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기운에 한순간 휩싸였던 시리우스는 줄이 끊어진 인형처럼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와 동시에 멜리노에의 듀얼 디스크에서 튀어나온 카드 한 장. 멜리노에는 늘어진 와이어를 가볍게 풀고 튀어나온 카드를 꺼냈다. 카드에 그려진 것은 눈을 감고 있는 시리우스의 모습, 자신의 모든 일에 귀찮게 참견한 시리우스를 드디어 해치웠단 사실에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찰나에 옆에서 박수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이야, 축하드려요, 멜리노에씨. 끈질겼던 녀석을 잡아 기분 좋겠네요."
"...네가 갑자기 튀어나오지만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 Dr. 헤이트."
"아하하, 눈앞에 실험체가 있길래 나도 모르게 그만."
Dr. 헤이트라고 불린 사내는 과장된 모습으로 사과하고선 시리우스의 곁으로 다가갔다.
"이야, 좋네요. 오랜만에 사지 멀쩡한 육체! 제물로 쓰일 육체의 여유분은 충분하니 이 기회에 테스트나 할까나."
그렇게 말하며 들고 있던 가방에서 꺼낸 다섯 개의 고리를 시리우스의 목과 팔과 다리에 하나씩 끼운 뒤 헬멧을 씌우자 힘없이 쓰러져 있던 시리우스의 몸이 일어났다. 다만 제대로 정신이 들은 모양이 아닌, 눈은 흐려져 탁해져 있고, 몸에 힘이 없어 축 늘어져 있었다.
"아싸! 됐다! 기동한다!! 이거 봐요 멜리노에씨!"
일어난 것만으로도 좋은지, Dr. 헤이트는 크게 손뼉치며 환호했다. 그걸 보며 멜리노에는 크게 한숨을 한 번 내쉬고선 몇 번이나 경험해 익숙해진 Dr. 헤이트가 원하는 질문을 해줬다.
"이번에 만든 건 뭔데?"
"잘 물어보셨어요! 이번에 만든 건 AI를 이용한 육체 조종기라구요! 베이스에서 일일이 옮기기 귀찮아서 만들어둔 거에다가, AI를 살짝 더해 무려! 듀얼도 가능하게 만든 자신작이에요! 하지만 AI 성능은 그렇게 좋다곤 못하지만요! 그리고 이 고리들은 AI 신호 교신 및 듀얼 충격 강화 장치라 상대가 이 인간을 아는 사람이면 심적으로 불편하게 하는 효과도 갖죠! 그리고 이겨봤자 영혼은 이미 없는 상태! 절망감을 최대한 느끼게 해줄 수 있는 멋진 장치지 않나요!"
"...너의 그 매드 사이어니스트 기질은 정말 최악이야."
"칭찬 감사하네요!"
멜리노에의 말에 크게 반응 없이 싱글싱글 웃는 Dr. 헤이트를 보곤 멜리노에는 지긋지긋함과 약간의 불쾌함을 느끼곤 베이스로 돌아가겠다고 말한 뒤 대답도 듣지 않고 돌아가 버렸다.
"에이참, 듀얼 하는거나 보고 가시지. AI용 덱까지 가져왔는데."
축 늘어진 채 서 있는 시리우스의 듀얼 디스크에서 덱을 갈아 끼운 Dr. 헤이트는 시리우스가 쓰고 있던 덱을 바닥에 흩뿌려 치욕을 더해줄까 하다가 가져가 다른 시큐리티 포스들을 상대할 때 쓰는 게 더 재밌겠다고 생각하며 주머니에 넣고 AI에게 여기에 오는 모든 시큐리티 포스들을 상대하라고 명령한 뒤 자리를 나섰다. 시큐리티 포스의 카드들은 위치발신기의 역활도 하고 있단 걸 모르는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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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뺏는건 역시 카드화가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캐릭터의 조종은 DM부터 이어져온 전통.. 이라고 생각합니다.
듀얼은 마듀부터 시작해서 제대로 해본건 괴구야 뿐이라 상대방 로그를 쓸 수가 없어서 참여를 못할까 했는데 이번에 룰이 바뀌어서 참여가 가능했네요.
처음 써본거라 어떨지 잘 모르겠습니다.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합니다.
(IP보기클릭)39.7.***.***
아군도 질색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라니... 윽 패러사이트 퓨저너의 악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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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도 질색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라니... 윽 패러사이트 퓨저너의 악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