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가 온 몸을 비틀어가며 자신이 갇힌 허름한 건물에서 겨우 빠져나온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에스트렐라의 모습으로 위장한 세라피스는 그의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그가 갇혀있던 건물로 이동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정말로 '신의 그릇'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었다. 화염, 물, 바람, 땅, 빛, 그리고 어둠의 정수를 담아낼 여섯 '그릇'의 가장 아래에 있었고, 그렇기에 여섯 '그릇'에게 무시당하는 처지였지만, 또한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신'이라는 이름을 붙인 특이한 정수를 담아낼 그릇을 담아낼 자질을 지닌 자가 정말로 브레이크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세계의 핵으로서 존재하는 여섯 정수의 가장 아래에 있는 정수. 그렇기에 무시당하며, 또 그렇기에 '신'이라 불리는 정수. 그 친구가 정말로 신이라는 이름의 정수를 지닌 그릇이라면, 정말 흥미롭겠어.
한 편으로는 누구도 확인하지 못 했지만, 그렇다고 누구도 '없다'고 단언할 수 없는 또 다른 정수의 존재도 궁금했다. 어둠의 정수를 담아내는 그릇으로서 선택받은 '인제'라는 듀얼리스트의 몸에 깃들어 애프터라이프에서 대외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어둠의 신조차도 '지금까지는 없었으나 앞으로도 없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고 말한 '무명'의 정수였다. 어둠의 신도 땅, 화염, 물의 세 정수를 담아내는 그릇으로 선택받아 '심장'이라는 이름을 붙여줄 정도로 우대하고 있는 '신의 세 심장'과 자신을 포함해 어둠의 신이 손수 축복을 내려준 일곱 명인 '신의 일곱 눈'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
그것은 무엇도 아니지만, 그렇기에 무엇이라도 될 수 있는 정수. 너무나도 무색무취한 정수인데다 설령 세상에 나타났다고 해도 그 성질 때문에 그 존재를 단언할 수 없는 정수. 하지만 그렇기에 무엇이라도 될 수 있는 '무명'의 정수...
어둠의 신조차 그 존재를 섣불리 부정하지 못 하는 무명의 정수는 얼마나 흥미롭고, 얼마나 위험할까. 그렇게 생각하며 브레이크가 감금된 건물에 도착한 세라피스였다.
"이런."
하지만 세라피스의 계획은 순조롭지 않았다. 비밀리에 건물을 지키고 있어야 할 다른 단원들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고, 문은 부서진 채 너덜거리고 있었다. 일이 잘못되었음을 직감한 세라피스는 급히 브레이크가 갇혀있었던 건물에 진입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함정 해제의 코드를 입력한 후, 그 안으로 들어가보니 건물을 지키고 있어야 했던 세 명의 단원 중 두 명은 기절한 채 각자 사람이 처박힐 법한 공간에 처박혀있었고, 나머지 한 명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쯧. 하필이면 신원 파악 방지를 위해 사용한 수단들이 역으로 독이 되었군."
가짜 신분과 가짜 얼굴, 가짜 지문에 가짜 목소리까지. 이 곳을 지키는 단원들에게는 특별히 보안을 기해 여러 방법들을 동원해 신원 파악 방지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그렇기에 내부의 기습에는 취약해진다는 뜻밖의 단점이 있었다. 그 단점이 하필이면 세라피스의 추적을 방해하는 귀찮은 요소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도 너무 방심했나보네. 설마 그 녀석을 도와주는 녀석이 있었을 줄이야."
쓴 웃음을 지으며 내부를 확인하던 세라피스에게 또 다른 악재가 찾아왔다. 원래대로면 이 곳에 있어선 안 될 손전등의 존재와 텅 비어있는 상자를 확인한 세라피스는 영혼을 봉인한 카드의 흔적을 읽어내자마자 깊은 한숨과 함께 어딘가에 연락을 넣었다.
"일곱 눈들을 전부 소집시켜. 심각한 문제가 생겼어."
*
아아, 집에 가고 싶다...
세라피스가 생각 외의 악재로 인해 급히 신의 일곱 눈의 소집을 요구하던 비슷한 시각, 동명이인의 에스트렐라는 하고 싶지도 않았던 위장 전학에 벌써부터 진절머리가 나고 있었다. 그나마 브레이크를 무력으로 제압해 납치, 세라피스에게 그 신변을 넘긴 것까지는 좋았고, 그가 당분간은 브레이크의 신분으로 활동하며 자신을 도와주는 것에 대한 암묵적인 약속을 받아내는 것까지도 좋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여전히 여고생의 신분으로서 지내야하는 입장이었다. 이미 10여년 전에 졸업한 교복을 다시 입어야 하는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부터, 종합 격투기를 수련한 초보 듀얼리스트임에도 온 세상이 알아주는 유명 듀얼리스트 행세를 해야하는 자신에 대한 괴리감, 그리고 그런 그녀를 연기하는 살얼음판을 걷다가 잘못하는 순간 자기 목이 날아갈 자기 처지에 대한 절망감까지. 에스트렐라는 이래저래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기 싫어 미칠 지경이었다.
이 놈의 치마는 왜 이렇게 짧아...! 이 학교 여학생들은 죄다 이런 걸 입고도 부끄럽지도 않나? 그리고 자그레우스 이 양반아! 나는 분명 팬티스타킹을 요구했는데 왜 사이하이 삭스인가 뭔가 하는 걸 보냈냐고! 뭐, 잘못 보냈다고?! 그래도 기왕 이렇게 된 거 잘 해보라고?! 자기가 윗대가리랍시고 사람 놀리나?! 이 양반아, 내가 그래도 명색이 28살 처녀인데 이제와서 이런 짓 하고 싶겠냔 말이야!
자신에게 이런 임무를 떠넘긴 자그레우스에 대한 불만을 속으로 토로하면서도 삭이는 상황이 반복되었지만 겉으로 보이는 에스트렐라의 모습은 어딘가 차갑고 타인의 접근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 당당함이 묻어나오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람이 아닌 듯한 이국적인 느낌마저 주는, 틀림없는 도도한 미녀였다.
"와, 진짜 예쁘다..."
"혹시 성형 수술이라도 했나... 진짜 예쁘네..."
그런 그녀를 빛내게 해주는 건 얼굴 뿐만은 아니었다. 여성 종합격투기 체급 중에서 가장 가벼운 스트로급에서 활동했던 세미프로급의 종합 격투기 선수였음에도 교복으로도 쉽사리 가려지지 않는 적절한 융기와 교복 속에 감춰진 군살없는 몸매, 그리고 각선미가 살아있는 늘씬한 다리 라인까지 어느 하나 거를 것이 없는 미녀의 표준 모델이었다. 그래서 자그레우스가 그녀를 선택했던 것이고, 그녀를 선택하면서도 '입단속만 잘하면 진짜 틀림없는 미녀'라니, '성격이 외모를 썩히는 것 같아 아깝'다니 하는 반응마저 보였던 것이었다.
에휴, 어쩌겠어. 어쨌든 일이 이렇게 된 이상 하라는 일은 해야지...
"실례합니다."
"누구십니까?"
그렇게 속으로 땅이 꺼지도록 한탄하던 에스트렐라의 눈 앞에 나타난 건 자신보다 조금 작은 키를 가진 어느 미...소년이었다. 옅은 연두색의 그라데이션을 지닌 검은 색에 가까운 짙은 청색의 머리와 병아리 두 마리가 안구에 자리잡았다는 느낌마저 드는 순한 눈매의 연노랑색 눈동자, 앙증맞게 자리 잡은 코와 촉촉한 느낌이 드는 입술. 그리고 그의 체격을 세세히 살피지 않았더라면 남성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정도의 가녀린 몸매와 소년과 소녀 사이를 넘나드는 묘한 목소리, 그리고 여성적인 외모까지. 거기에 피부마저 우윳빛을 띠고 있어 그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다면 절대로 남성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하하, 실은 제가 에스트렐라 씨의 팬이어서 말이죠. 바쁘신 줄은 알지만, 괜찮다면 사인 한 번 부탁할 수 있을까요?"
"제가 조금 바쁘긴 하지만... 네, 그러죠."
솔직한 심정으로는 하기 싫은 일이었지만 에스트렐라는 순수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소년을 실망시키는 건 표면상의 그녀로도, 실제의 그녀로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그가 건낸 작은 노트에 그녀의 필적을 최대한 흉내내어 그녀의 사인을 써내려주기로 했다.
응...?
아니, 그랬어야 했었다. 그에게서 작은 노트를 건내받고자 무심코 그와 접촉한 그 순간, 에스트렐라는 자신의 영혼이 다른 영혼과 교대당하는 기이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곧 그것은 단순한 느낌이 아닌 현실임을 깨달은 에스트렐라였지만 그녀에게는 지금의 상황에 저항할 권리는 고사하고 그럴 힘도 없었다.
미안, 언니! 실례 좀 할게!
야, 너 뭐야!?
뭐라 더 따져볼 겨를도 없이 에스트렐라는 자신과 동명이인인 유명 듀얼리스트의 영혼과 맞바뀌며 어딘가에 구겨넣어지는 기구한 운명을 강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
"어떤가요? 이젠 좀 괜찮은가요?"
"아, 좀 낫네... 아니, 훨씬 나은 것 같은데. 원래 몸 주인의 나이가 좀 거슬리긴 하지만, 생각보다 나은데?"
자신과 동명이인인 여성의 몸을 빌려 현실로 다시 돌아온 스트는 오랫만에 느껴보는 살아있는 감각을 다시 느껴보고 있었다. 한 편으로는 자신과 가장 비슷하게 생긴 동명이인의 여성을 이용해 브레이크를 감시할 생각을 한 애프터라이프의 계획을 살아있는 몸으로서 진절머리치기도 하는 스트였다.
"설마 나를 빙자해서 브레이크의 학교에 보낼 생각을 할 거라곤 꿈에도 몰랐지만 말이지... 아무튼 고마워, '알리시'."
"별 말을요. 어둠 속에서도 바람은 불어야죠."
스트는 '알리시'라 불린 미소년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옅은 미소를 보여주었다. 스트가 감사를 표했던 알리시의 정체는 애프터라이프에서도 행방을 파악하지 못 했던 '바람의 정수'를 품을 그릇이었고, 어둠의 신의 부활을 위해 여러 차원을 노리던 애프터라이프의 공세에서 살아남고자 그들에게 투항, 하급 단원으로서 지내왔지만 자신의 정체를 깨달은 이후 자신의 삶을 망쳐놓은 애프터라이프에 의해 영혼이 소모되어 죽어가던 스트를 알아본 것이 지금 현 상황의 시작이었다.
"그런데 왜 나를 구해줄 생각을 한 거야? 솔직히 나, 기껏해야 듀얼 좀 했다 뿐인 듀얼리스트인데."
"그건... 음, 그저 구해줘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 말대로였다. 죽어가던 스트에게서 뭔가를 봤던 알리시는 그녀를 자신의 권능으로 몰래 빼돌린 후, 그런 스트가 도와주던 브레이크라는 소년을 돕고자 어둠의 신의 시선을 피해 그와 연이 조금 있었던 시리우스와 어렵게 접촉하는데 성공, 그 영혼을 카드의 형태로 다시 담아내어 탈취했고 때를 보아 그를 가둔 건물을 감시할 하급 단원의 한 사람으로서 자진해 참여한 후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미리 준비했던 고출력의 테이저 건으로 두 사람을 지져 가둬놓은 후 자신의 정체가 탄로나지 않는 선에서 브레이크의 탈출을 최대한 도와주고서 건물을 몰래 빠져나왔던 것이었다.
"솔직히 함정을 해제하는 법까지 알았다면 그것도 해줬을텐데..."
"내가 아는 그 녀석이라면, 아마 어떻게든 빠져나왔을거야. 그런 녀석이니까."
브레이크의 탈출을 제대로 돕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함을 느낀 알리시에게 스트는 그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리며 그를 위로해줬다.
"뭐, 그렇다해도 지금의 나한텐 안 될테지만."
이젠 여차하면 브레이크를 두들겨패서라도 뜯어말릴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저절로 사악한 웃음을 띠며.
*
"으그그..."
탈출 과정에서 다리를 접질린 것이 생각보다 아팠던 탓인지, 브레이크는 한쪽 다리를 절뚝이는 중이었다. 주변 친구들에게는 어떻게든 둘러대는 중이었지만, 아픈 건 아픈 것이었다.
"생각보다 더럽게 아프네... 설마 어디 인대가 끊어졌다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물론 그렇지는 않았다. 그저 아프기가 더럽게 아팠을 뿐. 그렇게 한참을 아파서 투덜거리는 브레이크의 눈에 확 띠는 것이 있었다. 가짜 스트였다. 눈 앞의 그녀가 가짜이면서도 동시에 진짜라는 사실까지는 알 수 없었던 브레이크는 어떻게해야 그녀의 정체를 한번에 까발릴 수 있을까 머리를 굴리다가도 어제 자신에게 길로틴 초크를 먹여 기절시킨 사실을 떠올리고서는 당장이라도 한 방 먹여주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히지 않게 노력해야만 했었다. 어쨌든 그녀는 유명 듀얼리스트인 에스트렐라니까.
"여어, 내 최고의 친구. 너의 마음을 사로잡은 레이디의 등장에 가슴이 설레이거나 하는 거 아니야?"
"닥쳐."
그런 그의 옆자리에 샬롯이 나타나고서는 브레이크를 슬며시 놀리고 있었고, 그는 샬롯의 말을 단칼에 부정하고 있었다. 레이디고 자시고 자신을 죽일 듯이 목을 졸라 기절시킨 여자가 좋아보일 리는 없었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미 네 마음의 공허한 어딘가를 메워준 레이디에게 네가 반했다는 소문이 자자한 거 알고 있어?"
"소문같은 소리하고 있네... 나는 어제 하마터면 쟤한테 죽을 뻔했다고...! 물리적으로 말이야..."
"그건 어쩌면 강약조절이 잘 안 되어서 그런게 아닐까? 아무리 네 가슴 속 빈 자리를 메운 레이디라도, 다가가는 방법이라는 것이 있는 거라고."
브레이크는 특유의 느끼한 어조로 자신을 슬며시 놀려먹고 있는 샬롯을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럼에도 마냥 싫지는 않은 친구였기에 그는 그저 허탈하게 웃을 뿐이었다.
"잘 해봐, 친구. 이건 어떻게 보면 신데렐라 스토리나 다름없다고? 내가 응원해줄테니까."
"샬롯, 당신에겐 양심도 없습니까?"
*
"그런데 앞으로 넌 어떻게 할 계획이야?"
"저도 누나와 같이 행동할 생각이지만, 누나는 어떻게 하실 거에요?"
"나는... 글쌔, 일단은 이 학교의 학생으로 다니는 중이라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네..."
학교 옥상에서 스트는 실제의 자신보다 두어살 어린 알리시와 연락을 주고받는 중이었다. 일단 다 죽어가던 영혼 상태에서 어떻게든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몸을 얻은 것은 좋았지만 하필이면 브레이크의 학교를 다니게 된 동명이인의 몸을 임시로 빌린 상태였기에 브레이크를 옆에서 직접 딴지를 거는 것 이외에는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고민이 되는 상황이었다.
"뭐, 지금으로선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하는 수밖에. 넌 어떻게 할래?"
"쉽지 않네요. 일단은 그 시큐리티 포스인가 어딘가와 접촉해서 다음 행동을 정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 때까지 들키지 않느냐는 별개지만요."
"그래, 쉽지는 않겠지만 힘내.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그렇게 알리시와의 전화를 끊은 스트였지만 그녀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있었다.
내 몸 당장 돌려내! 너가 뭐라고 내 몸에 멋대로 기어들어와!
좀만 봐줘요, 언니! 나도 좋아서 이러는 거 아니니까!
한 몸에 동명이인의 영혼과 공존을 하게 된 얼떨떨한 상황이었다. 일단 쓸 몸이 없는 것도 있었고, 자기 이름을 멋대로 사칭한 여성에게 괘씸한 부분도 있어서 그녀를 선택하긴 했지만 스트는 지금의 육신의 원래 주인인 에스트렐라의 영혼과 틈틈이 티격태격하는 상황이었다.
아, 봐주고 자시고 간에 내 몸을 뭐라고 네 멋대로 쓰냔 말이야! 어쨌든 기분 나빠! 당장 내 몸에서 나가라고!
나도 갈 곳이 없어서 이런다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따지면 언니도 멋대로 나를 사칭했으면서!
좋아서 한 줄 아냐?! 나도 억지로 하는 거라고, 임마! 안 그래도 속터지는데 더 속터지게 하지마!
그렇지만 자기 아쉬울 땐 나한테 떠넘기는 주제에 이제와서 무슨 속편한 소리를 하는 거에요!
아, 그건... 아으.... 어쨌든 내 몸이잖아!
솔직히 말해봐요. 내가 이 몸에 들어온 덕분에 편해진 것도 사실 아니에요?
아, 그거야... 아, 젠장. 그래, 내가 졌다, 졌어...
그러니까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하지만 에스트렐라도 자기가 어려워하는 부분에는 스트를 대신 내세우는 등 일종의 편의주의적인 행동을 해오던 것도 사실이었기에 스트가 그 부분으로 따지고 들면 그녀도 더는 할 말이 없었다. 에스트렐라의 특기는 무력 행사였지, 말발이 아니었기에 스트의 공격에 더 버틸 재간이 없었다.
"거기 있었구나, 이 가짜 스트...!"
둘의 정신 세계속 싸움을 끝낸 건 브레이크였다. 어제의 일도 있고 해서 독이 오를대로 오른 브레이크였기에 그는 필요하면 무력 행사라도 할 기세로 큰 걸음으로 그녀에게 빠르게 다가가고 있었다.
너라면 어떻게 할래?
언니 생각과 같을 걸요?
좋은 생각이야. 당장 하자.
하지만 브레이크를 본 두 에스트렐라는 언제 싸웠냐는 듯이 이내 합의를 끝내고 바로 행동에 나섰다. 자신에게 뭐라 막 따지려드는 브레이크에게 스트와 에스트렐라는 하나의 몸으로 그에게 아이언 클로를 시전, 그에게서 항복을 받아내는 중이었다.
"으아아으아아아아!! 항복, 항복, 항복!"
겉보기와는 다르게 의외의 악력도 있었던 에스트렐라의 육신이었기에 스트는 진짜 여차하면 브레이크를 물리력으로 찍어누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리고 브레이크는 악력에서도 자신이 밀린다는 생각 이전에 광대뼈에 무시무시한 고통이 가해지는 눈 앞의 현실에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항복? 진짜로? 여차하면 나 때릴 거였지?"
"일단 좀 놓고서 얘기해, 놓고서!"
"싫은데?"
"으아, 안 때릴테니까 제발 좀 놓아주면 안 될까?!"
어떻게 생각해요?
아직은 아닐걸?
그렇죠?
그리고 하다보니 의외로 동명이인인 에스트렐라와 죽이 점점 맞아가는 스트는 그녀와 합을 맞추며 브레이크를 농락하고 있었다. 외동딸이었던 그녀였지만 왠지 철부지 맏언니를 만난 듯한 기분에 신이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언니가 왜 애프터라이프 따위의 이상한 곳에 발을 들였을까'하며 아쉬워하던 스트는 다시 눈 앞의 현실으로 돌아와 그를 철저히 농락하고 있었고, 결국 울고불며 항복 선언을 하는 브레이크를 보고서야 만족하듯이 씨익 웃으며 그립을 푼 스트는 뒤이어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그가 어쩌면 속으로 고대했을 말을 꺼내고 있었다.
"오랫만이야, 브레이크. 잘 지냈어?"
그 말에 브레이크는 분명 가짜 스트일 그녀를 보며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샬롯의 놀림대로 가슴 속 허전함이 메워지면서 왠지 모를 반가움이 몰려오고 있었다. 비록 육신은 가짜가 맞을지언정, 그 안에는 분명 자신이 아는 스트가 있었다. 그것을 동료애로 부르든 애정으로 부르든 그것은 다음 문제였다.
"아, 아마도..."
그리고 뒤이어 얼굴에 진하게 남아있는 아이언 클로의 흔적에서 몰려오는 아픔을 마주해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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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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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리시가 시리우스의 지인처럼 보였다라... 2. 한 몸 두 영혼은 유희왕 시리즈 나름의 전통이었지요 3. 괴력녀의 몸에 천재 듀얼리스트 조합이니 나름 볼만할 겁니다 4. 추후 전개는 제 턴이 온다면 알아서 해보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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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에 다시 서술하겠습니다만 1. 알리시가 자기 정체를 깨달은 후 다 죽어가는 스트의 영혼에서 뭔가를 보았고 2. 그녀를 구한 뒤 그녀에게서 브레이크라는 인물과 그 속사정을 어느 정도 알았고 3. 하는 김에 브레이크도 돕고자 그와 인연이 조금 닿아있던 시리우스를 어둠의 신의 눈을 피해 구해줬다 대충 이 정도인데 제 턴이 다시 온다면 좀 더 세세히 풀어써볼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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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트가 마참내 돌아왔읍니다 2. 그건 다음 작가분의 판단에 맡길 일입니다 3. 세입자가 너무 유능한데 점점 쿵짝이 맞다보면 괜찮을겁니다 (아군화는 개인적으로는 바라는 바입니다만 다른 분이 그건 노잼이라고 안 할 수도?)
(IP보기클릭)180.67.***.***
아, 맞다! 시리우스의 영혼은 아직도 전 본거지를 떠돌고 있었겠군요.(13화) 그보다 알리시 시리우스 지인이었냐고... 그런데도 애프터라이프 들어간거냐고...! 한머리 두영혼은 DM시절부터 내려오는 Yu-Gi-Oh의 전통이다~이말이야. 땡큐 알리시! 에스트스트콤비의 짝이 잘 맞는군요. 성인렐라는 개그의 그릇인게 분명합니다. 입다물면 미인인 괴력녀라니 개그 최적화! 그러고보니, 이전 10화에서 에스트렐라는 시큐리티 포스의 협력자였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스트는 알리시에게 시큐리티 포스라는 집단을 잘 모르는 듯이 얘기하네요. 의도된 사항인가요? 시리우스의 지인이기까지 한 알리시는 스트에게 있어서 절대적 우군일텐데. 독자로서는 개꿀잼 세라피스 PPAP각이라서 마음에 드는데, 작가님이 의도하지 않으셨다면 눈물을 머금고 떡밥각을 떠나보내는 수 밖에...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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엩 아니었나요 이제 보니 브레이크와 연이 있던 거였군요. 으악악 쪽팔려 창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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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트가 마참내 돌아왔읍니다 2. 그건 다음 작가분의 판단에 맡길 일입니다 3. 세입자가 너무 유능한데 점점 쿵짝이 맞다보면 괜찮을겁니다 (아군화는 개인적으로는 바라는 바입니다만 다른 분이 그건 노잼이라고 안 할 수도?) | 22.06.01 0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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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시리우스의 영혼은 아직도 전 본거지를 떠돌고 있었겠군요.(13화) 그보다 알리시 시리우스 지인이었냐고... 그런데도 애프터라이프 들어간거냐고...! 한머리 두영혼은 DM시절부터 내려오는 Yu-Gi-Oh의 전통이다~이말이야. 땡큐 알리시! 에스트스트콤비의 짝이 잘 맞는군요. 성인렐라는 개그의 그릇인게 분명합니다. 입다물면 미인인 괴력녀라니 개그 최적화! 그러고보니, 이전 10화에서 에스트렐라는 시큐리티 포스의 협력자였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스트는 알리시에게 시큐리티 포스라는 집단을 잘 모르는 듯이 얘기하네요. 의도된 사항인가요? 시리우스의 지인이기까지 한 알리시는 스트에게 있어서 절대적 우군일텐데. 독자로서는 개꿀잼 세라피스 PPAP각이라서 마음에 드는데, 작가님이 의도하지 않으셨다면 눈물을 머금고 떡밥각을 떠나보내는 수 밖에...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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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리시가 시리우스의 지인처럼 보였다라... 2. 한 몸 두 영혼은 유희왕 시리즈 나름의 전통이었지요 3. 괴력녀의 몸에 천재 듀얼리스트 조합이니 나름 볼만할 겁니다 4. 추후 전개는 제 턴이 온다면 알아서 해보겠읍니다 | 22.06.01 09: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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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오리
엩 아니었나요 이제 보니 브레이크와 연이 있던 거였군요. 으악악 쪽팔려 창피해 | 22.06.01 09: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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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 시리우스가 브레이크와 연이 있다는 내용이 맞죠? [[스트가 도와주던] 브레이크라는 소년]을 돕고자 [어둠의 신의 시선을 피해] 그(=브레이크)와 연이 조금 있었던 시리우스(=그와 연이 조금 있었던)와 어렵게 접촉하는데 성공 이렇게 해석하는 게 맞죠? 으악악악 개쪽팔려 | 22.06.01 09: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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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에 다시 서술하겠습니다만 1. 알리시가 자기 정체를 깨달은 후 다 죽어가는 스트의 영혼에서 뭔가를 보았고 2. 그녀를 구한 뒤 그녀에게서 브레이크라는 인물과 그 속사정을 어느 정도 알았고 3. 하는 김에 브레이크도 돕고자 그와 인연이 조금 닿아있던 시리우스를 어둠의 신의 눈을 피해 구해줬다 대충 이 정도인데 제 턴이 다시 온다면 좀 더 세세히 풀어써볼 수 있을지도? | 22.06.01 09: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