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 '코쿠리상'이 유행했다.
몇몇 오컬트를 좋아하는 동급생들이 방과 후에 모여 이것저것 시시한 질문을 했던 것 같다.
나도 몇 번은 내키지 않으면서도 참가한 적이 있었다.
어느 날 방과 후.
언제나처럼 나를 포함한 동급생 몇 명이 모여 코쿠리상상을 시작했다.
그 중, 참가하고 있던 친구 아마노가 이런 질문을 했다.
“코쿠리상, 코쿠리상, 내 홈페이지는 인기가 생길까요?”
그 무렵, 아마노는 당시에 유행하던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었다.
나도 몇 번 본 적이 있지만, 자기소개나 일기 같은 콘텐츠밖에 없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사이트였다.
아무리 좋게 봐도, 화제가 될 만한 콘텐츠가 있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았다.
아마노의 질문을 받은 후, '도리이' 위에 올린 동전이 조금씩 ‘예’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결국 그곳에서 멈췄다.
…라고 해도, 명백히 아마노가 직접 동전을 움직이고 있었다.
“봐봐! 이제 인기가 생긴대!”
자기가 움직여 놓고도 기뻐하는 아마노를 보며,
‘인기가 생긴다 해도 고작 지인들 사이에서겠지’ 하고 속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결국 그날은 아무 일도 없이 코쿠리상을 끝내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반달쯤 지났을 무렵.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고 있는데, 아마노가 신난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들어봐. 우리 집, 얼마 전부터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거든?
그걸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반응이 엄청났어.”
“계속해서 ‘귀엽다’, ‘천사다’ 같은 메일이 오고.
반응이 너무 좋아서, 곧 게시판도 만들 생각이야.”
“앞으로는 애완동물을 중심으로 페이지를 꾸려갈까 해.
코쿠리상상의 예언이 이런 거였던 거구나~”
마지막 말은 솔직히 무슨 뜻인지 잘 몰랐지만,
그래도 잔뜩 기뻐하는 아마노를 보고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그 후로도 아마노는
사이트의 상황을 틈날 때마다 나와 반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게시판을 설치하자마자, 지금까지 메일만 보내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어.”
“채팅 기능을 넣었더니 매일 사람들이 찾아와서
매일 밤 애완동물 이야기를 하며 북적거려.”
“너무 인기가 좋아서 부모님께 졸라서 두 번째 강아지도 키우게 됐어.”
…이런 식으로, 좋은 소식만이 들려왔다.
나도 실제로 그의 사이트를 들어가 봤는데,
확실히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었고,
그 분야에선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인물이 되어 있는 듯했다.
완전히 인기인이 된 아마노가 솔직히 부러웠고,
혹시 정말로 코쿠리상상 가호가 있었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는 다른 현의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그 이후 아마노와는 멀어지게 되었다.
또한 그 지역에서 취직하게 되면서 고향을 떠나 생활하는 나날이 계속되었고,
어느새 아마노와 그의 홈페이지에 대한 기억도 점점 희미해져 갔다.
바로 어제.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갔다.
중학교 동창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지인의 연락을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동창회 자체는 즐거웠다.
오랜만에 동창들과 은사들을 만날 수 있어서, 단순히 그 사실만으로도 기뻤다.
하지만 회장 어디를 둘러봐도 아마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일정 때문에 못 온 걸까?
궁금해진 나는, 공통의 친구인 카와카미를 발견하고 물어봤다.
“야, 아마노 오늘 안 온 거야?”
그러자 카와카미는 순간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 뭔가 납득한 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랬구나…… 너 고등학교는 딴 데였지.”
그렇게 말하고는, 카와카미는 회장 밖의 흡연 구역으로 함께 가자고 손짓했다.
도착했을 때, 카와카미의 얼굴은 어딘가 창백해 보였다.
카와카미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이 들이마셨다 내쉬면서 말했다.
“아마노 말인데…… 죽었어. 고등학교에 갓 들어갔을 무렵이었지.”
“……뭐!?”
너무 뜻밖의 말이었다.
아마도 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을 것이다.
카와카미는 그런 나를 힐끗 보고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 녀석이 홈페이지 하고 있었던 건 기억하지?”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인기가 생겼지.
두 번째도 키운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 두 번째 강아지를 들이자 또 홈페이지에 반응이 쏟아졌고,
그걸 계기로 아마노도 그 가족들도 점점 들떠버린 거야.
어쩌면 홈페이지에서의 반응이 너무 강렬해서 잊지 못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렇게 계속 키우면 돈이 꽤 들었을 텐데……”
“맞아. 결국엔 생활비까지 줄여가며 사육비를 충당했다더라.
하지만 그런 생활이 오래갈 리 없잖아.
생활비도 사육비도 바닥나기 직전이라고, 울먹이며 말했었어.”
“……그랬구나……”
“그리고 그런 말을 한 바로 다음 날이었어.”
카와카미는 아까보다 더 길게 담배를 빨아들이고,
연기를 천천히 내뱉으며 말을 이었다.
“아마노도, 그 가족도, 전부 집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어.
전부, 마치 짐승에게 물어뜯긴 것처럼 끔찍한 상태였대.”
“……!”
“그리고 말이지,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지금까지 키우던 개들이야.
현장에는 단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았다고 해.”
“그 말은……”
“아마도, 그런 거겠지.
배가 고파진 개들이 아마노네 가족을…… 나는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결국, 시신 상태가 너무 끔찍했고
결정적인 증거도 전혀 남아 있지 않아서, 그냥 사고로 처리됐다고 하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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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문이 막혔다.
다른 곳에 있었다고는 해도, 그런 일이 있었다니.
정말로 할 말을 잃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미안. 괜히 이상한 걸 떠올리게 했네.”
“뭐, 그건 어쩔 수 없지. ……그런데 말이야,
여기서부터는 내 생각인데, 좀 들어줄래?”
“뭔데?”
카와카미는 “웃지 마라” 하고 낮게 중얼거리며,
담배를 비비며 끄고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마노 홈페이지가 유행하기 전에, 우리 다 같이 코쿠리상상 했던 거 기억하지?”
“기억나지.
그때, 아마노가 명백하게 ‘예’ 쪽으로 동전을 움직였잖아.”
“그랬던 것 같기도 해.
하지만 그건 상관없어.”
“……무슨 뜻이야?”
“코쿠리상이라는 게, 여우의 영혼이라고 했잖아?
여우는, 일단 개과(犬科)잖아?”
“……”
“그 녀석네 집에서 키우던 개들 말이야,
혹시 코쿠리상의 영이 씌인 존재들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결국 아마노를 죽이기 위해 일부러 키워지게 된 게 아닐까…… 싶어서 말이지.”