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배치는 3K, 욕실, 화장실은 별도로 모두 문에 작은 창문이 있고, 유리가 끼워져 있어 불이 켜져 있으면 안 사람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 욕실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초등학생 중학교 때였던 것 같아요.어머니는 당시 부재중이어서 침실에는 저와 남동생, 아버지 세 분이 내 천자로 나란히 누워 있었습니다.
한밤중 소변이 마려워 눈을 뜨고 화장실에 향하니 화장실 끝에 있는 욕실에서 샤르르 물 흐르는 소리가 납니다. 잠이 덜 깬 저는 '부모님이 샤워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욕실에 들어갈 일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문득 깨달은 것입니다. 작은 창문에서 빛은새어나오지않았다. 그리고 방을 나올때 아버지는자고있었다. 샤워 소리는 착각이었을지도 몰라, 화장실에서 조르르 소리를 내면서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다 내고 난 후 들려온 것은 아까와 같은 샤워 소리였습니다.
"계속 틀어놓을지도 몰라, 멈춰야 되." 화장실을 나와 왼쪽 욕실 문을 확인하니 작은 창문은 캄캄하고 확실히 욕실 불은 꺼졌는데 샤워 소리만은 들려옵니다.
수도꼭지 잠궈야 해요. 목욕장의 불빛스 위치에 손을 뻗어 스위치를 키고 욕실 문을 열었어요.
눈에 들어온 건 꺼져있는 샤워기.
욕실에 들어가려던 발걸음이 순식간에 멈췄습니다.
아까까지 확실히 물 흐르는 소리는 들렸어요.
자세히 보니 지금까지 누군가가 사용했던 것처럼 바닥은 온통 젖어 있습니다.
'뭐야? 아까까지 소리났는데?'
단숨에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생각해도 생각해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데, 욕실에 발을 들여놓을 용기는 나지 않습니다.
"일단 물은 안 나왔으니까 됐어."
모든 것을 잊기로 하고 문을 닫고 스위치를 껐던 그때입니다.
셔~
방금 닫은 문 건너편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문고리 위의 왼손도 스위치 위의 오른손도 둘 다 움직일 수 없습니다. 열면 뭔가 보여 버린다. 불을 켜면 작은 창문에 뭔가 보여 버린다.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래를 돌아 문 가장자리가 계속 쳐다보며 뒷걸음질치며 방으로 돌아와 아버지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샤워...!샤워... 소리 난다!"라고 말을 걸자 "이런 것좀 그만하면 좋겠다"라고 중얼거리는 아버지를 어떻게든 설득해 등 뒤에 숨어서, 둘이서 욕실까지 향했습니다.
둘이서 샤워 소리를 확인하고 아버지는 불을 켜고 문을 열었습니다.
여는 순간 샤워 소리가 사라졌고, 안을 보던 아버지도 순식간에 공포에 물들었습니다.
"샤워 소리 들렸지..." 아버지가 물으셔서 저는 고개를 아래로 돌린 채 몇 번이나 끄덕입니다.
아버지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끄면 또 들린다"고 하자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천천히 문을 닫고 불을 껐습니다.
아버지가 스위치에서 손을 뗀 그때입니다.
샤아아아~
저도 아버지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등에 매달렸고 다리는 떨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껴안고 침실로 돌아오니 아버지가 "오늘 밤은 그냥 자자"고 하셔서 이불 속으로 숨어들어 그대로 잔게 이 이야기의 끝입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 물건도 아니고 다른 무서운 일들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밤 우리 집 목욕탕에서는 틀림없이 무언가가 샤워를 하고 있었습니다.
(IP보기클릭)121.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