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역시 스콧을 먼저 보내는게 현명한 선택이었어."
"그런데 안 구하고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돼 주인아?
네 10년지기 친구라매."
"10년지기 친구니까 보낸거지 임마.
한 1년 사귄 놈한테 저기 가라고 했다면 질색하며 거부했을테니까.
스콧도 내가 구하러 왔을거라 생각하면서 편히 눈을 감을거야."
"내가 네 친구가 아니라 탑승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어찌 이토록 다행일수가 있는지."
"저기 보라고. 내가 늘 말했었지.
세계의 경계 너머엔 지금 멸종되어가는 마력이 넘쳐나잖아.
빨리 가서 몽땅 차지해버려야지."
"주인은 여기 앞에 있는 수많은 고대 검에는 관심도 안가나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어딨냐. 동네마다 뒷산에 하나씩은 있을 법할 정도로 흔해 빠진게 거대 검이구먼."
"아스타로스의 전사들이여 일어나라!
강철과 피의 시간이 시작되었나니
적들의 심장이 두려워 뛰는 소리가 울린다
앞으로 나가라 앞으로 나가라
그들의 피가 우리 제국의 군화를 적실 때까지!"
"네가 가서 그 전쟁 2세기 전에 끝났다고 좀 전해라."
"네가 직접 가서 말해 이 시발 주인 새끼야."
그 둘의 첫만남은 우연히 눈이 마주쳤다고해서 묻고 따지지도 않고 서로 죽이려고 했다는 점에서 약간 인상적인 것이었다.
싸움이 끝나고 주종관계가 성립된 것 외에 이 둘의 사이가 딱히 변한게 없다는 것도.
"안녕하세요. 마법서로 집안에서 바로 만나는 서비스입니다.
저희 책은 의료 관련 질문에 답할 것입니다."
"예, 안녕하세요. 그 마법 오남용으로 인한 저주 체증에 대한 질문을 하려고 하는데
평소에는 12가지의 증상을 겪고 있는데 지금은 다섯개나 추가되었네요. 응급처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기 실례지만 고객님. 혹시 사람 새끼가 맞으세요?"
"2주 전까지는요. 예."
천둥새는 아주 희귀한 생물이지만 몇몇 지역의 짙은 구름에서 무리로 서식하는 것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 새를 타는 방법은 의외로 그리 어렵지 않다.
천둥새는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구름을 헤치고 조심히 접근해서 올라타면 된다.
날뛰는 천둥새를 진정시키는 방법은 머리에 칼을 꽂는 것인데 이러면 칼이 일종의 조종간 역할을 해서 더욱 편해진다.
편리한 탑승감을 위해 등자로 쓰기 위한 칼을 박아넣는 것도 추천할만 하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와의 유영을 끝낸 후에는 천둥새가 무리에게 인간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을 막아야하니 뒷처리를 하는 것을 권한다.
<나의 존나 개쩌는 여행기>
"그래 너가 칼 좀 쓰는건 알겠어. 공간도 아파가지고 피를 흘리네. 네 스승도 참 자랑스러워할거야.
그런데 이걸 굳이 내 앞에서 보여주는 이유가 뭔데?"
"이렇게 널 베어버리겠다고 날 괴물한테 몰아넣고 혼자 도망간 배신자 새끼야."
"그걸 아직도 담아두고 있냐 쪼잔한 놈."
"드디어 찾았어요! 어디 보자...
'세계의 비밀을 찾아 밧줄의 하늘로 찾아온 자들이여.
하나의 희생으로 감춰진 문이 나타나리라'
또 수수께끼네.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글쎄 모르겠는걸. 그 밑에 더 단서가 있는지 찾아봐."
"자 악마야. 내가 원하는 정보를 불지 않는다면 당장에 봉인을 풀어버릴 거란다.
그러면 너는 바닥에 나뒹구는 한낱 고기덩어리가 되고 말겠지.
딱 10초만 줄테니 곰곰히 생각해보거라."
"저래서야 입 못 움직이지."
"그렇네."
"원래 용이란 놈들은 차원을 초월한 놈들이라 그런지 별빛의 파편에는 사족을 못 쓰거든.
저기 먹음직스러운 빛이 덩그러니 방치되어 있으니 당연히 정신줄 놓고 달려들겠지.
하지만 짜잔! 녀석은 내가 저 안에 감춰둔 룬 함정에 꼼짝없이 잡히는거야."
"이 지역의 토속 저주 의식이야.
뿔달린 짐승을 죽인 후 그 머리를 잘라 나무에 매달지.
뿔이 마법을 모은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거지. 나뭇가지는 뿔을 보조하는 역할인거고.
마지막으로 저주를 내릴 대상을 생각하며 나무 밑에 짐승의 염통을 묻으면 되는거야.
저주의 위력은 강력하지만 해제하기 쉬워서 초보들이나 하는 의식이야."
"꽤나 자세하게 아는데 자주 해봤나 보지?"
"자주 당했지, 정확히는."
"우리는 당신이 우리 형제들에게 한 짓을 용서합니다.
우리는 당신에게 해를 끼치려 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에게 붙어 있는 병을 떼어내야 합니다.
제발 갈 길을 멈추시고 우리의 도움을 받으십시오."
"다 덤벼 시부랄 것들아!!"
"의뢰하신대로 엘 드라다 산의 괴수를 처치했습니다 촌장님. 작은 마을에서 고생 많으시네요.
그런데 전리품을 챙기다보니 재밌는 사실을 발견했지 뭡니까. 이 괴수가 용의 머나먼 친척이라는 사실을요.
이거 아는 사람 몇 없는데 용은 죽이는게 불가능해요. 우리의 생사 관념을 초월한 존재라서.
그러다 보니 이 놈도 목 베었는데 살아있는 기관이 있더라구요.
특히 이 오른쪽 목 근육 특정 부위를 자극하면 작은 산도 날려버릴 파괴의 빛이 뿜어져나온답니다.
이제 의뢰비 인상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다."
"흐자탁의 살점이여, 혐오스러운 세포시여.
제가 증오해 마지 않는 자에게 저주를 내려주시옵소서."
"그 두건 쓰고 커다란 새랑 같이 다니는 놈?"
"그걸 대체 어찌..."
"그 새끼 아아주 유명한 새끼야. 걔 조지는거 요즘 유행이라니까. 제물 50% 할인해주마."
" '나무와 함께 거닐고 태양과 함께 웃으며, 사람들을 사랑했던
유쾌한 로데인, 이 곳에 묻히다.'
아니 이름은 이미 아는데 대체 어떻게 '이 곳'에 묻혀있을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이야 진짜 깊게도 들어갔네. 10 미터는 되겠다.
꼬마야! 이제 척추뼈를 잡고 조심히 올라오는거야!
거기 마스케라로 소리 지르고 있는 눈 10개 달린 머리 옆에 있는 종양을 조심해!
그거 건드리면 고름이 터져나올건데 널 뼈도 안 남기고 녹여버릴거야!"
요정의 건축물은 미스터리로 가득하다.
그 곳엔 문이 없다.
억지로 벽을 부숴도 빈 공간따윈 찾을 수 없다.
그저 육면체의 구조물이 서 있을 뿐이다.
세계의 뒷면에 사는 존재는 우리의 공간 개념을 일부 초월했기 때문이다.
운 좋게 요정의 목소리를 들은 인간이
그들의 초대에 응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날 아무 징조도 없이 성널평원 한 가운데 기둥이 생겨나니
그 기둥은 온갖 추악한 생물로 가득하여 서로 뒤엉키고 꿈틀대며 비명을 질렀고
하늘을 꿰뚫을 기세로 뻗어 그 끝을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 흉물의 그림자가 지는 곳은 불운한 냉기가 드리웠고
모든 짐승이 그 추악함이 눈에 드는 곳에 가기를 꺼려했다.
사람들은 이 기둥을 생명의 나무라고 불렀다.
"내 언젠가 네 놈이 제 업보에 걸맞는 끔찍한 최후를 맞을 줄 알았다.
그 본성만큼이나 추한 몰골을 단 1초도 더 보고 싶지 않지만
오랫동안 길을 함께한 정을 봐서라도 마지막 인사 정도는 남겨주지.
눈 앞에서 뒤져가는 꼴 보기 참 좋더라.
꼭 지옥에서 안 나오고 영원히 썩길 바란다."
"나 여기있다 등신아."
"내가 예전에 알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너 친구 없잖아."
"걔네 이름이 율릭이랑 케일린이라고 둘이 엄청 알콩달콩한 연인이었거든.
그런데 싸울 때는 무슨 머리 둘 달린 트롤마냥 된통 싸워서 헤어지곤 했단 말이야.
다음 날엔 서로 울고불며 화해하는 게 가관이었지. 싸우고 헤어지고 화해하고 다시 만나고.
이 촌극이 바로 우리 마을에서 매일같이 보이던 일상이었다니까.
나는 걔네들이 매번 서로 상처주는 모습이 마음 아프더라고.
그래서 걔네들을 절대 헤어질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줬던 거지."
"설마 그거 나한테 한것처럼 했냐?"
"그 때는 몰랐는데 거기서부터가 문제였던거 같아."
"시발 이젠 괴물까지 만들어낸거야?"
"아무리 짐승이라지만 너는 좀 생각을 하고 입을 열 필요가 있어.
그 짧은 문장에서도 오류가 두개나 있잖아.
첫째, 이제라는 말은 명백하게 틀린 표현이야.
그리고 두번째, 만들어내다니! 나는 신이 아니야. 무에서 유를 만들 수는 없어.
일단 안에 들어있는 애들 중 몇 명이나 의식이 남아있을지 알아봐야지."
"저게 내가 살던 집이다. 내 평생의 연구 자료가 다 저 안에 있어."
"집을 통째로 띄워놓다니 참 너다운 보안 설계다."
"뭔 소리야. 집이 날 싫어해서 위로 도망친 거야.
이제 들어갈 방법 찾아야돼.
이 세상 알려진 저주라곤 안 받아본 것이 없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일단 가정해보자는 말이다.
각각의 끔찍한 증상을 의도한 방향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 그 저주받은 운명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몸이 비대화하는 저주를 몸의 일부분으로 옮긴 후
뼈가 튀어나오는 저주로 디딤대를 만들고
추가적인 입이 돋아나는 저주로 거대한 아가리를 생성한 뒤
입에서 악의 독기를 토하는 저주를 통해
강력한 악마의 대포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저주와 그 고통에 적응하는 순간, 그 뒤틀린 운명의 질병조차도 다스릴 수 있다면,
인간은 죄악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저 자는 바닥에 떨어진 숟가락을 주으려고 했었다.
포효는 적의 의지를 꺾는 가장 기본적인 야생의 전투 수단이다.
도시를 떠나 문명이 지은 길을 건너 저녁 어스름이 핏빛으로 물드는 땅으로 가면
사악한 괴수들 사이에서 포효가 충돌하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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