 느꼈다.
그런데 왜 죽지 않았나?
69권 마지막은 가이 선생님의 죽음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빛나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나루토가 사기적인 힘으로 세상의 이치를 비틀어서 가이 선생님은 죽지 못했다.
그리고 왜 이제와서 초기의 "열등생" 나루토란 말이 다시 나오는가?
지금 나루토는 누가봐도 재능의 귀재다.
4대 호카게의 아들이라는 우수한 혈통을 타고나고,
3닌자로 칭송되는 지라이야조차 고생했던 선인술을 단기간에 습득하고,
구미의 인주력이라는 세상에 9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귀중한 힘을 지니고,
우즈마키 일족의 강인한 체력을 이어받고,
한술 더 떠서 육도선인 혈통의 환생.
결코 노력만으로 개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없다.
"열등생이였던 나루토는 호카게가 될 수 없다. 호카게가 될 사람은 호카게가 될 운명을 타고난다."
재능이 넘치는 엘리트였던 자신이, 재능이 없는 열등생에게 패배한 것을 계기로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힘을 믿게 된 네지.
하지만 우습게도 뚜껑을 열어보니 나루토는 자신의 힘이 아닌 "구미라는 재능"으로 네지에게 이긴 것이었다.
게다가 4대 호카게의 아들. 이 이상 호카게가 될 운명을 타고난 사람도 보기 힘들다.
완전히 사기다.
후유가와는 비견도 안 될만큼 축복받은 혈통과 재능을 타고난 인물이란 것이다.
지금보면 네지도 완전히 놀아난 피에로였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제와서 열등생이라는 말을 들고오지 말았으면 한다.
제한이 있있어야 긴장감이 생기고 분위기가 고양된다. 하지만 지금의 나루토는 만능술사가 되었다.
자부자 전에서 느꼈던 목숨을 깎아가며 싸운다는 감각은 눈꼽만큼도 느낄 수 없다.
사용하면 반드시 죽는다는 팔문둔갑조차 나루토가 간단하게 구해버린다.
닌자라는 도구로 태어났지만 한명한명이 각자 개성적인 전투방법과 힘을 지니고, 닌술과 닌구를 활용하며, 진정한 의미로 닌자다움이 있었기에 중닌시험 부근은 정말로 재밌었다.
지금은 파워 인플레가 격심해져서 사륜안과 미수, 육도의 힘 등을 이어받는 캐릭터로서의 개성밖에 없어졌다.
게다가 파워인플레로 유명한 드래곤볼과는 전투방법이 근본적으로 달랐기 때문에, 나쁜 쪽으로만 영향을 주어 닌자들의 심리나 대화, 전술의 구성이 완전히 죽어버렸다.
옛날이 좋았다는 상투적인 말을 하고 싶진 않았지만, 옛날에는 시종일관 시시한 설명조로 말하는 싱거운 적 따윈 없이 무게있는 대사 한마디로 표현하는 멋이 있었다.
단순히 닌자답게 사투를 벌이며, 어디까지나 "전체를 위한 톱니바퀴에 불과한 닌자"로서 괴로운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필사적으로 답을 찾아가던 자부자 전과 중닌시험 부근의 나루토가 가장 재밌었다.
가이 선생님의 결사의 각오에서 그때의 분위기가 되살아날 거란 가능성을 느꼈지만, 완전히 기대에 어긋났다.
------------
공감가는 글이라 가져와봅니다. 독자가 느끼는 바는 만국공통인가봐요.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