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이야기는 내가 고등학교 때 친구였던 Y군에게서 들은 것이다.
Y군은 성격이 무척 착하고, 부탁을 받으면 잘 거절하지 못하는 타입이었다.
이건 그 Y군이 중학생이던 시절, 직접 겪은 이야기다.
Y군의 반에 M이라는 다소 독특한 성격의 친구가 있었다고 한다.
좀 이상하긴 했지만 나쁜 애는 아니라는 느낌이었고,
Y군은 그런 M과도 잘 지내고 있었다.
어느 날 M이 “우리 집에 놀러 와서 자고 가라”고 해서
Y군은 M의 집에 하룻밤 묵게 되었다.
M은 부모님과 셋이서 살고 있었고,
조금 전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M의 가족들도 M과 마찬가지로 “나쁘지는 않지만 어딘가 이상한 사람들”이란 인상이었단다.
저녁을 대접받고 나서, M의 방에서 같이 놀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속삭이는 소리 같은 게 들려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Y군의 반응을 눈치챘는지 M이 “왜 그래?”라고 물어왔고,
“옆방에 누가 있어?”라고 묻자 M은 “아니, 아무도 없어”라고 대답했다.
“말소리가 들린 것 같아서…”라고 Y군이 말하자
M은 갑자기 방 안 벽에 붙어 있던 애니메이션 포스터를 휙 하고 뜯어냈다.
그 뒤에는… 사람 얼굴처럼 보이는 얼룩이 있었다.
놀라는 Y군에게 M은 “요즘 저 얼룩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거야”라며
웃으면서 태연하게 말했다.
“아마 죽은 우리 할아버지일 거야.”
M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Y군은 설명할 수 없는 섬뜩한 공포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 얼룩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한 얼굴처럼 보였다고 했다.
신경 쓰지 않으려 애쓰며 게임도 하고 M과 어울렸지만
시간이 늦어져 잠자리에 들게 되었다.
문득 시계를 보니 밤 1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이제 막 잠이 들려던 순간—
계단을 엄청난 속도로 뛰어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Y군이 M을 흔들어 깨우자
M은 “아, 그거 할아버지야”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죽어서도 그렇게 질주를…?’
Y군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너무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했다고 한다.
Y군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어떻게든 잠들려 애썼다.
그때—
“아아아아아아…”
M이 갑자기 이상한 신음을 내기 시작했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지만,
“아아아아아아…” “오오오오오오…”
며칠째 못 잔 사람처럼 격렬히 신음하고 있었다.
Y군은 살짝 이불을 들고 몰래 바라보았다.
그러자,
M이 일어나 서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싶었지만
M은 가만히 선 채 계속 신음하고 있었고,
방 안은 야광등 하나만 겨우 켜진 어둑한 상태.
그 속에서 하얀 눈을 뒤집은 채 멍하니 선 M의 모습은 정말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Y군은 걱정돼서 말을 걸까 하다가도,
그 눈동자를 보고는 감히 이불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고 한다.
잠시 후 M은 벽에 붙어 있던,
예전 그 얼룩이 있는 애니 포스터 쪽을 향해,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용서해주세요!!”
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Y군은 너무 무서워서 실례를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던 순간—
방 문이 열렸다.
문 앞에는 M의 부모님이 서 있었다.
처음엔 아들이 걱정돼서 온 줄 알았지만,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M을 바라보기만 했다고 한다.
그 모습이 오히려 더 무서웠다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M은 갑자기 뒤로 퍽 하고 쓰러졌다.
정말 죽은 줄 알 정도로 큰 소리와 함께 쓰러졌고,
잠시 경련을 일으키다가,
이내 조용해지더니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고 한다.
M이 조용해지자
부모님도 아무 말 없이 방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
M은 아무렇지도 않게 “어제 할아버지가 시끄러웠지?”라며 Y군에게 말을 걸어왔다.
“괜찮아?”라고 묻자
M은 “응? 뭐가?”
하고 밤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아침을 먹으러 거실로 나가자 M의 부모님이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밝게 대해주었지만,
전날 밤 무표정으로 방 안을 바라보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라
Y군은 도저히 그 일에 대해 말할 수 없었다.
결국 한숨도 자지 못한 Y군은
“하룻밤 더 자고 가라”는 M의 제안을 전력으로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Y군은 점점 M과 멀어졌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M의 집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 집엔 어느새 ‘매물’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고 한다.
M의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후 M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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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군이 할아버지를 죽였나?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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