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만큼 시간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것이 있을까?
우리는 운전하면서 듣는 음악 재생 시간으로 시간의 길이를 인식하고,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 박자가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줄어들 때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엇박자의 마디』의 저자 내털리 호지스는
이러한 시간의 감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다섯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한 호지스는
시간의 압박에 쫓기는 무대공포증 때문에
이십 년 가까이 해왔던 음악을 그만둔다.
하지만 호지스는 활 대신 펜을 들고
과거를 마주하며 그 의미를 재정의한다.
『엇박자의 마디』는 상처의 기록이자,
시간에 대한 탐구이자,
음악을 향한 사랑의 고백이다.
호지스는 자신의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물리학과 양자역학까지 파고들어
시간과 음악의 관계를 탐구한다.
또한 자신을 음악의 세계로 이끌어준 어머니의 이야기,
클래식을 전공하는 아시아인에게 따라붙는 차별,
한국계 미국인 이민자의 애환,
아버지에 관한 가슴 아픈 가족사를 담담히 털어놓는다.
꿈을 포기해야 했던 좌절과 개인적 아픔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야기는 음악과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귀결된다.
한국 독자들을 위해 보내온 특별 서문에서는
미국으로 건너온 조부모의 이야기를 밝히며
자신의 뿌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다.
내털리 호지스의 데뷔작 『엇박자의 마디』는
전미도서상 후보와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NPR과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에서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시인의 영혼을 지닌 음악가이자,
음악가의 심장을 지닌 작가”라는 찬사를 받은
호지스는 과거에 일어난 일은
얼마든지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며,
우리가 가장 사랑했던 대상에게 배신당했을 때조차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건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