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단순한 호기심으로 혼자서 '코쿠리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저는 등교를 하지 않고 있었고,
집에 있어도 딱히 할 일이 없어서 지루하고 심심한 날들의 연속이었죠.
그래서 ‘이 지루하고 똑같은 일상을 바꿔줄 무언가 자극이 필요해’라고 생각했고,
그 결과가 바로 코쿠리상이었습니다.
A4 사이즈 흰 종이에, 인터넷에서 찾아본 코쿠리상을 부르는 데 필요한 글자들
(아이우에오, 도리이 그림 등)을 정성스럽게 써내려갔습니다.
한낮이었지만 집에 혼자 있다는 사실이 괜히 무서워서,
CD를 틀어두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평소와는 달리 CD가 중간에 멈추거나 이상한 잡음이 섞이기 시작했죠.
그런 기묘한 현상까지 겹치다 보니,
막상 코쿠리상을 시작할 즈음엔 거의 울기 직전이었습니다.
어쨌든 준비를 마치고, 도리이 위에 10엔짜리 동전을 올려
그 위에 검지손가락을 얹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코쿠리상 코쿠리상, 제발 와주세요. 오셨다면 ‘はい(네)’로 이동해주세요.”
그러자, 손에 힘을 주지도 않았는데
10엔짜리가 스르륵 움직이더니, ‘はい’ 위에서 멈춘 겁니다.
정말로 코쿠리상이 불려졌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 얼어붙고 말았죠.
그런데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는데
10엔짜리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코쿠리상은 글자 위를 지나가며
“わ、た、し、は、い、え、の、そ、と、に、い、る”
(‘나는 너의 집… 밖에… 있어’)
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내 집 밖에 누군가 있다는 뜻…?)
소름이 쫙 돋고, 무심코 손가락을 동전에서 떼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코쿠리상은, 돌아가게 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손을 떼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습니다.
그걸 어기면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고 인터넷에서 봤기에,
저는 무서움에 그만 눈물이 터져 나오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마치 울고 있는 저를 조롱하듯
10엔짜리가 혼자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 현관”
“지금 복도”
“지금 네 방 앞”
“네 방 안으로 들어갔다”
“네 뒤에 있어”
언제 뒤에 다가온 건지,
확실히 무언가가 등 뒤에 있는 기척이 느껴졌습니다.
그 ‘것’은 제 귓가에 입을 가까이 가져와
“하아… 하아… 하아…”
거칠고 깊은 숨결을 불어넣었고,
짐승 같은 악취까지 풍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 공포를 이기지 못한 저는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린 건 약 1시간 정도 지나고 나서였습니다.
오랜 시간 자고 일어난 기분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리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죠.
방금 그 일이 꿈이었기를 바랐지만,
눈앞엔 코쿠리상 종이와 10엔짜리가 그대로 놓여 있었습니다.
이상한 기운도, 짐승 냄새도 사라졌기에
그 틈을 타 코쿠리상 종이와 동전을 바로 처리했습니다.
코쿠리상을 돌려보내지 않고 처리하는 건 위험하다고 알고 있었지만,
방금처럼 또 움직일까 무서웠고,
무엇보다 손에 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날은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악몽도 꾸지 않았으며
평범한 하루가 흘러갔습니다.
가족에게도 이상한 일은 없었고,
저는 “아마 환상이었겠지”라며 스스로를 안심시켰습니다.
하지만… 환상이 아니었습니다.
다음 날부터, 가족들이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개도 안 키우는데 씻기지 않은 개 냄새가 나”
“중형견 정도 크기의 검은 그림자가 방 안을 돌아다녀”
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모두 그 이상한 것을 보고 있었던 겁니다.
결국 우리는 방 구석에 소금을 뿌려두기로 했습니다.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소금을 두었으니 이제는 괜찮겠지 싶었죠.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다시 짐승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검은 그림자가 보인다는 말을 가족들이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네 등 뒤에서 냄새가 나”,
“너 주변에서 검은 그림자가 보여”
라고 말하는 바람에
저는 너무 무서워져서 결국 가족들 앞에서 울고 말았습니다.
가족들이 “무슨 일 있냐”고 물었지만,
코쿠리상을 했다는 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둘 수는 없었기에
저는 다시 한번 코쿠리상을 시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번에도 혼자서 진행했습니다.
도리이 위에 10엔짜리를 올려
코쿠리상을 부르자, 역시나 동전은 저절로 움직이며 ‘はい’에서 멈췄습니다.
무서움에 비명을 지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코쿠리상 코쿠리상, 돌아가 주세요”라고 말했지만
10엔짜리는 스르륵 움직이더니 ‘いいえ(아니오)’에서 멈췄습니다.
“코쿠리상, 지난번엔 죄송했습니다. 제발 돌아가 주세요.”
“싫어”
“죄송해요, 부탁이니까 돌아가 주세요.”
“싫어, 싫어, 싫어, 싫어”
“그럼 어떻게 해야 돌아가시겠어요?”
“네가,”
“제가…?”
“네가 뛰어내리면 돌아갈게”
“내가 뛰어내리면… 돌아간다…”
당시 저는 10층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제 방에는 작지만 창문이 있었습니다.
(이 창문에서 뛰어내리면 코쿠리상은 돌아가는 거야…)
평소 같았으면 절대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텐데,
그때만큼은 “뛰어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보았을 때—
제 바로 뒤에서 다시 짐승 같은 악취가 풍기고,
귓가에는 “하아… 하아… 하아…”
그 숨소리가 또 들려왔습니다.
(뛰어내려야 해… 뛰어내려야만 해…)
그 생각만으로 가득 차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려는 순간,
방문이 열리며 아버지가 들어오셨습니다.
떨어지기 직전이던 저를 본 아버지는
황급히 달려와 저를 방 안으로 끌어당겼고,
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굳어 있는 제 발치에서
코쿠리상 종이를 발견하곤
“물러가라! 내 딸은 못 데려간다!”
라고 외치며, 종이를 쭉 찢어버렸습니다.
그러자
검은 연기 같은 덩어리가 방 안에 확 나타났고,
천장 근처를 맴돌며 돌더니
열려 있던 창문을 통해
밖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아버지도 어릴 적 코쿠리상을 했다가
돌려보내지 못한 경험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는 할머니께서 “물러가라!” 외치며 종이를 찢자
코쿠리상이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이게 과연 올바른 방법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더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겠죠.
무리한 방법이었지만,
제 경우는 그걸로 어떻게든 기이한 현상이 멈췄습니다.
그 후로는 짐승 냄새도, 검은 그림자도 사라졌습니다.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방의 전등이 깜빡이거나,
큰 ‘똑’ 하는 소리가 여러 번 들리기도 했기에,
이건 정말 다시는 떠올리지 않는 게 좋을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은 여러분도,
읽고 나면 바로 잊어버리시길 권해 드립니다.
그 당시 저는 등교를 하지 않고 있었고,
집에 있어도 딱히 할 일이 없어서 지루하고 심심한 날들의 연속이었죠.
그래서 ‘이 지루하고 똑같은 일상을 바꿔줄 무언가 자극이 필요해’라고 생각했고,
그 결과가 바로 코쿠리상이었습니다.
A4 사이즈 흰 종이에, 인터넷에서 찾아본 코쿠리상을 부르는 데 필요한 글자들
(아이우에오, 도리이 그림 등)을 정성스럽게 써내려갔습니다.
한낮이었지만 집에 혼자 있다는 사실이 괜히 무서워서,
CD를 틀어두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평소와는 달리 CD가 중간에 멈추거나 이상한 잡음이 섞이기 시작했죠.
그런 기묘한 현상까지 겹치다 보니,
막상 코쿠리상을 시작할 즈음엔 거의 울기 직전이었습니다.
어쨌든 준비를 마치고, 도리이 위에 10엔짜리 동전을 올려
그 위에 검지손가락을 얹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코쿠리상 코쿠리상, 제발 와주세요. 오셨다면 ‘はい(네)’로 이동해주세요.”
그러자, 손에 힘을 주지도 않았는데
10엔짜리가 스르륵 움직이더니, ‘はい’ 위에서 멈춘 겁니다.
정말로 코쿠리상이 불려졌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 얼어붙고 말았죠.
그런데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는데
10엔짜리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코쿠리상은 글자 위를 지나가며
“わ、た、し、は、い、え、の、そ、と、に、い、る”
(‘나는 너의 집… 밖에… 있어’)
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내 집 밖에 누군가 있다는 뜻…?)
소름이 쫙 돋고, 무심코 손가락을 동전에서 떼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코쿠리상은, 돌아가게 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손을 떼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습니다.
그걸 어기면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고 인터넷에서 봤기에,
저는 무서움에 그만 눈물이 터져 나오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마치 울고 있는 저를 조롱하듯
10엔짜리가 혼자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 현관”
“지금 복도”
“지금 네 방 앞”
“네 방 안으로 들어갔다”
“네 뒤에 있어”
언제 뒤에 다가온 건지,
확실히 무언가가 등 뒤에 있는 기척이 느껴졌습니다.
그 ‘것’은 제 귓가에 입을 가까이 가져와
“하아… 하아… 하아…”
거칠고 깊은 숨결을 불어넣었고,
짐승 같은 악취까지 풍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 공포를 이기지 못한 저는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린 건 약 1시간 정도 지나고 나서였습니다.
오랜 시간 자고 일어난 기분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리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죠.
방금 그 일이 꿈이었기를 바랐지만,
눈앞엔 코쿠리상 종이와 10엔짜리가 그대로 놓여 있었습니다.
이상한 기운도, 짐승 냄새도 사라졌기에
그 틈을 타 코쿠리상 종이와 동전을 바로 처리했습니다.
코쿠리상을 돌려보내지 않고 처리하는 건 위험하다고 알고 있었지만,
방금처럼 또 움직일까 무서웠고,
무엇보다 손에 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날은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악몽도 꾸지 않았으며
평범한 하루가 흘러갔습니다.
가족에게도 이상한 일은 없었고,
저는 “아마 환상이었겠지”라며 스스로를 안심시켰습니다.
하지만… 환상이 아니었습니다.
다음 날부터, 가족들이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개도 안 키우는데 씻기지 않은 개 냄새가 나”
“중형견 정도 크기의 검은 그림자가 방 안을 돌아다녀”
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모두 그 이상한 것을 보고 있었던 겁니다.
결국 우리는 방 구석에 소금을 뿌려두기로 했습니다.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소금을 두었으니 이제는 괜찮겠지 싶었죠.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다시 짐승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검은 그림자가 보인다는 말을 가족들이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네 등 뒤에서 냄새가 나”,
“너 주변에서 검은 그림자가 보여”
라고 말하는 바람에
저는 너무 무서워져서 결국 가족들 앞에서 울고 말았습니다.
가족들이 “무슨 일 있냐”고 물었지만,
코쿠리상을 했다는 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둘 수는 없었기에
저는 다시 한번 코쿠리상을 시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번에도 혼자서 진행했습니다.
도리이 위에 10엔짜리를 올려
코쿠리상을 부르자, 역시나 동전은 저절로 움직이며 ‘はい’에서 멈췄습니다.
무서움에 비명을 지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코쿠리상 코쿠리상, 돌아가 주세요”라고 말했지만
10엔짜리는 스르륵 움직이더니 ‘いいえ(아니오)’에서 멈췄습니다.
“코쿠리상, 지난번엔 죄송했습니다. 제발 돌아가 주세요.”
“싫어”
“죄송해요, 부탁이니까 돌아가 주세요.”
“싫어, 싫어, 싫어, 싫어”
“그럼 어떻게 해야 돌아가시겠어요?”
“네가,”
“제가…?”
“네가 뛰어내리면 돌아갈게”
“내가 뛰어내리면… 돌아간다…”
당시 저는 10층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제 방에는 작지만 창문이 있었습니다.
(이 창문에서 뛰어내리면 코쿠리상은 돌아가는 거야…)
평소 같았으면 절대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텐데,
그때만큼은 “뛰어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보았을 때—
제 바로 뒤에서 다시 짐승 같은 악취가 풍기고,
귓가에는 “하아… 하아… 하아…”
그 숨소리가 또 들려왔습니다.
(뛰어내려야 해… 뛰어내려야만 해…)
그 생각만으로 가득 차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려는 순간,
방문이 열리며 아버지가 들어오셨습니다.
떨어지기 직전이던 저를 본 아버지는
황급히 달려와 저를 방 안으로 끌어당겼고,
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굳어 있는 제 발치에서
코쿠리상 종이를 발견하곤
“물러가라! 내 딸은 못 데려간다!”
라고 외치며, 종이를 쭉 찢어버렸습니다.
그러자
검은 연기 같은 덩어리가 방 안에 확 나타났고,
천장 근처를 맴돌며 돌더니
열려 있던 창문을 통해
밖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아버지도 어릴 적 코쿠리상을 했다가
돌려보내지 못한 경험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는 할머니께서 “물러가라!” 외치며 종이를 찢자
코쿠리상이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이게 과연 올바른 방법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더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겠죠.
무리한 방법이었지만,
제 경우는 그걸로 어떻게든 기이한 현상이 멈췄습니다.
그 후로는 짐승 냄새도, 검은 그림자도 사라졌습니다.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방의 전등이 깜빡이거나,
큰 ‘똑’ 하는 소리가 여러 번 들리기도 했기에,
이건 정말 다시는 떠올리지 않는 게 좋을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은 여러분도,
읽고 나면 바로 잊어버리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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