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게시글이 게시판 성격과 맞지 않을 경우 삭제하겠습니다.
* 영상을 우선 권장드리며 텍스트 버전은 영상을 풀어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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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이전에 제가 루리웹에 작성한 게시글 리스트입니다. (안 읽으셔도 무방하지만 읽어주시면 복이 옵니다.)
▶ 옛날 추억의 온라인 게임, 서바이벌 프로젝트에 대해 - https://bbs.ruliweb.com/etcs/board/300577/read/104570
▶ NNG가 개발한 비운의 명작, 귀혼에 대해서 - https://bbs.ruliweb.com/etcs/board/300577/read/104572
▶ 넥슨의 북유럽 클래식 RPG, 아스가르드에 대해서 - https://bbs.ruliweb.com/etcs/board/300577/read/104577
▶ AK Interactive의 국산 온라인 수작, 거상에 대해서 - https://bbs.ruliweb.com/etcs/board/300577/read/104579
▶ 역주행에 성공한 넥슨의 캐주얼 레이싱, 카트라이더에 대해서 - http://bbs.ruliweb.com/etcs/board/300577/read/104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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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엉기입니다.
점심 막 먹고 와서 루리웹에 글 씁니다.
그 동안 항상 초~늦저녁에 글 쓰다가 오늘은 업로드 예정 영상의 내용이 길어져 쓰게 되었습니다.
디아블로 시리즈의 내용을 다루지만 완전 세세한 부분은 차츰 추가, 수정해나갈 예정입니다. (이 부분 양해바랍니다.)
오늘 쓴 글도 아마 내용이 좀 길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지금의 2~30대 남성들을 한 때 잠깐이나마 PC방에 붙잡아뒀던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디아블로 2"인데요.
시리즈로는 1편부터 있지만 사실 1편을 먼저 접해보신 분은 많이 없을겁니다.
[1편 포스터]
1편은 96년도에 출시해서 오래 전부터 PC패키지 쪽에 관심을 둔 사람이 아니면 접하기 힘든 게임이었습니다.
특히나 국내의 경우 출시가 약 1년 가량 미뤄졌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언어의 진입장벽과 잔인한 장면 때문이었습니다. (오프닝 동영상의 경우 까마귀가 사람 눈을 뜯어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지금은 이렇게 한글 패치로 플레이 할 수 있지만 당시엔 모두 영어였습니다.)
정작 CD포장지에는 한글로 디아블로라고 적혀있었지만 인게임은 모두 영어였죠.
디아블로는 매 시리즈가 출시될 때마다 연타석 히트를 날렸는데요,
이는 자연스럽게 블리자드의 인지도, 주가, 브랜드 이미지를 모두 급상승시키는 상품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바로 디아블로가 블리자드에서 최초로 개발되었다는 점인데요,
엄밀히 따지자면 블리자드에서 비롯된 게임은 아닙니다.
바로 "콘도르 게임즈"입니다.
사진만 봐도 정말 옛스러움이 느껴집니다 ㄷㄷ
콘도르 게임즈에서 처음 기획, 개발된 디아블로는 원래는 턴제 게임이었습니다.
디아블로 프로토 타입을 들고 블리자드를 찾아간 콘도르 대표는 자신들의 입지가 많이 낮으니 블리자드에게
대신 출시해달라는 협상을 하러 간거죠.
턴제 디아블로의 프로토타입을 본 블리자드는 게임의 잠재성을 일찍이 파악 후
콘도르 게임즈를 인수합병하여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인수합병된 콘도르 게임즈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블리자드 노스"입니다. (정확히는 디아블로의 개발이 절반쯤 진행됐을 때)
어느정도 게임의 윤곽이 잡힌 디아블로를 들고 블리자드 본사를 찾아갔으나,
상품성 = 게임성이 꼭 공존하지는 않는다고 믿었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디아블로의 방향성을 실시간으로 하길 원했습니다.
이 때 블리자드는 글로벌 판매량 200만 장 이상을 올린 워크래프트 2의 인기에 힘 입어 인지도가 높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노스에서는 기존 방향이었던 턴제로 가길 원했고 여기서부터 턴제 vs. 실시간의 대립구도가 펼쳐집니다.
여기서 디아블로를 언급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인물이 한 명 나오는데요,
바로 "빌 로퍼"입니다.
거의 디아블로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블리자드 내 포함 게이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개발자이지요.
빌 로퍼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실시간 전략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주게 하기 위해
모두가 보는 앞에서 디아블로 프로토타입을 실시간으로 손보게 됩니다.
그리고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바로 빌 로퍼가 약 3시간 작업한 결과물이 훨씬 더 좋았기 때문이죠.
현장에 있던 노스와 엔터테인먼트 관계자 모두가 결과에 만족하여 디아블로는 실시간 전략 방향으로 고정되었고
이것이 우리가 아는 디아블로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디아블로 1은 1996년 12월 31일, 세상에 그 모습을 처음 드러냅니다.
(이래뵈도 당시엔 엄청난 그래픽이었습니다.)
당시 기술적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디아블로 1은 워크래프트 2보다 약 50만 장 많은 판매량인 250만 장을 달성했습니다.
여담으로 디아블로 1 개발 당시 자사 RTS 장르였던 스타크래프트가 개발 중이었는데
빌 로퍼의 결과물로 인해 스타크래프트 개발이 지연된 웃픈 상황도 존재했죠.
물론 지연된 게임이라도 스타크래프트는 국내에서 메가 히트를 달성한 게임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워크래프트 2, 디아블로 1의 성공으로 세계적인 개발사로 급부상하게 된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2 개발에 착수하게 되는데요,
그 결과로 2000년 6월, 디아블로 2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보기만 해도 간접흡연이 되는 이 포스터는 전국의 모든 PC방을 검은 화면으로 물들였고
하루종일 디아블로 2만 잡고사는 게이머도 생겨났을 정도였으니까요.
디아블로 1이 글로벌 판매량 250만 장을 달성했지만
디아블로 2는 국내 판매량은 400만 장을 이뤘습니다.
블리자드 측에서는 이 때부터 디아블로 3를 고민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동안의 결과물로 기대치가 높아진 유저들을 쉽게 만족시켜 줄 수 없었기에
빠른 개발을 할 수 없었고 그 차선책으로 내놓은 결과물이 바로 파괴의 군주 확장팩입니다.
이 때 추가된 컨텐츠로는 크게 액트 5 추가, 신규 직업 2종 (드루이드, 어쌔씬)이었습니다.
저는 파괴의 군주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디아블로를 시작했는데 초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재밌어서 30분씩 매일 PC방에 찾아갔을 정도였습니다.
일주일에 3천원 남짓 받았던 용돈을 약 한 달 가까이 모아 가이드북도 질렀었죠.
(실제 제가 샀던 가이드북은 다른 버전입니다. // 아래는 펌)
영상에도 언급했지만 학교 수업시간에 집중 안 하고 가이드북 읽다가 들켜서 뺏긴 책만 5권이 넘었습니다. (그래도 꿋꿋이 모아서 다 샀습니다.)
그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디아블로였지만 결국 강해지기 위한 아이템 파밍의 무한 구조로
점점 인기가 식어져갔을 무렵,
2008년 블리자드 측에서 새로운 소식을 들고옵니다.
바로 디아블로 3의 개발 소식이었죠.
디아블로 글자 뒤 발톱 같은 3이 처음 딱 언급 됐을 때 게이머들 환호성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디아블로 3부터는 블리자드 노스 출신이 아닌 개발인력이 일부 투입되었는데요,
그 중 제일 유명한 인물이 바로 제이 윌슨입니다.
디아블로 전 책임자였던 빌 로퍼의 후임으로 들어와서 프로듀싱 능력에 의문이 많은 인물이었지만
블리자드에서 최악의 프로듀서로 꼽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아블로 3은 1,200만 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리는 기적을...)
그렇게 2012년 디아블로 3가 발매되고 발매 당일 왕십리역은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한정 판매수량으로 인해 당일 사고가 일부 있었다고 합니다.
디아블로 3는 전작들과 함께 시작 버프를 잘 받은 편이었지만 게임 그래픽, 스토리 등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게임성은 아직도 갈리는 중)
예전에 다른 커뮤니티에서 본 글이었는데 디아블로 2에 3 스킨을 씌운거 같다는 댓글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오픈까지는 좋았지만 오픈부터 문제가 된 디아블로 3는
서비스 초반부터 서버 렉으로 인해 많은 유저를 떠나보냈습니다.
바로 아래의 문제 때문이죠.
위 메세지는 유저들을 수시로 괴롭혔으며 지금의 모바일 트렌드인 4대 명검을
블리자드는 수시로 뽑아들게 됩니다.
두 번째로 문제가 됐던 부분은 경매장입니다.
지금은 사라진 시스템이지만 초반에 디아블로 3를 해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요즘 MMORPG 온라인도 유저와의 거래 편의성을 위해 경매장을 넣거나 추가하는 쪽으로 개발 방향을 잡고 있죠.
경매장의 장점은 재화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물량 체크가 가능하지만
오류가 발생했을 때 그 피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단점이 장점을 씹어먹는 예)
경매장이 포함된 게임은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적이 없는 것처럼
디아블로 3 역시 인플레이션, 0원 버그, 해킹, 현금 거래 문제 등으로 오랜 시간 가지 못하고 삭제되었습니다.
또한 디아블로 3는 고정된 육성 방식이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됐었는데요,
특정 빌드를 맞추기 위해 고정된 아이템 세트, 스킬 빌드를 맞춰야 해서 모든 유저의 세팅이 비슷해져갔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크게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MMORPG라면 결국 더 좋은 아이템, 스킬 세팅을 하게 되고 한정된 수량의 장비 안에서 맞추게 되면 아무리 경우의 수가 많은 조합이라도
결국 지향하게 되는 방향이 비슷해지지 않나 싶네요.
비슷한 세팅이라고는 하나 블리자드 측에서도 이 부분을 인지해서 추가한 시스템이 바로 "시즌제" 도입입니다.
한 시즌 동안 균열 단계에 따라 보상을 차등 지급하는 시스템 + 특정 시즌에만 존재하는 한정 아이템을 받기 위해
유저들은 더 열광하게 되었죠.
부가 컨텐츠로 지속적으로 추가해주면서 디아블로 2의 종말처럼 무한한 루프로 끝나지 않게
유지, 보수해주는 블리자드의 노력이 돋보이는 디아블로 3로 지금도 PC방 순위를 왔다갔다 하는 중입니다.
(점유율 짤을 못 구해서 검색어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이렇게나 잘 나가고 명성이 자자한 디아블로 시리즈에게 2018년 블리즈컨에서 디아블로의 이미지에 쐐기를 박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바로 "디아블로 이모탈" 발표죠.
2018 블리즈컨에서 디아블로의 신작 발표는 하이라이트로 제일 마지막 순서에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블리자드 노스 출신의 와이엇 쳉이 그 발표를 담당했죠. (노스 출신인데 모바일 지향....)
쳉의 발표가 끝난 후 참여자들 질의응답에 한 게이머가 일어나서 물었죠.
"Is this an out of season April Fool's joke?" -> 철 지난 만우절 농담인가요?
게이머들은 그대로 환호했으며 와이엇 쳉의 당황한 그 표정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블리즈컨은 마무리 되었고 블리자드에게는 주가 폭락이라는 큰 혼란이 찾아왔는데요,
블리즈컨 종료 후 4조가 증발했고 당시 약 8조원이 증발했습니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출시 및 사후 관리는 중국의 거대 기업 넷이즈(NetEase)에서 공동 운영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론 뭐든지 중국 자본이 끼면 기존의 방향과 완전 다르게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주네요.
완벽한 게임사는 없지만 그래도 블리자드 만큼은 유저들에게 크게 실망감을 안겨준 적은 없었습니다.
중국 자본이 흡수된 블리자드가 어떤 모습이 될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알겠지만 이전의 블리자드처럼 될 수 없으리란 사실은
많은 게이머들에게 슬픔을 안겨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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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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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모바일 버전이 나올거다...는 하스스톤 이후로 예상했지만 그래도 배신당한 기분이 듭니다. ㅋㅋㅋㅋㅋㅋ | 19.07.08 14: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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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인구가 많은 만큼 이모탈 취향을 가진 사람이 분명 있을겁니다 ㅋㅋㅋㅋ 문제는 금전적 성공을 제외한 브랜드 가치가 반토막이 난게 갠적으론 아쉬워요 ㅜㅜ | 19.07.10 16: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