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이 되자마자 자동차 면허를 취득한 A는 친구 B, C와 3명이서 드라이브 겸 폐허로 탐험을 가게 되었다.
A로서는 행선지는 바다든 산이든 어디든 좋았지만, B가 전국 각지의 폐허를 소개하는 사이트에서 발견한 신경이 쓰이는 곳이 있다, 라고 간 곳은 원래는 아동 양호 시설이었다고 하는 폐허였다.
차로 1시간정도라 드라이브로서는 적당한 거리였고, C도 이의 없어서 순조롭게 결정되었다.
그 폐허를 소개하고 있는 사이트에 의하면 쇼와의 끝 무렵에 폐쇄되어 그대로 폐허로 변했다고 한다. 낮임에도 불구하고 건물 안을 걷는 사람의 모습을 보거나 고함소리가 들리는 등의 괴기현상이 있다는 후기도 게재되어 있었다.
출발 전날, A는 인터넷으로 원래는 아동 양호 시설이었을 무렵의 시설명을 조사해 보았다.
몇 안 되는 정보에 따르면 아무래도 폐쇄된 원인은 시설장과 몇 명의 직원이 체포돼 실형을 선고받아서로 알려졌다.
어떠한 죄상인지는 A가 조사해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드라이브 당일.
오후 8시경에 출발해 도착한 것이 9시 반 가까이. 익숙하지 않은 운전이기도 해서 예정보다 늦어버렸다.
교외의 한적한 곳에 들어선 폐허의 뒤편에 울창한 숲이 있어 섬뜩함을 더하고 있다.
외벽이 흰색인 그 2층 건물은 사이트 이미지로 본 것보다는 아담했다.
벽에는 잡다한 낙서에 섞여 아티스틱한 그래피티도 그려져 있었다.
"우아, 역시 밤에 보면 분위기 있네"
주위를 손전등으로 비추면서 C가 입에 담는다.
풀이 무제한으로 자라난 부지내에는 기린을 본뜬 미끄럼틀이나 좌판이 없어진 그네가 있으나 모두 오랜 세월에 풍화되어 썩어 버렸다.
현관에 불을 밝히고 들어서면 세로로 길게 뻗은 복도가 있는데,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고 바닥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거나 낙서가 가득한 등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짙은 어둠이 드리워진 폐허 같은 상태였다.
안쪽에 늘어선 각 방은 각각 스탭룸이나 책상이 늘어선 학습실 등이었고, 아이들의 놀이터였을 법한 널찍한 방에는 거무스름하고 속솜이 튀어나온 토끼인형이나 찢어져 구겨진 아동도서 등이 떨어져 있었다. 더 깊이 들어가면 그곳은 식당이었던 듯 주방이 있고 큰 식탁이 놓여 있다. 부서진 식기류가 바닥에 널려 있었다.
세 사람은 도자기가 깨지고 갈색의 오수가 고인 일본식 변소, 헤드가 없는 샤워 호스에 부서진 거울이 있는 욕탕을 둘러본 다음 2층으로 나아간다.
복도 좌우에 2개씩 문이 있고 열어보니 원래는 2층 침대였을 판대와 학습 책상이 있었다. 어느 방에나 같은 물건이 있는게 2층은 아동 기숙실였던 거 같다.
모든 방의 벽과 천장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한 가지 궁금했던 것은 어느 거실에나 끝에 고리 같은 물건이 달린 용도불명의 쇠사슬이 벽에서 뻗어나와 있던 것이다.
복도의 안쪽은 베란다가 있고, 2층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뭔가 매너리즘 오는데, 유령같은 건 나오지도 않네"
처음에는 선두에 서서 즐거운 듯이 떠들어대며 각방을 둘러보던 B이지만, 심령적인 현상이나 그 징조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자 서서히 지루해하는 태도로 변해 갔다.
"이제 슬슬 돌아갈까?"라고 A가 재촉하려니
"1층에 아직 보지 못한 방이 있었지"라고 C가 말했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있는 "시설장실"과 플레이트가 있는 방에서, 문고리가 빠져 열 수 없는지라 내버려 둔 것이다.
창문엔 철책이 끼워져 있어서 밖에서 들어갈 수도 없을 것 같다.
"어떻게 열어?"
"3명이서 차서 부수면 되잖아"
"그렇게 해도 괜찮아?"
"괜찮아. 폐허인데"
그런 대화를 나눈 뒤 세 사람은 문을 동시에 차버렸다.
몇번째 시도 뒤에 경첩이 나무틀째 떨어져나가며 문이 넘어졌다.
책상과 옆으로 눕혀진 의자, 파일류가 늘어선 선반등이 있는 6첩 정도의 넓이의 방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먼지는 쌓였지만 다른 방보다는 비교적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다.
손전등을 비추며 대충 살펴보지만 역시 눈에 띄는 것은 없다.
"기대에 어긋나네. 돌아갈까?"
A가 다른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을 때.
"잠깐만"
C가 사무실 책상 밑에 쪼그리고 앉아 무언가 덜컹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다.
"뭐하는거야"
"아니, 이 맨 아래 서랍만 잠겨있어, 열리지 않네."
C는 서랍을 힘껏 당기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됐어. 돌아가자구."
"조금만 기다려, 뭐가 들어있는지 엄청 궁금해."
A와 B가 말려도 C는 듣지 않고 고군분투하다가 결국 손을 멈추고 일어섰다.
겨우 포기했나 싶더니 '분명 마당에 쓸만한 게 있을거야'하고 밖으로 나간 뒤, 큰 삽을 들고 돌아왔다.
살짝 열린 서랍의 틈새에 삽을 집어넣고 비틀어, 지렛대의 요령으로 손잡이에 체중을 싣는다.
탁 하고 뭔가 부러진 소리가 나더니 마침내 C의 집념이 결실을 맺으며 서랍이 열렸다.
안을 손전등으로 비추니 노트같은 물건이 있었다.
꺼내면 연대물인, 끈으로 철하는 타입의 검은 표지의 책자였다.
"반출 엄금"이라고 표지에 쓰고 있다.
뒤로 넘기면 그날 직원의 근무상황, 시설 내 모습, 방문한 업체와의 연락 등이 꼼꼼하게 적혀 있다.
업무일지인 것 같고, 다른 페이지도 같은 내용이었다.
"뭐야, 재미없네"
팔랑팔랑 넘기면서 C가 불평할 때, 한 장의 사진이 중간에 끼워져 있었다.
빼내서, 라이트를 비춘다. A와 B도 옆에서 들여다본다.
거기에는 옆으로 일렬로 늘어선 5명의 아동이 찍혀 있었다.
배경에는 처음에 본 기린의 미끄럼틀이 아직 현역상태로 자리잡고 있다.
이상했던 것은, 5명 전원의 얼굴이 매직으로 검게 칠해져 있어 판별할 수 없고, 게다가 왼쪽의 아이부터 순서대로 1, 2, 3, 4, 5라고 번호가 각각 머리 위에 흔들리고 있었다.
"뭐야, 이 사진..."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이 숨을 삼킨다.
C가 사진을 뒤집었다.
거기에 적힌 쪽지를 보았을 때, 세 사람 모두 호흡이 멈췄다.
1 유우타 ····내장 파열
2쿄코...전신화상
3쥰이치····실명
4 후미카즈 ... 뇌좌멸
5 에리코 ···· 척수 손상
"…………………………………"
모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색한 말을 해선 안되는 듯한 공기가 장소를 지배하고 있었다.
"…………. 이미 늦었고 배도 고프니 돌아가자."
침묵을 깨고 A가 그 자리를 넘기려고 말했다.
"오…그렇지. 이제 돌아갈까"
B도 동조해, 2명은 방을 나간다.
도중에 C가 따라오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
"야 C! 뭐하는 거야, 이제 가자!"
호소해도 C는 반응하지 않고, 사진을 든 채로 고개를 숙이고 서 있다.
"야, 듣고 있는 거야?"
재차 불렀을 때, C는 천천히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그대로 곤히 바닥에 쓰러진다.
그리고 갑자기 팔다리를 걷어차면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아프다. 아파. 아파. 아파아아아! 아퍼요. 아아아아아아아아!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이제 안할게요 그만하고 용서하고 용서하고 용서하고 그만하고 그만하고 그만하고 그만하고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주위를 뒹굴며 아이처럼 울부짖는 C.
"야! 왜 이래! C! 야!"
두 사람이 붙잡으려 해도 엄청난 힘으로 날려 버린다.
지린 내가 코를 찔렀다.
C는 실금하면서 소리치고, 날뛰고 있었다.
10분 정도 그랬을까.
갑자기 C는 얌전해져 전지가 끊긴 것처럼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몇 번이나 말을 걸어도 반응 없음.
하지만 호흡은 하고 있고, 맥도 있는 것 같다.
A와 B는 둘이서 C를 차까지 운반했다.
뒷좌석에 축 늘어진 C를 태우곤 A는 아무렇지도 않게 폐허의 현관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확실히 "그것"을 봤다.
현관문에 옆으로 일렬로 늘어선 아이들.
직감으로 저 사진의 아이들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전원 이쪽으로 등을 돌리고 있고, 역시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한번 눈을 깜빡이니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돌아오는 차 안, C는 의식을 되찾았다.
옆에 앉은 B가 말을 걸어도 멍하니 있고 눈도 초점이 맞지 않는다.
그러나 회화는 문제없이 할 수 있었고, 신체도 이상은 없는것 같아서 일단 안심했다.
C는 그 건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날부터 A와 B는 현재까지 별 일 없이 지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문제의 C도 자신은 큰 병이나 부상없이 오늘날까지 잘 지내고 있다.
C는 이른 시일 내에 결혼했지만 아직 자식복은 없다.
아내가 세 번 연속 유산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른바 저주인지는 알 수 없다.
저 폐허는 현재는 헐려 버려진 땅이 되어 있다.
나는 원래의 아동 양호시설의 명칭과 구체적인 장소를 A에게 들었는데, 만약을 위해 덮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