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소설 라마와의 랑데부의 도입부,
인류는 역사상 최초의 외계의 구조물인 라마와 조우하게 된다.
라마는 우리에게 이젠 익숙한 원통형 스페이스 콜로니로,
궤도나 속력을 가늠하면 탐사 가능 시간은 너무 짧았기에 인류는 닥치고 우주선 엔데버 호를 파견해 탐사를 시작한다.
라마 내부에는 여러 도시와 바다가 존재했지만 어떤 활동도 느껴지지 않는 죽은 구조물로 보였다.
탐사대는 계단을 타고 내려가 라마 탐사를 시작했고,
라마가 태양에 접근하며 기온도 올라가고 대기도 안전했기에 과정은 순조로워 보였다.
그런데 라마 내부의 얼어붙은 바다를 탐사하던 중 대원 중 한 명은 이상한 기분을 느꼈는데,
아주, 정말 아주 미세한 바람이 느껴진 것.
상식적으로 스페이스 콜로니 내에 바람이 불 수가 없는데 말이다.
한편 지구에선 벌써부터 이 상황에 대해 대책을 세우고 있었는데,
간단히 말해 라마 내부에 허리케인이 불기 직전이었다.
라마가 태양에 접근하면 내부의 공기가 지표면부터 달궈지며 '위쪽', 그러니까 라마의 중심부를 향해 상승한다.
라마의 자전 속도가 체감하긴 어려워도 어마어마하게 빠른데 (시속 800킬로미터)
라마 내부 대기도 같은 속도로 이동하고 있으므로, 상승 과정에서 기류가 부딫히며 엄청난 폭풍이 휘몰아칠 것이라는 것.
무역풍이 발생하는 원리와 같은데, 문제라면 라마의 무역풍은 시속 200~300 킬로미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우주 거주구 안에서 바람이 부는 기괴한 상황이 바로 그 전조였다.
결국 라마 탐사대는 아직 절반밖에 탐사 못 한 상황에서 당장 대피해야 했는데,
한창 라마의 출구로 향하던 중 라마의 조명이 기동하며 낮이 찾아오는 장면은 이 소설 최대의 명장면 중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