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가 살고 있는 도시의 인적 없는 장소에 있는 어느 허름한 건물.
브레이크의 모습은 척 봐도 누군가, 정확히는 가짜 에스트렐라가 이곳에 브레이크를 대충 던져 놓고 떠난 것이 확실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온 몸에 흙먼지가 묻어 있었다.
"으... 아파라. 갑자기 거기서 기습을 당할 줄이야..."
허름한 건물의 어느 방에서 눈을 뜨며 가짜 에스트렐라에게 길로틴 초크를 당한 부위를 어루만지는 브레이크.
정신을 차린 브레이크는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벽은 한쪽 눈을 가리고 봐도 세월의 풍파를 오랫동안 견딘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낡아 있었고, 방 안에 있는 물건은 작은 서랍 하나와 브레이크 자신이 누워 있던 침대 하나 뿐.
거기에 당장이라도 귀신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을씨년스러운 건물 바깥 분위기까지.
이런 환상, 혹은 환장의 조합은 브레이크를 겁에 질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여, 여긴 대체 어디야?!"
잔뜩 겁에 질린 목소리로 건물의 정체를 묻는 브레이크.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그저 지나가던 바람 소리 뿐이었다.
하지만 그 바람소리마저도 환장할 정도로 주변 분위기에 알맞았으니.
이런 정신 나갈 것 같은 상황에 브레이크는 대체 자신이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된 것인지 알기 위해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스트를 만났지만 어딘가 다른 스트의 분위기와 말투, 그리고 프로 듀얼리스트라기엔 너무나도 어설펐던 스트의 듀얼 실력.
그런 스트가 의심스러워 그녀를 미행했다가 그녀를 발견하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가 기습적으로 길로틴 초크를 당해 기절한 일까지.
기억을 전부 되짚고 나니 브레이크는 스트를 사칭하고 다니는 가짜 스트를 당장이라도 찾아가 페디그리, 스윗친 뮤직, 초크 슬램, RKO, AA, 툼스톤 파일 드라이버, 앵글 슬램, 앵클 락, 샤프 슈터, 커브 스톰프, 라스트 라이드 파워밤 등 머릿속에 떠오른 각종 프로레슬링 기술을 걸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러려면 우선 이 건물을 빠져나가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야 했으니.
브레이크는 우선 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건물을 빠져나가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듀얼디스크와 덱들이 모두 무사한 것을 확인한 뒤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방을 나섰다.
방을 나서니 브레이크를 맞이하는 것은 마치 공포영화에 나올 것 같은 분위기의 옛날 식 집 내부였다.
집 안 분위기가 주는 공포감에 브레이크는 몸서리를 쳤지만,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을 빠져나가기 위해 출입문으로 달렸다.
출입문에 도착하자마자 브레이크는 문에 달려있던 손잡이를 돌렸지만, 누군가 밖에서 잠가 놨는지 문고리 돌아가다 막히는 소리만 내며 열리지 않는 문.
이 뭣같은 상황에 브레이크는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대로 자리에 주저 앉았고, 잠시 후 집 어딘가 열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브레이크는 마침 주변을 둘러보다 거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손전등 하나를 발견하였다.
어둠 속 한 줄기 빛과도 같은 상황에 브레이크는 애프터라이프의 어둠의 신을 제외한 온갖 신들에게 감사 인사를 말했고, 다행히 손전등에 건전지 전력이 남아있었던 모양인지 손전등은 문제 없이 작동해 브레이크의 앞을 비춰주었다.
손전등이 비추는 빛에 의지해 건물 내부를 천천히 살펴보는 브레이크.
건물을 둘러보던 브레이크는 딱 봐도 수상하게 생긴 문을 발견하자 이곳에 열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하고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브레이크를 반겨주는 것은 바로 방 한가운데에 놓여 있는 나무 상자.
딱 봐도 "여기에 열쇠가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나무 상자를 발견하자 브레이크는 기쁜 마음에 나무 상자를 향해 후다닥 달려갔다.
그러던 바로 그때, 브레이크를 반겨주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브레이크가 방에 들어서자마자 방 주변에서 튀어나온 함정들이었다.
"으아아악!!!!"
너무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뒷걸음질을 치다 그만 주저앉고 마는 브레이크.
브레이크는 누군가 일부러 상자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저런 함정을 설치한 것이라 생각하였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악취미를 가진 인간을 만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스피어와 스파인 버스터를 먹여주리라 다짐하였다.
이 함정을 어떻게 해야 빠져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던 브레이크.
몇 초 후, 브레이크는 자신이 상자를 열기 위해 방에 들어갔을 때 함정이 바로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고, 상자에 어느 정도 가까워졌을 때 함정이 작동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렇다는 건, 함정이 작동하는 타이밍은 바로 상자와 자신의 몸이 어느 정도 가까워졌을 때라는 것.
이 사실을 알아챈 브레이크는 함정이 모두 제자리로 들어가자 조심스럽게, 천천히, 발소리도 죽인 채 상자에 다가가기 시작했다.
약 5미터 정도 거리를 남겨두자 함정이 작동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지는 브레이크.
하지만 마음이 앞서서 급하게 움직인다면 함정은 브레이크의 움직임에 맞추어 얼씨구나 하고 작동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브레이크는 천천히, 조용히 발을 움직이며 상자에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고생이 결실을 맺어 브레이크는 상자 앞에 도착했다.
기쁨의 감정을 억누르며 조심스럽게 상자 안을 열어보는 브레이크.
상자 안에는 집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와, 누군가 버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 카드 1장이 들어 있었다.
열쇠를 주머니에 넣고 카드를 집어든 브레이크는, 카드를 뒤집어 앞면을 보자 너무 깜짝 놀라 입이 떡 벌어졌다.
상자 안에 있던 카드 앞면에는, 바로 시큐리티 포스 대원이었던 남자, 시리우스 최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얼마 전 플랜 저스티스를 실행했을 때 사일런스와 동행했던 브레이크는, 누군가의 조종 장치에 속박되어 조종당하는 꼭두각시 인형이 되어 있었던 시리우스를 본 기억이 있었다.
그때를 떠올린 브레이크는 이 카드를 잘 가지고 있다가 시큐리티 포스 본부에 전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마음 속에 품었고, 열쇠와 카드를 가지고 방을 나서려던 순간, 마치 브레이크가 방심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함정들이 일제히 작동하기 시작했다.
천장과 바닥에서 가시가 솟아오르는 것은 물론이요, 천장에서 좌우로 움직이며 달려드는 거대한 칼날과 바닥에 박혀 작동되기만을 기다리던 거대한 톱니바퀴까지.
함정들이 일제히 브레이크에게 달려들자 브레이크는 깜짝 놀라 죽기살기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운은 언제나 한 사람의 편이 아니었다고 했던가.
방 문을 어느 정도 남겨둔 거리에서 브레이크는 그만 다리를 접질리며 넘어지고 말았다.
"으악!"
브레이크가 넘어지자 바닥에 박혀있던 톱니바퀴들은 브레이크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이대로 이번 생이 끝나는 것인가 싶었던 그때, 브레이크는 순간 생각에 잠겼다.
"이런... 이렇게 급박한 상황에서 다리를 접질리다니. 이렇게 되면 저 톱니바퀴에 내 몸이 갈리는 건 시간 문제겠어...!!!"
"저 톱니바퀴의 운동 속도라면, 앞으로 약 20초 정도면 내 몸을 반토막낼지도 모르겠는걸...!!!"
"다리를 접질리고, 거대한 톱니바퀴가 날 덮칠지도 모르는 이 상황...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저 함정들을 피하지...?? 여러분이 맞혀 보실래요??"
위기의 상황에서 순간 위험해 보이는 메타발언을 날리는 브레이크.
브레이크는 머릿속으로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기 시작했다.
1. 번개 같은 아이디어가 다시 떠오른다.
2. 갑자기 친구들이 "짠!"하고 나타나 날 구해준다.
3. 현실은 비정해서 피할 수 없다!
"내가 고르고 싶은 건 2번째지만, 그건 깨몽일 것 같고... 만약 그렇다면, 이 소설 수준이 너무 낮아지겠지?"
머릿속으로 3개의 선택지를 떠올리며 독자들에게 정답을 골라줄 것을 부탁하는 브레이크.
하지만 브레이크의 간절한 부탁은 애석하게도 독자들에게 닿지 않았고, 결국 브레이크는 1번 선택지를 골라 일단 듀얼디스크를 전개해 덱에 있던 카드 1장을 듀얼디스크에 꽂아 넣었다.
브레이크가 카드를 꽂아넣자 솔리드 비전과 함께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상검대공-승영].
필드에 나타난 승영은 무슨 이유로 자기를 불렀냐고 물었고, 브레이크는 이 건물 안에서 빠져나가려면 승영의 힘이 필요하다 말하며 승영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무슨 이유로 날 부른 것인가, 브레이크 공."
"승영! 마침 잘 나와줬어! 저 함정들을 부수고 이 건물을 빠져 나가자!"
"함정...??"
브레이크의 말에 의문을 표하며 주변을 둘러보는 승영.
온갖 함정이 날뛰고 있는 광경을 목격한 승영은 이런 함정으론 자신과 브레이크를 막을 수 없다 말하며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손에 들고 있던 대검을 휘둘렀다.
승영의 대검이 주변을 스쳐 지나가자 승영의 힘에 의해 모두 부서진 함정들.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승영은 브레이크의 상태를 보자 검을 검집에 넣은 뒤 다리를 접질린 브레이크를 자신의 어깨에 태우고 건물 내부를 달리기 시작했다.
승영의 도움으로 문 앞에 도착하자 브레이크는 열쇠를 꺼내 문을 열려고 하였으나, 승영은 그럴 필요 없다 말한 뒤 검집에서 검을 다시 꺼내 문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승영의 검이 지나가자 너무나 쉽게 부서지는 문.
이것을 본 브레이크는 "차라리 처음부터 승영을 부를 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상자에 있던 시리우스의 영혼이 봉인된 카드를 발견한 것을 떠올리고는 그래도 그 방에 가지 않았으면 시리우스를 발견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 여기며 마지막에 승영을 부른 것이 오히려 잘된 것일지도 모를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렇게 브레이크의 기지(?)와 승영의 도움으로 무사히 건물을 빠져나온 브레이크.
승영은 시간이 다 되었다 말하며 브레이크의 곁에서 사라졌고, 승영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 브레이크는 다른 덱에 있던 카드 2장을 꺼내 듀얼디스크에 꽂았다.
브레이크가 듀얼디스크에 꽂은 또 다른 카드는 바로 [드라이트론-메테오니스=QUA]와 [드라이트론-메테오니스=DRA].
QUA와 DRA는 무슨 일로 자기들을 부른 것이냐 물었고, 브레이크는 그동안의 사정을 빠짐없이 이야기하며 단호한 말투로 이제 가짜 에스트렐라에게 복수하러 가자고 말하였다.
브레이크의 대답에 자신들의 마스터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말하는 QUA와 DRA.
두 몬스터의 대답에 브레이크는 미소를 지으며 DRA에 탑승하였고, QUA와 DRA는 하늘 높이 날아올라 브레이크가 원래 살고 있던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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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연재 완료!
이번에는 가짜 에스트렐라에게 당한 브레이크의 방 탈출기 이야기를 적어 보았습니다.
과연 브레이크는 가짜 에스트렐라에게 복수할 수 있을지, 그리고 자신을 사칭하고 다니는 세라피스를 응징할 수 있을지...
그것은 다음 편을 연재할 분들께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2편 이상 연재된 이후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에피소드들을 연재하실 분들 모두 잘 부탁드립니다!!!
여담 : 원래는 23편 에피소드로 쓰려고 했는데, 막상 내용 점검을 하던 도중 23편을 이미 어떤 분이 올리셔서 빠르게 24편으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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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드 비전으로 탈출... 아키가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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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라이프는 왠지 폐건물을 좋아하는 인상이 있어요. 정작 지들 본거지는 멀쩡하면서... 패션가난(?) 저 카드는, 멜리노에가 어둠의 듀얼로 분리해낸 시리우스 최의 영혼이 담긴 카드네요. 같이 담겨있는 열쇠가 무슨 집을 여는 지도 궁금하네요. 확실히 승영의 힘으로 바로 탈출해버렸다면 저 카드와 열쇠는 애프터라이프의 손에 넘어가서, 영영 얻을 수 없게 되었을 것 같네요. 장하다 브레이크! ...그런데 저 상자는 누구 것일까요? 신의 그릇 의심을 받고 있는 브레이크 VS 가짜의 가짜! 변장의 달인 세라피스! 가라 브레이크! 가짜 에스트렐라에게 복수하는 거야!(틀린 말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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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스트를 만나 복수전을 치를 수 있을지, 아니면 역관광을 당할지 기대되는군요(?)
(IP보기클릭)1.238.***.***
파이어월
앗, 그러셨군요... 애도를 표합니다...ㅠㅠ | 22.05.31 01: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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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스트를 만나 복수전을 치를 수 있을지, 아니면 역관광을 당할지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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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라이프는 왠지 폐건물을 좋아하는 인상이 있어요. 정작 지들 본거지는 멀쩡하면서... 패션가난(?) 저 카드는, 멜리노에가 어둠의 듀얼로 분리해낸 시리우스 최의 영혼이 담긴 카드네요. 같이 담겨있는 열쇠가 무슨 집을 여는 지도 궁금하네요. 확실히 승영의 힘으로 바로 탈출해버렸다면 저 카드와 열쇠는 애프터라이프의 손에 넘어가서, 영영 얻을 수 없게 되었을 것 같네요. 장하다 브레이크! ...그런데 저 상자는 누구 것일까요? 신의 그릇 의심을 받고 있는 브레이크 VS 가짜의 가짜! 변장의 달인 세라피스! 가라 브레이크! 가짜 에스트렐라에게 복수하는 거야!(틀린 말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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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드 비전으로 탈출... 아키가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